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국악인 추천 휴일의 시(71): 2월에는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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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추천 휴일의 시(71): 2월에는 (이향아)

추천인:김지연(국악신문사 전 대표)

  • 특집부
  • 등록 2022.02.19 07:30
  • 조회수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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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는

                                       이향아(1952~ )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추천인:김지연(국악신문사 전 대표)

"설 지나고 입춘 지나고 대보름 지나 벌써 2월의 중순. 문득,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