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리뷰] '동두천아리랑제’, 가능성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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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리뷰

[리뷰] '동두천아리랑제’, 가능성 확인되었다

토속아리랑 '이담어러리타령' 8수, 창작아리랑 '동두천아리랑' 10수.
미제7사단가 '아리랑', 안흥리 '아리랑다리', 위안부 모임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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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동두천아리랑제’가 지난 25일 오후 5시 시민회관 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23.06.25.

 

‘제2회 동두천아리랑제’가 지난 25일 오후 5시 시민회관 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동두천아리랑보존회가 호국보훈의 달에 마련한 625전쟁 정전 70주년 기념하는 동두천아리랑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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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아리랑보존회가 주관한 제2회 동두천아리랑제(연출:김홍수, 타이틀:이무성, 예술감독:유은서) 포스터. 2023.06.25.

 

토속아리랑 '이담어러리타령' 8수, 창작아리랑 '동두천아리랑' 10수.... 2곡이 발표 되었다. 

동두천에는 전래되는 어러리(아라리)와 본조아리랑 선율이 불려진 것이다. 


이 아리랑을 유은서 회장이 아리랑학회 자문을 받고 현지 답사를 병행하여 발굴하고 복원하여 동두천 시민들에게 지난해 제1회 동두천아리랑제에서 알렸다.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재이후 유은서 회장은 아리랑학회에서 동두천에도 아라리가 불려졌다는 학술적 근거를 가지고 경로당을 찾아서 발굴작업을 수행했던 것이다.


유회장은 경기북부 지역에서 30여 년간 국악 활동을 하면서 북한강 수계를 따라서 불려지는 포천어러리, 연천어러리(아라리) 등에 주목했다. 이후 '경기아리랑에 관한 연구'로 국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동두천 관내 많은 경로당을 찾아가며 귀담아 들었던 아라리를 정리하였고, 8년 전 동두천지역 어르신들로부터 이담이라는 옛 지명이 담긴 이담어러리 30수를 찾았다.

이렇게 동두천에도 향토민요인 이담어러리타령과 아리랑이 채록되었다. 현재 동두천아리랑보존회에서 향토민요 ‘이담어러리타령’이 전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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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서(송서율장 이수자, 경기민요 전수자, 한국국악협회 동두천지회 민요분과장, 동두천아리랑보존회장)

 

이담어러리타령 (소리:유은서/채록:기미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

아리랑 고개고개로나를넘겨주

 

아리랑 고개는 열두고개

아리랑 고개로 날만 넘겨주게

 

올라가는 신감사야 내려오는 구감사야

구관이 명관이라고 말 전하거라


내가 넘어가는 고개는 한 고개라

우리 님 고개는 열두 고개


이담면 흐르는 물을 안고 도는데

우리집 저 멍텅구린 날 안고 돌줄 모른다


해는 지는데 갓을 쓰고 어디를 가오

첩의 집에 가거들랑 나 죽는 꼴 보고 가소


앞집의 처녀는 시집을 가는데

뒷집의 총각은 목메러 간다


여보게 총각아 목메러 가지 말고

이내몸 시집간데로 몸살러 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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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동두천아리랑제에서 동두천에서 전래되고 잇는 토속아리랑 이담어러리타령, 동두천아리랑이 첫 막을 열었다. 유은서, 송기훈, 김종철, 심정옥, 나영순, 차경순, 최차순, 노진옥, 이지민. 2023.06.25.

 

아리랑사()에서 6.25전쟁과 동두천은 깊은 관계가 있다.

주한 미군 제7사단가 '아리랑', 안흥리 '아리랑다리', 동두천 위안부 모임 '아리랑'이다.


1953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동두천 보산리에 주둔한 주한 미군 (캠프 케이시)제7사단가가 '아리랑'이다. 특히 동두천 양공주로 불린 위안부들의 모임도 '아리랑'이고, 1964년 3월 10일 준공이 된 주한 미군 제7사단 장병들이 지어준 '아리랑다리'이다. 


"1964년 3월 10일 경기도 양주군 동두천읍 안흥리에 주한 미 제7사단 장병들이 아리랑다리를 설치하여 제7사단장 그레이 소장이 양주 군수에게 다리를 인계했다. 폭 2m, 길이 120m로 고장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미 우의증진의 상징이 되었다." (사진=대한뉴스 제 460호 캡쳐).(뉴스 내용 채록=기미양)


기록에 의하면 아리랑다리는 "64년 3월 10일 경기도 양주군 동두천읍 안흥리에 주한 미 제7사단 장병들이 손수 지었다. 제7사단장 그레이 소장이 양주 군수에게 '아리랑다리'를 지어서 인계했다. 폭 2m, 길이 120m로 미국과 한국의 굳은 우정을 기억하기 위해 아리랑다리라고 지었다"(대한뉴스 제 460호)라고 한다. 


당시 동두천에서는 2만 6천명이나 되는 주한 미군 제7사단의 단가 아리랑이 대유행이었다고 한다. 미군들과 주민들이 만나면 손 붙잡고 아리랑을 자주 불렀다고 한다. 

 

혹자는 출렁거려서 아리랑다리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당시 미제 통조림 깡통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서 '깡통다리'라고도 불려졌다고 한다. 이렇게 서양속담에도 "사랑받는 아이는 이름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1967년에 '아리랑다리'라는 영화로도 나왔다. 그런데 1972년 노후한 아리랑다리를 헐고 현재는 새로운 다리를 짓고서 안흥교라는 이름을 부쳤다. 

 

지난 6일 동두천아리랑보존회원들과 함께한 동두천아리랑답사에서 아리랑학회 기미양 연구이사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에서 관내 역사 유래에 대한 지명이나 시설을 적극 발굴하여 안흥교를 다시 아리랑다리로 복원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당시 아리랑다리를 지어주고 1971년 3월 2만명의 미군들이 철수하면서 제7사단가로 불린 아리랑을 미국으로 돌아가서 가족들에게 전해 주었다고 한다. "코리아라는 나라는 전쟁 페허 속에서도 남녀노소가 모였다 하면 아리랑을 부르면서 고난을 이겨내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설명하면서.....(주한 미군 제7사단에 3대가 복무한 마이클람부라우 박사(손자) 증언)

 

동두천에 주둔한 미 육군 7사단 공식 군가 아리랑 악보. (Arirang Prime-The 7th Infantry Division chose Arirang as its official marching song) (사진=아리랑학회 제공)

 

당시 동두천은 지나가는 개들도 입에 파란 달러를 물고 다닌다고 했다. 그만큼 급작스럽게 자본 집중과 유입으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1950년 전쟁이후 동두천이야말로 아리랑이 가장 많이 불려진 지역이기도 하다. 군가로 불린 아리랑은 자연스럽게 미군들과 위안부들에 의해 불려져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세계적 뮤직션들이 아리랑 음반을 발매하고, 미국 동포들까지도 아리랑을 애국가처럼 불렀다. 지금도 6월 보훈의 달 뉴스에서 한국을 다시 찾는 미군 참전용사들은 의례적으로 당시를 기억하며 아리랑을 부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유은서 회장은 "새로 작창한 동두천아리랑에는 동두천 미군 기지촌의 애환이 담겨 있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반 강제동원이나 속여서 끌려온 어린 여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만들었다. 그들의 한을 아리랑으로 정화하고 치유하시기를 바라며...."라고 설명하면서 어느새 울컥 눈물을 흘렸다. 옆에 있던 사람들의 눈에도 함께 눈물이 고였다. 작년에서부터  그분들을 무대에 모시려고 수차례 청을 드렸는데 아직까지는 만나주기를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세상인데...아직까지 그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동두천아리랑답사. 1953-1971년 당시 양주군 동두천읍 안흥리에 자리 잡은 '주한 미군 제7사단' 앞에서 기념촬영 모습. (좌측) 첫번째 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회장, 다섯번째 유은서 회장. (사진=기미양). 2023.06.25.

 

동두천아리랑답사.1964년 3월 10일 경기도 양주군 동두천읍 안흥리에 주한 미군 제7사단 장병들이 손수 지은 '아리랑다리'를 찾아서, 현재는 안흥면이다. (사진=기미양). 2023.06.25.

 

보존회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오늘을 동두천아리랑제 개최일로 정례화 하기로 하였다.


식전행사로 풍물패 밝달이 지신밟기와 풍악을 울려 신명과 흥을 올렸다.


이어 동두천에서 전래되고 있는 향토아리랑 이담어러리타령, 창작아리랑 동두천아리랑이 첫 막을 열었다.


동두천아리랑 (소리:유은서/채록:기미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넘어간다(후렴)


우리낭군 먼동이 트면/모랫말가고

아낙네들 신천물/빨래터에서 놀고


저기가는 기차는/검은연기만 나

이내가슴 타는데도/검은연기가 나


동산올라 구경하니/길가는행인왜모르

천하일색 나하나와/놀다가지못하


고추당추 맵다해도/시집같이나 매울소

못살겠네 영죽겠네/이내시집은못살겠


자재암 풍경소리는바람따라 울리

소요산 공주봉에는바람소리 좋구


만경창파방을삼고/연화수다가 옷을입

이리떠도 둘이나둥둥/저리떠도 둘이쌍


꽃이야 곱다마는/가지 높아서 못꺾었

꽃은 꺾어/머리에 꽂고/잎은흝어다 입에물


미군부대  앞마당에는/민들레꽃 고운

꽃답던 이내청춘/어느새 시들어졌

 

아리랑다리는 깡통강통/깡통다리라네

아리랑다리는 출렁출렁/출렁다리라네 

  

동두천아리랑보존회 유은서 회장과 회원들이 지난해 동안 갈고 닦은 가량을 펼쳤다. 2019년 함양산삼엑스포에서 음반으로 발매된 '황석산아리랑'(작곡:양평수, 소리:유은서)도 함께 선보였다.


한국무용 '살풀이'(이해영예술단), 변검, 동동구루무(송해문화예술진흥회), 한국무용 '강원도아리랑'(늘춤무용단), 인형극 (정승재)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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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이사장과 회원들이 왕십리아리랑과 사할린아리랑을 생생한 감동으로 선사했다. 이혜솔, 김용희, 강태이,김화숙, 문광자, 문을란, 위선영, 이병일,  정점순, 한정순 2023.06.25.

 

이어서 (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이사장과 이병일(특별회원), 회원들이 소극으로 꾸며서 배역을 맡고 들려준 왕십리아리랑과 사할린아리랑을 생생한 감동으로 선사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따뜻한 조선을 놔두고/사할린에는 왜왔나 왜왔나

풍파 사나운 바다를 건너/ 한많은 남화태 징용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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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아리랑보존회 조명숙(안성경서도잡가 보유자)과 서명주(전승교육사), 회원들이 안성아리랑을 선사했다. 조명숙, 서명주, 조은교, 고경숙, 김복식, 박경순, 박정미, 방미화, 유금선, 은희숙, 이미숙, 이정례, 이지현, 이진영. 2023.06.25.

 

안성아리랑보존회 조명숙(안성경서도잡가 보유자)과 회원들이 1911년에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안성아리랑을 선사했다. 조명숙 명인은 안성권번이신 어머니를 따라서 70 평생 노래만 불렀다. 뛰어난 공력으로 무대를 신명나고 신나게 만들어서 초청 단체 중 가장 많은 박수와 관심을 받았다. 다음날 아침 관객으로 오신 귀명창들에게 전화가 왔다. '귀한 소리 들었다고"


동두천 시민들에게 서울경기 지역과 사할린에서 향유하고 있는 아리랑들을 선보였다. 안성아리랑, 동두천아리랑, 왕십리아리랑, 사할린아리랑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사했다. 총 10개 단체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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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아티스트가 중국 전통극 중 하나인 '변검'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2023.06.25.

 

이날 박형덕 동두천시장, 김승호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한국국악협회 동두천지회 김경수 지회장, 김성보 대한노인회 동두천시지회장, 동두천여성단체협의회 윤한옥 회장, 동두천농업협동조합 목현균 조합장, 동두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 형남선 센터장, 안성아리랑보존회 조명숙 회장, 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회장, 이무성 화백, (주)국악신문 관계자, 전 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 등 300여 명의 관객들이 함께했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시민들에게 "동두천아리랑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김승호 동두천시의회 의장은 "아리랑은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과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인자"라고 전했다. 

 

대한노인회동두천지회 김승호 회장은 "이제 두 돐을 넘은 동두천아리랑의 발전을 위해서는 오랫동안 지역 전통문화 창달을 위해 온 김경수 동두천국악협회장의 배려와 지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동두천 전통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는 한국국악협회 동두천지부 김경수 지부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동두천 지역 아리랑의 발굴과 복원작업을 통해 동두천의 역사성을 '동두천아리랑'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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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아리랑보존회후원회 시민들이 '동두천아리랑' 휘호를 흔들면서 응원하고 있는 모습. 2023.06.25.

 

동두천아리랑보존회는 지난 2012년 12월에 세계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과 함께 향토아리랑 동두천아리랑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아리랑을 통해서 지역문화 공동체 결속에 기여하는데 목적을 둔 비영리 문화단체다. 또한 아리랑 3대 정신(저항, 대동, 상생)을 계승한다. 지난 12월 등재 10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선에 세운 인류무형문화유산아리랑비에 동두천아리랑이 새겨져 있다. 


유은서 회장은 "이번 동두전아리랑제를 위해 동두천아리랑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아리랑답사를 회원들과 수행하면서 더욱 아리랑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내년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주제의식을 구축하고, 스토리텔링 작업으로 다듬어서 소극으로 동두천아리랑을 올려보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제2회 동두천아리랑제는 동두천아리랑보존회가 주관하고 동두천시, 동두천시의회, 전국아리랑공연예술연합회, (주)국악신문, 동두천예총, 대한노인회동두천지회, 동두천농업협동조합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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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동두천아리랑제에 참가하여 격려를 해주신 동두천 지역 주요 내빈들과 기념촬영. (좌측)부터 김재수시의원, 손복자 (전)시부녀회장, 한국국악협회 동두천 자부 김경수 지부장, 임회순 여사(전 동두천예총회장 부인) 이은경 시의원 ,유은서,회장, 김승호시의장, 형남선 자원봉사센터장, 정경철 동두천문화원장, 송기훈 사무국장, 이태형사무국장, (앞줄) 동두천두드림장애인학교 정진호교장.202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