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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춤을 불러, 신을 위로하는 경계를 초월한 소리, 시나위! 5월 25일 ~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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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뉴스

인간의 춤을 불러, 신을 위로하는 경계를 초월한 소리, 시나위! 5월 25일 ~ 6월 22일

  • 김지연
  • 등록 2011.05.16 13:54
  • 조회수 2,276

인간의 춤을 불러, 신을 위로하는 경계를 초월한 소리, 시나위!

일 시 : 2011. 5. 25(수) - 6. 22(수),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장 소 : 한국문화의집 공연장


명인의 이름을 걸고 진짜 우리 소리를 선보인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이세섭)은 오는 5월 25일(수)부터 6월 22일(수)까지 한국문화의집 (삼성역 소재)공연장에서 ‘시나위’를 올린다. 민속악계의 대들보 5인이 하나씩 조를 이루어 총 5회에 걸쳐 서로의 산조와 시나위를 겨룬다. ‘팔무전’ ‘팔일’ 등 우리 춤판의 혁명을 일으킨 한국문화의집의 새로운 기악공연 프로젝트로 굿판 이나 무용공연에서 흥을 돋우고 주인공을 빛내주던 악사들이 그들의 명예를 걸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나위의 진수를 선보이려고 한다. 김청만, 최경만, 박환영, 허용업, 정영만 이들이 이끄는 각기 다른 시나위는 우리 민속악의 정석이며 기준이 될 최고의 무대를 펼칠 것이다. 특히 국악 애호가들에겐 대한민국 최강 산조 잽이 들을 차례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틀 안에서 자유롭게 섞인 ‘조각보’와 같은 음악, 시나위!

시나위는 경기도에서 전라도에 이르는 지방의 세습무들이 굿판에서 연주하던 무속 음악을 일반적으로 일컫는다. 이후 대금, 향피리, 해금, 아쟁, 가야금, 거문고, 징으로 연주하는 민속기악 합주로 발전하면서 모든 악기가 합주하고 독주하고 다시 합주하고 독주하기를 반복하는 식의 새로운 형태로 연주된다.
다른 음높이로, 장단의 흐름에 따라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정성을 담아 연주한다.
불협화음을 이루기도 하나 제멋대로인 듯 오히려 조화롭고 자연스러우며 힘이 넘쳐난다. 악보도 없이 장단 틀 안에서 가락을 맺고 풀어나감이 우리 전통예술품 조각보와 같다.


이 시대 최고의 산조잽이들이 펼치는 시나위 겨루기 한 판!

팔무전, 팔일의 연이은 성공은 한국문화의집에게는 또 다른 기획에 대한 목마름으로 다가왔다. 우리 시대 춤판의 혁명이 기악공연에도 불길 기대하며, 시나위가 춤에서 곁들어진 반주음악이 아닌 진정한 주인공으로의 변신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최고의 명무들의 한판! 팔무전과 64인의 거대한 춤판 팔일이 양질과 규모에서 관객들을 홀리는 데 성공했다면 이번엔 국민악사 5인이 이끄는 서로 다른 맛의 시나위로 국악계의 판을 뒤흔들 예정이다.

시나위는 그동안 굿이나 춤판에서 들러리음악으로만 인식되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배경음악으로 치부되던 시나위를 무대의 중앙으로 끌어내어 우리소리의 근원과 흥의 원천을 펼쳐 보이려는 것이 기획의도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 민속악계 최고봉들이 ‘시나위’라는 단 하나의 주제로 5일에 걸쳐서 서로의 음악을 가감 없이 견준다는 점이다.

2011 시나위, 최초로 이뤄지는 민속악 최고의 만남

2011 시나위는 산조의 길을 잃고 방황하는 요즘 국악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본을 거스르고 어설픈 서양음악에 기대는 퓨전국악이 쏟아지는 요즘 원래 우리 것, 가장 클래식한 것이 가장 세련된 것이라는 진리를 일깨워 줄 그런 공연으로 그 가치가 충분하다. 서울, 경기, 진도, 통영 등 특정 시나위의 우월함의 이 아닌 각 지역의 특색이 묻어나는 시나위 퍼레이드가 될 것이다.

일명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국민 고수 김청만이 이끄는 서울 시나위, 호적풍류의 대가 최경만이 이끄는 경기 시나위, 진도씻김굿 姑박병천의 아들 박환영이 이끄는 진도시나위, 사람 뿐만 아니라 귀신들마저 가장 좋아하는 굿 음악의 대가 허용업이 이끄는 경기 도당굿 시나위, 남해안 별신굿 마지막 대사 산이 정영만의 통영시나위, 활동하는 지역은 달라도 시나위에 대한 방향이 같은 이들이 순서대로 우리음악의 참 맛을 알려주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지 못한 보통의 악사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담스러운 공연이다. 시나위는 짜여진 것이 단 한 번의 그날의 무대만으로 완성되는 음악이다. 따라서 연습과 호흡이 부족한 악사들 사이에선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그야말로 ‘순간의 미학’이다. 따라서 20년 넘게 서로의 눈빛만 봐도 통하는 악사들의 조합이 아니면 불가능한 공연이기에 이번 한국문화의집 시나위공연은 말 할 나위 없이 ‘시나위’의 정석이다. 그러나 시나위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5회의 장기공연 역시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도가 우리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과 점점 뿌리 체 흔들려 방향을 잃어가는 우리 민속악계에 적지 않은 깨달음을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번 판이 더욱 값진 것이다.
본능에 충실하고 뿌리를 자연스레 이어가는 민속악 본연의 특성이 이번 시나위 공연을 통해 여과 없이 펼쳐질 것이다.

공연개요
○ 주최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 후원 : 문화재청
○ 2011. 5. 22(수) - 6. 22(수)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총5회
○ 한국문화의집 공연장 (삼성역 4번 출구 섬유센터 건물 뒤)
○ 관람료 : 전석 만원
○ 전화예매 : 02-3011-1720~1
온라인예매 : 한국문화의집 홈페이지 www.kous.or.kr

레퍼토리 소개

5.25 김청만과 시나위........................................................
장고,북_ 김청만 / 가야금_ 백인영 / 아쟁_ 박대성 / 거문고_김무길
/ 대금_ 원장현 / 피리_한세현 / 해금_김성아 / 징_유인상 / 소리_김수연

프로그램 : 해금산조 / 거문고 대금 병주 / 판소리 / 아쟁산조 / 서울 시나위

6. 1 최경만과 시나위........................................................
태평소,피리_ 최경만 / 가야금_ 지성자 / 대금_ 이철주 / 피리_김효도
/ 해금_김무경 / 장고_ 윤순병 / 징_김성엽 / 민요_유지숙(특별출연)

프로그램 : 대영산(관악영산회상) / 가야금산조 / 대금독주 ‘댓소리의 한’ / 경서도 민요합주‘긴아리 잦은아리 금드렁 타령’
금강산 타령, 노랫가락, 창부타령, / 아쟁 산조 / 호적 풍류 / 경기 시나위

6. 8 박환영과 시나위........................................................
대금_ 박환영 /피리_이종대 / 해금_홍옥미 / 소리_박미옥
/ 소리, 징_박성훈 / 장고_ 김오현

프로그램 : 산자를 위한 축원덕담 / 제석노래 / 박종선류 아쟁산조
고풀이 시나위 / 씻김 시나위 (진도 시나위)/ 박종기제 대금산조 / 살풀이 시나위

6. 15 허용업과 시나위........................................................
피리, 해금_허용업 / 대금_ 한영서 / 해금_ 박문영 / 장고_오진수(박수무당) / 장고_ 노헌식, 곽승헌, 변남섭 / 징, 소리_김순중 (경기 도당굿 소리)

프로그램 : 경기 도당굿 시나위 / 대풍류 / 피리독주 잦은 한잎 /
쌍호적 ‘능게’ ‘꽃방아타령’ 등 / 중디박산 / 판패개 소리

6. 22 정영만과 시나위........................................................
구음,징_ 정영만 /가야금_정우정 / 아쟁_조성재 / 대금_정승훈
/ 피리,태평소_정석진 / 해금_정은주 / 장고_이현호

프로그램 : 통제영제례음악, 영남풍류음악 / 들채굿 연주 / 잔삭다리굿 연주
구음시나위 / 태평소 시나위 / 방안 오구

* 공연은 매주 수요일 1회씩 총 5회 동안 시나위라는 주제로 5명의 명인이 각 1개씩 조를 이끌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각 공연 날의 곡 순서는 아직 미정이다. 판의 흥을 죽이고 살리는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나위 와 대표 잽이 소개

시나위는
시나위는 그 어원에 대한 해석이 워낙 다양하고 분분하나 학계에선 신라 시대 때 ‘사날’이라는 말에서 유래했고 그 뜻은 ‘새로운 시대’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하게 일치되는 해석으로 시나위의 묘미는 즉흥음악이라는 데 있다. 고정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악기가 즉흥적으로 서로 엇갈리게 연주하는 묘한 선율은 듣는 사람의 오감을 놓지 않아 계속해서 집중하게 한다.
예측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변화 앞에서 관중은 자신도 모르게 몰아의 경지에 빠져든다. 즉 시나위는 전 세계 수많은 애호가들의 음악인 미국의 재즈와 흡사한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나위 와 대표 잽이 소개

5.25 김청만과 시나위

김청만 : 46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그의 나이 11살에 음력 정월이면 걸궁패가 신나게 두들기며 시내 집집마다 들며 걸립할 때 어린 그도 깡통을 두들기며 그들의 뒤를 따라다니곤 했다. 열 세살 때 김이삼이 움직인 극단 풍물팀에 들어가 최막동 (설장고 명인)선생 에게 설장고를 배우고 토막무대에서 혼자 장구솜씨를 보였다. 이후 임춘앵 여성 국극단 악사로 활동하면서 본격 국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1965년 한일섭 명인에겐 구음을 김동준 명인에겐 소리 북장단을 배우며 1983년 국립창극단 악사로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 후 1988년 국립국악원으로 자리를 옮겨 중요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후보가 되었다. 현재는 새울전통타악진흥회를 운영하며 후학양성 및 고법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김청만의 북소리는 매번 창자를 빛냄과 동시에 객석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북에 혼을 담아 자신의 기량을 조절하면서 악사나 창자의 연주에 힘을 실어주는 솜씨는 그야말로 국민 고수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반주한 악사만 해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고 오랜 세월 장단잽이를 하다 보니 왠만한 악기의 선율과 소리는 그의 손과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가 대한민국 최고 고수라는 사실은 국악에 입문한 이라면 결코 모를리 없다. 5.25(수) 오후 8시 김청만이 이끄는 서울시나위에는 판소리 명창 박동준의 아들이자 이 시대 최고의 아쟁명인 박대성과 즉흥산조의 명인 백인영 선생이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 대표 잽이 소개

6.1 최경만과 시나위

최경만 : 47년 서울 성동구 군자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동네에는 국악 전공자들이 많아 자연스레 우리 음악을 듣고 해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의 나이 16살에 동네 국악을 전공한 대학생이 피리, 해금산조의 대가 지영희 선생을 소개해 줘 정식으로 문하생으로 피리를 배우게 된다. 이후 18살이 되던 해에 태평소 최인서 보유자로부터 태평소과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해 후에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이 되어 본격적인 악사의 길을 걷게 된다. 다년간의 단원 생활을 거쳐 현재는 한국음악연구회 총 연합회 회장, 삼현육각 보존회 회장, 부여군 충남 국악단 예술감독의 역할을 하며 우리음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굿판에서 기량이 부족한 태평소 연주는 그저 음정이 매우 높고 음량 또한 커서 쉽게 다른 악기와 어울리지 못하곤 한다. 하지만 최경만의 태평소는 기가 막힌 소리를 내며 다른 악기와의 어울림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쇠나 북, 징과 같은 타악기의 공백을 풍성하게 채우는 것이다. 최경만 명인의 연주는 그야말로 무대를 채우는 깊고도 맛깔스러운 소리를 현란한 손놀림과 함께 선보인다.

단국대학교 서한범 교수가 말하길“태평소는 이제 거의 단절된 소리며 특히 민간대풍류는 이제 연주하는 사람이 없어 잊힌 소리가 되었다, 더구나 전해진 지영희 선생의 자료는 완벽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이 음악을 다시 찾아내고 원로음악인들에게 확인하여 다시 살려낸 이가 최경만 명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음악의 최경만 명인의 존재는 실로 대단하다고 했다.
오는 6.1 (수) 최경만과 시나위에서는 그가 연주하는 애련한 선율과 묘한 성음의 호적풍류 뿐만 아니라 장고명인 장덕화, 대금명인 이철주를 비롯한 다양한 악사들이 경기시나위의 매력을 여과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이날은 최경만선생의 부인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선생의 특별출연으로 신선한 무대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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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박환영과 시나위

박환영은 1957년 진도에서 태어났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 72호 진도씻김굿의 예능보유자 박병천 명인의 아들이다. 대를 이어 대금 명인이 된 박환영은 자신의 아들 박명규(서울대 국악과 1학년)또한 대금을 가르쳐 집안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전통예술명가로 지정받게 된다.
박환영은 부친 뿐만 아니라 조부 또한 대금산조 창시자인 박종기(1880-1947) 선생으로 그가 국악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이생강 명인에게서 대금을 배우고 육군 본부 군악대에서 복무하게 되면서 그는 본격적인 악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후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추계예술대학, 목원대학교, 전남대학교 강사를 거쳐 현재는 부산대학교 국악과 조교수로 재직 하면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박환영의 연주세계나 활동은 여느 대금연주자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유년시절을 진도에서 보낸 덕에 혈연관계에 있는 대부분이 국악계에 종사하고 또한 진도 씻김굿을 보존하기 위해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어 뼈 속까지 잽이 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6.8 한국문화의집 공연은 진도시나위의 원형과 대금산조의 교본을 보는 무대가 될 것이다.
국악명문가 집안에서의 유리한 환경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닌 지휘자, 기획가, 행정가로서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박환영!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부터 해금하는 딸, 대금하는 아들까지 2대 3대에 걸쳐서까지 국악명문가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우리 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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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허용업과 시나위

허용업은 1948년 경기 구리 출신이다. 부친 허상천에게 피리를 배우고 이후 첫스승인 경기 도당굿 명인 이충선로 부터 본격적으로 피리를 배우게 된다.
그 시절 허용업은 꼭두새벽에 눈뜨자마자 피리 김을 들이고 가락을 떼는 악바리여서 수연장지곡을 악보 없이 삼 개월만에 익혔다. 어려서부터 악기를 배우고 자란터라 민속악은 익숙한데, 생소한 정악을 비롯한 대풍류까지 섭렵하는 것은 그가 국악신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약 20년간을 스승 이충선을 따라 경기도 출신 악사들과 연주생활을 해나가며 연주실력을 쌓고 1980년에는 굿 청에서 피리, 대금, 해금 까지 섭렵하며 굿 음악의 천재로 불리게 된다. 현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104호 서울 새남굿 보존회 기능자이며,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15호 구리시 갈매동 도당굿 피리 기예능 보유자로 활동하고 있다.

굿판을 많이 따라다니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허용업은 정규음악교육에 의한 정형화된 연주가가 아닌 본능적으로 타고 난 ‘굿’ 맛을 지닌 재주꾼이라고 한다.
따라서 6.15 허용업이 이끄는 시나위 공연에서는 허용업이 펼치는 다양한 국악기 향연과 더불어 경기 도당굿의 신앙을 넘는 화합의 매력까지 어김없이 펼쳐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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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정영만과 시나위

정영만은 1956년 경남 통영의 무속집안에서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점 찍혀진 듯 신청(무당에게 법도와 예술을 가르치는 곳)으로 보내져 여덟 살 때부터 굿판에서 피리를 불렀다. 유년시절 집안 어른들을 따라 굿판, 요정 등을 다니며 김소희, 이매방, 조상현 등 다양한 명인들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어리지만 야무진 피리실력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어린 소년에겐 피리로 얻는 명성보다는 피리 부는 새끼무당이라는 현실이 더 큰 상처고 고민이었다.
그는 생계를 위해, 그리고 무당집 그림자를 조금이나마 지우기 위해 낮에는 공장에서 밤에는 요정에서 피리를 불며 청년기를 보냈다.
병역을 마친 후에는 택시 기사라는 번듯한 직업까지 갖는 듯 했으나 마음 안쪽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굿 가락에 피리를 들고 다시 발을 들인다. 결국 왕고모 정모련(남해한 별신굿 최고의 무녀)의 설득으로 다시 피리와 징을 잡게 되어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남해안 별신굿 보유자가 된다. 결국 이는 11대를 이어온 무당집에서 태어난 그의 정해진 운명 이자 ‘숙명’이었다.
통영의 마지막 대사 산이(악사라는 의미의 산이, 그중 큰 자를 일컫는 말) 정영만!
그가 오는 6월 22일 한국문화의집에서 남해안별신굿 12대를 준비하는 그의 자녀들 (대금: 정승훈, 피리: 정석진, 해금 정은주)을 이끌고 타고난 구음시나위가 곁들어진 통영시나위의 가족 파워를 아낌없이 보여줄 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