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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의 분류
박대헌 고서점 호산방 주인, 완주 책박물관장
고서를 자세하게 분류하자면 끝이 없지만 그 대강을 살펴보면, 나라별 또는 지역별로는 한국본(韓國本)·일본서(日本書)·당판본(唐版本)·서양서(西洋書) 등으로 나뉘고, 시대별로는 고려본(高麗本)·송판본(宋版本)·개화기간본(開化期刊本) 등으로 나뉘며, 발행소를 나타내는 판원별(版元別)로는 서원판(書院版)·사찰판(寺刹版)·관판(官版)·방각본(坊刻本) 등으로 나뉜다.
방각본은 조선 후기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민간에서 출판된 도서를 말한다. 원래는 중국 남송(南宋) 이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서점에서 출판한 사각본(私刻本)이란 말에서 유래되었다. 한국에서는 앞서 언급한 일본 서지학자 마에마 교사쿠에 의해 방각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됐다. 우리나라에서 방각본이 출현한 시기는 조선 중기 이후로, 발행 장소에 따라 경판본(京板本)·완판본(完板本)·안성판본(安城板本) 등으로 구분된다.(*사진 6)
간사별(刊寫別)로는 인본(印本)·사본(寫本)·목판본·활자본으로, 간순별(刊順別)로는 초간본(初刊本)·후쇄본(後刷本)·복각본(覆刻本)으로, 제판별(製版別)로는 탁본(拓本)·영인본(影印本)·석판본으로 나뉜다. 활자별로는 목활자본(木活字本)·철활자본(鐵活字本)·동활자본(銅活字本)·도활자본(陶活字本)·석활자본(錫活字本)·포활자본(匏活字本)·연활자본(鉛活字本)으로, 사본별(寫本別)로는 친필본·사경(寫經)·원고본·초본(抄本)·정사본(淨寫本)·미간본(未刊本)·수정본(修正本)으로 나뉜다.
가치별로는 진본·귀중본·희귀본으로 나뉘며, 내용별로는 문학서·법률서·병서(兵書)·문집으로 나뉜다. 책의 상태에 따라서도 분류를 하는데, 완전본·영락본(零落本)·결본(缺本)·섭치본·파본(破本)·선본(善本)으로 나눌 수 있다. 영락본이란 볼품없는 책을 초목의 꽃이나 잎이 시들어 떨어짐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로, 섭치본과 비슷한 말이다. 이와 반대로 보존 상태가 좋거나 오래된 희귀한 책, 또는 내용이 뛰어나고 제본이 잘 되어 있는 책을 선본이라 한다.
유통별로는 내사본(內賜本)·진상본(進上本)·어람본(御覽本)·한정본·기증본·복장본(伏藏本)으로 분류된다. 내사본이란 임금이 신하에게 내린 책으로, 그 유래를 기록한 ‘내사기(內賜記)’가 적혀 있다. 이 외에도 고서의 종류는 분류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그 수가 늘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