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휴일의 詩] (108)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일의 詩] (108)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 특집부
  • 등록 2022.11.19 07:30
  • 조회수 2,016
311783632_8110617465677002_7603804129478902968_n.jpg
무제(사진=강희갑)

 

 
친구야 너는 아니

                                 이해인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로 하시던 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날

이 세상에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추천인:기미양(아리랑연합회 회원)

"가끔은 문뜩 어릴적 친구를 떠올릴 때가 있다. 오랜 동안 소식이 끊어졌지만 잘 있겠지. 어쩌면 아픈 일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었어도 잘 견디고 있겠지. 이런 때 꺼내 읽는 시가 이해인님의 이 작품이다. ‘친구야 너는 아니? 아픔 없는 인생은 없다는 것을. 나도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