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PICK인터뷰] 알마티에서 개최되는 KBS한민족체험수기 시상식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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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인터뷰] 알마티에서 개최되는 KBS한민족체험수기 시상식에 부쳐...

10일 영예의 대상에 사할린 2세 이경순씨
KBS한민족방송 주최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년'
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의 한글교육과 교육이념
사할린 동포의 정체성과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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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BS한민족체험수기' 담당 프로그램 팀 10여 명이 시상식을 위해 카자흐스탄 알마티시로 출발했다. 시상식과 축하공연이 알마티한국교육원에서 10일 개최된다. 올해 영예의 대상은 사할린한국교육원에서 수년간 계속 한글을 공부하고 있는 사할린 2세 김경순(71세)씨가 수상된다. 

일제강점기 1940년 전후부터 8만에서 10만으로 추정되는 조선인들이 사할린으로 강제동원이 되어 끌려왔다.  1945년 외세가 일으킨 전쟁은 끝났지만 동서양 냉전으로 국교가 닫혀 있어서 뱃길과 하늘길이 막혀서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남사할린 전 지역에 탄광지역이나 임업지역으로 배정을 받고 100여 가구에서 150여 가구가 이주하여 남사할린 전역에서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생존했다. 잔치날에는 절구방아를 찧어서 떡을 빚고, 부침개를 부치고, 국수를 뽑아서 상을 차리고 한복을 입고 소리패들이 나가서 민요를 부르고 장구를 쳤다. 이렇게 사할린 1세들은 자신들은 언젠가 돌아갈 조국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국적도 없이 살다가 나이를 먹어갔다. 그러다가 일부는 2000년부터 국내 영주귀국이 이루어져서 국내 인천, 안산, 부산, 김포, 파주, 양주 등 25개 지역에서 현재 2500여 명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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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님이 비자 연장으로 잠시 한국에 들어오셨다. 몇달 전 미리 보낸 사할린 동포들의 '한글ㆍ한복ㆍ태권도 ㆍ국악 ㆍ아리랑 향유에 대한 질문지에 대해 인터뷰를 해주셨다. 사진은 필자와 이병일 원장님. 2022.10.13.

 

이병일 원장이 2021년 7월 한국에서 비자연장을 마치고 사할린으로 떠나기 전날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과 사할린 현지 한인들의 소식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주고 받았다. 비자연장을 위해 3개월마다 입국시 국내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사회 답사를 함께 동행했다. 김포, 인천에 영주귀국한 최정순 회장과 공노원 선생을 만나서 사할린 소식을 주고 받았다. 이원장은 사할린 한인사회에서 필요한 한복을 기증 받아서 가지고 가고, 2021년 제2차 영주귀국한 동포들이 요청한 한글학습 교재(러시아어 판)를 전달하기 위해 국내 영주 사할린 동포사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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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지난 3월 KBS한민족방송 주최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년' 공개방송에 고 공노원 선생 3대 가족과 전 김주한 사할린교육원장, 현재 이병일 원장님이 함께 참가해 주셨다. 2022.03.21.

 

지난 3월 KBS한민족방송 주최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년' 공개방송에도 전 김주한 사할린교육원장님도 함께 참가해 주셨다.

2022년 9월까지 한국에 입국할 때마다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메신저를 통해 현지에서의 영상통화를 요청하여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KBS한민족체험수기 수상자 발표 소식을 듣고 바로 사할린으로 전화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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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이 원생에게 한국어교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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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가 작년 9월 1일 시작한 '2021한글수업' (체료무스끼 유치원, 지도교사:박영자) 을 마치고 5월 23일 졸업식을 가졌다. 2022.05.23. (사진=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제공)

 

Q. 원장님, 여기 한국입니다. 방금 이번 KBS한민족체험수기 대상 작품과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대상을 수상한 분이 바로 사할린한국교육원 원생 김경순님입니다. 이산의 가족사가 담긴 '눈물의 섬,사할린' 수기가 대상을 타게 되셨습니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자에게 수상소감 준비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A. 정말인가요. 꿈인가요. 믿기지 않습니다. 사할린 동포들의 경사입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생각안나네요.

 

이원장이 지난달 비자 연장으로 잠시 한국에 들어 왔는데, 몇달 전 미리 보낸 사할린 동포들의 '한글ㆍ한복ㆍ태권도ㆍ국악ㆍ아리랑 향유에 대한 인터뷰를 해주셨다. 이번에 대상을 수상한 김경순씨 체험수기 과정을 살피기 위해서, 이 글에서는 1993년부터 20년간 한글 교육을 맡아 온 사할린한국교육원의 역할과 이병일 원장의 교육활동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한다. 아울러 이원장의 교육이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Q. 원장님, 안녕하세요. 3개월 전 뵙고 오늘 뵙네요. 사할린 동포들은 잘 지내시는지요. 코로나가 심한데......먼저 사할린한국교육원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A. 내년이면 사할린한국교육원 개관이 30년이 되네요. 19931210일에 러시아내에서는 가장 먼저 설립된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기관입니다. 2016년에 러시아 사할린 교육부에 추가(보충)교육기관으로 등록되었고, 법률적인 조건을 유지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내에서도 재외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있으며기관의 설립 또한 한-러 수교 이후 생겨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한국교육원은 전 세계적으로 43개 원이 있으며 러시아와 CIS지역(3)을 포함하면, 우리나라 교육원 설립은 일본 다음으로 많은 한국교육원이 개원되어 있는 국가입니다.

한국어입문, 초급, 중급, 한국어 회화반을 운영하고 있고, 한국문화 초급, 고급반 및 민속춤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특별수업으로 한지공예, 전통매듭 등을 운영합니다.

전체적으로 학기당 200명이 입학을 합니다. 연 400여 명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한인동포 및 자녀, 현지인 절반 정도씩이고, 한글학교 등록 및 운영비 전달, 수업장학, 한국어 채택학교 지원사업, 한국어 능력시험 운영 등을 담당합니다. 다음해에는 30주년이 되는데...... 예산 확보와 30주년 행사 등의 대략적인 구상을 해놓고 이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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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할린교육원 이병일 원장의 한국어 교육 수업시간 모습,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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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할린교육원 이병일 원장 원장이 한국어강좌 시작 전 수강생과 강사님을 환영하는 교문맞이 기념촬영 모습. 파티안경과 손인형은 한국에서 학생 교문맞이 때 활용하던 것이라고 한다.(2022.5.)


Q. 극동 러시아에서 사할린 다음으로 개원한 교육원은 어디인가요? 조선인이 많이 사는 곳인가요. 하바, 블라디 중?

A. 교육원은 한국정부나 교육부가 원해서 설립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 동포들의 수차례의 요청에 의해서 그 국가 혹은 지역에 설립을 검토하여 개원합니다.

사할린과 연해주는 한인, 고려인 동포들이 많기 때문에, 또는 현지인들과도 사이가 좋기 때문에 국가, 지역 정부의 인정을 받아 설립, 개원하였습니다. 러수교 후 가장 요구가 많았던 곳이 사할린이었습니다. 그래서 수교 후에 가장 먼저 199312월 사할린에 개원하였고, 하바로브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로스토프나도누 순으로 교육원이 설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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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가운데 한복 입은 남성)과 사할린 동포들이 8월 15일 광복절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2022.08.15.

 

Q.  러시아에서 가장 한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곳이 사할린인데. 그만큼 한국어 습득 능력과 교육 실적이 높은가요?

A. 교육실적은 교육원 건물 규모와 K-POP 열기와 관계가 많습니다. 법률적으로 많이 수용 가능한 면적이라면 실적이 많겠지요. 그런데 사할린은 작은 교실 3개와 공동사용 1개 교실이 있습니다. 물론 500명 수용 가능한 대강당은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사할린에는 한국어를 배우신 분, 한국말 잘하시는 분, 이미 한국에 영주귀국하신 친척들이 많은 동포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K-POP 열기는 매우 조용합니다. 마치 한국 국내에서 K-POP을 잘 모르는 것과 같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한국어 학습 열기로 보자면 현지인(러시아 민족)이 더하고 동포들은 적당히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참여률은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한국어 능력시험 수요는 사할린이 가장 낮습니다. 사할린교육원은 1년에 1번만 시험을 치루는데, 블라디보스톡, 하바로브스크, 로스토프나도누 교육원에서는 매년 2번씩 시험을 보며, 참가자들이 많아서 넓은 학교 강당을 빌려서 시험을 치룹니다.

물론 사할린에서 'K-POP경연대회' 등에서 한류 열기는 모두 대단합니다. 그러나 한국어, 한국문화 교육 실적에서는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높지 않습니다. 이미 한국과의 연대감이 높고 주위에 한국말 잘하는 한인들이 많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배울 수 있다는 여유가 있어서...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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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2020년 10월 한러수교30주년 기념 사할린한국어말하기대회 모습 (사할린국립대학)

 

Q. 한국어 교육은 교육원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선생님들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요. 누구나 입학이 가능한가요. 입학시험이 있나요? 전에 가보니 엄마와 10대 후반 아들이 함께 배우더라고요.

A. 한국어 교육은 입문반 3개반, 초급반 2개반, 중급 1개반, 회화 1개반으로 구성되고, 선생님들은 경력 1,2년차부터 정규 교육을 받으신 한국어학과 교수님까지 다양합니다. 현직 한국어 채택학교에서 재직하셨던 선생님들이시며, 실력은 정상급입니다. 다만 경력이 낮은 선생님들은 원어민과의 교류가 적어서인지 한국에서 파견된 저(원어민 사용자)와의 대화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처음에는 놀라웠습니다.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해당 언어를 하루도 빠짐없이 연구하고 접해야 하는데....  그러나 학생들은 매우 만족해 하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 교육 관련 대학에서도 교육과정에서 실제 1대 1로 대화하는 '회화''듣기', '말하기'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이 우선적 학습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할린한국교육원의 장수 수강생인 김경순님이 대상을 받으셨는데. 어떻게 체험수기를 쓰시게 되었는지요?

A. 사할린한국교육원이 주최하는 '2022년 제24회 한민족 수기대회'에서 사할린한국교육원의 장수 수강생인 김경순님이 지난 4월에 자작시를 보여 주셨습니다가수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곡의 가사에 맞추어 지으신 '노가바'(노래가사바꾸기) 가사인데일반적인 고국의 외면 속에 사시는 사할린동포 2세의 심정을 그대로 담은 가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에 담긴 가족사를 자세하게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을 하신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서 글로 써보시라고 권했습니다. 


Q. 가사 내용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가요?

A. 가사에는 사할린 1세와 2세들의 디아스포라가 서린 가족사에는 뼈아픈 그리움이 절절했습니다그리고 7월 경에 또 한 편의 가사를 보내셨습니다. ‘칠갑산’ 노래에 맞춘 가사였는데한맺힌 눈물이 총총히 박힌 이별의 가족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노래를 불러서 녹음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이 가사에 부쳐서 노래를 부르려고 연습하려고 했다가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목이 메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김경순님의 큰오빠는 1940년 10살 때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으로 떠나신 부모님과 헤어져서 배 떠난 부두에서 당시 어린 큰오빠의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적나라하게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50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가는 하늘길이 열려서, 어머니는 병드신 채아버지는 연로하신 채... 휠체어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서 꿈에도 그리던 장남을 상봉하시고 나서 사할린으로 돌아오셔서 몇달 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이런 기막힌 이별과 짧은 재회그리고 생이별한 비극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12살에 부모곁을 떠나 서울 숙부댁으로 유학을 가던 장면이 겹쳐지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녹화를 하는 내내 목메임을 추스릴 수 없었습니다


한국어 자막이 달린 10분 정도의 다큐 영상을 열어보고 나서 가슴이 한참 동안 울컥했다. 남의 나라 전쟁 때문에 사할린에 끌려와서 반세기 동안 겪어야 하는 한 가족사의 디아스포라는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그래서 제목이 '눈물의 섬, 사할린, 이별의 항구'이었다. 너무나 슬픈 이야기가 담긴 이 가족의 사연은 사할린 동포들에게는 누구나 겪어야 하는 가족사이다. 사할린에 사는 동포들에게 이러한 뼈아픈 사연이 없는 가족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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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2022년 제24회 한민족 수기 대회” 대상을 수상한 사할린 동포 김경순씨(사할린한국교육원 원생)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사할린 우리말방송 캡쳐) 2022.10.25.

 

Q. 이번에 교육원생이 수상한 대상,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큰 성과를 얻으셨습니다. 개인적 소감은?

A. 사할린에서 태어난 김경순님이 겪었던..... 부모님이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셨던 기억, 한국에 남겨진 큰오빠에게서 들은 이산에 대한 고통, 말 그대로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고향에 묻히지 못하고 타국에 묻히신 분들을 위로하고, 다시 내세에서 만나기를 기원하면서 글짓기를 해보시라고 했는데, 이 글이 조국에서 대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수상 소식은 사할린 동포들을 위로하는 치유가 되어서, 제 마음도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세계를 멈추게 하는 코로나와 전쟁으로 인해서, 이 상은 2022년 들어서 사할린 동포들이 맞이하는 조국과의 첫 교류이기도 합니다. 내년에도 사할린 동포들과 교육원생들이 많이 참가하기를 바랍니다. 2020년부터 대상을 수상하신 사할린 동포들에게는 큰 자극이 되었다고 봅니다. 전 한국어 교사로서 한글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같은 소임을 공감하셨다고 봅니다. 많은 사할린 동포들도 기뻐하였습니다. 교육원의 한글 수업에도 큰 힘이 됩니다.


Q. 2년 동안 교육원에서 한글교육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학생은 ?

A. 수많은 학생이 기억나지만, '안냐 나른스카야' 학생이 생각납니다. 교육원에서 5년간 한국어 공부를 했고, 한국에 나가서 장학생으로 유학하고 싶었지만 한국어 능력시험 3급으로는 자격이 안된다고 하여 탈락되었어요. 이후 사할린국립대 한국어학과 들어가고, 계속 교육원에 나오고 하다가 부산외대 교환학생이 되어 6개월 동안 공부하고 돌아왔습니다. 의지의 사할린 여성이랄까요?

 

Q. 사할린한국교육원에서 펼친 원장님의 교육이념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A. 사할린 동포들에게 있어서 한글과 한국어는 정체성의 구현입니다. 한국어를 모르면 한국의 문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습니다. 한국어는 한민족의 얼이고 혼입니다. 다음 사할린 한인 4세 세대와 한국인 세대가 만나서 김치, 김치찌게, 삼겹살을 먹으며 먹으며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한국문화에 친해지도록 탈춤도 보여 드리고 달고나(오징어게임)도 만들어 보여 드리고 제기차기, 팽이돌리기 등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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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아신문] 지난 7월 비자 문제로 잠시 입국한 이병일 원장이 올해 초 한국에 제2차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의 한국어학습 교재를 전달했다. 경기도 김포 통진읍 학습관에서 최정순 회장에게 태극선과 교재를 전달하는 모습. 2022.07.15.

 

Q.  원장님, 사할린 동포들의 한글교육과 사랑에 대한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다시 사할린교육원장직을 연장하시고 싶으시나요? 공식적 연장은 가능한가요.

A. 네, 6개월 단위로 연장 가능합니다. 저는 코로나 시기와 함께 교육원 임기가 시작되어...처음 몇 개월동안 문을 닫고 해서 아쉬움이 커서. 6개월 연장 신청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떠날 때는 떠나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어쩌면 다시 오기 위하여 지금 떠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첫 개원이나 교육원 이전 등 정말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연장이 안됩니다.

 

Q. 현재 한글교육을 하는 사할린 세종학교(교장:임종환) 역활과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유즈노사할린스크 세종학교는 재외동포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의 이름입니다. 세종학당재단에서 운영하는 세종학당과는 관계가 없습니다교육원에서는 매년 재외동포재단의 한글학교 운영비를 지원하고 정산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교육원에서 보유한 교과서를 지원하기도 합니다세종학교의 문화행사에 가끔 참여하기도 하고, 민속춤 수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글학교 수업 장학은 우리 교육원의 업무입니다.


Q. 코로나로 인해서 한국에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교육원과 사할린한인협회는 연례 행사를 어떻게 치루셨는지요.

A. 교육원은 문화행사로 주최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한국으로부터 교류가 없으니까요2021년 한국어말하기 K-POP 경연대회는 국립대학이 주최, 사할린한국교육원이 주관하였습니다. 김치축제에는 우리가 강사님만 초청했고, 막걸리와 전통놀이 도구만 지원했습니다. 사할린한인협회(회장:박순옥)가 주관했습니다. 2021년의 말하기 대회와 K-POP경연대회는 사할린국립대학에서 예산을 세워서 개최했으며설날 행사 등에는 사할린한국교육원 민속춤 클래스에서 밀양아리랑 댄스을 더했지만, 실제적 주최는 사할린한인협회입니다. 이제는 사할린에서 문화행사는 대부분 사할린한인협회가 주관하게 되었고, 저는 사할린동포 단체가 주체가 되어 주최되는 문화행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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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이 매년 한복을 사할린 동포들에게 보내고 있는 황실예술단을 방문해서 한복을 기증받고 있다. 사진은 이병일 원장과 이혜솔 회장. 2022.10.14.

 

지난달 13일 인터뷰를 마치고 2일후 이원장은 탈춤을 가르치기 위한 한삼 20벌과 한복 10벌, 무용 슈즈 10컬레를 트렁크에 추려 넣고 뱃길로 가는 사할린 길을 나섰다. 이원장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동해안 뱃길을 타고 블라디보스톡에 당도한 후 다음날 오전 사할린 가는 비행기를 타고 유즈노사할린스크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사할린에 가는 직항로가 폐쇄 되어서 2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돌고 돌아서 2박 3일을 걸려서 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은 3년째 가족이 기다리는 사할린 땅을 밞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봄에만 해도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모스크바에서 사할린 행 비행기를 타고 가야만 했다. 올 가을부터 연해주로 가는 뱃길이라도 열려서 다행이다. 그러나 극동 러시아 바이칼 부근 지역에 사는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몽골을 경유해서 2일간 육로로 가야하는 형편이다. 우리 모두는 어서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에는 사할린 한인들의 정체성을 살피기 위해 이병일 원장에게서 사할린 동포들의 '김치'와 '국악'의 향유에 대한 인터뷰를 싣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