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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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112)

문경아리랑

  • 특집부
  • 등록 2022.10.26 07:30
  • 조회수 2,566
화면 캡처 2022-10-26 224814.jpg
문경아리랑을 쓰다. 임인가을 한얼 이종선 (2022, 한지에 먹, 40×38cm)

 

이 놈의 살림살이는 할지 말지 한데

울 넘어 박덤불은 지붕을 넘는다.

아리라랑 아리라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루 넘어간다.

 

작품감상

사람은 신명으로 살아간다.

신명이 나면 어깨춤이 절로 나고

노래도 신명이 나서 불러야 윤기가 도는 것이다.

삶도 다르지 않다.

신명이 나면 등짐이 무거워도 발걸음은 가벼운 법.

 

살림은 땟거리 잇기가 어렵고,

신랑은 어린데다가 시어미 잔소리가 드세다면

사는데 신명이 날 리 없다.

신명은 고사하고 집어 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밖에.

새댁의 심사를 아는지 마는지

박 넝쿨은 울타리를 타고 넘어 지붕을 덮는다.

세월은 사람의 애환과 관계없이 흐르는 것이다.

 

고단한 삶에 지친 마음을 민체 정자로 써서 달래 보았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