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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칼럼] (29)
‘2005’의 아리랑<3>
강원도아리랑의 존재와 전승실태

기찬숙/아리랑학회 연구이사

특집부
기사입력 2021.03.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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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역 아리랑의 전반을 공식적인 보고서로 제시한 것은 지난 회의 서울경기지역 아리랑 6과 같이 최초이다보고자는 강등학(강릉대학교)교수이다. ‘강원도 아리랑의 존재양상과 문화적 전래와 강원도의 아리랑 전승실태를 중심으로 보고되었는데강원도 토속아리랑을 ()아라리역음아라리잦은아라리 3종으로 규정하였다아라리와 엮음아라리는 전자의 가락으로 되돌아오고 부수적으로 불려 분명한 변주 관계로 보지만잦은아라리는 독립적으로 불리는 별개의 관계로 보았다이들의 분포 상황은 강원도뿐만 아니라 경기충청경상전북에까지 광역적이고그 분포의 밀집상은 아라리가 가장 넓고잦은아라리엮음아라리 순임을 확인하였다현재 제도적 관리는 아라리와 엮음아라리는 강원무형문화재 제1호 강원도아리랑으로잦은아라리는 제 5호 강릉학산옥독떼기 과장 모심는 소리로 지정되어있다.

     

    보고서는 이 강원도 토속아리랑이 모든 아리랑의 본원적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하였다그리고 그 첫 출현을 서울 긴아리랑이어서 잦은아리랑이라고 하고, 1926년 본조아리랑이 잦은아리랑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그러나 긴아리랑이 잦은아리랑에 앞서 출현했다고 하는 것은 이보형("아리랑소리의 근원과 변천에 관한 음악적 연구”, 한국민요학회, 1997) 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오류이다김연갑최헌김경아의 연구에 의해 경복궁 중수를 계기로 대중에 의해 문경소리를 매개로 잦은아리랑이 출현했고이의 영향으로 좌창 전문음악인들이 잦은아리랑을 작창한 것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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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미국에서 아리랑을 공부하기 위해 오신 이정면교수(유타주립대학 지리학과 교수) 부부와 함께 전국 아리랑답사를 안내했다.-정선에서 필자와 함께 한 이정면교수, 2년후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출판까지 문헌제공을 하고 감수를 맡았다. 책 표지 사진 및 답사 사진도 제공했다.

     

    보고서 중 주목하는 내용은 다음 세 가지이다첫째는 아라리 분포의 지리적 환경 조건(산맥 분포)을 제시한 것이다토속 아라리의 분포가 강원도를 중심으로 경기도 동부와 남부충청북도충청남도 동부와 남부 등 중부지방의 서남쪽에 분포하고 있다는 전제이다이는 강원도 동쪽에 태백산맥이 종단하고 이로부터 광주산맥차령산맥소백산맥이 뻗은 것이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으로소백산맥에서 다시 노령산맥이 갈라지면서 경기도충청남북도경상북도전라북도에 이르러 전파분포상을 형성했다고 한 것이다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아라리의 분포가 태백산맥을 근간으로 한 산맥분포와 일치한다는 점이다이는 대립과 소통이 산맥을 통하여 이뤄짐으로서 문화적 감각이 에너지화 되어 부딪치는 곳에서 접변을 이룬 결과이다이에 따라 아라리가 처음 출현한 곳은 결국 태백산맥의 한 지역임을 입증해 준다는 사실에서다.

    한편 이에 대해서는 2017년 필자가 안내하여 이뤄진 지리학자와의 아리랑기행’(김연갑선생과 이정면 유타대 교수 외 7)프로젝트에서 확인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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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문경정선아리랑답사(해설:기미양/아리랑학회)(주관: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위원장:이만유))정선아리랑 예능보유자 김길자 명인에게 정선아리랑 수업을 받고 나서 기념촬영. 정선아리랑전수관에서, 2018.04.27.

    두 번째 중요 내용은 아라리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밝힌 점이다. 강원 토속민요로 자생장르로 전제한 아라리는 종류를 다양화하기 보다는 기능을 복합화 하는 특징을 갖는다는 것이다. 곧 아라리는 기능이 가장 많은 노래로 나무하기를 대표 기능으로 하고, ‘노해하기’, 모심기, 밭매기 순의 기능이라고 조사했다. 그리고 강원도에서는 노래하기가 가장 큰 기능인데, 지역을 벗어나면서 나무하기모심기기능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양상은 아라리의 전파는 강원지역과 다르게 가창유희요 보다는 나무하기모심는 소리의 노동 기능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다음 세 번째는 아라리의 생태적 환경변화에 따른 성격변화상을 제시한 점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산간지역에서 들의 농사지역으로 전파되면 당연히 일의 성격에 따라 가창방식, 후렴, 사설의 형식과 내용이 바뀌게 된다. 산간 지역의 가창유희 자리나 밭농사에서는 거의 독창이나 윤창이지만 논농사인 모심기나 논매기에서는 다른 이들과 호흡을 맞춰야 함으로 선후창이나 윤창으로 부르게 된다. 선후창은 후렴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성격을 분명히 한다.

    한편 이 후렴의 여부는 정선아리랑 비문에서 아라리가 후렴을 수용한 것은 경복궁 중수 이후라고 한 사실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주목이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폈듯이 강원지역 아라리는 모든 아리랑의 근원적 배경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창 방식이나 후렴의 여부 등에서 다른 지역 아리랑과 다른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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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아리랑페스티발>에서 정선아리랑을 전해주는 김길자 명인(강원도무형문화재 제1호 정선아리랑 예능보유자), 뒤 영상에는 정선아리랑을 전수해준 아버지 고 김병화 명창의 모습이 보인다. 장소:국립중앙박물관 야외 특셜무설무대. (사진=기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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