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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에 외국인 관광객 '젊어졌다'…3명 중 1명 이상이 청년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 이상이 30세 이하 젊은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K-팝, 푸드, 뷰티 등의 한류 인기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국가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국, 멕시코,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11일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래 관광객 1천103만명 중 35.6%인 393만명이 30세 이하로 집계됐다. 이 중 21∼30세가 279만명으로 25.3%를 차지했고 20세 이하는 114만명으로 10.3%였다. 31∼40세 227만명(20.6%), 41∼50세 162만명(14.7%), 51∼60세(12.2%), 61세 이상 111만명(10.1%) 등 순이다. 전체 수치에는 승무원 76만명도 포함돼 있다. [표] 지난해 연령별 외국인 관광객 (단위: 명, %) 연령 인원 비중 20세 이하 1,141,274 10.3 21∼30세 2,789,771 25.3 31∼40세 2,267,755 20.6 41∼50세 1,617,046 14.7 51∼60세 1,349,707 12.2 61세 이상 1,110,580 10.1 승무원 755,532 6.8 전체 11,031,665 100 (자료=한국관광 데이터랩) 외래 관광객 중 30세 이하 젊은층 비중은 10년 전인 2013년만 해도 27.6%에 그쳤다. 지난 10년 동안 8.1%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이 비중은 2013년 27.6%에서 지속적으로 커져 2016년(32.5%) 30%를 넘었고 2017년 33.5%, 2018년 34.4%, 2019년 34.5% 등으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코로나19 상황에 2020년 32.6%, 2021년 20.4%로 작아졌다가 2022년 32.4%로 다시 커져 지난해 35%를 넘었다. [표] 연도별 외국인 관광객 30세 이하 비중 (단위: %) 연도 비중 2023 35.6 2022 32.4 2021 20.4 2020 32.6 2019 34.5 2018 34.4 2017 33.5 2016 32.5 2015 29.5 2014 29.0 2013 27.6 (자료=한국관광 데이터랩)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방한객 1위인 일본 관광객의 30세 이하 비중은 무려 42.3%로 10년 전보다 15.7%포인트나 확대됐다. 방한객 2위 중국은 38.3%로 10년 전 대비 8.8%포인트 커졌고 필리핀은 20.6%로 역시 10년 전과 비교하면 10.1%포인트 상승해 거의 2배가 됐다. 아울러 같은 기간 태국은 29.4%에서 37.7%로, 베트남은 28.7%에서 35.7%로, 인도네시아는 25.0%에서 31.0%로 각각 비중이 커졌다. 외국인 관광객 연령대가 낮아진 것은 전통적으로 한국을 많이 찾는 아시아권 국가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프랑스의 30세 이하 비중은 43.6%로 10년 전보다 15.0%포인트 확대됐다. 영국은 34.4%로 13.7%포인트, 독일은 33.9%로 13.9%포인트, 네덜란드 32.9%로 14.1%포인트, 이탈리아는 27.2%로 16.0%포인트 각각 비중이 커졌다. [표] 국가별 외국인 관광객 30세 이하 비중 비교 (단위: %) 국가 2013년 2023년 일본 26.6 42.3 중국 29.5 38.3 필리핀 10.5 20.6 태국 29.4 37.7 베트남 28.7 35.7 인도네시아 25.0 31.0 프랑스 28.6 43.6 영국 20.7 34.4 독일 20.0 33.9 네덜란드 18.8 32.9 이탈리아 11.2 27.2 미국 25.8 28.5 캐나다 28.3 28.7 멕시코 26.0 36.9 호주 26.1 35.6 뉴질랜드 28.5 30.7 (자료=한국관광 데이터랩) 또 중남미 국가 멕시코가 같은 기간 26.0%에서 36.9%로 10%포인트 넘게 30세 이하 젊은 관광객 비중이 커졌고 미국은 이 비중이 25.8%에서 28.5%로 확대됐다. 이 밖에도 호주는 26.1%에서 35.6%로, 뉴질랜드는 28.5%에서 30.7%로 각각 젊은 관광객 비중이 높아졌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에서 예전보다 젊은이들이 한국을 더 찾는 데는 '한류 영향'이 가장 먼저 꼽힌다. 그룹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로 대변되는 K-팝을 시작으로 K-영화, K-드라마, K-뷰티, K-푸드 등 K-콘텐츠가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단순 관광보다 유튜브를 통해 접한 한국 아이돌의 노래와 춤을 배우러 오거나 기생충,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나온 음식을 먹어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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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살까지 체조 경기장 채울래요"…아이유와 관객이 펼친 환상 호흡아이유는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팬들과의 호흡으로 3시간 내내 짜릿한 '듀엣 무대'를 펼쳤다. 세대를 아우르는 그의 목소리는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객석의 떼창과 섞였을 때 비로소 찬란하게 빛을 발했다. "길게 길게 말하기보다 한 곡을 목이 터지라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노래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가수가 될게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아이유 H. E. R 월드 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마지막 회차가 열렸다. 총 4회에 걸쳐 열린 이번 서울 공연은 약 1년 6개월 만에 열린 아이유의 단독 콘서트로, 예매 첫날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로 첫 월드 투어의 포문을 성황리에 연 아이유는 한국 솔로 여가수 최초 서울월드컵경기장 입성 계획도 발표하며 끝없는 도전을 예고했다. 아이유는 2008년 '미아'로 데뷔해 '좋은 날',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 등 히트곡을 쏟아내며 당대 최고의 여성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나의 아저씨', '브로커'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배우로서도 성공했다. 2022년 한국 여성 가수 최초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지난달에는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로 발매 1시간 만에 멜론 '톱 100' 1위에 올라 음원 퀸으로서의 저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마지막 공연은 신보 '더 위닝'(The Winning)의 수록곡 전곡을 비롯해 20여곡의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음악으로 채워졌다. '홀씨' 인트로 코러스와 함께 공연장 상공에서 등장한 아이유는 가벼운 랩과 몸짓으로 천천히 분위기를 달궜다. 남녀가 고루 섞인 객석의 떼창이 무대를 둘러쌌고, 아이유는 '잼잼', '어푸', '삐삐' 등으로 귀를 간질이는 음색을 뽐냈다. 아이유는 "공연장이 평소보다 좀 덥다. 여러분의 열기 때문인지 1부가 채 안 끝났는데도 땀이 나려고 한다"며 "감당 안 될 정도의 반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촛불을 들고 안갯속을 헤매던 아이가 아이유를 마주하는 연출로 시작된 '셀러브리티'(Celebrity) 무대는 객석을 촉촉이 적셨다. '블루밍'(Blueming) 무대에서는 "저와 함께 이 순간에 머물러달라"는 아이유의 요청에 관객들이 잠시나마 무대를 찍던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곡에 빠져들었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함성은 천장을 뚫을 듯했다. 이어진 '내 손을 잡아'에서는 아이유의 청아한 고음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져 쾌감을 선사했고, '관객이 될게'에서는 아이유와 관객이 마치 듀엣 공연을 펼치듯 호흡을 맞췄다. 아이유는 '관객이 될게'를 "제 행동, 말, 노래에 집중해주시고 힘을 주시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의 관객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작사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제작된 '유애나(아이유 팬덤명) 응원봉'은 아이유의 지극한 팬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즈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하바나'(Havana) 무대부터는 잔잔하고 포근한 곡들이 공연장을 감쌌다. '너의 의미'에서 반주 소리가 서서히 줄어들며 뚜렷하게 퍼지는 객석의 떼창은 몽글몽글한 감정을 불러왔다. "우리 공연의 성비가 이 정도다, 연령층이 이 정도로 다양하다,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죠. 맑고 고운 목소리 기대해봐도 될까요?" 공연 후반부에는 어쿠스틱 버전의 '스트로베리 문'(strawberry moon)과 담백한 감성의 '밤편지' 등 대표곡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아이유는 특히 '밤편지'와 '무릎', '마음' 세 곡을 "관객의 목소리와 섞어서 불렀을 때 나쁜 게 걸러지고 정화되는 곡"이라고 꼽으며 "일흔한살까지 체조(경기장)를 채우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인데, 이 곡('밤편지')이 그때까지 세트리스트(곡 목록)에서 빠질 일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이날 배우 박보검도 특별 초청해 남다른 섭외력을 과시했다. 아이유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촬영한 박보검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 적재의 '별 보러 가자'를 불렀다. 앞서 첫날 공연에는 걸그룹 뉴진스, 이튿날은 보이그룹 라이즈, 세 번째 날은 걸그룹 르세라핌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아이유는 공연 중간 9월 21~2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앙코르 콘서트 개최 계획도 깜짝 발표했다. K팝 솔로 여가수 중 첫 입성이다. 그는 "첫 월드투어를 하게 됐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다 매진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앙코르 공연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30대에 정말 끊임없이 도전한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 아이유는 '쇼퍼'(Shopper), '시간의 바깥', '너랑 나', '러브 윈스 올' 등 웅장한 곡들로 황홀한 무대를 펼쳤다. 잔뜩 달아오른 관객들은 아이유와 한 몸이 돼 소름 돋는 합창을 선보였다. 앙코른 무대 전 "고마워"라는 외침으로 아이유를 불러낸 팬들은 흥분과 아쉬움 속에 마지막 공연을 즐겼다. 중학생 때부터 아이유의 팬이었다는 한 28살 여성 관객은 "공감 가는 가사에 빠져 10년 넘게 좋아하고 있다"며 "아이유의 콘서트는 다른 팬들과 함께 떼창을 하는 매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약 6만명의 관객을 만난 아이유는 일본 요코하마, 대만 타이베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에서도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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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월드투어 해외 공연도 줄줄이 '전석 매진'가수 아이유가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 18개 도시에서 여는 월드투어 'H.E.R'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서울, 일본 요코하마, 대만 타이베이, 미국 뉴어크·애틀랜타·워싱턴 D.C·로즈몬트·오클랜드·로스앤젤레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고 9일 밝혔다. 일본 오사카 공연은 오는 17일까지 제2차 선행예매가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마닐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태국 방콕 예매는 추후 진행된다. 이담은 "아이유의 월드투어 개최가 알려진 뒤 국내는 물론 해외 '유애나'(아이유 팬덤)도 열렬히 환호해 그를 향한 글로벌 팬의 뜨거운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며 "대만은 지난 6일 예매에서 동시접속 70만이라는 폭발적인 수치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타이베이 리포트, CTS 뉴스, TVBS 뉴스 등 대만 현지 매체는 '한국의 국민천후(여왕) 아이유의 티켓 매진', '현지 공연도 한국처럼 실명제로 암표상 근절' 등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아이유가 단독 콘서트로는 처음 찾는 북미 지역 공연도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전날 진행된 자카르타 예매는 동시접속이 63만을 기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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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 날은 왜 3월 8일?"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1908년 3월 8일 구호를 외치며 미국 뉴욕에서 1만 50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당시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 반발하며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때 벌인 대규모 시위는 세계여성의 날의 유래가 됐다.빵과 장미는 세계여성의 날의 상징으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한다.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가 가득한 현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해야 했으나,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 자유 등 기본적인 권리도 부여받지 못했다. 이에 봉기한 여성노동자들의 시위는 1910년 '의류노동자연합' 창설로 이어지기도 했다.이에 힘입어 1911년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치는 첫 번째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유럽에서 첫 행사가 개최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남녀 차별 철폐와 여성 지위 향상 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이에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여성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2024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2024)가 오는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포용을 고취하라’(#InspireInclusion) 캠페인을 펼친다. 2024년 여성의날 주제는?올해 여성의날 주제는 ‘포용을 고취하라’(#InspireInclusion)다. 2024 세계여성의 날 조직위원회(IWD 2024)는 "올해 캠페인 주제는 포용이 성평등 달성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이어 "(‘포용을 고취하라’는) 장벽을 허물고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모든 여성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한다. 소외계층 여성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여성들이 지닌 독특한 관점과 이들의 기여를 모두가 인정하도록 장려한다”고 밝혔다.IWD 조직위는 매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한다. 올해도 각계에서 성 고정관념에 맞서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한다. 세계 여성의 날 공식 웹사이트는 보라색, 초록색 그리고 흰색이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소개한다. "보라색은 정의와 존엄을 상징합니다. 녹색은 희망을 상징하죠. 흰색은 순결을 상징하지만, 이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이 색들은 1908년 영국의 여성사회정치연합(WSUP)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몇몇 국가에서 이 행사는 원래의 정치적 색채를 잃고, 어머니날이나 밸런타인 데이처럼 남성의 여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행사로 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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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美 빌보드 '핫 100' 진입 "실감안나"걸그룹 르세라핌이 신곡 '이지'(EASY)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진입했다. 르세라핌은 7일 소속사 쏘스뮤직을 통해 "빌보드 '핫 100' 입성은 늘 마음 한편에 조심스레 갖고 있던 꿈"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르세라핌은 7일 소속사 쏘스뮤직을 통해 "빌보드 '핫100' 입성은 늘 마음 한편에 조심스레 갖고 있던 꿈인데,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많은 분께서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신 것 같아 뿌듯하고 영광스럽다"면서 이렇게 밝혔다.르세라핌은 최근 발매한 미니 3집 '이지(EASY)' 동명 타이틀곡 '이지'가 최신(3월 9일 자) '핫100'에 99위로 진입하면서 이 차트에 데뷔했다. 지난 2022년 5월 2일 데뷔한 르세라핌의 첫 '핫 100' 차트인이다. '이지'는 빌보드 '핫 100'에 99위를 기록했다. 르세라핌이 이 차트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르세라핌은 "이렇게 (꿈이) 빨리 이뤄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원동력이 돼 주는 '피어나'(르세라핌 팬덤) 분들께 가장 감사하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팀이 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르세라핌은 이날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KBS 2TV '뮤직뱅크', MBC TV '쇼! 음악중심', SBS TV '인기가요'에서 후속곡 '스마트'(Smart) 무대를 꾸민다. 다음 달 13일(이하 현지시간)과 20일에는 미국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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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 김희진 감독 "송중기, 대중의 마음 움직이는 배우"지난 1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로기완'의 주인공 탈북자 로기완은 벼랑 끝에 내몰려서도 인간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는 캐릭터다. '로기완'을 연출한 김희진 감독은 오래전 각본을 쓸 때부터 로기완을 연기할 배우로 송중기 말고는 없다고 생각했다. 제작사에서 7년 전쯤 송중기에게 캐스팅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송중기를 대신할 배우를 찾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서 묵묵히 기다렸다. 김 감독이 송중기에게 '올인'하다시피 한 이유는 무엇일까.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송중기의 강점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꼽았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빼앗아야 할 장면, 관객이 눈물을 흘리게 해야 할 장면, 이런 모든 부분에서 배우(송중기)의 연기가 작동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요구하지 않아도 이미 배우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로기완'을 촬영할 때 송중기는 재혼 직후였다. 행복을 누리는 시절의 송중기가 극한 상황에 내몰린 로기완과는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에 김 감독은 "오히려 (재혼이 연기에도) 좋았던 것 같다"며 "상당히 좋은 컨디션에서 마음의 여유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로기완을 연기하면서 북한 사투리를 상당히 자연스럽게 쓴다. 김 감독은 "로기완은 품위를 가진 인물"이라며 "우악스러운 사투리 느낌이 나면 작품의 의도가 퇴색할 수도 있겠다 싶어 아름다운 말투를 찾으려고 애썼다"고 했다. 김 감독은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탈북자에 관해 폭넓게 취재했다. 실제로 벨기에에서 난민으로 인정돼 살아가는 탈북자를 만나기도 했다.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로기완과 마리(최성은)의 로맨스가 들어간 점이다. 극 중 한국계 벨기에인인 마리는 엄마의 죽음이 남긴 상처로 자포자기하면서 살다가 로기완을 만나면서 삶의 변화를 맞는다. 원작에 없다가 추가된 탓인지 마리라는 캐릭터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지적에 김 감독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며 "마리가 땅에 발을 붙이도록 애썼고 최성은 배우도 많이 노력했지만, 다른 캐릭터들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성은에 대해선 "열정이 넘치는 배우"라며 "집중력이 대단해 현장 분위기를 진지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었다"고 칭찬했다. 로기완과 마리 외에도 로기완의 엄마 옥희(김성령), 직장 동료인 조선족 출신 선주(이상희), 외삼촌 은철(서현우), 마리의 아빠 윤성(조한철) 등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도 돋보인다. 특히 이상희는 자연스러운 조선족 말투를 구사하면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김 감독은 "선주 역할엔 처음부터 이상희 배우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고 말했다. '로기완'은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수학여행'(2010)과 같은 단편에서 소외된 사람의 감정을 인상적으로 그려내 주목받았다. 김 감독은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로기완'에서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돌아보면서 좋았던 걸 강화하는 쪽으로 하고 싶다"며 "캐릭터의 다채로움을 다루는 데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많은 캐릭터가 나오는 이야기가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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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 최성은 "음울하지만 삶의 냄새 강하게 나는 영화""어두운 골목길 구석처럼 칙칙하고 음울하지만, 어떤 부분에선 삶의 냄새가 강하게 났어요. 따뜻한 시선도 느껴졌고요." 7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주연 배우 최성은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던 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로기완'은 삶의 희망을 안고 북한에서 탈출한 남자 기완(송중기 분)이 벨기에에서 난민 자격을 취득하려는 험난한 여정을 그렸다. 최성은은 우연히 만난 기완과 사랑에 빠지는 한국계 벨기에인 마리 역을 맡았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스스로 삶을 망가트리는 인물로, 술과 마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가 기완을 만난 뒤 변화를 겪게 된다. 최성은은 "마리는 겉으로는 사납고 발톱을 드러낸 느낌인데, 속은 순수하고 여린 친구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마리는 대사의 상당 부분이 불어고 총을 쏘는 장면도 많이 나와 소화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그렇기에 "더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최성은은 강조했다. 캐스팅 직전까지 불어를 한마디도 못 했다던 그는 선생님을 곁에 두고 대사를 통째로 달달 외우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사격의 경우 촬영 전 한국에서 배운 다음 로케이션 장소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도 연습을 이어갔다. 마리가 극도로 방황하는 캐릭터기에 감정 연기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마약에 취해 몸을 떨거나 감정에 북받쳐 도박장 주인과 대적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최성은은 "이렇게까지 감정을 모두 보여주는 게 맞나" 불안했다며 "어떻게 해야 (내 연기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체를 볼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상대 배우인 송중기 덕에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송중기의 조언으로 처음 대본과는 달라진 장면도 있다. 최성은은 "중기 선배는 어떤 장면이 이해가 안 될 때 다른 사람을 끝까지 설득해서 납득하게 만드는 힘이 있더라"라며 "그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배웠다"고 돌아봤다. "중기 선배는 단단한 보석 같아요. 순수하고 올곧은 열정을 가진 분이라고 할까요. 그렇게까지 고민하고 안팎으로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게…본인의 역할과 작품에 대해 확신하는 그 힘을 본받고 싶었어요. '로기완'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마리와 기완의 멜로 라인을 두고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모든 것을 잃은 채 벨기에에 온 기완이 마리와 사랑에 빠진다는 게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성은은 "인간이라면 그럴(극한 상황에서도 사랑할) 수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둘은 너무 다른 상황에 부닥쳐있지만, 이방인이라는 공통된 정서가 있잖아요. 마리와 기완 모두 어머니에 대한 죄의식도 있고요. 두 사람은 그걸로 뭉쳐진 것 같아요. 서로가 불쌍하고 안쓰럽지 않았을까요."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로기완'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서 3위에 해당하는 시청 수를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최성은은 "솔직히 프라이드는 없고 부담이 된다"며 웃었다. '시동'(2019)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십개월의 미래', '젠틀맨' 등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괴물', '안나라수마나라' 등에도 출연하며 경력을 쌓는 중이다. "이 자리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매 순간 자기검열도 하게 되고, 감사한 마음도 커요. 선배님들을 보면 항상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더라고요. 저도 어떻게 하면 그 짐을 나눠서 질 수 있을지 고민하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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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이즘 한글서예가전 '아리랑특별전'.13일 개막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남과 북이 유네스코에 공동등재 된 '아리랑'이 한글 서예작품으로 출품되어 소개된다. 다시 ‘이즘한글서예가전’이 펼쳐진다. 이즘한글서예가회(회장 이종선)는 한글서예계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네번 째 전시를 개최한다. 오는 13일부터 1주일간 인사동 한국미술관(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2)에서 개최한다. 개막 행사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 한글 서예계를 대표하는 중진 및 신진작가로 구성되어 있는 이즘한글서예가회는 2021년 처음 전시를 열어 중량감 있는 전시라는 평과 함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한글서예의 진면목을 보였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매년 연 이은 전시회를 열면서 한글서예의 정체성을 구축하며 변화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어 서단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이즘한글서예가전'에는 총 30명의 작가가 개성이 돋보이는 독창적인 작품 90여 점이 출품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주)국악신문사(대표이사:기미양)의 지원을 받아 '아리랑 특별전'을 병행하여 진행하게 된다. 본조아리랑,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문경새재아리랑, 대구아리랑, 예천아리랑, 경산아리랑, 강원도아리랑, 춘천아리랑, 북한아리랑, 서도아리랑, 등 한반도 각 지역 아리랑과 동포사회가 향유하는 디아스포라 아리랑, 사할린아리랑 사설이 담긴 한글 서예작품이 전시된다. 출품된 아리랑 작품은 전시회를 마치고 (주)국악신문사에 기증되어 국내외 지역에서 열리는 아리랑 행사에 순환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국악신문은 2022년 ‘이즘한글서예가전’에서 한글서예의 매력과 감동을 국악신문 독자들과 함께하고자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사설’을 주간 연재를 강권하게 되었다. 한얼 이종선 회장의 글감 선정에서 해설까지, 직접 맡아 현재 200회 연재를 앞두기에 이르렀다. 이는 우리 국악계의 큰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시작할 당시 시조·가사·가곡·사설 중심에서 민요 아리랑 사설에 이르렀다. 주간 접속 수가 가장 높은 연재물이다. 독자들은 앞으로 신민요 사설은 물론, 창가와 가요 사설까지 기대한다는 요청이 들어 오고 있다. 이는 한얼 선생이 구사하시는 서체의 기운은 물론, 깊고 풍부한 해설의 격조를 받아 드리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일부 독자들은 한글서예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신 것에 큰 감사를 드립다고 전했다. (주)국악신문사 기미양 대표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참가 작가 모두가 아리랑 작품을 내신다는 소식에 기대가 매우 큽니다. 3월의 꽃 향기를 찾아가는 설레임으로 ‘2024 이즘한글서예가전’, 그리고 그 속의 ‘아리랑특별전’을 보러 가겠습니다" 이어서 "그리고 독자들은 물론 전국 아리랑 식구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나아가 국내외 동포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출품작가는 다음과 같다. 구자송 김광희 김도임 김두경 김문희 김선숙 김진태 문재평 문영희 박경희 박병옥 박정숙 서복희 서혜경 신명숙 유혜선 은성옥 이광호 이병도 이성숙 이종선 장용남 정복동 정영필 조용연 조현판 최미연 최민렬 한소윤 홍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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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감독 별세, 향년 65세전 민들레기획 대표 박승찬 감독이 오늘 5일 새벽 1시 35분에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제일기획을 시작으로 '58년 개띠 유년의 종로'라는 에세이를 낸 전직 TV 다큐멘터리 연출감독. '국악유튜브'방송을 진행하면서 국악인 정유정과 함께 '국악과 함께하는 추억여행'을 진행하였다. 최근에는 보령머드축제 총감독, 2020문경새재아리랑축제 진행을 맡기도 했다. 빈소는 건국대학교병원장례식장 202호실, 발인 3월 7일 목요일 오전 9시 장지는 성남시 영생원 상주는 박지만, 유족으로는 배우자 오정희, 딸 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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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 수 있게 해달라" 성읍민속마을 주민들의 호소편집자 주=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제주 성읍민속마을은 조선시대 약 500년간 정의현청이 있던 정의현성의 중심마을이다. 과거 제주의 행정구역인 제주목·대정현·정의현의 하나다. 성읍민속마을은 제주 전통 초가 등 제주의 옛 모습과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지난 1984년 국가 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88호로 지정된 이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주민들이 초가집에 거주하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지만, 보전과 정주여건 개선이라는 오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문화 원형 보전이라는 가치와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오랜 기간 쌓이고 쌓여 문화재이자 관광지로서의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제주의 가옥과 마을,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난 2차례 연재에 이어 살펴본다. ◇ 문화재 보전, 정주여건 개선 놓고 갈등 지난 2월 23일 오후 찾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1리 제주성읍마을의 한 초가집. 10평(33.05㎡)이 조금 넘는 작은 초가에 90세 넘은 할머니가 홀로 생활하고 있었다. 손바닥만 한 상방(마루)엔 각종 살림도구가 가득해 손님이 오더라도 함께 앉을 만한 공간이 여의찮아 할머니는 구들방에서 동네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100년이 채 안 된 초가집은 겉으로 보기에도 너무나 위태로웠다. 천정과 외벽은 바름흙이 벗겨져 떨어져 나가 서까래와 벽체가 훤히 드러났고, 다 낡아빠진 외마디 나무기둥이 위태롭게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다. 전선이 지붕을 따라 그대로 노출돼 있어 단락(합선)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에도 매우 취약해 보였다. 초가집 안으로 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내부에 목욕탕과 화장실을 만든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고,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길게 연결해 입구 근처에 대야를 받아 생활용수로 쓰고 있었다. 가까스로 가스레인지를 상방에 두고 음식을 내부에서 해 먹을 수 있는 게 고작이었다. "지금 2024년도에 이렇게 산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요?" 주인 할머니의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인근의 또 다른 초가집은 일주일 넘게 비가 이어지자 방안으로 비가 새고 있었다. 임시방편으로 지붕에 방수용도의 비닐을 씌우고 그 위로 다시 새(억새의 일종인 '띠'를 뜻하는 제주어)를 덮었지만 그런데도 비가 새는 걸 완전히 막을 수 없었다. "예전엔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막 줄줄 떨어져서 방에 물이 벙벙해졌다"는 집주인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지붕에 비닐을 씌울 땐 초가지붕에서 굼벵이 수십마리가 떨어져 나왔다고 했다. 볏짚이나 썩은 나무, 톱밥, 부엽토 등 식물질을 먹고 자라는 굼벵이의 특성상 초가지붕은 굼벵이가 살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읍민속마을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이유는 한 가지다. 자기 소유의 주택임에도 마음대로 증·개축을 할 수 없는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성읍민속마을이 지난 1984년 6월 12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마을 내 초가집 외관을 변경하거나 수리하려면 문화재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현상변경 허가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다소 복잡하고 까다롭다. 예를 들어 주민이 화장실이나 욕실 용도로 초가집을 증축하려고 하면 우선 관할 지자체인 서귀포시에 신청해야 한다. 그러면 시는 다시 제주 세계유산본부에 요청하고, 세계유산본부는 재차 문화재청에 요구해 허가받는다. 원칙적으로 30일 안에 허가가 나와야 하지만 현장실사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더 오래 걸린다. 또한 싱크대 또는 냉난방 시설 등 경미한 현상변경도 지자체 차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민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고윤식 성읍1리장은 "부엌을 늘리려고 해도, 화장실을 만들려고 해도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내 집인데도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며 "얼마나 답답했으면 초가집을 2천만원에 팔고 인근 문화재 지정 구역 밖에 집을 새로 지어 이사했겠느냐"고 말했다. 김명호 전 표선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현상변경 내용에 따라 허가가 나오는 데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불편하고 까다로워 주민들이 일일이 허가받으려고 하지도 않고 결국 행정 몰래 불법 증·개축 등 악순환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화재 보수, 건축은 일반 건축업자가 할 수 없고 허가받은 업체만 할 수 있어 평당(3.3㎡) 1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일일이 허가를 받고 진행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탓에 지역 주민들은 초가집을 불법으로 증·개축해서라도 화장실과 욕실, 보일러실 등을 암암리에 만들어 생활하고 있다. 상당수 주민들은 더는 초가집에 못 살겠다며 집을 제주도에 팔고 이주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주민은 집을 팔고 받은 돈으로 다른 곳에 주택을 마련할 수 없자 마을 인근의 천미천 공원 부지에 컨테이너 가건물 등을 지어 생활하기도 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현재 제주성읍민속마을 지정구역 79만4천213㎡ 내 등록가옥은 306가구 1천305동이다. 이 중 초가는 정의현성 안에 있는 일명 '성내'(城內) 77가구 260동, '성외'(城外) 158가구 674동이다. 주민이 떠나가면서 제주도가 매입한 초가는 44가옥 109동이다. 제주도는 증·개축 등으로 인한 마을 내 불법 건축물이 870여동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상 90% 넘는 대부분의 초가가 원형을 잃고, 외형·구조·내부 변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오랜 기간 생활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주민을 탓할 수도 없다. 제주도는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환경개선을 하고, 지난 2022년부터 소유주의 신청을 받아 불법 무허가 건축물에 대한 철거 등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지난 40년간 주민 편의는 고려하지 않은 채 초가 원형 보존이라는 원칙만을 강조한 나머지 과거의 옛 정취와 전통경관도 잃고 주민도 떠나가는 특색없는 민속마을로 전락해가는 셈이다. 김철홍 전 성읍1리장은 "성읍마을 내 초가집 평수가 12∼15평(39.7∼49.6㎡) 정도다. 일반적인 국민주택 수준은 25평(82.6㎡)이다. 사람이 사는 민속마을로 지정했으면, 적어도 사람이 가족을 이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가는 사람이 살면서 손때를 타야 수십년, 100년이 지나도 끄떡없이 보전되는 것"이라며 "훼손 가옥을 정비하는데 수많은 돈을 들이며 낭비하기 보다 주민이 마을을 지키며 예쁘게 가꾸며 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윤식 현 성읍1리장은 "사람들이 떠나간다. 젊은 사람은 다 떠나고 늙은 사람들만 남게 됐다. 옛날 학교 다닐 적 한 반에 50∼60명 했던 성읍초등학교 전체 학생 수가 이제 60명이 안 된다. 이러다 학교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해마다 이주자로 인해 발생하는 빈집이 3∼4채씩 꼴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현재 복잡한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받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최대한 마을 주민 입장에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문화재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월부터 성읍마을의 체계적인 보전·정비사업 추진방향을 재정립하고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성읍마을 제3차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중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담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