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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남명선비문화축제 '남명 정신' 재조명…비대면 축소 진행조선시대 대표적 유학자이자 청렴결백한 선비로서 실천정신을 몸소 실행한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을 기리는 ‘남명선비문화축제’가 개최된다.산청군과 남명선비문화축제위원회는 오는 15~16일과 11월13일, 2차례에 걸쳐 경남 산청군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5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이번 선비문화축제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 비대면 방식의 국제학술행사와 문예행사를 진행한다.축하공연 등 각종 공연행사는 정부의 ‘위드(With) 코로나’ 방침에 따라 여건 조성 후 오는 11월13일 선보일 예정이다.축제 첫날인 15일에는 오전 11시부터 비대면 방식의 ‘동서양 문화의 핵심정신–선비, 사무라이, 기사도 정신비교의 국제학술대회’가 치러진다.이번 학술대회는 중국 사대부 정신, 서양 기사도 정신, 에도시대 사무라이 정신 및 한국 선비 정신을 내용으로 열릴 예정이다.이튿날인 16일 오전 10시에는 ‘남명제례’가 진행된다. 초헌관은 김선유 (사)남명학연구소 이사장, 아헌관은 박평원 밀양고등학교장, 종헌관은 최원태 충북 보은 유림이 맡아 남명선생의 뜻을 기린다.극단 큰들의 마당극 ‘남명’을 비롯한 국악그룹 및 초청가수 축하공연은 ‘위드 코로나’ 여건에 맞춰 오는 11월 13일 진행될 예정이다.축하공연에는 국악 트롯과 춤의 콜라보를 선보이는 박애리&팝핀현준, 전국 트롯체전 금메달 진해성, 개그맨 트로트가수 상호·상민이 무대에 오른다.직접 작사 작곡한 전통음악으로 수준 높은 국악공연을 선보이는 창작 국악팀 ‘더미소’의 공연도 만날 수 있다.이외에도 제22회 전국시조경창대회, 제19회 전국한시백일장, 2021 경남학생백일장 등 경연대회는 비대면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남명축제위원회 최구식 위원장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비문화 체험 등 준비한 많은 프로그램들을 선보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들고 "그러나 11월13일에는 위드 코로나 여건이 조성되면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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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94세 화가 김두엽…'지금처럼 그렇게'풀꽃 시인 나태주가 94세 화가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시를 엮은 시화집 '지금처럼 그렇게'(북로그컴퍼니)가 출간됐다.김두엽 할머니는 올 5월 그림 에세이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를 펴내며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나태주 시인이 김두엽 할머니의 책에 추천사를 쓰며 시작됐다.나태주 시인은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책장의 끝까지 와, 와, 소리치고 싶다'라고 표현했다."그림을 보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렸던 거예요. 두근거림이 있는 그림.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이 바로 그랬어요. 두근거림은 생명이고 사랑이고 꿈이지요." 책의 서문에서 밝힌 나태주 시인의 감상이다. 자꾸만 들뜨는 마음, 나태주 시인은 두근거림을 안고 시를 썼다.김두엽 할머니는 나태주 시인에게 답가라도 보내듯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내 그림을 보고 나태주 시인이 쓴 시를 읽었을 땐 정말 신기했어요. 내 머릿속에 있는 걸 그린 것뿐인데, 아, 시인은 이런 걸 느끼는구나, 이렇게 시를 쓰는구나, 놀라웠어요. 내 그림이 시가 될 수 있다니."이 시화집에는 나태주 시인이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시 31편을 포함해 신작 시, 미발표 시까지 총 76편의 시와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 75점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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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윌라 오디오북 29일 공개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가 윌라 오디오북으로 제작된다. 14일 윌라에 따르면 토지 오디오북은 기획부터 제작, 공개까지 총 1년이 소요된 한국형 대작 오디오북 프로젝트다.오는 29일 먼저 공개되는 토지 1부(1~4권) 오디오북 제작에만 총 220시간이 소요됐다. 오디오북은 매달 한 부씩 총 20권의 분량이 릴레이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다.토지는 박경리 작가가 집필한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대하소설이다. 박 작가가 "문학, 소설, 글쓰기가 곧 내 삶이었다"라고 말했을 만큼 26년이라는 긴 시간 공들여 집필돼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오디오북으로 제작되는 소설 토지는 지난 1969년 첫 연재 이후 43년간 여러 판본을 거치며 생긴 오류를 바로잡은 결정판이다. 현재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 판매 중인 도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정본을 만드는 작업은 한국방송통신대 이상진·이승윤, 중앙대 최유희, 가톨릭대 조윤아·박상민 교수 등 소장 국문학자 5명이 맡았다. 2002년부터 오류를 바로잡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10년 만에 마무리한 끝에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했다.원작 등장인물이 600여 명이나 되는 만큼 국내 내로라하는 대표 성우 16인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삼체', '방황하는 칼날' 등을 낭독한 정재헌, '자산어보', '한자와 나오키' 등의 김상백을 비롯해 양정화, 윤동기, 박신희 성우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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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특성 없는 남자오스트리아 소설가 로베르트 무질(1880~1942)의 대작 '특성 없는 남자'(북인더갭) 3권과 1-3권 합본이 동시에 출간됐다. 출판사는 이번에 나온 3권은 2013년 1, 2권이 출간된 지 8년 만에 나온 후속권이며, 합본 양장판은 3권이 나온 것을 기념해 1-3권을 묶어 양장판으로 출간했다고 설명했다.이로써 전체 3부로 이뤄진 무질의 미완성 대작 '특성 없는 남자' 중 작가 생전에 완결된 구조로 출간된 2부까지의 분량이 국내에서 처음 번역됐다.1999년 독일 '차이트'지는 독일 대표 지성 99명에게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을 물어본 결과 이 소설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소설은 같은 해 '르 몽드'가 실시한 지난 세기 '가장 기억에 남는 책' 100권, 2002년 노르웨이 북클럽이 발표한 전 세계 작가 100명 설문조사 '세계 문명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 100권에도 포함됐다.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함께 세계 3대 모더니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소설의 특성은 '사유 소설'이란 점이다.1차 세계대전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부의 문제적 인물들을 담은 이 소설은 유럽이 처한 정신적 위기 상황을 스토리가 아닌 사유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독특함을 인정받고 있다.담론의 해체 내지는 현대성의 해부라는 특징을 갖는 무질의 사유 소설은 프로이트나 후설, 부버 같은 동시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지식인들의 사유와 연관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고민했던 것이 바로 유럽 정신의 위기였거니와 그것은 시효를 다한 유럽의 과학적이고 실증주의적 정신을 벗어나 새로운 인간성을 찾아내야 한다는 과제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질은 생전에 문학적 성취에 걸맞은 명성을 누려보지 못했다. 예민한 어머니와 불화를 겪으며 일찍 집을 나와 기숙학교를 전전했고, 역경을 딛고 이 소설을 집필해 1, 2권을 발표했다. 그러나 때마침 정권을 잡은 나치에 의해 판매가 금지됐다.무질은 이 소설을 완성하려고 스위스로 이주하지만 질병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1942년 결국 미완성인 채로 제네바에서 숨을 거뒀다.무질이 미완성으로 남겨놓은 제3부는 주인공 울리히가 여동생 아가테를 만나 펼쳐지는 ‘다른 도덕’을 향한 모험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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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대전원로예술인 구술채록사업 성과보고회' 열려충남대는 대전문화재단이 오는 22일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2021 대전원로예술인 구술채록사업 성과보고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재단이 지난 2013년도부터 시행하는 사업으로 대전지역 원로예술인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대전 예술사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는 충남대 예술문화연구소가 전체 사업을 총괄해 진행해오고 있다.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으로 문헌기록이 상실되고, 예술가들 소장 자료를 수집 및 보존하는 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 예술작품 원본과 공연 기록 등 1차 자료가 빈곤하다. 따라서 원로 예술가들의 인터뷰는 자료를 수질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이번 사업은 지역 원로예술인들의 구술채록으로 지역 예술사 연구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예술사적 가치를 재창조, 향후 학문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올해는 무용 분야에 승무 예능보유자 법우 송재섭, 문학 분야에 시인 신용협, 시각 분야에 한국화가 조평휘, 음악 분야에 성악가 및 음악교육자 박중근, 국악 분야에 가야금 병창 대가 강정희씨가 구술 대상자에 각각 선정됐다.이번 보고회는 대면으로 진행하나 사전 예약자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충남대 예술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우리 연구소는 지난 1988년 예술대학 부설로 설립돼 지역 예술문화의 질적인 향상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날 구술채록사업을 통해 얻어진 학문적·예술사적 성과가 상세하게 논의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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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원 음악회 개최…16일 예술의 전당대한민국예술원은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제9회 대한민국예술원 음악회'를 개최한다.올해 음악회에는 예술원 음악 분과 회원인 윤미용, 나인용, 이경숙, 나덕성, 신수정, 김성길 등 6명과 객원 연주자 7명 등이 참여한다.음악 분과 회원이 작곡한 창작곡을 비롯해 가야금 산조, 성악, 첼로 독주, 실내악, 피아노 5중주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협연을 선보일 예정이다.윤미용의 '영산회상 중 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을 시작으로 ▲나인용 작곡 '피아노 5중주 혼맥' ▲피아노 이경숙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첼로 나덕성, 피아노 신수정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바리톤 김성길 '베토벤 독창 멀리 있는 연인에게' 등이 관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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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노래, 춘향전 만나다…경산시립합창단 음악극경북 경산시립합창단 제25회 정기연주회가 19일 오후 7시 30분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전석 무료로 열린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다.시립합창단은 시민들에게 코로나19 극복의 희망 메시지를 전한다. 소설 '춘향전'을 손호석이 각본·연출하고, 가수 이문세의 노래로 엮은 창작 합창음악극이다. ‘깊은 밤을 날아서’ ‘이별 이야기’ 등 6곡을 접목해 선보인다. 티켓링크에서 18일 낮 12시까지 예매할 수 있다.잔여석은 공연 시작 90분 전부터 현장에서 티켓을 선착순으로 배부한다.공연 관련문의는 경산시 문화관광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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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개막…11월7일까지 22편 선보인다'2021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SPAF·스파프)가 오는 11월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JTN 아트홀 1관, 남산골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 공연축제다. 2001년을 시작으로 올해 21회를 맞았다. 지난 7일 글과무대의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로 축제의 막을 열었다.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상영으로 대체했다. 올해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위드 코로나' 체제 전환에 발맞춰 대면 공연으로 진행한다.이번 지향점은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문자 그대로 '무제'다. 주제를 정하지 않음으로써 진정한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표현 방법에 대해 실험하는 22개 작품을 선정했다.14일~1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맥베스'는 문학을 원작으로 만든 공연예술이다. 연출가 강량원, 전방위 음악가 정재일, 배우 지현준이 프로젝트그룹 일다와 함께 2년여간 우란문화재단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맥베스를 도구로 삼아 맥베스의 시대를 잔혹하게 파괴한다.올해 3월 두산아트센터 두산아트랩을 통해 쇼케이스로 선보였던 소리꾼 박인혜의 '오버더떼창: 문전본풀이'은 14일~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판소리 합창으로 들려주는 제주도 신화다. 대문을 지키는 문전신 등 가택신의 내력을 담는다. 1인 전통 양식이 극대화된 판소리의 기존 방식이 아닌, 판소리 합창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오버더떼창: 000'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오는 15일 JTN아트홀 1관에서 무료로 공연되는 한국-스위스 공동창작 프로젝트의 '돌과 판지'는 스위스 예술가 얀 마루시치가 연출한다. 한국 무용 예술가 정채민, 정지혜, 국지인이 각 솔로 작품을 담은 프로젝트다. 생태계보호를 위해 재활용된 소재로만 작업했다.16일 아르코예술극장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얀 마루시치의 '블랑'은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라는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질문과 마주한다.오는 17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뱅 브리제' 역시 마루시치의 작품이다. 시각적, 감각적 무호흡 상태로의 몰입을 표현한 마루시치의 행위예술극이다. 깨진 유리로 가득 찬 욕조에 몸을 담근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오는 15일~1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나는 그가 무겁다'는 극단 몸꼴의 대표인 윤종연 연출의 신작이다. 사회적 관계 안에 위치한 몸과 공간에 지배당하는 몸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녹여낸다.안무가 김보라가 이끄는 아트프로젝트 보라는 오는 16일~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무악'을 펼친다. 고전적인 움직임의 방법에서 탈피,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한다. '춤으로 듣고, 음악으로 보여주는' 콘셉트를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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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로를 지키는 김뻑국 선생님의 반가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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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소수자·약자에 열려"...'배리어 프리 공연' 배경 보니'바리데기 설화'는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고행을 견디고, 자신의 일신을 바쳐 약수를 구해낸 효녀 이야기다.바리데기는 남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를 위해 저승행도 마다하지 않는다.국립극장이 지난 5일~10일 하늘극장에서 기획·초청한 극단 다빈나오의 '소리극 옥이'는 이 바리데기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효심에 초점을 맞춘 설화와 달리, 작품은 옥이의 꿈속 여정에 방점을 찍었다. 오랫동안 왜곡된 시선으로 타인과 대화하기 어려웠던 옥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을 그린다. 자신의 눈이 돼 준 엄마가 병을 앓자 두려워하는 옥이와 그런 옥이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가식 없이 다가와 준 트렌스젠더 은아의 우정이 중심축이다.실제 시각 장애인인 배우 전인옥이 옥이 역을 맡아 설득력 있는 연기로 공감을 끌어냈다. 저신장의 배우 신강수가 역설적으로 거대한 저승 역을 연기하는 등 장애 예술가가 극 중 캐릭터의 개성을 극대화한다.최근 무장애(배리어 프리·Barrier-free) 공연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중증 장애인 극단 애인의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등 기존에는 장애인 배우들이 자신들의 실존적 고민을 객석 모두의 문제의식으로 확장시키는 스타일의 공연이 많았다.하지만 최근엔 장애인 극단이 공연하는 연극이 아닌 일반 상업극에 장애인이 등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장애인을 통한 성찰보다 우리의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지난달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이 공연한 연극 '천만 개의 도시'가 대표적이다. 서울 시민의 평범한 일상을 숏폼(short-form) 형식의 47개의 장면으로 담아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등의 모습이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ㄷ.실제 장애인 배우들이 등장해서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주고 받을 때, 새삼 우리 도시에 많은 존재들이 같이 살고 있다는 인식이 퍼뜩 든다. 대상화하지 않은 올바름이다. 자막 해설과 수어 통역을 동반한 이 공연의 객석엔 유독 장애인들이 많았다.일반적인 공연에도 장애인 관객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장애인이 무대 위에 등장하지 않음에도 수어통역사가 함께 하는 공연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등을 공연하는 '여기는 당연히, 극장' 같은 극단이 대표적이다.무용 공연에선 시각장애인 관객에게 공연을 전달해주는 해설사도 등장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지난달 1일 펼친 '2021 무용인 한마음축제 in 성남'이 대표적인 예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등이 선보인 작품에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무용 음성해설이 도입됐다.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 관객이 무용수의 춤 동작을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움직임을 전달하는 것이다.이 축제에선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투어'도 진행됐다. 시각장애인이 공연에 사용하는 의상, 소품 등을 직접 만지고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최근 장애인을 위한 공연과 관련 프로그램이 많아진 이유는 우리 사회가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단순히 공연 수혜자의 대상이 아니라, 공연 주체자로 활동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반영된 것이다.하지만 아직 다른 문화 콘텐츠에선 장애인을 주체적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유독 연극을 중심으로 한 공연물이 장애인을 주체적으로 대하거나 그리고 있다.'소리극 옥이'를 쓴 극작가 이보람은 "연극계는 만큼 사회적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해왔고, 소수자와 약자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마음이 열려 있는 집단"이라고 짚었다."연극은 상업적이지 않아 무엇인가를 실험한 뒤 시행 착오를 겪는다고 해도 크게 (자본 등의 어려움을) 떠안지 않을 수 있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장애인 문화에 더 관심을 갖는 거 같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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