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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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78)

사할린아리랑

  • 특집부
  • 등록 2024.01.31 07:30
  • 조회수 81,707
이정선178.jpg
사할린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한지에 먹,48 × 48cm)

 

무정한세월 야속하다

청춘시절 날 데려와 팔십삼이 먹도록

여기서 다 늙어 영혼이 되네.

 

아이구 원통하고도 참말루 싫어

누구게다 한을 다 풀까요.

 

서른다섯에 남편을 잃고

혼저 자탄 애탄하며

 

팔십 서이를 살어 나와

누구게다 이런 한을 풀겠나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게.

 

감상

청춘에 사할린으로 와 여든세살이 되었다.

타향살이에 살림살이는 구차했고

서른다섯 청상과부 설움마저 감내해야 했다.

자탄 애탄하며 살아 온 삶이 돌아보니 원통하고 허망하다.

무정한 세월에 그 한을 어이하리.

아리고 쓰린 가슴을 부여안고

아리랑고개를 노래로 넘는다.

 

기댈 데 없는 허랑한 심사를 민체로 흘려 풀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사단법인 한국서예술협회 회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