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이규진(편고재 주인)
바람을 가르며 말을 달린다. 거칠 것 하나 없는 일망무제의 끝없는 초원을. 고구려를 생각하면 왜 말탄 무사가 떠오르는 것일까. 차도 비행기도 없던 시절, 드넓은 영토를 내달리자면 말 말고 이용할 수 있는 더 빠른 교통수단이 무엇이 있었겠는가. 그렇다보니 동북아를 호령했던 대제국 고구려와 말의 연관성을 생각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기마민족설이라는 것도 있다. 1948년 일본의 에가미에 의해 제기된 주장이다. 고구려에 가까운 통쿠스 계통의 기마민족의 일파가 한반도로 남하해 가야지방을 지배했다는 것이다. 그후 기마민족은 4세기 초 현해탄을 건너 북규슈 지방에 상륙하여 현지의 정치세력을 병합해 한,왜 연합왕국을 조성했다고 한다. 이 세력은 다시 4~5세기경 일본 내지로 진출 강력한 고대왕국을 수립하는데 이 것이 야마토 정권이라는 것이다. 이 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지만 한 가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기마민족이 가야지방을 지배했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가야토기 중에는 의외로 말 형태의 것이 많이 보이고 있어 기마만족설과 혹시나 하는 연관성을 떠올려 보게 되기 때문이다.
가야 등에서 많이 보이던 토기 말은 조선조로 오면 백자 명기에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명기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내세에도 평안하기를 바라며 무덤에 넣어 주는 기물들을 말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실생활용품 도자기 대신 일부러 작게 만든 명기를 사용하는데 사발 접시 합 병 호 향로 대야 등은 물론 인물과 말과 가마 등도 만들어진다. 장난감 같이 작게 만들어지는 명기는 소꼽이라고도 하는데 지석과 함께 넣어져 당시의 시대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면 말은 명기 중에서도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말은 피장자의 영혼을 싣고 승천한다고 믿는 상징성을 띠고 있으며 죽음이 환생으로 이어진다는 바람 때문에 부장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백자명기말. 그 것도 제대로 된 철화가 들어간 백자명기철화말을 한 점 갖고 싶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것도 무슨 큰 인연이라고 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깨진 도편도 내게는 차지가 돌아오지를 않았었다. 몇 개월 전에는 지인 중에 일부가 깨져 달아난 백자명기철화말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몹시 마음에 드는 명품급을 갖고 있어 관심을 가져 보았지만 수리를 해 고가에 파는 바람에 아쉽게도 헛물만 켜고 만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근래 우연한 곳에서 발견을 하고 작심 끝에 구입한 것이 바로 백자명기철화말편이다.
백자명기철화말편은 현재 머리가 없고 꼬리 끝이 잘려 나갔는가 하면 네 개의 다리 중 한 개가 달아나고 없다. 그래도 원형을 유지한 채 똑바로 설 수가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리는 내화토 받침을 하고 있으며 긴 몸체 위에는 별도로 만들어 얹어 놓은 듯한 안장이 올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회색이 많이 도는 유색의 몸체와 머리부터 안장 등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말고삐와 끈 등을 철화로 장식해 놓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17C 지방가마에서 제작된 명기 중의 하나로 보여 진다. 고구려나 가야의 무사처럼 백자명기철화말편을 타고 내달리면 그 곳은 북방의 초원일까 낙동강 유역의 평원일까. 아, 오늘은 기마민족의 일원이라도 되어 어디론가 무작정 말이라도 달려보고 싶은 날이다. *
원주아리랑을 쓰다. 한얼이종선 (2024, 한지에 먹, 40× 63cm) 아침에 만나면 오라버니요 밤중에 만나면 정든 님 일세...
같은 백자가마터 출토품이라는 것도 이규진(편고재 주인) 편병은 병을 만든 후 앞과 뒤를 누르거나 두드려 면을 만든 그릇이다. 조선 전기부터 후기까지 지속적으로 만든 기...
윤하림 해금풍류 II 산조 윤하림 해금풍류 II 산조. (2024년 Sound Press 음반번호없음) 2023년 윤하림 ...
일본 니포노폰 취입 조선민요 ‘경성란란타령’, 1913년 Nipponophone 6170 SP음반.(국악신문 소장자료) ...
3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국립정동극장예술단 정기공연 '모던정동'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4.30 ...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에서 23일 박병천의 '구음시나위'에 허튼춤 추는 안덕기 (사진=국립정...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에서 조재혁의 '현~' 공연 모습. (사진=국립정동극장). 2024....
#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
칠순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중견작가 김경혜(영남이공대 명예교수) 작가의 열번째 작품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대구시 중구 슈바빙 갤러리에서 열린다.전시되는총 50여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