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신간 ‘고기는 절반만 먹겠습니다(원제 Meat Me Halfway)’는 이런 극단적인 해결책 대신 다른 대안을 제안한다. 저자 브라이언 케이트먼은 육식 본능 때문에 채식주의자의 길을 포기하고 ‘리듀스테리언(reducetarian·reduce(줄이다)와 vegetarian(채식주의자)의 합성어)’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육류를 아예 배제하는 대신 육류 섭취를 줄이자는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인간이 육류에 끌리는 이유를 진화 생물학 등을 토대로 설명한다. 육류는 지방질이 풍부해 칼로리가 높다. 육식 덕분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인류의 뇌는 지금처럼 크게 발달됐다.
초기 인류는 자연 속 포식자들의 먹이가 되고 남은 동물의 사체를 청소하였으며 오늘날에는 혼잡한 공장식 축사에서 수십억 마리의 가축을 사육한다. 작은 화덕 위에 올려진 아담한 고기 조각에서 매 끼니 식탁 한가운데를 차지하기까지 육류의 위상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견고해졌다.
인간은 점차 필요 이상의 육류를 소비하기 시작했고, 축산업계는 늘어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채식주의자들은 환경을 파괴하고 건강에도 해로운 육식을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해결책은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인류의 문화와 역사에 ‘육식 본능’이 깊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책은 식물성 육류, 세포 배양육 등 채식과 육식 사이 ‘제3의 길’을 모색한다.
돌아눕기도 어려울 정도의 임신용 금속 우리에 갇힌 돼지,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선별 사육으로 생후 40일이 지나 도축 시점에 이르렀는데도 채 걷지도 못하는 닭 등 공장식 농장에서 산업용 육류가 탄생하고 있다. 매년 미국에서 식용으로 사육되는 90억 마리의 육상 동물 중 99퍼센트가 이처럼 잔인한 조건에 노출되어 있다
잔인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의 고통은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 구제역, 인간의 건강과 생명 위험 문제를 야기시킬 정도로 심각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공장식 농장이 동물과 환경에 미치는 대중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물성 식품에 ‘방목(free-range)’, ‘인도적으로 키운(Humanely raised)’, ‘지속가능하게 키운(sustainably rasied)’ 등의 라벨이 붙지만 미 농림부에서 규정한 것이 아니라서 동불복지에 관한 보증이 되지않은, 공식적 정의도 존재하지 않는 용어들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완벽한 채식을 하는 100명보다 완벽하지 않은 채식을 하는 100만명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실천가능한’ 일부터 해보는 것이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크게 3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수준 높은 동물 복지를 추구한 친환경 축산, 동물이 아닌 식물성 육류 섭취, 그리고 실험실에서 고기와 유사한 ‘세포배양육’을 기르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른바 공장식 농장의 성장과 확대가 이 모든 의문의 해답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 저자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미래의 이상적 육류에 합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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