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은 제17회 무용단 정기공연 '학(鶴)'을 오는 29일, 30일 양일간 연악당에서 개최한다.
무용단 정기공연 '학(鶴)'은 전통춤 속에서 선조들이 담고 싶었던 학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학이 지닌 상징성과 그 정신세계를 현대적 미감으로 풀어낸 창작 작품이다. 궁중과 민속의 학춤 뿐 아니라 학의 이미지가 담긴 전통문양까지 학과 관련된 문화적 콘텐츠를 활용하여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생명 공동체라는 근본적 각성을 통해 훼손된 자연을 정화하고 인간성이 회복되기를 염원하는 작품이다.
창작춤 '학(鶴)'은 우리 민족의 풍류정신을 주제로 하여 합설이라는 양식으로 펼친다. 합설이라는 의미는 단순한 레퍼토리의 나열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미학이 숨어있다. 궁중 학무, 처용무, 종묘제례악 일무, 춘앵전 뿐 아니라 동래학춤, 고성오광대 기본무, 승무, 살풀이춤, 바라춤 등 전통춤의 호흡과 기본동작을 응용하여 전통춤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소통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궁중춤의 형식이 지닌 미장센 안에 다양한 전통춤의 개성을 담아내기 위해 무대미술은 심플하다. 무대는 족자를 여러 개 펼쳐놓은 듯 춤에 집중할 수 있게 몰입감을 더하고, 의상은 학의 형태적 상징성을 넘어 인간과 학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점묘화 기법의 영상으로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리얼리즘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배가 시키고, 세련된 조명의 빛과 새롭게 해석한 몸짓 언어로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접화군생(接化群生)의 메시지를 전한다.
'학(鶴)' 작품은 학과 인간 사이에 벌어진 학의 생태적 변화과정을 서막과 종막 외 총 6장으로 구성한다. 학과 인간의 삶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우리가 사는 이곳이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 할 세상이자 깨달음의 세계로 가는 정토(淨土)라는 의식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무대는 협력안무 강미리(부산대학교 교수)를 비롯하여 연출 이재환, 대본 박희준, 음악감독 신현식, 작곡 정송희, 조명디자인 김철희, 무대디자인 황경호, 의상디자인 민천홍, 영상디자인 황정남 등 전문 제작진과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및 외부 연주단 등 총 40여명의 출연진이 함께한다.
특히, 궁중춤을 바탕으로 단단한 내공의 복미경 안무가와 한국 창작춤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춤의 원형적 의미를 찾아가는 강미리 안무가의 협력으로 서로 다른 개성의 안무가들이 함께 펼치는 합설이 기대된다. 또, 김덕수(장구) 명인의 특별출연으로 공연의 깊이를 더함과 동시에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즉흥연주를 하는 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대표 신현식)”와 시나위로 펼쳐지는 합설은 신선한 맛물림을 보여줄 것이다.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은 지난해 7월부터 복미경 예술감독이 맡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무용단 정기공연은 상반기 ‘학(鶴)’을 주제로 한 창작 작품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궁중춤의 백미로 손꼽히는 '봉래의'로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우리 춤과 음악으로 선보인다. 나아가 국립부산국악원이 지향하는 영남춤의 계승과 창조적인 국악발전에 맞추어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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