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태기산 곰치 나물은 나지미 맛만 같으면
병자년 그 숭년에도 봄 살아가리.
노랑대가리 얼키 설키에 지붕박 상투
어린 낭군 언제나 키워서 내 낭군을 삼나.
어리어리랑 스리스리랑 어러리가 났네
얼었다가 녹아 지니는 봄철이로구나.
작품감상
아리랑의 노랫말은 민간에서 제 멋으로 만들어져 불렸다.
시대마다, 지역마다 사용하는 용어가 달랐고,
생활환경이나 지식 정도에 따라 용어의 수준도 갖가지였다.
더러는 이 말 저 말 뒤섞여 문맥이 얼크러지기도 하는데,
여러 가지 한을 한꺼번에 터뜨리다 보니 그럴 만도 하였으리라.
이 노래도 노랫말이 어지럽다.
나지미는 친숙하다는 일본말인 듯하고,
노랑대가리 지붕박 상투도 귀에 설다.
흉년을 곰치 나물로나 넘겨야 하는 아낙의 절박함과
봉두난발의 철부지 어린 신랑에 대한
속절없는 젊은 아낙의 기대가 아리다.
얼었던 대지가 녹는 봄이 되면 형편이 좀 나아지려나.
후렴구의 가락을 따라 민체로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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