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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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75)

인제아리랑

  • 특집부
  • 등록 2024.01.10 07:30
  • 조회수 7,373
175.jpg
인제아리랑 한얼거사 (2024, 선지에 먹, 38×38cm)

 


만주나 벌판에 솥 때우는 저 영감

우리 내우야 정 떨어진 것은 때울 수가 없느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인제아리랑 한얼거사

    

감상

사뭇 설레고 가슴 달뜨던 사랑도

세월이 가면서 무뎌지고 서먹해진다.

세월의 흐름에 감정의 모서리가 닳아

긴장감이 사라지고 바람도 색이 바랬다.

 

친한 관계일수록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니,

매사 익숙함은 타성을 부르기 때문이다.

없으면 죽고 못 살 것 같던 부부도

그 가까움으로 해서 관계가 뜨악해지는 것이다.

 

우리 내외의 정도 떨어진지 오래.

늙어 가면서 젊어서의 사랑이 더욱 그립다.

땜장이 할아버지의 손을 빌려서라도

소원해진 사랑을 잇고 싶다.

 

*거사(居士): 벼슬하지 않고 은거하여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말하며,

같은 의미로 처사(處士), 초부(樵夫), 어부(漁夫), 산인(散人) 등이 있다.

출가하지 않았으면서 법명을 가진 재가불자를 일컫기도 한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사단법인 한국서예술협회 회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