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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브라질에서는 2019년 8월 아마존 열대우림 전역에 4만 건 넘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비영리 환경단체 ‘아미 헬프 더 플래닛’이 설립되었다. 17세부터 48세까지 환경 엔지니어, 건축가, 심리학자, 언론인, 디자이너 등 54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아마존 지역에 나무 심기, 화재가 빈발한 지역에 소방관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 등을 벌이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시사인 참조) 브라질 언론에서도 이러한 활동에 대해 매우 신기하게 취급했다고 하는데, 이 단체 대표인 마리아나 파시롤리 씨는 이러한 BTS 아미의 활동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열정들이 모인 결과”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BTS는 정신 건강과 자기 긍정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와 차별, 기후변화에 맞서자고 목소리를 높인다.”라고 말한다. 또한, "2021년 9월 유엔 총회에서는 청년이 ‘잃어버린 세대’가 아니라 ‘환영의 세대’라고 말하며, 이러한 메시지가 브라질 아미들을 정치 · 사회 · 환경적 영역에 참여해 현실을 바꾸려는 강력한 행위자로 변모시키고 있다.”라고 파시롤리 대표는 주장한다. 브라질, 필리핀, 홍콩, 미얀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BTS의 음악은 그 노래의 메시지를 활용하여 투쟁가로 불리고 있다. 이지영 한국외국어대 연구교수는 "아미는 대안적 현실을 상상하고 실행한다”라고 말하며 BTS와 아미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월간중앙’의 이화랑 기자는 본인을 ‘찐아미’라고 소개한다. 월간 중앙에 보도되었던 이기자의 ‘찐아미’들에 대한 인터뷰 기사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5년 차 아미 고은비(26)씨는 "회사가 정해주는 의미 없는 사랑 노래가 아니라, 직접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한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4년 차 아미 주현경(26·가명)씨도 "음악에 대한 진실함”을 꼽으며 "BTS의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를 통해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BTS의 음악이 가진 힘은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있다. 대표적으로 ‘화양연화(花樣年華)’ 앨범 시리즈에선 불확실한 미래로 위태로운 청춘, 그리고 그러한 불안마저 끌어안고 질주하는 젊음을 노래했다. 또한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에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고, 사랑으로부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었다. 4년 차 아미 강시현(27·가명)씨는 "취업준비생 시절 처음 만난 그들의 노래는 그 당시 나에게 절실했던 공감과 위로의 한마디와도 같았다”고 회상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아미들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노래’를 묻는 질문에 ‘Whallien52’, ‘EPILOGUE: Young Forever’, ‘So Far Away’, ‘Lost’, ‘Outro: Wings’, ‘Magic shop’, ‘Answer: Love myself’, ‘Life Goes On’ 등 각각 다른 그들의 답을 내놓았다. 그것은 그만큼 BTS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고은비씨는 "BTS의 개인 곡들을 좋아 한다”며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을 땐 진의 솔로곡 ‘Epiphany’를 듣는다”고 말했다 진의 솔로곡 ‘Epiphany’는 "Love yourself의 기승전결 중 결(結)에 해당한다. 그 기승전결은 기(起) : ‘Euphoria’ - 극도의 행복감, 승(承) : ‘Serendipity’ - 사랑의 설렘과 두근거림, 전(轉) : ‘Tear’ - 눈물, 파괴, 결(結) : ‘Epiphany’ - 깨달음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앨범의 주제를 각각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셋!(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은 ‘윙즈(WINGS)’에 미처 담지 못했던 청춘과 성장의 이야기를 완성한 메시지로서 ‘YNWA(YOU NEVER WALK ALONE)’의 수록곡이다. 데뷔 초에 ’BTS가 처음으로 아미에게 바치는 노래였는데, 그 당시의 설움과 고난을 이겨내고 진정한 팬이 되어 준 아미에게 감사함을 표현한 곡이다. 이 노래는 아미들의 ‘눈물 버튼’으로도 통한다. YNWA는 함께 걷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너 넨 아이돌이니까 안 들어도 구리겠네/ 너네 가사 맘에 안 들어 안 봐도 비디오네/ ....(중략)...../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 BTS는 그 시절 아픔을 함께한 아미들에게 노래로 위로를 건넸다. 박연주씨는 "BTS는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들의 기쁘고 슬픈 감정들, 자신들의 약한 모습까지도 우리에게 모두 보여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캐나다 아미 로날렌(Ronalene,17)은 "BTS와 아미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함께 성공했다”고 추억했다. 주부 아미 박선영(36)씨는 "아미들끼리 모여서 여러 가지 자원봉사를 많이 한다”며 "얼마 전 여의도 한강부지 콘서트에서도 공연이 다 끝난 뒤 쓰레기를 깔끔하게 처리한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때 아미라는 공동체의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8년 차 아미 박윤아(25·가명)씨는 "BTS의 행보는 그들이 음악으로 항상 전달하던 평화, 성장, 억압에 대한 대항, ‘방탄’으로서의 포부와 일치한다”며 지지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BTS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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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이번 회에서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의 음악을 살펴보고, 그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초창기 데뷔 시절에는 그 당시 유행한 힙합 음악인 ‘No More Dream’을 데뷔곡으로 시작하여 ‘N.O’, ‘상남자’ 등을 발표하면서 작사 ‧ 작곡의 능력까지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의 아이돌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No More Dream’은 2013년 6월 12일에 발매된 BTS의 "학교시리즈” 데뷔 싱글 ‘2 COOL. 4 SKOOL’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내용은 톱다운(top-down, 하향식) 방식의 주입식 교육 제도와 획일적인 10대들의 꿈에 대한 현실을 비판하고, 또한 불평 불만만 하며 피동적으로 살아가는 10대들에게 "네 꿈이 뭐니?”하고 질문을 던지는 곡이다. 일본 데뷔의 싱글이기도 하다. 첫 정규 1집 앨범은 학교 3부작 시리즈에 이어 ‘DARK & WILD’로서 2014년 8월 20일에 발매되었다. 앨범 타이틀 곡은 ‘Danger’로서 내용은 연인끼리의 갈등을 담고 있다. 전체적인 콘셉트의 분위기는 학교 3부작 시리즈의 느낌이 나며 학교 3부작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앨범 타이틀 'Danger'의 내용은 연인 사이의 갈등을 담고 있다. 참고로 앨범 겉표지에는 "경고! 사랑은 아프고, 분노와 질투, 집착을 유발한다. 왜 날 다시 사랑해 주지 않니?”라고 적혀 있다. 앨범 수록곡은 무려 14 곡에 이른다. 정규 1집 앨범의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이다. WINGS의 타이틀곡으로 엮어진 정규 2집에서는 타이틀곡인 ‘피 땀 눈물 (Blood Sweat & Tears)’와 ‘봄날’을 통해 K팝 가수로서의 확고한 자리를 굳혔으며 2집에 실린 ‘봄날’은 대중적인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BTS의 대표곡이 되었다. 주지한 바와 같이, 2015년 빌보드 200에 BTS의 노래가 순위에 진입한 후 ‘Dynamite’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Life Goes On’은 한국어로 만든 노래로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최초로 1위에 올랐다. ‘Dynamite’는 2020년 8월에 발매된 앨범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디스코 팝(Disco Pop) 장르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무기력증과 허탈감을 이겨낼 수 있는 매시지를 담은 노래로서 데뷔 이래 처음 영어로 작곡한 곡이다. 중독성이 강한 리듬에 유쾌하면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더하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은 곡으로 평가된다. ‘Life Goes On’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투어 콘서트를 못하게 되자 새로운 음반작업으로 만들어진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곡이다. 내용은 "새로운 일상 속에서도 우리들의 삶은 계속 흘러간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20년 11월 20일에 발매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Butter’, ‘Permission to Dance’, ‘Savage Love’, ‘My Universe’ 등의 노래를 포함해서 빌보드 핫 100에 무려 6곡이 정상에 올랐다. ‘Butter’는 BTS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록들을 하나씩 뛰어 넘으며 '전 세계 유튜브 최다 조회 수', '스포티파이, 일일 최다 스트리밍' 등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4곡 째 1위를 차지하며 '21세기 팝 아이콘'으로서의 뛰어남과 당당함을 드러냈다. 노래는 "버터처럼 부드럽게 녹아들어 너를 사로잡겠다”라는 능청스럽고도 귀여운 고백이 담긴 가사로서 매력적이다. 2021년 7월 9일에 발매되었다. ‘Permission to Dance’는 중음의 피아노 리듬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노래 가사를 직역하면 ‘춤추는 데 허락’이라고 되어 있지만, 노래를 부를 때에는 "우리가 춤추는 데에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활기차고 경쾌한 분위기의 노래이다. <Permission to Dance>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코로나 19 등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자유와 행복을 누릴 것을 권고하는 힘찬 응원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라고 말하며, 어떠한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는 저 푸른 하늘과 같이 모두를 향해 심장의 리듬에 귀 기울이자는 메시지이다. 뒷부분에서는 BTS가 백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특히 여기에서는 국제수화 퍼포먼스 동작이 연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처음부터 끝 장면까지 다색다양한 배경과 출연자들, 이들에 의해 진취적이면서도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는 보는 이들에게 흐뭇하면서도 힘찬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BTS는 "우린 이제 시작이야(we're just getting started)", "그냥 찬란하게 살자(live just like we're golden)", "기다림은 끝났어 / 지금이야 그러니까 제대로 즐겨보자(The wait is over / The time is now so let's do it right)"라는 가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러면서 즐겁고 신나게 춤출 수 있는 힘찬 에너지의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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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17일 날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하나로서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에 약 40만 명(외국인은 12만 명)의 아미들이 찾아와 특별 공연과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이번 회에서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BTS와 관련한 이야기와 현재 아미들의 상황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의 성장 스토리와 팬덤 아미에 대해서 외신들은 다양한 보도들을 쏟아냈다. 미국의 CNN은, 전세계 아미들이 BTS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BTS는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아시아의 대표로 부상했고, 여러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현상(international phenomenon)’이 되었다. 다른 K팝 그룹들도 BTS의 발자취를 따르게 했다라는 분석보도를 내놓았다. 또한, 과거에도 싸이를 비롯한 여러 K팝 스타들이 해외 시장에 도전했고, 특히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25억 조회 수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진정으로 글로벌 주류에 진입하고, 자리를 지킨 것은 BTS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BTS는 2013년 6월 13일 데뷔했을 때만 해도 큰 기획사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K팝 산업에서 힘겹게 싸우는 약자였다. 그러나 수년이 지나는 동안 힙합 비트는 점점 발전했고, 노랫말도 청춘의 반항에서 성찰과 자기애로 바뀌면서 더 많은 음악 장르를 탐구했다라고 설명하였다 CNN은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의 문화 수출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커졌고, 이는 BTS와 같은 주요 K팝 밴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것은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여행, 한국어 공부 등 한국의 콘텐츠 수출이 2021년 사상 최대인 124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라고 소개하였다. 로이터통신은 서울의 명소라고 하는 서울시청, 남산타워 등 서울의 랜드 마크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 들었고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온 수많은 아미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BTS 데뷔 10주년 행사는 6월 17일 리더 RM이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직접 팬들을 만나는 등, 한강의 불꽃놀이로 이어지며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AP통신은 2018년부터 아미로 활동하고 있다는 한 프랑스 팬을 소개하면서 "남산타워의 보라색을 보니 너무 놀랍고 설렌다"라고 전했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이다. BTS와 보라색의 인연은 데뷔 4년 차인 2016년도 팬클럽 3기 팬미팅 당시에 팬들이 응원봉을 보라색 봉투로 감싸 보랏빛 아미밤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 이를 본 멤버 뷔가 "~ 무지개 색깔 중 보라색이 마지막 색깔인데, 보라색은 상대방을 믿고 서로 오랫동안 사랑하자는 의미이니 그 뜻처럼 오랫동안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였는데, 이때를 시작으로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깔이 되었다. 그들의 인기는 2020년 발표한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BTS의 전 세계 순회 콘서트는 계속 매진되었고, '아미'라는 글로벌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유엔 총회 연설까지 한 사실을 설명하였다. 미국 빌보드 홈페이지는 "BTS의 지난 10년간 업적을 기리기 위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선정해 달라"고 하면서 BTS가 불렀던 60여 개의 곡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가 BTS 1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하는 기념우표는 BTS의 앨범 이미지 중 10개의 이미지를 엄선하여 제작했다고 한다. 그것은 ‘2 COOL 4 SKOOL’, ‘Skool Luv Affair’, ‘화양연화 pt, 1’, ‘WINGS’, ‘YOU NEVER WALK ALONE’, ‘LOVE YOURSELF 轉 ’Tear’‘, MAP OF THE SOUL : 7’, Dynamite’, ‘Butter’, ‘Proof’ 로서 총 10종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BTS, 노래로 전하는 우리의 순간’이라는 콘셉트의 기념우표는 BTS의 성공을 스토리텔링한 것으로서, 비대칭 다각형으로 시선을 끄는 우표 전지의 모양은 옥석이 ‘땀과 눈물’로 다듬어져 눈부신 보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 BTS FESTA'와 협업해 해시태그 챌린지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한다고 지난 6월 2일 밝혔다. BTS는 현재 5천98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 최대 계정이자 틱톡 플랫폼 전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뮤지션이기도 하다. 틱톡은 '2023 BTS FESTA'를 위해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의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하고, 특별한 필터 효과를 공개하며 자세한 내용은 '#10yrsWithBTS' 해시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틱톡은 #NewMusic 허브에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 프로모션을 지원하며, 방탄소년단의 지난 10년을 뒤돌아보는 독점 영상과 특별한 메시지도 올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미 리사 트린은 "BTS가 가본 곳에 있고 싶고, BTS가 숨 쉬는 것과 같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왔다"라고 말하였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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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이번 회에서도 계속 이어 가겠다. 왜 아미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필리핀의 아미인 몰리 벨라스코 완솜은, "모든 아미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미가 시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많은 아미는 BTS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아미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은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시안 혐오, 흑인 인권 등 세계적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불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과 관련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권 운동가로서의 아미인 제시카 듀허스트는 2013년 남아프리카 비영리 인권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The Justice Desk)’를 설립하였다. 이 인권단체는 인신매매, 성폭력 등 인권 침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BTS의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심적으로 지쳐갈 무렵에 우연히 BTS의 ‘낫 투데이’를 듣게 되었다. 물론,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또한 계속해서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다.”라고 말하였다.(시사인 기사 참조) ‘낫 투데이’는 "패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 우리는 싸운다”는 RM의 랩으로 시작한다. 2017년 2월 발매된 ‘낫 투데이’는 사회운동에 나선 아미들에게 투쟁가와 같은 곡이다. 듀허스트는 BTS의 노래에 담긴, "다양한 정체성에 대한 포용과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인권운동의 저항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느낀 것이다. 남아프리카에 기반을 둔 인권 비영리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는 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모든 형태의 젠더 기반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아프리카 10개국,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 조직이다. 이들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음보코도 프로젝트’는 2018년 9월 BTS RM의 유엔 연설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고 한다. 음보코도 프로젝트는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자신의 권리를 강화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듀허스트가 시작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남아프리카의 여성 청소년들을 돕는 ‘음보코도 클럽(Mbokodo Club ; 단단한 바위라는 뜻)’ 프로젝트는, 9세에서 19세의 여성 청소년 115명에게 정신 건강 상담을 지원하고 자기방어 훈련을 제공하였다. 그것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Love yourself, Speak yourself)는 RM의 메시지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남아프리카 성폭력 생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한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남아공 전역의 아미들이 초기 자금을 보내왔고, 일부는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였다. 그 덕분에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학교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듀허스트는 말하였다. 저스티스 데스크를 운영하는 제시카 듀허스트는 "모든 인간은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BTS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에 들어온 이유”라고 하였다. 듀허스트는 "세상이 특정 유형의 특별한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동안, BTS는 이 개념을 거부하고 진정한 자아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들은 영어로 노래하는 것만을 선택하지 않았고, 힘듦과 포기라는 감정에 대한 투쟁을 이야기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리고 물질주의적 대상에 대한 집착 대신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했다”고 말하였다. 듀허스트는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당신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 성별 정체성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을 말하십시오. 당신의 이름을 찾고, 당신의 목소리를 찾으십시오.”라고 RM의 메시지를 강조하였다. ‘시사인’에 의하면,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한 아미에 대한 분석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연구자들은 인종, 환경, 장애, 여성 폭력, 또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아미의 유사한 흐름이 전 세계에서 포착되었다고 말한다. 남아공의 아미인 듀허스트 대표는, "아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세계에서 각기 다른 경험과 역사를 갖고 투쟁해 온 고유한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소리 지르는 10대 팬’과 같이 무지한 편견으로 일축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BTS의 단체 활동 중단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지금 이 시각 전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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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계속 이어 가겠다. 왜 아미(Army)들은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하는가? BTS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갖는 화두이다. 2020년 7월 미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 ‘Black Lives Matter(BLM)-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아미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BLM 운동에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기부하자 아미가 이 행렬에 동참했다. 하루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흑인 아미를 사랑한다(#We Love Black Army)’라는 해시태그를 전파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유세에 집단으로 ‘노쇼’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외신들은 케이팝 팬들이 진보적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다며 앞 다투어 보도했다.(시사인 참조) 하지만 이 사건들은 아미가 참여한 사회운동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한다. BTS 아미들은 각자가 속한 사회에서 나름의 정치적인 존재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홍콩, 태국, 미얀마 등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늘 BTS의 음악이 ‘투쟁가’처럼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BTS와 아미컬처”를 쓴 문화연구자 이지행 박사는 "북미에서는 BTS를 둘러싼 팬덤 현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팬덤 활동이 실질적인 사회운동으로 나타나는 정도는 아시아에서 훨씬 더 강하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용창출법이라 불리는 ‘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을 때 아미들도 시위에 나섰다. 그 이유는 인도네시아 국회가 2020년 10월 일자리 창출 특별법(일명; 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안이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 규제 개혁, 그리고 관료제 개선 등에는 초점이 맞혀져 있었지만,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에서는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친기업적인 불균형한 법안으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최저 임금이 삭감되고 고용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노동계와 환경단체, 그리고 학생들은 이 옴니버스 법안에 대해 ‘개악’이라고 반대했고, "약자에 대한 정의는 사라졌다”,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라고 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인류학자인 카리나 옥티바니는 "아미는 집이자 가족처럼 기능한다. 또 다른 아미가 삶의 위협을 느끼면, 그 문제는 아미에게 국경을 초월한 문제가 된다. 국가가 아닌 개인으로 그 문제를 바라본다”고 말하며 "나는 ”Not Today”의 가사인 ‘Today we fight!’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왜 아미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까. 필리핀의 아미인 몰리 벨라스코 완솜에게 물었다. 그는 "모든 아미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미가 시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많은 아미는 BTS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아미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은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시안 혐오, 흑인 인권 등 세계적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불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과 관련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BTS의 메시지를 그들 자신의 커뮤니티나 국가를 위한 가시적 행동으로 바꾸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Not Today(낫 투데이)”, "뱁새(Baepsae)” 같은 노래가 아미의 믿음을 실행하는 신조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아미들은 위의 노래 등을 이용해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여기에서 BTS의 노래 ‘뱁새’는 어떤 노래일까?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서 BTS의 노래들을 음미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겠지만, 위의 내용에 대한 문맥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뱁새”가 어떤 노래인지를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뱁새’ 가사의 일부분을 살펴보면, "They call me 뱁새/욕봤지 이 세대/빨리 Chase’em/황새 덕에 내 가랑인 탱탱/So call me 뱁새/욕봤지 이 세대/빨리 Chase’em/금수저로 태어난 내 선생님/(중략)/노력 타령 좀 그만둬/아 오그라들어 내 두 손발도/아 노력 노력 아 노력 노력/아 노랗구나 싹수가/(우린 뱁새야) 실망 안 시켜/(우린 뱁새야) 이름값 하네/(우린 뱁새야) 같이 살자고/(우린 뱁새야) 뱁새야/(후략, 처음과 동일)” 가사의 내용과 같이,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따라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는 수저 계급론에다가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남을 따라서 힘겨운 짓을 하면 도리어 해를 입는다는 뜻으로서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의미의 속담까지 곁들여 현 사회를 통찰력 있게 비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Not Today’는 어떤 노래인가? 2019년도 알제리에서 일어난 독재 반대 시위 당시에는 리더 RM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All the underdogs in the world(전 세계 모든 약자들이여)/ A day may come when we lose(우리가 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But it is not today(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Today we fight!(오늘 우린 싸운다!)”라는 "Not Today”의 가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해당 피켓은 2021년 2월 시작된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도 자주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9년 차인 아미 A(28세)씨는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실천하게 한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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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먼저, 앞의 55회에서 언급한 책 "그릿”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BTS와 아미의 정신과 "그릿”의 그 내용과는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릿”은 2016년 출간 이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교육, 산업, 방송할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책으로서 소위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태도인 열정, 노력, 끈기의 가치를 우리에게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추천사에 의하면, "그릿"은 성공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특성 중 ‘열정’과 ‘끈기’라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찾아온 ‘성공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며 우리가 어떻게 우리 자신의 의지를 통해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릿’의 뜻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힘이며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딜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만 할 뿐, 그것이 성공에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지 못했던 ‘그릿의 힘’을 저자는 10년에 걸친 연구 결과와 실증 사례들, 각계각층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우리가 마음의 근력인 ‘그릿’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이 책에서 명쾌하게 제시한다. 열정과 끈기의 산물인 ‘그릿의 힘’은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며 마음의 근력으로 빚어진 ‘한류’와 쌍둥이처럼 닮은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BTS와 아미의 현상에 대해 이어가겠다. BTS가 주로 아미의 행동에 영감을 주는 메시지는 ‘LOVE YOURSELF’, 그리고 ‘SPEAK YOURSELF’이다. BTS는 다양한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많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정치적 ‧ 사회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는데, BTS는 아미가 현실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여러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격려한다. 그럼으로써 아미가 사회적 · 환경적 대의를 위해 활동의 명분을 축적하도록 한다. 그중 하나가 2019년 8월 형성된 브라질의 아미들이 만든 브라질 최대 규모 비영리 프로젝트인 Army Help The Planet(AHTP)이다. 2019년 화재로 아마존 열대 우림이 황폐하게 되었는데, 브라질 아미들은 #ArmyHelpPlanet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트위터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를 계기로, 화재로 아마존 열대 우림의 황폐화를 해결하려는 아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BTS의 행동에 감동과 선한 영향력을 실천한다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고, ‘팀워크가 꿈을 이루게 한다’는 실천의 메시지가 아미들의 운영 철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마존 보존지역에 토종 나무를 심는 모금을 위한 캠페인, 세계 최대 열대습지인 판타날 지역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화재의 방지 캠페인 등 환경에 대한 노력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동안 의료 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자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도 진행되었다. AHTP는 위와 같은 진행상황에 대해 "다양한 정치 · 사회 · 경제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 BTS의 특별함이고, 또한 많은 아미가 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미가 다른 팬덤보다 훨씬 더 비판적이고 정치적 색깔을 띤 팬덤이 된 것은 BTS의 특별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AHTP는 브라질 청년들의 정치 참여와 투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투표도 독려하였다. 그리고 2021년 3월 BTS 콘서트에 즈음해서 브라질의 각 도시에서 아미 카드를 배포하고, QR코드를 통해 투표 등록을 할 수 있게 만든 이 캠페인은 상상할 수 없는 반향을 크게 일으켰다. 이와 같은 활동들은 유명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마크 러팔로가 트위터를 공유하면서 주요 언론에 빠르게 노출되었고, 캠페인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청년들의 유권자 등록률이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 온 마리아나 파치롤리는 "한국의 일곱 소년은 예술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을 감동시켰고, 모든 사람이 언어, 인종, 성별, 나이, 종교적 신념의 장벽을 극복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하도록 격려했다”고 말하며, "아미는 그들의 목소리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회 변화를 위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였다. 필리핀 아미들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더 적극적이었다. 특히 2021년 5월 치러진 필리핀 대선에서 아미를 포함한 많은 K팝 팬덤은 ‘현 세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냈다. 필리핀 아미들은 1965년부터 21년간 필리핀을 독재 통치한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를 낙선시키고, 레니 로브레도 전 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미이기도 한 라살대학교의 노엘 교수는 ‘필리핀 대선에서 아미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는데, "아미는 청년들의 대표이자 현 세대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이기도 하다. 아미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사회적 인식을 갖고 성장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불공정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것이 아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건강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레니(2016년 선거에서 제14대 부통령에 당선됨)를 위한 아미’들이 활동하며 각종 억압과 불평등에 대해 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다음 회에 계속 이어 가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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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MAP OF THE SOUL: PERSONA” 앨범 발매 기자회견장에서 멤버 슈가는 BTS의 특별한 점이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팬들을 만난 게 우리의 특별한 점이 아닌가 싶다"며 아미의 특별한 점을 BTS가 성공한 이유로 꼽았다. 그뿐만 아니라 멤버 지민은 아미와 자신들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생하는 관계라는 요지의 말로 팬덤 아미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내보였다. 참고로, "MAP OF THE SOUL: PERSONA”는 2019년 4월 12일에 발매된 BTS의 여섯 번째 미니 음반이다. 이 음반의 타이틀 곡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이다. 이 작품에는 RM, 슈가, 제이홉RM, 방시혁 등이 참여하였다. 그뿐 아니라, BTS의 독특한 점은 인류 공통의 고민에 대한 공감과 위로, 그리고 격려가 메시지에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사람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려는 메시지가 전 세계 아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BTS의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사랑’, ‘꿈’. ‘도전’과 ‘괜찮아’ 등인데 그 중 ‘사랑’의 의미는 남녀의 사랑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인정, 지지’를 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찌 보면 이런 가사에 호응하고 환호하는 것은 이와 같은 메시지에 세계 아미들이 목말라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2018년 9월 BTS는 유엔에서 그들의 브랜드 메시지가 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의 내용으로 다시 한번 연설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과 환호를 받았다. 이러한 BTS의 유엔 연설문은 학교의 수업 교재로도 활용될 정도였다고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묻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BTS는 3년째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개최한 공연 수익을 자선 활동과 함께 기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초청을 받는 유명 음악 그룹으로서 과거 비틀스의 영향력을 넘어선다는 평가까지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BTS의 파급력이 강력한 것은 아름다운 곡과 퍼포먼스도 한몫하고 있지만 더 큰 요인은 그들이 보내는 메시지 때문이다. 자신을 믿고 사랑하고 열정으로 도전하라는 BTS의 노래는 세계 청소년들을 향한 위로와 힘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며 늘 입에 붙이고 살아야 할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서 우리 가슴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메시지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BTS를 보며 전 세계 BTS 아미들은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에서 자신감과 도전 의식이 생긴다. 『그릿』의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한계에 낙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근원적 배경에는 전 세계 아미들이 서로 같은 불안을 공유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코로나19 이후 더 큰 빈부의 양극화를 불러왔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한 최초의 세대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우울한 시대에 BTS는 구원과 위안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 것이다. "삶은 아이러니로 가득하고 모든 좋은 투쟁과 눈물의 결과다…팬들의 에너지와 우리의 에너지가 만나서 아이러니를 극복해야 한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팬들을 이용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듯이, 여러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BTS를 이용하라.” 미국의 「포브스」, 영국의 「BBC」, 프랑스의 「르 피가로」 등 세계 주류 언론은 BTS를 ‘21세기 비틀스’로 비교하고 수식한다. 이것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 면에서 2020년대 BTS와 1960년대 비틀스가 닮았다는 의미이다. 이지영 교수는 "새로움의 측면이 아니라 공감의 측면이 포인트”라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이지영 교수는 "BTS는 세대의 구분을 넘어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굉장히 보편적인 메시지를 말 한다”며 "누구나 할 수 있고,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꾸준히 메시지를 전달한 진정성이 전달되며 메시지의 파급력이 더 커지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BTS의 건전한 메시지는 기성세대의 K팝에 관한 거부감을 부드럽게 완화시킨다. ‘우리 아이에게 소개해줘도 해롭지 않다’는 믿음을 지닌 중년층, 노년층 아미가 BTS 콘서트에 의외로 많이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동체를 통한 위로와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아미는 일정 부분 종교의 순기능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지행 박사는 "아미의 활동은 나를 성찰하고 나의 변화로 주변이 1인치라도 좋아지는 열렬한 애정과 신념으로 나타난다”고 규정하였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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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 전 세계스타디움 공연 매진, 빌보드 뮤직 어워드 본상 수상, 유엔총회 연설, "타임”지(誌) 표지, 문화훈장 수상, 그래미 노미네이션 등 지금까지 BTS가 이룩한 일들에는 모두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다시 말해 우리는 BTS의 모든 행보에서 한국 대중음악계의 역사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BTS 멤버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중에는 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민은 2023년 3월 24일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나라 솔로 가수 중에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순위는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기록한 2위이다. 그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동안 계속 2위를 유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지민은 BTS 멤버의 일환으로 그동안 빌보드 핫100에 1위로 6번 올랐다. BTS는 최근 10년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1위로 가장 많은 곡이 올라간 그룹인데, BTS의 아티스트로써 지민은 그룹과 솔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BTS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전세계 언론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팬덤인 아미(A.R.M.Y.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이다. 앞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이들은 BTS의 음악과 콘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체화(體化)하고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이러한 아미의 강력한 결속력은 BTS에 대한 신뢰와 신념의 바탕에서 열렬한 감성을 공유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이지행 박사 글 참조) 2018년 5월. 결코 한 문장으로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로 구성된 이질적인 해시태그가 트위터에 떴다. #StreamFakeLoveToEndTrump'sAmerica인데, 번역하면 '트럼프의 미국을 끝장내기 원한다면 (BTS의) 'Fake Love'를 스트리밍 하라'이다. 사람들은 이 뜻밖의 해시태그에 어리둥절해 했으나, 마침내 그 의미를 알게 되면서 무릎을 쳤다. 그 당시는 BTS의 새 앨범 "LOVE YOURSELF 전(轉) 'Tear'”가 발매된 시기인데, 그 때의 빌보드 앨범 차트는 이미 몇 주 전부터 미국의 백인 래퍼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포스트 말론의 음악 내용은 마약, 무기력한 멜랑콜리, 패배주의와 냉소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부정적 내용은 트럼프가 지배하며 나타나는 미국의 부정적 징후들과 함께 하면서 비판하는 여론들이 형성된다. 이런 것들이 계기가 되어 반 트럼프 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또한 흑인의 영혼이 담긴 랩 장르를 영혼 없이 전유(專有)하는 백인 래퍼 포스트 말론에 반감을 가진 흑인 아미들이 이 해시태그를 주도하며 이끌게 된다. 그들은 새 앨범을 낸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포스트 말론을 밀어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 후에 그들은 BTS의 신곡을 선도적(先導的)으로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Fake Love은 BTS의 세 번째 정규 음반인 "LOVE YOURSELF 전(轉) 'Tear'”의 타이틀 곡이다. 뮤직 비디오가 나온 후 10일 만에 유튜브 1억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2019년 11월 경에는 이탈리아 래퍼인 세이엘(Seiell)의 노래 "Scenne nenne”가 Fake Love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퍼져 나갔다. 이에 아미도 해명을 요구하면서 현재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되었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상태이다. 위의 사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내외의 굵직한 정치적 이슈에 캐스팅 보트로 자리한 BTS와 팬덤 아미의 현재를 보여 준다. 이 두 사건은 그들이 맹렬한 정치적 이해가 부닥치는 자리에서 일종의 상징으로 작용할 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동안 팬덤 아미는 국내 정치인, 일본 극우세력, 유대인 인권단체 등 결코 녹록치 않은 집단들을 상대로 자신의 스타를 지켜내기 위해 숱하게 부닥치고 싸워 왔다. 팬덤이 정치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례적인 사건인 것만은 틀림없다.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BTS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에 축전을 보낸 한국의 대통령이 '꿈을 이룬 아미에게도 축하를 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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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아미의 활동은 전 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으로서 BTS 팬덤 즉 ‘아미 엑티비즘’이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성별과 연령대와 인종, 언어, 국가, 문화까지 모두 포함한 아미의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BTS와 아미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미들의 나라들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고 연령대 및 사회적 수준과 직업 등은 어떠한 지 살펴보고자 한다. 아미들은 자체적으로 2022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 세계에서 ‘2022 아미 인구통계조사(ARMY CENSUS)를 실시한 적이 있다. 아미센서스(btsarmycensus.com)가 전 세계의 아미 중 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100개국 이상에서 아미들이 응답하였고, 주최 측은 질문지를 총 36개국의 언어로 번역하였다고 한다. 설문지의 응답자 별로 분포되어 있는 상위 20개국은 멕시코(18.6%), 페루(7.1%), 인도네시아(6.8%), 미국(4.8%), 아르헨티나(4.2%), 콜롬비아(4.0%), 브라질(4.0%), 러시아(3.4%), 인도(3.1%), 필리핀(3.1%), 에쿠아도르(2.7%), 칠레(2.6%), 중국과 홍콩(2.2%), 볼리비아(1.8%), 한국(1.8%), 과테말라(1.8%), 태국(1.5%), 대만(1.5%), 이집트(1.2%), 일본(1.1%) 순으로 나타났다. 위의 데이터 중 한국은 1.8%인데, 이는 한국의 전체 아미 중 1.8%만이 응답을 하였다는 의미이다 아미가 된 ‘입덕’ 연도를 묻는 질문을 하였다. 그 질문에는 2020년(23.90%)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21년(16.53%), 2019년(15.65%), 2018년(13.08%), 2017년(12.07%)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8세 이하가 30.30%이었으며, 그 다음 절반 이상이 18~29세(53.63%)이었다. 소수 집단으로는 30대(9.31%), 40대(4.49%), 50대(1.83%), 60세 이상(0.43%) 순이었다. 이와 같이 응답자 중 18세 이상이 70%를 차지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미는 실제로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응답자 중 6만3837명이 아이가 있는 부모였다는 것이다. 한편, 성별은 여성이 96.23%로 압도적인데, 이는 2020년도의 86.34%에 비하면 여성 비율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남성의 비율도 1.35%로서 7575명인데 이렇게 적게 나타난 이유는 많은 남성 아미의 응답률이 저조한 탓으로 보여진다. 아미의 교육수준을 질문하였다. 그랬더니 고교생 이하 재학생이 17.66%였고, 고졸은 27.99%로 가장 많았으며, 대졸 23.57%, 석사 3.39%, 박사 0.70%로 나타났다. 아미 5명 중 1명은 대학 학사 학위 이상의 취득자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즉 아미의 경우에는 33% 이상이 대학 학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박사 학위자도 4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법대, 의대 등 전문대도 5.42%에 달했다. 아미의 취업 상태 즉 직업과 관련해서는, 학생, 미취업이 53.76%, 풀타임 취업이 18.11%, 자영업 7.40%, 코로나로 인한 실업은 1.45%, 은퇴는 0.46% 순이었다. 직업군별로 살펴보면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서비스, 예술, 소매, 컴퓨터/소프트웨어, 금융/보험, 마케팅, 엔지니어 순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사회적 문화 활동의 일환인 BTS의 기부 활동을 살펴보겠다. 2020년 블랙라이브매터(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100만 달러(12억 3000만원)를 기부했고 아미도 #MatchAMillion 해시태그를 활용해서 24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 또 팬데믹으로 인하여 생긴 실직자를 위한 Live Nation’s Crew 캠페인에 100만 달러, 한국의 코로나19 구호활동에 4억 원을 기부했고, BTS 멤버 J-hope은 어린이 재단에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기부를 이어오게 된 배경에는 항상 BTS의 메시지가 있다. BTS는 2021년 5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평등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항상 내고 싶다”고 했다. 아미의 기부는 이 같은 BTS의 의지를 좇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미의 기부를 조직하는 대표적인 단체인 원인언아미(OIAA)의 멤버 에리카는 "유니세프와 함께 ‘LOVE YOURSELF’ 프로젝트를 시작한 BTS는 폭력과 왕따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일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BTS에게 아미들은 더 좋은 방법으로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기로 했다. 그 힘과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계적인 자선 모금 팬덤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하였다. OIAA는 모든 자선활동의 중심점은 팬덤 아미에 있다고 본다. BTS뿐 아니라, 이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로서의 아미를 존중하는 것이다. ‘기부 액수’보다 ‘기부를 하는 아미의 영향력’이 측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다음 회에서 BTS와 아미의 ‘문화적 사회 활동’으로 이어가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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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BTS와 아미 현상(1)은 ‘아미 탄생’에 대한 이야기, (2)는 ‘아미의 특징’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BTS와 아미 현상(3)에서는 아미(Army, BTS 공식 팬클럽)가 세계 각국에서 벌이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 활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그동안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BTS를 지킨 역사상 강력한 아미 팬덤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세계사적 사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미의 활동은 전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으로서 BTS팬덤 ‘아미 엑티비즘’이라고도 부른다. 아미는 한국의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미는 보통 팬덤과는 다르다. 일부 스타 팬덤은 윤리적 판단이 아니라 맹목적 추종을 한다.그러나 아미는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에 BTS와 관련한 제작상의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기탄없이 지적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갈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이런 아미의 활동 자체가 팬덤 보다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 SNS로 연결되고, BTS에 공감하는 글로벌 시민이 모여 최선을 다한 결과가 지금 아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이지행 박사 글 참조) 아미는 BTS와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고 있다. BTS는 뮤지션으로서 힘들어 하는 약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그런 BTS의 진솔함을 만나면 내 삶이 바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아미들이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팬덤 아미를 뒷배로 둔 BTS는 ‘최초’, ‘최고’, ‘최장’이라는 기록으로 세계음악사를 경신하고 있다. BTS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특별한 팬’을 만난 것”이라며, 공연 또는 공식석상에서 늘 아미를 호명하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2021년 11월 21일 AMA( American Music Awards ) 3관왕에 오른 직후 BTS의 RM은 "모든 것이 기적 같다. 전 세계 아미의 사랑과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BTS의 진은 "아미가 우리의 우주”라고 말하며 아미에게 공을 돌렸다. 2021년 11월 28일 (미국 현지시간)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에 콘서트를 재개한 BTS는 아미와의 연대를 다시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리더인 RM은 아미를 향한 진심을 이렇게 전했다. "여러분이 저희 존재의 증명입니다. 여러분이 저희의 가치, 저희의 슬픔, 저희의 사랑, 저희의 평화, 저희 모든 것의 증명입니다. 저희가 총알(bullet)이고 여러분이 저희의 증명(proof)이니까, 저희는 진정으로 방탄(bulletproof)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미의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아마도 한국의 인구를 웃돌 것으로 추정할 따름이다. 2022년 1월 5일 기준 유튜브 [BANGTANTV] 구독자의 수는 약 6270만 명, ‘bts. bighitofficial’ 인스타그램 팔로어의 수는 약 5830만 명, BTS 멤버들의 공용 트위터 계정(@BTS_twt) 팔로어의 수는 약 4300만 명이다. 성별과 연령대와 인종, 언어, 국가, 문화까지 모두 포함한 아미의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BTS와 아미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미들은 BTS의 음악 속 메시지와 성장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변화에 대한 열망을 품었고, 이를 개인의 삶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변화의 열망으로 확장시켰다. 아미들은 스스로를 방탄의 ‘게릴라’라고 부르며 BTS 앞에 놓인 거대한 벽에 망치질하기 시작했다. 아미는 ‘음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BTS의 철학에 연대하며 ‘선한 영향력’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아미들의 기부 릴레이가 대표적이다. 2021년 10월 6일 유니세프는 BTS와 공동으로 진행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으로 4년간 기부금이 360만 달러(약 42억9000만원) 모였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2017년 아동 · 청소년에 대한 폭력 근절 등을 주제로 시작되었는데, BTS는 음악, 유엔 총회 연설, 인터뷰, SNS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여기에 공감한 아미들은 적극적으로 기부와 선행에 동참했는데, 이 과정에서 ‘OneInAnARMY(OIAA)’라는 글로벌 아미 기부단체도 탄생하게 되었다. 2018년 ‘큰 팬덤이 커다란 변화를 만든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출범한 OIAA는 "많은 사람이 적은 금액을 기부할 때 큰 영향력이 발휘 된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의 소액 기부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BTS와 아미의 기부는 선순환 구조이다. BTS의 기부 캠페인에 동참하던 아미들은 이제 직접 나서 ‘BTS’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이를 본 BTS는 다시 ‘아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한다. BTS의 슈가는 2015년 팬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돈을 많이 벌어서 소고기를 사주겠다”고 말하며 3년 후 자신의 생일에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실제 2018년 3월 9일 자신의 생일에 ‘아미’ 이름으로 보육원 39곳에 1등급 한우를 기부하여 감동을 준 사실도 있다. 이렇게 점조직으로 이루어진 아미에서 이러한 기부 자금이 기꺼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의 신뢰감이 돈독하기 때문이다. 이지행 박사는 "연대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던 경험은 엄청난 경험”이라고 말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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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BTS와 아미가 만들어가는 상호 협력적 관계는 이제 우리 시대의 ‘현상’이 되었다. ‘현상’은 사물이나 어떤 작용이 드러나는 바깥 모양새라고 한다. 아미의 현상은 스타를 향한 취향 팬덤을 뛰어넘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 자발적 연대로 생겨난 팬덤으로서 차별에 저항하는 집단지성이 구현되는 아주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집단 지성 중에서도 결속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으로서의 ‘사이버 공간’을 코스모피디아로 부르고 있는데, 아미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코스모피디아에서 개개인의 발화가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서로의 자리에서 보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미는 이미 BTS만의 팬덤이라고 선언했듯이, BTS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열광, 기쁨, 기원(care) 등의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물이나 어떤 작용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사랑, 보살핌, 열광으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팬덤들이 공유하는 사랑의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인 BTS가 원치 않는다면 싸우다가도 결국에는 뭉친다. 또 그 대상이 추구하는 선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같이 가고 싶어 하면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정치 사회에 적극 참여한다. 이런 것들이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서로 보완하는 ‘코스모피디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미는 주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활용하며 교류한다. 이런 플랫폼은 수평적 문화를 만들며 자발적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소위,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점조직의 구조인 것이다. 일례로 월간중앙 기사에 의하면, 아미가 ‘히잡 착용은 강요가 아니라 아랍 여성들의 선택’이라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때 전 세계 아미들을 위한 소통과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 계정 트위터가 별도로 운영되었다. 이런 경우, 보통 다른 팬덤의 경우에는 특정 커뮤니티나 팬 카페 집행부끼리 방향성을 결정하게 되는데, 그러한 체계와는 결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2022년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개최된 "BTS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것은 주로 아카팬(aca-fan) 아미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한 컨퍼런스로서 사흘 간 총 25개국에서 500여명이 참여하였다. ‘아카팬’이란 뜻은 특정한 대상에 대한 팬이자 연구자인 학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카팬으로서 "BTS학술대회”에 참가했던 이지행 박사의 말에 의하면, "아미는 모든 사소한 사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자기들끼리 싸운다. 안 그러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2018년 빚어진 BTS와 일본 작곡가 아키모토 야스시의 협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다. 당시 한국 아미들은 BTS가 친일 프레임에 얽힐 것을 우려해 결사 반대했다. 해외 아미들은 "회사와 아티스트의 예술적 판단에 팬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토론 없이 보이콧하는 행태는 파시즘과 다를 바 없다”라고 한국 아미를 비판했다. 최종적으로 BTS의 소속사는 우익 성향과 여혐(女嫌) 논란에 휩싸인 일본 작곡과와의 협업을 백지화했다. 이지행 박사는 아미가 다른 팬덤과 다른 이유는 ‘성찰’이 가능한 팬덤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 BTS의 한 멤버가 원폭 티셔츠를 입어 한일 간 갈등 상황이 부상하게 되었다. 이 때 한국 팬, 일본 팬, 미국 팬, 동남아 팬 등이 각 나라의 입장에서 자기네들의 과거사를 거론하며 분란이 일었는데, 역사적 지식이 있는 아미가 논문 수준의 백서를 쓴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몰랐던 자기 나라의 역사적 사실들을 새로 학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검증된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제시하자 더 악화될 수도 있었던 사안이 서로 배우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미의 ‘성찰’은, BTS 멤버 자신들이 뭔가를 실수하면 그것을 되돌아보고 또 거기에서 배우고 그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 것에서 영향을 받은 탓이기도 하다. 아미의 또 다른 특징은 ‘상호 케어’라고 이지행 박사는 강조한다. 오직 아티스트에게만 향해 있는 팬덤이 아니라 ‘아미’는 팬들 간에도 상호 케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커리어(career)를 자문해주는 계정을 두고 아미끼리 서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일에 서로 매칭 해주는가 하면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계정도 있고, 심리 상담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계정도 있다. 특히 자살 충동이 생긴 아미에게 24시간 상담을 해주는데 의사 아미, 변호사 아미 등의 전문직도 참여하여 서로 도와주는 등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와 같이 언제라도 아미에서 이탈할 수 있지만 팬덤 내 서로 케어 해주는 힘 때문에 아미의 결속력은 특별한 관계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BTS 학술대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은 ‘힐링’이었다. 아미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아미는 보통 팬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부 스타 팬덤은 윤리적 판단이 아니라 맹목적 추종을 한다. 그러나 아미는 하이브에 잘못된 점이 발생하면 기탄없이 지적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가자고 말한다.”고 하면서 "이런 아미의 활동 자체가 팬덤보다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고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주장한다. 이지행 박사도 "BTS에 공감하는 SNS로 연결된 글로벌 시민이 모여 최선을 다한 결과가 지금 아미의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BTS를 지킨 아미의 피 · 땀 · 눈물의 9년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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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2013년 6월 13일 결성한 방탄소년단(BTS)은 전형적인 ‘언더독(underdog, 게임 시합 등에서 승산이 적은 사람)’이다. 원래 안무보다는 노래와 랩에 집중하는 컨셉의 그룹으로서 청춘에게 쏟아지는 억압과 편견을 막아내겠다라고 하며 호기롭게 데뷔했지만 세상은 기대만큼 그들을 반겨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변용과 융합을 거듭하며 오늘의 아이돌 형식이 갖춰지게 되고 ‘BTS와 아미 현상’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월간중앙 기사 참조 및 인용) 그 당시 중소 기획사인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든든한 ‘뒷배’가 없던 BTS는 주류 미디어의 냉혹한 차별과 마주해야 했고, 힙합 씬의 조롱, 모니터 속 네티즌들의 무시와 놀림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야 했다. "아빠는 어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어요?”라는 아이의 물음에 "응, 아빠는 방탄소년단이었어”라고 대답할 거냐는 비웃음의 댓글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댓글은 ‘이젠 전설로 바뀌었다’는 식의 또 다른 댓글이 달리면서 이른바 ‘성지화(聖地化)’ 되었다. 방송 출연의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BTS는 고민 끝에 당시 할 수 있었던 최선을 선택했다. 그것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무대 뒤의 모습과 일상을 대중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공백을 메워갔던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BTS는 팬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연습생 시절부터 블로그에 영상 일기 형식의 ‘방탄 로그’ 같은 자체 콘텐츠를 올리고, 멤버들이 직접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이 때 BTS가 남긴 ‘기록’들을 살펴보면,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또는 데뷔를 하고 나서 느꼈던 걱정과 불안, 설렘과 희망, 각오 등과 같은 ‘솔직한’ 감정들이 한껏 녹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행동하는 팬덤’이라는 아미의 출발점은 ‘BTS를 지켜줄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다’는 아미들의 의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BTS가 국내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2015~2016년을 아미들은 정말 힘들었던 시기라고 기억한다. 이 당시 BTS는 거대 기획사의 팬덤으로부터 ‘사재기’나 ‘표절’과 같은 각종 악성 루머의 공격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 뿐만 아니라, 2016년 5월 7일 BTS의 콘서트가 있었는데, 이 콘서트에 맞춰 계획된 다른 거대 기획사의 팬덤 연합이 주도하는 음모적 트위터 ‘실트 총공(실시간 트렌드 총공격)’, 그리고 BTS의 ‘WINGS’ 앨범 발매에 맞춰서 해외 K팝의 또 다른 팬덤이 주도한 ‘Break Wings(일명, 날개 꺾기)’ 음모 프로젝트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팬덤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참다못한 미국 아미들은 결국 다른 K팝 팬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K팝이 아니라 BTS만 좋아한다”며 해시태그(#ARMYsIndependenceDay)를 만들어 대내외에 공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날짜는 2018년 10월 15일로서 팬들 사이에서는 ‘아미 독립기념일’로 불린다. BTS는 데뷔 이 후 2022년까지 약 8년간 활동하면서 글로벌 단위로 유례없는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BTS는 2017년 글로벌 팝 시장에 진출해 2년 만에 앨범 4장이 미국 앨범차트 1위에 오르며 비틀스 이래 몇 안 되는 기록의 보유 그룹으로 올라섰다. 이어 2020년에는 싱글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해 빌보드 글로벌 200과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달성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되었다. 이후 ‘Savage Love’, ‘Life Goes On’, ‘Butter’, ‘Permission to Dance’가 잇따라 미국 차트 1위에 오르면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견줄 만한 메가톤급 빅 스타로 성장했다. BTS는 국내외의 권위 있는 각종 시상식에서 662회의 후보 지명에 460건을 수상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에서 수상했고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은 못 했다. BTS는 국내 역사상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아티스트로 기록되었다. BTS가 세운 경이로운 성과들은 기네스북에 25개의 세계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그 기록의 내용은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워’, ‘유튜브에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비디오/뮤직비디오’ 등이다. 실제로 BTS는 디지털 시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시대를 대변하는 시그니처 팝 그룹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BTS의 유튜브 동영상을 가장 많이 본 사람들을 국가별로 나눠보면, 일본이 약 1억2000만 조회 수를 기록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어 인도가 1억1000만 회, 멕시코가 6700만 회, 미국은 5960만 회, 인도네시아가 5910만 회이다. 그리고 한국은 4320만 회, 필리핀은 4150만 회, 브라질은 3700만 회, 태국은 3480만 회, 베트남은 2280만 회의 순이었다. 방탄소년단의 거대한 수치들은 경제 규모로도 환산된다. 그들의 경제적 생산유발 효과는 연평균 5조원 규모로 추산되었다. 포브스는 46억5000만 달러(5조 1800억원)로, 현대경제연구원도 이와 비슷하게 5조6000억원으로 산출했다. 한국 GDP의 0.2%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인기를 구글 검색량으로 측정하고, 인지도가 1포인트만큼 올라갈 때마다 옷 · 화장품 · 음식 수출액이 얼마나 올랐는지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BTS의 인지도가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당월 주요 소비재 수출액이 의복류 0.18%p, 화장품 0.72%p, 음식류 0.45%p 증가효과가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가 데뷔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창출한 경제효과는 약 5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 효과에 아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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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정치권이나 사회가 하지 못하는 엄청난 연대를 보여주고 있는 BTS와 BTS의 팬덤 ‘아미’(ARMY)는 변용과 융합의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BTS에서 비롯된 창조력의 ‘현상’은 ‘한국인의 밈’을 창조적 모티브로 삼아왔다. 그러한 창조적 모티브로써 문화를 창조하고 소비하는 것은 단순히 멋진 물건을 구매하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지역, 국가, 인종 간 신뢰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더 좋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 지의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뿌리 내리고 일상화한 BTS의 창조력은 인류 보편적 가치와 고민을 K팝(댄스)에 반영하고 있다. 그리하여 폭넓은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변용과 융합을 거듭하면서 ‘BTS와 아미의 현상’을 만들어 나갔고, 그렇게 맺은 창조의 결실들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창조의 결실로 보여지는 K팝과 관련한 의미 있는 낭보가 며칠 전 보도되어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2023년 1월 27일 헤럴드경제 고승희 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K팝 댄스’가 미국 대학에 교과목으로 개설된다. K팝 댄스가 미국 글로벌 대학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학계 등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은 오는 가을학기부터 ‘K팝 댄스’를 무용과 이론, 실기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한다. 3학년 학생부터 들을 수 있는 3학점짜리 무용 전공 필수과목이자 인문학 교양수업(General Education- Humanities) 중 하나로 제공한다.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 측은 "‘K팝 댄스’ 과목은 다양성(Diversity requirement)을 충족시키는 교양과목으로서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의 모든 학생이 졸업 전 필수과목으로 들어야 하는 인문학 과목의 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북미 대학의 무용과 역사상 처음으로 개설된 ‘K팝 댄스’ 수업은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오주연 교수가 맡는다. 오주연 교수는 처음으로 K팝 댄스를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정립하였다. 그리고 지난 2015년 K팝 댄스로 박사 논문을 썼다. 그리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교에서 퍼포먼스 스터디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오 교수는 북미 최초의 한국인 무용이론 종신교수이다. 오 교수에 따르면, 현재 K팝 댄스 동아리는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일반화되어 있고, 중 · 고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수업에서 교과목으로 제공될 만큼 대중화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K팝 댄스가 커버댄스나 플래시몹 등 팬덤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교육 영역으로의 장르로 발전하여 그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특히 K팝 댄스가 단지 엔터테인먼트의 산업적 측면을 넘어 무용사의 일부분으로 이해하는 교육적 차원의 중요한 장르로 인식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오 교수는 "K팝 댄스에는 현대무용을 비롯해 한국무용, 발레, 보깅(voguing) 등 굉장히 다양한 춤의 뿌리가 담겨 있다”고 지적하며, "K팝 댄스가 교과과정으로 편입된 것은 무용사와 춤을 학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K팝 댄스’가 필수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수업의 내용은 K팝 댄스를 집대성한 오 교수의 학술 저서인 『K팝 댄스: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팬더밍하는 방법(K-pop Dance: Fandoming Yourself on Social Media)』을 기본 교과서로 삼고, 16주간 K팝 댄스의 역사와 진화, 팬덤, 그리고 사회문화 및 정치적 의미를 수업 중에 다룰 예정이다. 학생들에겐 ‘K팝 댄스 챌린지’와 같은 과제도 주어진다. 2023년 7월에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서머스쿨에서도 ‘K팝 댄스’ 수업이 개설될 예정이다. 이 수업 역시 오 교수가 맡는다. 7월 10~23일 2주간 수업이 진행될 예정인데 미국과 한국의 저명한 K팝 안무가를 초청, K팝 안무를 직접 배우고 학기 말에 공연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수업에서는 K팝 댄스가 노래에서 시작된 장르이기 때문에 ‘노래별 안무 학습’에 집중한다. 오 교수는 "발레 수업이 동작의 테크닉 난이도에 따라 진행된다면, K팝 댄스 수업은 상대적으로 쉬운 아이돌 댄스에서 고난도 아이돌 댄스로 넘어가며 그 레벨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K팝 댄스의 특이점은 공통된 움직임이 많고 학생 다수가 K팝 안무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며 "K팝 댄스에선 모방이 중요한 가치이자 교육의 방법론으로, K-팝 댄스의 특징을 수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글로벌 대학에서 전공생을 위한 필수과목, 그리고 교양과목으로 ‘K팝 댄스’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K팝 댄스가 무용사에서도 중요한 학문적 갈래로 인식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특히 서구와 백인 중심의 순수예술 및 대중예술은 그동안 아시아권으로 그 영역을 확장시켜왔는데, ‘K팝 댄스’의 교과목 개설은 기존의 대중문화 및 인종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는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렇듯이 K팝 댄스가 서구 · 백인 중심의 무용사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학문적 의미는 물론, K콘텐츠가 ‘반짝 유행’이 아닌 글로벌 문화의 메인 스트림(Main stream;주류문화)으로서 자리매김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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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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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K-컬처가 우리 경제에 끼친 영향은 컬처로서의 직접적인 영향과 그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 K-컬처 중 K팝이 우리 경제에 끼친 영향은 또 어느 정도일까? 2023년의 마지막 달인 12월 중순 경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23년도의 K팝 음반 판매량은 8천만 장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 중 BTS가 1위라고 하였다. BTS가 개척한 길은 다른 K팝 그룹에도 이정표를 제시하게 되었다. 그 중 JYP엔터테인먼트의 8인조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는 2022년 3월 2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스트레이키즈는 BTS와 슈퍼엠에 이어 빌보드200에서 1위를 한 세 번째 K팝 아티스트가 되었다.(중앙일보 2022.03.31.) 빌보드200은 미국 내에서 발매된 앨범의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 등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다. 그런데 스트레이키즈가 지난 3월 18일 발매한 미니 앨범 ‘오디너리(Oddinary)’는 3월 24일까지 미국 내에서만 실물 앨범 10만3000장이 팔린 것이다. 이와 같이 스트레이키즈의 빌보드 앨범 차트가 1위를 기록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난 1년간 유튜브 음악 동영상 분석 결과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스트레이키즈는 한국보다 멕시코와 미국 등 북미에서 인기가 많았다. 스트레이키즈의 유튜브 조회 수는 17억5000만 회로 K팝 그룹 중에서는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에 이어 4위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1년 간 전 세계 1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다른 8개 팀 · 가수들에 비해서 한국에서만 조회 수 상위 10위에 들지 못했다.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4540만 회 정도에 그쳤는데, 멕시코에선 1억7800만 회, 미국에선 1억4600만 회가 조회되었다. 브라질에서도 7980만 회가 조회되었다. 신곡이 나온 2022년 3월의 조회 수를 분석해도 멕시코 ·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스트레이키즈의 앨범은 발매 후 1주일 동안의 판매량이 85만3000장을 기록했는데 자체적으로 최고의 기록이다. 이 판매량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팔린 양이다. 2022년 들어서 K팝 그룹의 첫 주 앨범 판매 기록이 연이어 경신되고 있었는데, 앨범의 판매량 증가는 최근 K팝 시장에서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인 NCT드림의 정규 2집은 2022년 3월 28일 발매 첫날 하루 동안 70만 장이 팔렸고, 선주문 수량도 200만 장에 달했다. 노래 '빨간 맛'으로 잘 알려진 SM의 9년 차 걸 그룹 레드벨벳은 지난 21일 발매한 앨범 ‘필 마이 리듬’으로 첫 주에만 44만 장을 팔았다. 이는 역대 걸 그룹 2위에 해당하며 지난해 ‘퀸덤’ 앨범 첫 주의 판매량인 20만7000장의 두 배를 넘는다. 한터차트 심세나 홍보팀장은 "BTS 이후 글로벌 팬 유입으로 K팝 앨범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가장 큰 음원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음악 시장이 음원 · 스트리밍 위주여서 앨범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K팝 팬들만 앨범을 점점 더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공연이 없었던 최근엔 앨범 발매 직후 팬들이 모여 기록을 만들어 주려 하고, 아티스트의 수익을 올려 주려는 의도가 더해진 영향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K팝의 음반 판매량을 비롯한 K-컬처의 경제적 수지는 어느 정도일까? BTS, 블랙핑크 등 K-한류 열풍에 힘입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흑자이자 역대 세 번째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2022년 9월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식재산권 잠정적 무역수지’는 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작년 상반기의 7000만 달러 적자에서 4억4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2018년 하반기, 2019년 하반기 3억500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 흑자이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크게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으로 나눠지는데, 산업재산권 적자폭이 축소되고, 문화예술저작권이 K-콘텐츠인 K팝과 K드라마, 영화, 웹툰, 문학작품 등의 수출로써 문화예술 저작권, 연구개발 및 SW(소프트웨어) 저작권의 흑자가 확대되고, 수출의 호조 등으로 견실한 흑자 흐름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영향이라고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산업재산권의 경우 국내 대기업의 베트남 현지법인 등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증가로 3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년 전의 10억 10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대폭 축소되었다. 저작권의 경우 8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문화예술 저작권이 3억8000만 달러 흑자로 반기 기준 흑자폭 2위를 보인 영향이다. 특히 음악, 영상이 4억 달러 흑자로 이 역시 반기 기준 흑자폭 2위를 보였다.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은 6억7000만 달러 적자를 보여 게임 제작사의 컴퓨터 프로그램 증가에 적자 폭이 2억6000만 달러 줄었다. 임인혁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지식재산권의 흑자 폭이 커진 것은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드라마 제작사, 영화제작사 등에서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특히 BTS, 블랙핑크 등 대표 한류 가수의 활약으로 음악, 영상 등이 주로 일본에 수출되면서 문화예술 저작권 수지가 흑자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렇듯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무역 적자의 시대에 K-컬처의 효자라고 할 수 있는 K팝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에도 기여하고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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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획일성의 사회에서 K-POP, K-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소프트파워는 지속되어야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을 넘어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인 팬덤 현상으로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획일적 문화를 깨뜨려야 한다. 방탄소년단(BTS)과 걸 그룹 블랙핑크 등의 아이돌 그룹이 우리 사회의 획일성(劃一性)을 깨고 있는 것 같다. 기성 사회에서 깨지 못하는 구습과 일색을 한류가 깨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일색의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한류의 미래는 없다. 다색다양(多色多樣)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 2022년 11월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개최된 ‘2022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BTS가 2관왕에 오르며 5년 연속 수상했다.(매일경제 ‧ 중앙일보 2022.03.31. 참조 인용) 이날 BTS는 올해 신설된 ‘페이보릿 K팝 아티스트(Favorite K-Pop Artist)’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이 부문에서는 한국의 K-POP 그룹인 BTS, 그리고 블랙핑크, 트와이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5개 그룹이 후보에 이름을 올려 경합을 벌였다. 또한, 이보다 앞서 BTS는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이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2관왕에 올랐다. BTS는 이 부문에서 콜드플레이, 이매진 드래건스, 마네스킨, 원리퍼블릭 등 세계 팝 스타들과 경쟁해 당당히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로써 BTS는 5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수상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BTS는 2018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에서는 2019년 이래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해에는 K팝 가수 최초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거머쥐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와 함께 ‘미국의 3대 대중음악상’으로 꼽힌다. 100% 팬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정하기 때문에 가장 대중성이 확보된 시상식으로 여겨진다 이렇듯이 K팝 대표인 아이돌 그룹 BTS의 인기는 가히 세계적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BTS에 대한 인기는 어떨까? BTS를 가장 많이 소비한 국가는 어디일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는가. 1위는 한국이 아닌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내용은 중앙일보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 음악 차트 통계를 활용해 최근 1년간(2021년 3월~2022년 2월) 주요 K팝 그룹의 팬덤을 분석한 결과이다. BTS의 공식 뮤직비디오, 공식 음악을 이용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가사 동영상 등은 이 기간 총 151억 회 재생되었는데, 이 중 20억 회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하면서 BTS 소비국의 1위를 기록한 것이다. BTS의 본산인 한국은 7억6800만으로 6위에 올랐다.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조회 수 10억 회 이상을 기록한 8개 팀 · 개인의 소비자는 대부분 한국이 아닌 밖에 있었다. BTS에 이어 유튜브에서 음악 동영상이 가장 많이 재생된 K팝 그룹 2위는 블랙핑크(총 85억9000만 회)이다. 블랙핑크를 가장 주목한 나라는 인도(8억2000만 회)이었다. 그리고 트와이스(일본), 스트레이키즈(멕시코), 있지(일본), 세븐틴(일본) 등의 해외 재생 수는 모두 한국을 압도했다. 아이유와 에스파만이 유일하게 한국에서 조회 수 1위를 기록하였다. 이와 같은 국제화에 힘입어 음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음반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5000만 장을 넘겼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전체 앨범 판매량 중 절반 정도는 해외 수출양”이라며 "K팝 앨범 수출 국가는 2012년 23개국에서 2021년 88개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출한 음반은 2억2085만 달러(약 2703억원)에 달한다. K팝의 세계화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산업연구원 최봉현 선임연구위원은 "BTS는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중심으로 육성에서 창작, 음악 활동, 연예 활동, 휴식, 다시 창작으로 이어지는 음악 상품의 사이클을 확립했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K-컬처가 우리 경제에 끼친 기여도는 어느 정도일까?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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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우리 사회는 일색(一色)이라는 표현에 익숙하다. 정치, 경제, 사회의 대부분에서 한 가지 색이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일색의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다색다양(多色多樣)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이어령 글 참조)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천 가지 색깔의 물고기 떼를 보면서 아이들이 자란다고 생각해 보자. 천 개의 빛이 만들어내는 그 다양한 세계를 생각해 보자. 노란색도 수십 가지이고 빨간 색도 수십 가지이다. 미국의 색채 연구가인 먼셀(Albert Munsell)의 4653가지 색체를 보면서 자란 아이들이 디자인을 하면 애플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다색다양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오는 것이다. 사군자를 배우는 아이가 대나무를 그리려 했다. 그런데 먹을 갈기 귀찮아서 옆에 있는 빨강 물감으로 대나무를 그렸다. 그러니까 옆에 있던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야, 이 녀석아, 빨간 대나무가 어디 있어?’라고 호통을 치셨다. 그랬더니 아이가 ‘그럼 검은 대나무는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고 한다. 현실의 색과 상상의 색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누구든 본인이 마음대로 상상한 색으로 그리면 되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어린 시절, 빨간 색연필로 토끼를 그렸다. 그 그림을 본 어른들은 톨스토이를 놀려댔다. "얘야, 세상에 빨간 토끼가 어디 있니?” 그러자 톨스토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에는 없지만 그림 속엔 있어요.” 세상에는 없지만 그림 속에는 존재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평생 추구해야 할 지속 가능한 한류의 창조적 상상력의 세계인 것이다. 고정관념과 편견의 틀은 "창조적 상상력의 적”이다. 색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고정관념은 일곱 색깔의 무지개이다. 학교에서는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색깔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조금만 문제를 가지고 보면 일곱 가지로 보이지 않는다. 색과 색 사이에 수천 수 만 개의 색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래서 무지개 색은 셀 수 없는 불가산(不可算) 명사라고 한다. 실제로 무지개가 몇 가지의 색인지에 대한 논쟁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크세노폰(Xenophon)은 3색,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4색,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Seneca)는 5색이라고 보았고, 한동안 서양 문화권에서는 대체로 6색으로 여겼다. 그 이후 우리가 현재의 무지개 색깔을 일곱 가지 색으로 규정한 사람은 영국의 과학자 뉴턴이지만, 몇 가지 색이냐에 대해선 다양한 견해들이 존재한다. 패티 김의 노래 ‘사랑은 영원히’에서는 오색 무지개가 나오고, 미국에서는 남색을 뺀 여섯 가지의 색으로 인식한다. 아프리카의 판츠 족(族) 언어에는 빨강 색을 뜻하는 말이 없고, 쇼나 족 언어에는 황색과 청색의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색 밖에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일곱 가지 색깔 무지개는 물리학을 토대로 하여 학교 교육에서 가르친 하나의 설에 불과한 것이다. 학교 교육은 배움을 주는 기본 공간인 동시에 편견과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의 정치와 사회도 여전히 획일적 구습(舊習)과 일색(一色)을 깨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획일적 문화를 깨뜨려야 한다. 실제 무지개 색깔을 세어 보지도 않고 앵무새처럼 일곱 가지의 색깔을 무지개라고 외우게 하는 우리의 교육 사회에서 무슨 다양성이 나오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천색만색(天色萬色)으로 물들인 고기 때가 상상의 그물 속에서 퍼덕이는 광경을 보게 한다면 상상력의 토양이 달라질 것이다. 다양성(多樣性)이야 말로 창조력의 토양인 것이다. 이러한 획일성의 사회에서는 천리마에게 소금을 지게 하기는커녕 몽둥이질을 해서 내쫓는 사회가 된다. 세계에서 국민들의 아이큐가 제일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문화 풍토와 사회 환경, 톱-다운 식 교육체계는 그 머리 좋고 빛나는 천재들의 날개를 꺾어버린다. 천 리는커녕 백리도 달려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천리마 즉 천재들이 얼마나 많을까. 한국의 숨은 피카소, 아인슈타인이 얼마나 많을까. 어린 시절 왕따나 다름없던 스티브 잡스의 재능을 알아본 고등학교 선생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직도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천리마를 알아보고 천리마를 맘껏 달리게 해주는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귤이 탱자가 되는 사회인 획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에서의 K-POP은 이미 미국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금처럼 K-POP,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미국의 미디어와 학생, 일반인의 환호와 관심이 큰 적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획일성의 사회에서 K-POP, K-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소프트 파워는 지속될 수 있을까.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을 넘어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아니면 K-컬처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팬덤 현상으로 그치고 말 것인가.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 있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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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이 군 문제 등으로 그룹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선언을 하였다. 그후 BTS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모두들 궁금해 하면서 당연히 보이 그룹 중에서 나오리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BTS의 공백기를 메울 후계자는 보이 그룹이 아니라 걸 그룹인 블랙핑크가 K-POP 주역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블랙핑크는 미국의 빌보드 · 영국의 오피셜 · 스포티파이 등, BTS도 경험하지 못한 3관왕을 동시에 차지하게 된 것이다.(뉴시스, 조선일보 기사 인용 및 참조) 이번 블랙핑크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두고 가요계에서는 K-POP이 진일보 했다는 반응들이다. 특히 블랙핑크의 급부상은 ‘보이’ 그룹 못지않게 ‘걸’ 그룹도 한류인 K-POP 열풍을 주도할 수 있다는 첫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윤하 평론가는 "2022년 6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 이후 관심이 쏠린 ‘포스트 BTS’ 후보에는 빌보드200 기록을 주도해 온 ‘남성 그룹’이 주로 거론이 되곤 하였다”고 하며 "하지만 이젠 여성 그룹인 블랙핑크가 그 공백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잘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하였다. 당당한 걸 그룹의 롤 모델로 여겨지는 블랙핑크의 선전은 해외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들이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거둔 1위는 2008년 4월 미국 걸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의 ‘웰컴 투 더 돌하우스’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오랫동안 무주공산이었던 북미 시장의 인기 걸 그룹 시장을 한국의 블랙핑크가 완벽히 차지하게 된 것이다. 앞서 2018년 BTS가 첫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을 때는 인기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속해 있던 ‘원 디렉션’ 이후에 공석이 된 미국 최정상 보이 그룹의 왕관을 BTS가 이어받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블랙핑크가 거둔 1위는 여왕의 대관식이 된 셈인 것이다. 블랙핑크의 소속사인 YG 또한 그런 부분을 전략적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김도헌 평론가는 "최근 미국 내 10대 · 20대를 중심으로 푸시캣 돌스 등 2000년대 인기 걸 그룹 패션, 음악 스타일을 선망하는 흐름이 있다”며 "블랙핑크도 2집 수록곡 ‘셧 다운’ ‘핑크 베놈’ 등에서 그 시대 걸 그룹들 곡에서 두드러졌던 힙합 기반 팝송, 패션을 전략적으로 앞세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평론가들은 "블랙핑크와 BTS의 성공은 많은 점이 다르다”고 평하고 있다. 2018년에 시작된 BTS의 빌보드 차트의 성과들은 돌풍처럼 여겨졌다고 한다면, 블랙핑크의 성공은 예견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한국어 가사가 주를 이룬 앨범으로써 BTS는 주목을 받았는데, 그와는 달리 블랙핑크는 다소 거친 욕설 표현까지 섞인 영어 가사가 80% 이상을 차지한 앨범을 가지고 빌보드200 정상에 올랐다는 점도 BTS와 큰 차이로 꼽힌다. 임진모 평론가는 "이번 신보에선 거문고 가락 등을 일부 사용했지만 블랙핑크 곡 대부분은 사실 한국적이기보단 북미식 팝에 가깝다. 그런데도 ‘아류’가 아닌 ‘고유의 개성’을 지닌 그룹으로 환호를 받았다”고 말하며 "세계 음악 시장에서 BTS 열풍의 시작이 K-POP을 ‘도전자’ 위치에 처음 설 수 있게 이끌었다면, 블랙핑크는 뛰어난 외모와 실력, 유창한 영어 등을 앞세워 빠르게 해외 스타들과 동등한 인기를 구축했고, K-POP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실제 블랙핑크 멤버 전원은 현재 샤넬(제니) · 생로랑(로제) · 디올(지수) · 셀린느(리사)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홍보대사로 활약 중이고, 또한 2021년 9월에는 세계적 팝스타 저스틴 비버(당시 약 6510만명)를 끌어내린 뒤 차지한 ‘전 세계 유튜브 채널 구독자(현재 8180만명)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음악 평론가 김작가씨는 "블랙핑크는 K-POP 잣대로만 분류하기엔 이미 다방면에서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유명 인사)’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탄탄한 인지도가 연속적인 기록 갱신에도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16년 첫 데뷔한 블랙핑크는 2018년 미니음반 ‘스퀘어 업’으로 빌보드200의 40위를 기록하며 직전 K-POP 걸 그룹의 최고 기록(61위 · 2NE1)을 갱신했고, 2019년 미니음반 ‘킬 디스 러브’로 24위, 2020년 10월 정규 1집 ‘디 앨범’으로는 단숨에 2위까지 올라섰다. 이번 신보로는 특히 2년 공백기를 거치고도 1위를 차지했다. 한 국내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공백기를 거치고도 연속적인 커리어 하이, 그것도 빌보드200의 1위란 성과를 복귀 직후에 바로 내는 건 인기 흐름이 빠른 K-POP 그룹의 세계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의 성과”라고 했다. 세계 음악 차트 성향이 ‘다인종 · 다문화 · 여성’ 키워드로 정착하고 있다는 점도 블랙핑크 선전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민재 평론가는 "빌보드만 해도 리조, 도자캣 등 당당한 이미지의 여성 솔로 가수들과 배드 버니 등 라틴 계열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 상위를 독식한 지 오래다. 이런 이미지에 블랙핑크가 잘 부합하는 데다, K-POP 자체도 이젠 해외에서 낯선 음악의 자리를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우리 사회는 일색(一色)이라는 표현에 익숙하다. 정치, 경제, 사회의 대부분에서 한 가지 색이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획일적 문화를 깨뜨려야 한다. 걸 그룹 블랙핑크가 BTS에 이어서 우리 사회의 획일성(劃一性)을 깨고 있는 것 같다. 기성 사회에서 깨지 못하는 구습과 일색을 한류가 깨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일색의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한류의 미래는 없다. 다색다양(多色多樣)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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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속가능한 한류의 환경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떻게 창조될 것인가?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위기가 닥쳐야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 정말 창조적인 것은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궁즉통(窮則通)을 말하면서 위기 때마다 부랴부랴 살길을 찾는다고 법석을 떤다. 물론, 궁즉통은 몇 천 년 간 강대국 사이에서 견뎌온 한국인의 창조력이자 돌파력이라는 장점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유비무환(有備無患)하지 못하는 폐습이 되어버린 것 또한 사실이다. 꼭 닥쳐야만 뭔가를 한다. 그렇다 보니 2년 전, 1년 전, 또는 한 달 전에 계획한 결과물들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글쓰기도 마감이 닥쳐야만 머리를 짜내듯이 써낸다. 그야말로 다 쓴 치약 쥐어짜듯이 한다. 창조는 천재적인 것이 아니다. 미리 미리 대비하고 분석하는 습관이 축적되면서 남이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들이 나오는 법이다. 한국인들은 ‘위기는 기회다’를 진리처럼 여기고 위기의 고비 때마다 극복해 온 것이 사실이다. 마치 위기가 닥쳐야 기회를 얻는 것처럼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다’라는 말도 이래서 나왔을 것이다. 한국인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민족이라고 한다, 이렇게 콩 구워 먹듯이 기획하는 것도 한국인이고 또 그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도 한국인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전제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기에 앞서 위기를 만들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분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현재 대한민국의 최고의 당면과제 중 하나인 저출산‧고령화 문제, 그리고 몇 년 전 세월호 침몰 사건, 또한 얼마 전에 일어났던 핼러윈 축제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같은 사건 등도 같은 맥락에서 본다. 위기가 코앞에 닥친 후에야 정치 사회적 문제로 풀려고 야댠법석을 떤다. 인구문제는 인구구조를 예측했을 때부터 인공수정과 베이비 시티, 로봇 기술 등으로 이 문제를 확대해서 연구해 봤어야 한다라는 지적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완벽하게 구축되었는가? 1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를 보면 국민이 납득할 정도의 사회 안전망은 전혀 구축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보고는 한국이 27년 전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겪고도 비슷한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P는 당시의 삼풍백화점에서는, 사고 직전까지 붕괴의 조짐이 차고 넘쳤는데도 백화점 경영진이나 관련 당국 공무원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 이후에는 사회 지도층에서 연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보도하면서 그 이후 건축물 안전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고, 과실치사에 대한 처벌 강도가 높아지는 등 정부의 제도적 보완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변한 것은 찾아볼 수 없고 150여 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WP는 ‘삼풍 참사’가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에 경종을 울렸다면, ‘이태원 참사’는 한국이 문화 중심지로서 전 세계에 존재감을 높이던 중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참사 장소였던 이태원이 한류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K-컬처'를 창조하여 한류를 만들어 낼 때, 정치나 사회 분야에서는 전혀 창조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니 어쩌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창조적인 행위가 방해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창조적인 것은 국가나 사회를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조적인 사람이 한 명이라도 따돌림을 당해서는 안된다. 역사는 때론 소수에 의해 움직인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나라 전체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좋게도 또한 나쁘게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창조는 개인의 힘이지만 그것의 결과는 국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창조적인 세력이 많아야 서로 네트워크를 맺고 교류를 해서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그 시점이 아니겠는가? 이제 ‘위기는 기회다’라는 명언은 버려야 한다. 위기는 기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그저 위험한 상황일 뿐이다. 위기에 닥쳐서 부랴부랴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 아니라, 위기가 오지 않도록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정말 창조적인 것은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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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교육부의 제 8차 교육과정 개정 작업 중 ‘2022 개정 음악과(科) 교육 과정 시안’에 국악이 전면 배제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속 가능한 한류와 연계해서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중앙일보, 연합뉴스, 이데일리 등 기사 참조 및 인용) 이 과정에서 음악과뿐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학 교과에서는 학기당 시수는 줄어드는데 내용은 늘어나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수학교사 모임, 좋은 교사 운동, 사교육걱정 없는 세상 등 교육 단체들은 현재 진행 중인 개정 내용이 "교과 시수는 17주에서 16주로 줄어드는데 배울 내용은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학생의 학업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과도 일부 과목을 통폐합하면서 교육부와 마찰을 겪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고등학교 일반사회에서 경제, 정치와 법 과목이 일반선택에서 진로선택 과목으로 이동했다. 교육계에선 학생들의 경제 이해력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문제를 제기한 과목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교육과정 시안 개발이 단시간에 일부 관계자만 참여해 불투명하게 이뤄진 졸속 연구라고 주장한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이번 연구는 서로 공통점이 없는 체육, 음악, 미술 교과를 하나의 연구로 통합하여 4천만 원의 적은 용역비로 고작 6개월 동안 수행된 졸속 연구”라고 비판했다. 음악과 연구진 또한 서양음악 전공 4명과 국악 전공 1명으로 구성돼 편향된 시각으로 시안이 개발됐다고 주장했다. 전국수학교사모임 등은 "현재 수학교육과정 개발 책임을 맡은 기관은 과학기술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향후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학계 및 현장 교원의 의견을 반영해 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있는 음악 교과에서는 국악 홀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고 최종 의견수렴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국악계는 서양음악 중심사고를 벗어나 공교육에서 국악을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국악계 목소리에 일부 힘을 보탠 반면, 음악교과 개정 연구진은 국악을 충분히 대우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022년 10월 6일 국악계와 음악교육계에 따르면 국회의원 도종환 · 유정주 · 오기형 · 민형배 · 김윤덕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가 주관한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과 국악교육: 국악 비중을 줄이는 것이 음악교육을 살리는 길인가'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지난 4월 국악교육 공간으로 사용해 달라며 200억 원대의 토지를 문화재청에 기부한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이영희 명인과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 김영운 국립국악원장 등 국악계 원로와 유력인사들이 참석해 국악 교육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악계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장단'이나 '시김새' 등 국악 관련 고유 용어를 배울 수 있는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가 삭제되는 등 국악이 정체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김우진 전 서울대 교수는 이날 "서양음악 중심의 편협한 사고로 국악을 단순히 끼워 넣기 식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국악용어를 서양음악 용어로 바꾸는 게 현대화라고 하는 건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날 3주제 발표자로 나온 김우진 전 서울대 교수는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 최초 개발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최초 개발안은 국악의 비중이 너무 낮으며 서양음악 중심의 편협한 사고로 만들어졌다는 게 김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국악의 비중은 대개 30~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비중이 크다고 인식하는 자체가 문제”라며 "국악을 양악, 대중음악과 더불어 끼워 넣는 것이 아닌 전통문화를 계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양음악 중심 사고를 벗어나 다양성과 균형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음악 교육의 목적은 세계 시민 양성뿐만 아니라 민족 정체성, 문화 정체성을 갖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양성과 균형성을 중시한다면 특정시기의 서양음악 중심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교육기본법에도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학교교육이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며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전통문화 교육이 최소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를 연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악 보존과 발전을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며 "국악을 미래 세대에 전하고 진흥할 의무가 있지만 점차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연구진과 서양음악 교육계는, 현재의 교육과정 개정 방향이 ‘다양한 경험과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를 근간’으로 하는데, 국악계는 ‘민족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국음악교과교육교수협의회 등은 "올바른 교육과정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위의 ‘다양한 경험과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를 근간’으로 한다는 교육과정 개정 방향은 세계화를 잘 못 이해한 미국과 유럽 중심의 사고이고, 반면에 ‘민족정체성의 강화’는 세계화에 있어서 자국민 중심의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는 자국민 중심의 토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올바른 교육과정의 합의점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K-컬처는 자국민 중심인 한국 전통문화의 독창성을 바탕으로 세계인들이 공감하는 보편성을 담아낸 것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이것이 한류의 조건이다. 한류로 인해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에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더 깊고 다양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 개정 방향이 정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기반한 교육정책은 미미할지 모르지만 그것의 결과는 한류라는 국력으로 돌아온다. 전통문화는 한류의 원형자산이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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