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22일 미주 최초 판소리 심청가' 완창발표회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할리우드에 위치한 반스달 극장(Barnsdall Theater, 4800 Hollywood Boulevard, Los Angeles, California 90027)에서 성황리에 성료되었다.
공연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제1부는 곽씨부인 어진행실-부친하직, 제2부는 범피중류-추월만정, 제3부는 탄식-눈뜨는 대목으로 구성되었다.
각 막에서 특별공연으로 제2부에서 김향란의 가야금 연주 '수성반주', 제3부 특별공연으로 춤꾼 이지호의 '살풀이' 망사대 무대가 선사되었다.
고수는 국립창극단 기악부 조용수 악장이 맡았다.
소리꾼 서연운(1972년생, 전주)은 10살부터 판소리 공부를 시작하였고 전북 무형문화재 ‘심청가’ 명예보유자 이일주 명창으로부터 심청가와 춘향가를 사사받고 최근에는 장문희 명창으로부터 심청가를 사사받아 이 자리에 섰다. 소리와 인연을 맺은지 40년이나 흘렀지만 오늘까지 미국 동포사회에서 판소리를 계속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리 인생을 살아야하는 운명을 짊어진 그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장문희 스승을 모시고 이번 완창발표회를 준비했다.
이일주 명인은 "2000년 초 미국 유학을 떠난 제자가 오늘날 미주에서 판소리를 알리고 있다. 동초제에서 인정받는 전공자가 보유자 입석하에 진행되는 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정식 완창 발표라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며 "이번 발표회가 미국에서 완창의 신호탄이길 간절히 바라고 이번 공연이 우리 판소리를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강조했다.
미주 동포사회에서 국악을 향유하는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전통 판소리의 뿌리를 계승하는 서연운의 첫 번째 완창발표회로, 동초제 판소리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귀한 무대로 기억된다"고 전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연운 소리꾼은 "특히 이번 발표회 준비를 위해서 멀리 서울에서 장문희 선생이 와 주셨습니다. 어린시절 이일주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심청가 전바탕을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이라는 곳에서 가르침 받을 스승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저에게 다시 한번 동초제 심청가를 올바르게 다듬어 주고 잡아주신 장문희 명창, 언제나 소리 북장단으로 제 소리에 힘을 실어주시는 국내 최고의 조용수 명고수, 그리고 누구보다도 동초제 판소리 거목 이일주 선생님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드린다."라고 전했다.
미주예술원 '다루' 박창규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판소리 심청가 완창 발표회 축하드립니다. 진정한 판소리를 감상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오늘이 바로, 심청가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날임을 자부합니다. 2003년, 미국에 건너와 현재까지 미주에 판소리를 전파하고자 하는 서연운 선생님의 노력과 헌신으로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었고 큰 성과를 이루었으며 오늘 드디어 개인의 완창발표회를 하게 되어서 진심으로 기쁜 날입니다."라고 전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문희 선생은 "문화가 다른 미주에서 우리 소리를 널리 알리고자 힘쓰시는 많은 국악 동호인과 관계자 분들의 노고에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오늘 미주 최초 판소리 완창무대를 준비하는....소리, 성음, 너름새 그 자체 만으로 소리꾼의 예술적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줘야 하는 이 무대... 용감하게 도전한 그녀의 땀과 눈물이 얼마나 많이 녹아있을지 또한 귀추가 주목될 대목입니다. 오늘 이 무대는 동초제 판소리를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예술성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동초제'는 동초(東超) 김연수(1907~1974)명창이 1930년 초 당시 5명창 송만갑, 유성준, 정정렬 선생 등에게 배운 소리를 다시 이면에 맞게 사설과 소리를 재구성하여 '동초'라는 자신의 호를 붙임으로서 ‘동초제’라는 새로운 소릿제가 탄생한 것이다. 전승력이 강한 판소리로 자리매김한 동초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의 예능보유자 고 김연수 선생이 창시한 유파이다.
특히 동초제 예술적 특성은 동편제의 우람함과 서편제의 아련함을 조화한 소리에 있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여 사설과 가사 전달이 정확하고 너름새(발림)가 정교하여, 부침새(장단)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동초 김연수는 판소리 노랫말 정리에도 힘써 ‘창극 판소리’라는 창법으로 판소리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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