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삼목
#깜작 놀란 오스카 패티포드 ‘아디동 부르스’
오사카 카페 ‘사브’에서의 김대환 선생이 서예 ‘아리랑’ 작품을 남기게 된 사연은 매우 흥미로웠다. 김경원 선생이 오사카에 거주하며 들어 안 사실이었다. 얘기를 하는 동안 방송 팀은 장비를 테이블 위에 놓고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김경원, 김병수 선생과 함께한 테이블에는 주스와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김병수 선생은 오사카에서 태어나 자란 탓에 우리 말 발음이 완전하진 못하지만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김경원 선생에게서 이야기 바통을 이어 받은 김병수 선생은 일본이 ‘아시아의 재즈 왕국’임을 설파했다. 제시한 근거는 실력 있는아티스트들이 많고, 확고한 재즈 마니아들이 있고, 방대한 음반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J 퓨전’이라 불리는 일본인들만의 퓨전 재즈의 수준은 세계적이라는 데서 그렇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재즈의 고향인 미국마저도 극찬을 아끼지 않는 사실에서 입증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일본 재즈계의 상황은 흥미로웠다. 세계 재즈계에 일본의 재즈 뮤직션들이 거의 상위에 올라있었다는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긴 일본은 전 세계에서 배토밴 음악을 제일 좋아하고, ‘심포니 9 합창’은 1만명이 함께 무대(‘1만명의 제9’)를 꾸미는 웅장한 스케일의 공연을 자주 열고, 송년음악회는 거의 이 작품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한 배경이 있다. 하나는 182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되고 일본에서 초연된 것이 세계 제1차 대전 독일군 포로들에 의해 1918년이란 역사성을 든다. 동양 최초의 연주였다. 둘은 1943년 12월 학도병출진 음악회에서 이 작품을 연주했고, 이듬 해 12월 돌아오지 못한 학도병을 위한 음악회에서 추모음악으로 이를 연주했다는 사실을 든다. 마지막은 이 작품 코러스 부분의 합창단원을 아마추어들로 출연시켜 이들을 통해 테켓 판매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사실 등을 든다. 어찌 되었든 이런 사실조차도 우리가 보기엔 의외이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얘기 끝에 김병수 선생이 깜짝 놀랄만 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 얘기 역시 일본이 재즈가 세계적인 곳이라는 이야기의 연속에서 나온 것이다.
"아리랑 재즈 버전 ‘아디동 부르스’도 이 카페에서 처음 들었어요. 일본에는 세계적인 재즈 음반은 거의 다 있어요. 이 카페는 세계적인 베이스 연주 음반은 엄청나요. 오스카 패티포드가 4, 50년대 베이스 텍크닉 최고 연주자 였잖아요.”
김병수 선생의 말에 귀가 번쩍했다. 아리랑 재즈 버전이라니! 또 아디동 부르스라니!
"이 카페 주인 싸브 선생이 일본에서 알려진 베이시스트예요. 그래서 해외 연주여행을 할 때면 개런티를 음반 사는데 다 쓰고 오는 분이래요. 10여년전 미국에 갔었는데, 역시 음반 구입을 했다고 해요. 이 때 일본에서 연주를 한 재즈 뮤직션들의 앨범을 구입해 왔다고 해요. 그 중에 베이시스트 오스카 페티포드(Oscar Pettiford, 1922~1960년)의 앨범 ‘Discovry’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귀국하여 카페에서 이 음반에 수록된 ‘AH DEE DONG BLUES’듣는데, 부인이 ‘어 이거 한국의 아리랑인데?”라며 놀랬다는 거예요. 부인이 한국인이라서 아리랑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던 거지요.”
이 얘길 들은 옆 테이블의 방송 스탭들이 그 음반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김병수씨는 작년에 누군가가 녹음을 한다면 빌려가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한 시간 쯤 후 색션들이 오면 ‘아 디 동 부르스’를 연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모두 박수를 쳤다.
아리랑에 매달려 그를 추적하여 오사카 까지 온 상황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미국 제즈 뮤지션의 재즈 아리랑이 있다니. 그것도 ‘아 디 동 부르스’라는 이색적인 이름으로 존재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들은 얘길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이 카페에 있는 음반은 1981년 LP 음반 ‘Discovry’에 담긴 것인데, 원래는 1952년 SP 음반 의 'MUSIC OF THE FUTURE'에 수록된 것이 오리지널이다. 이 음반은 재즈 전문 레이블 ‘Royal Roots’사가 발매해서 유명한 음반이다. 여기 참가한 섹션으로 당시 거의 동급인 찰스 밍거스가 참가하여 널리 팔린 싱글이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는 한 시간 쯤이 지나 출근한 주인 싸브가 김선생의 통역으로 전해준 이야기이다.
"오스카 패티포드는 1051년 한국전 참전 병사들의 위문공연으로 일본 오끼나와 기지에 왔다. 한 달 정도의 공연을 마치고 귀국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한국에서 공연을 한 다른 연예인들을 태우고 함께 귀국하기 위해서였다. 하루 정도 체류를 했다. 그런데 통역병과 함께 야전 화장실을 가게 되었다. 그 때 밖에서 기다리던 한국 통역병이 휘파람으로 노래를 불렀다. 오스카 페티포드는 일을 보던 중이었는데, 휘파람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문을 열고 물었다. 그 노래가 어떤 노래냐고. 통역병은 ‘아리랑’이라고 답했다.
싸브씨가 의미심장하게 톤을 높이고 제스쳐를 써가며 들려준 부분은 이런 이야기다.
"그러니까 오스카 페티포드는 화장실에서 한국 통역병의 휘파람 소리에 영감을 얻어 귀국해서 편곡한 것이 ‘아 디 동 부르스’이고 통역병이 ‘아리랑’이라 했지만 ‘아 디 동’을로 듣고 곡명을 그렇게 단 것이라고 봐요. 나는 오스카는 이미 1959년 비행기 사고로 이듬해 죽었기 때문에 확인할 수가 없었고, 베이스로 연주한 찰스 밍거스에게 들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만날 수가 없었어요. 어떻든 이 곡은 명곡에 명연주입니다.”
싸브씨는 드럼 치는 세선이 아지 오지 않았지만 김병수선생 트펌펟과 자신의 베이스만으로 ‘아 디 동’ 부르스를 연주하자고 혀며 자리를 잡았다. 모두 두 사람의 연주로 향했다. 정식 촬영은 드럼이 참가할 때 하지고 하여 듣기만 하기로 했다. 4분 정도의 연주다.
생음악을 하는 카페치고는 좁았다. 카메라 설치로 좌석을 밖으로 내놓는 등의 소란을 격과 3인조의 ‘아 디 동 부르스’를 촬영했다. 삼목으로서는 그 선율이 머리에서 떠내 보낼 수가 없었다. 어딘지 중국적인 색채가 느껴지고 저음의 베이스가 이끄는 선율이 심장을 두드리는 듯 했기 때문이다.
이튿날, 오사카 공항에서 미국 케네디 공항으로 향하는 기내에서도, 다시 하와이행으로 갈아타는 시간에도, 언제 어디에서 그 음반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데 골몰했다. 당연히 하와이에는 음반샵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었다.
‘아 디 동 브르스’, 이 특별한 아리랑 재즈곡은 김대환 선생의 이름으로부터 연유되어 알게 되었다. 아리랑의 사연은 곡진하지 않을 수 없다.
* 2000년 기찬숙 선생, 미야즈까 도시오 교수, 김도형 선생 등과 ‘아디동 부르스’를 생음악으로 듣기 위해 오사카 사브를 들렸는데, 그 사이 싸브 선생은 작곡한 뒤였다. 너무 아쉬웠다. 주인 없는 베이스만 사진에 담아 왔다.
* 삼목은 2009년 1952년 발매된 SP음반을 고가로 구입했다. 1981년 발매된 LP음반과 ‘아 디 동 부르스’를 수록한 촬스 밍거스의 CD 전집을 2010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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