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조선의 공주·옹주 등 왕실여성이 없던 활옷(혼례복) 11여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5일부터 12월 13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공주, 옹주, 군부인(왕자의 부인) 등 왕실 여성들의 활옷 9점을 포함한 관련 유물 총 11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시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선 전기 국가기록물에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되었던 활옷은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으로, 치마와 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하는 대표적인 조선왕실의 여성 혼례복이다. 사치를 배격했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화려한 자수, 가장 진한 붉은 빛깔인 대홍(大紅)의 염색, 아름다운 금박 기법 등 많은 노력을 들여 제작했던 만큼 왕실을 넘어 민간 혼례에서도 착용이 허락되었던 옷이기도 하다.
대홍은 8월에 피는 홍화(紅花)로 수십 번의 염색을 통해 얻은 가장 진한 홍색. 진홍(眞紅), 목홍(木紅), 토홍(土紅) 등 다양한 홍색 중 얻는 과정이 까다로운 귀한 색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 활옷 가운데 유일하게 착용자가 알려진 ‘복온공주 활옷(1830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등 국내에 전하는 활옷 3점과 미국 필드 박물관(Field Museum), 브루클린 박물관(Brooklyn Museum), 클리블랜드 미술관(The Cleveland Museum of Art),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활옷을 비롯한 국외소장 활옷 6점 등 조선왕실 활옷의 특징을 잘 간직한 작품들이 대거 나왔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은 지난해 방탄소년단 RM의 후원을 받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처리를 완료한 작품으로,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라서 더욱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된다. 먼저, 1부에서는 ▲ 긴 홍색의 옷, 홍장삼(紅長衫)과 활옷 ▲ 가례(嘉禮), 아름다운 왕실의 혼례 ▲ 공주, 궁을 떠나다 의 3개 세부 주제를 통해 왕실 여성들의 의례복, 혼례복과 그에 관한 왕실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왕비, 왕세자빈의 육례(六禮)와 비교하여 간소한 절차로 치렀던 공주, 옹주의 사례(四禮)와 이 중 활옷을 착용했던 동뢰를 각종 문헌과 혼례 물품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소개하였다. 아울러, 유일하게 현존하는 박물관 소장의 대형 왕실 ‘교배석(交拜席)’을 영상으로 선보여 왕실 혼례 핵심 공간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활옷의 자수 무늬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에서 소장 중인 총 6점의 국내외 활옷과 함께 민간 혼례에서 착용되었던 사진자료 등도 같이 전시된다.
2부 ▲ ‘여러 손길로 정성스레 만든 활옷’에서는 상의원(尙衣院) 등 관청과 장인을 중심으로 온갖 재료를 조달하고 각 재질이나 작업에 따라 세분화되어 완성되는 활옷의 제작과정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의 보존처리 과정 등을 살펴본다. 또한 활옷 등에 활용되었던 ‘덕온공주 홍장삼 자수본(1837년)’은 조선 왕실 자수의 섬세함과 우수함을 증명해 주는 유물들로서 완성된 활옷과 견주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여러 받침옷을 착용한 후 겉옷으로 완성되는 활옷의 차림과정을 비롯하여 활옷 제작 장인의 작업과정을 담은 영상, 활옷 자수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 아트 등을 상영하고, 활옷에 사용되는 실, 직물과 같은 기본재료로 활옷 작업 공간을 연출하는 등 평소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통 복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을 마련하였다.
또한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특별전시 기간 중에는 활옷의 역사, 제작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왕실문화 심층탐구 강연’(성인 대상, 9.20, 10.4.~10.25 중 매주 수요일, 총 5회)과 ‘공주의 웨딩드레스 활옷’(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 대상, 9.22.~12.8. 매주 금요일, 총 9회) 체험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내외에 소재한 활옷 관련 유물과 다양한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국민이 조선왕실 여성들의 혼례 문화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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