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이규진(편고재 주인)
전국에 걸쳐 유튜브 경매가 난리지만 나와는 관련이 없다. 아니, 유튜브 경매 자체를 할 줄 모르는 것이다. 유행을 따르지 못하는 팔불출이라고나 할까, 그런 문외한이 얼마 전 우연히 지방 경매를 들여다보게 된 적이 있었다. 거기서 만난 것이 청자상감국화쌍어문접시편이다. 그러나 이 것은 팔기 위해 경매에 붙였던 것은 아니다. 경매사(사장)가 다른 물건을 진행하며 본인은 돈 안 되는 이런 것도 산다는 식의 에피소드로 잠시 보여 주기만 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것을 전화를 해 내 것으로 만들었으니 내가 나를 생각해 보아도 엉뚱한 점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듯싶다.
전화를 통해 청자상감국화쌍어문접시편에 대해 엉뚱한 일을 벌린 것은 아무래도 평소 도편 중에서도 물고기 문양이 들어간 것을 선호한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나는 물고기 문양이 들어간 도편들을 꽤 많이 소장하고 있는 편이다. 젊은 시절 가마터에서 직접 습득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보이는 대로 욕심을 부린 탓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소장품 중에서는 분청이 많고 청자는 비교적 적은 편인데 그런 아쉬움이 이번처럼 엉뚱한 일을 저지르게 된 원인인지도 모를 일이다.
청자상감국화쌍어문접시편의 현재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면 굽 안은 유약을 훑어내고 있으며 굽에는 모래받침의 흔적이 있다. 외면은 담청색의 유약이 두껍게 입혀져 있으며 평평하게 벌어진 몸체 밑 부분은 전으로 꺽이는 부분부터 손상을 입어 없어지고 없다보니 흡사 둥근 연못 중앙에 굽이 섬처럼 동그마니 떠 있는 모습이다. 안쪽을 보면 전으로 돌아가며 꺽였던
부분들이 깨어져 달아난 흔적을 보이고 있다. 중앙에는 두 줄의 백상감 안에 물고기 두 마리를 대칭으로 배치하고 있는데 눈동자만은 흑상감으로 점을 찍어 액센트를 주고 있다, 바깥쪽으로도 두 줄의 백상감 원을 배치 중앙의 원과의 사이 여백에는 초화문을 넣고 있다. 초화문은 중앙에서 바깥쪽을 향해 방사선 형태로 줄기는 흑상감으로 꽃은 백상감으로 처리 흑백의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유약과 흑백상감의 배치 등으로 보아 13세기 후반에서 14세기 전반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여 진다.
전국에 걸쳐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 유튜브 경매에 대해 나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편이다. 고미술품은, 특히 도자기는 재화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그 것 못지않은 역사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문화적인 요소도 있기 마련인데 경매를 통해서는 현금 대상으로서의 즉물적인 가치만이 강조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청자상감국화쌍어문접시편에서 보이는 물고기는 눈을 뜨고 잔다고 해서 예로부터 무언가를 지키거나 방비하고자 하는 벽사의 의미가 강하며 많은 알을 낳는다고 해서 다산의 의미도 강조되고 있다. 새해 벽두에 만난 물고기 두 마리가 나를 건강으로부터 지켜주고 다산의 의미처럼 내 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그런 인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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