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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이 걸어온 길 13

「국악신문」의 사시(社是)

특집부
기사입력 2020.12.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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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특집부 

     

    신문사의 사시는 창간이념이다. 신문사 사주의 경영철학이나 경영 이념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신문사의 경영방침이나 사원들의 행동지침으로 구체화된 것이기도 하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언론사임으로 대개는 진실, 공정, 정의 등 언론의 역할과 관련된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일반 회사 사훈(社訓)과는 다르다. 예컨대 인화(人和)라든지 단결, 사랑 등의 키워드로 이익창출을 독려한다. 신문사 사시는 대개 단문형(슬로건형)과 문장형으로 이뤄진다. 전자는 1면 제호 위나 밑에 매일 싣고 있으나 설명체 사시는 특별히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시는 대부분 창간 때 제정된다. 창간사와 함께 창간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그래서 창간 당시의 시대상황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통일이라는 단어는 옛 신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지만 88년 민주화 분위기 속에서 창간된 일부 신문은 사시로 채택한 예에서 알 수 있다. 또한 종교재단과 관련된 신문의 경우에는 당연히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기도 한다. 문제는 자신들이 내세운 사시가 실제 보도에 있어 얼마나 충실히 지켜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사시가 종사자들의 개인적 가치관과 합치되고 신문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날 때 의미를 갖는다. 사시를 통해 그 신문의 어제와 오늘을 가늠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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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1995년 1월 12일자 제10호에 게재된 김호규 발행인의 신년사. 사시(社是) 정신을 살필 수 있다.

     

    소위 10대 일간지(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문화일보·한국일보·경향신문·서울신문·국민일보·세계일보)라고 하는 메이져(major)급 신문사의 사시는 독자에게 신뢰를 얻고, 소속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도 하기에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단문형과 문장형 사시를 갖고 있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살펴본다. 조선일보는 "독립운동가 조만식(曺晩植/1883~1950) 선생과 방응모(方應謨/1883~1950) 선생이 주도해서 만들었습니다. 이 사시는 지난 세월 동안 조선일보의 흔들림 없는 이념과 지향점이 되었습니다.” 제정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정의옹호(正義擁護)

    문화건설(文化建設)

    산업발전(産業發展)

    불편부당(不偏不黨)


    자신들을 민족지로 내세우고 정의를 통해 문화를 새롭게 세우겠다는 의지와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어디에 치우침이 없겠다는 네 가지 슬로건을 사시로 하였다. 이는 1920년 창간 단시 제정한 사시를 100년간 유지하고 있다. 다음 중앙일보 사시다. 사주 이병철(1910~1987)에 의해 정치보다 더 강한 힘으로 사회의 조화와 안정에 기여하자는 뜻으로 제정했다고 한다.

     

    1. 사회정의에 입각하여 진실을 과감 신속하게 보도하고 당파를 초월한 정론을 환기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밝은 내일에의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고취한다.

    2. 사회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경제후생의 신장을 적극 촉구하고 온갖 불의와 퇴영을배격함으로써 자유언론의 대경대도를 구축한다.

    3. 사회공기로서의 언론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이성과 실용을 겸비한 건전하고 품위있는 민족의 목탁이 될 것을 자기한다.


    이 중앙일보 사시는 설명형 사시의 전형이다. 1965년 창간 당시로부터 현재까지 유지되는 사시다. 진실을 통해 밝은 미래를 이끌고, 경제후생으로 복지사회를 견인하며, 품위있는 민족의 목탁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살핀 두 신문의 창간이념대로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는 독자의 평가일 뿐이다.


    국악신문의 사시는 창간호에서 삶을 풍요롭게 인도하는 주간신문"이란 단문형이 제시되었고, 산발적으로 유사한 메시지가 제시되었다. 이와 함께 창간사와 발행인의 발언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시는 창간 당시의 시대상에 그 배경을 두고 있음은 물론이다. 1993년의 판소리 소재 영화<서편제>의 흥행 여파, 1994국악의 해국악의 거리로 제정, 한국방문의 해제정이 그것이다. 국악의 재발견, 국악의 가치 발현, 그리고 국악의 세계화를 이슈화 한 시대였다. 이런 배경에서 창간함으로서 사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삶의 풍요를 인도하는 정보를 담아 공동체 결속에 기여한다.

    2. 놀이문화를 중심으로 한 국악을 중흥시킨다.

    3. 민속음악의 생활화에 기여한다.

    4. 국악인 공동체를 지원한다.


    이 사시는 제호와 창간사 내용과 발행인의 발언, 그리고 산발적으로 제시한 캐치프래이즈를 통해 정리한 것이다. ‘국악신문이 걸어 온 길 6’에서도 언급했듯이 전통놀이=민속음악=국악이란 개념과 국악협회를 중심으로 한 민간단체를 국악 전승 공동체로 이해한 기조에 기인 한다. 결국 국악신문 사시는 민속음악을 국악의 중심에 두고, 교육과 생활화에 기여하며, 국악 공동체 지원 실천을 표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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