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국악신문] 고려인문화관,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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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고려인문화관,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

고려인 민족음악 집대성자, 카자흐스탄 재즈음악 개척자 '한 야꼬브'의 유작 '영원하라 고려극장' 초연/고려인이 사랑하는 '고려아리랑'의 재조명/ 관객들과 함께 부른 아리랑, 홀로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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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에서 김병학 관장이 한 야꼬브 작곡가의 업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04.02.

 

고려인 민족음악을 집대성하고 카자흐스탄에서 재즈음악을 개척한 '한 야꼬브(1943-2021) 작곡가 특별전' 개막식이 지난 2일 '역사마을1번지' 광주고려인마을 내 월곡고려인문화관 결'(관장 김병학)에서 개최되었다.


토요일 오후 2시 화창한 봄날, 작년에 코로나로 타계한 고려인 예술가 '한 야꼬브(1943-2021) 작곡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월곡고려인문화관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개최되었다이 특별전은 3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는 김삼호 광산구청장을 비롯한 신조야 광주고려인 마을 대표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월곡동 지역주민들과 고려인 주민들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 한 야꼬브의 작품 특별전에 참석하지 못한 한 야꼬브의 아내(한 올가)와 맏아들(한 이고리 야코비치)은 육성 축하 메시지를 통해 "아버지가 평생 그리워 하시던 조국에서 한 야꼬브의 작품 특별전 기획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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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에서 김삼호 광산구청장의 축사 하는 모습.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카자흐스탄 국영TV가 방송을 한다고 하니 고려인마을이 세계인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가운데 광산구 월곡동에 있어서 자랑스럽고, 나라를 잃은 민족에게 서글픈 삶의 고난을 넘어가려는 중심에 '아리랑'이 있으며 , 그 아리랑에는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한국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며 "머나먼 이국땅에서도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실현시키고 구전가요를 수집하고, 고려인의 불굴의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예술가 한 야꼬브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준비한 이번 한 야꼬브 특별전을 통해 고려인은 피를 나눈 민족이라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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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에서 신조야 광주고려인 마을 대표가 축사하는 모습.

 

신조야 (사)고려인마을 대표는 "자랑스런 고려인, 천재 음악가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이 광주에서 열리게 되어 감사하다. 우리 고려인의 자랑이다. 고려인마을은 월곡고려인문화관을 비롯하여 마을극단, 아리랑가무단, 어린이합창단, 청소년가족오케스트라단, 아리랑극장, 그리고 고려방송(93.5Mhz) 등 다양한 예술관련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광주시 관계자에 감사드린다. 광주에는 2000년부터 고려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현재 7000명이 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려인 난민들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은 인구 밀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싶은 고려인 동포들을 가족으로 따뜻하게 받아주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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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에서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이날 행사에는 김병학 관장이 한 야꼬브 작곡가의 이력 소개하고 이어서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축가로 아리랑연합회 이혜솔 명창이 준비한 아리랑,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담은 아리랑메들리를 선사했다. 이어서 축하공연으로 한 야꼬브 창작가요 및 고려인 구전가요 등을 클래식 앙상블 '아마릴리스 칸타빌레'와 하모니테라피,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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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한 야고브 특별전' 개막식에서 축가로 아리랑연합회 이혜솔 명창이 준비한 아리랑,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담은 아리랑메들리를 선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혜솔, 김화숙. 2022.04.02.

 

특히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단장:김혜숙) 어린이들이 러시아 민요 '춘가찬가', 홀로아리랑, 아리랑을 열창하여 관객들과 고려인 가족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에는 바이올린 김은안, 첼로 김시원, 비올라 박선미, 플릇 김재녀, 성악 소프라노 오은주, 김경림, 피아노 신정현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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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이 러시아 민요 '춘가찬가', 홀로아리랑, 아리랑을 열창했다. 2022.04.02.

 

이날 선보인 곡들로는 한 야꼬브 작곡가의 대표적 작품인 고려인들이 널리 사랑하며 부르고 있는 고려아리랑‘, 엄동설한을 힘들게 이겨내고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도 농토를 일구며 불렀던 노동요 씨를 활활 뿌려라‘, 고려인 구전동요 아이들아 놀자와 자연의 군악‘, 고국을 떠나 독립운동을 하며 타양살이 설움에 불렀던 망향가‘, ’고향의 설움', 부모 생각’, '강 건너 천리길‘ 등을 선보였다


이산의 아픔과 조국을 그리는 '망향가'는 함께 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한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이 박수와 함께 "브라보!"를 연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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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고려인 민족음악을 집대성하고 카자흐스탄에서 재즈음악을 개척한 '한 야꼬브(1943-2021) 작곡가

 

'고려아리랑'을 작곡한 한 야꼬브 선생은 살아 생전에 "고려아리랑은 미래의 노래이다. 한민족의 끝없는 이산의 한을 뛰어넘자는 의도에서 기쁘고 행복한 고려인의 미래를 그리며 만든 경쾌하고 신나는 아리랑이다"라고 한다. 가장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은 무대이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노래이어서 따라서 부르는 관객들이 많았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러시아, 캐나다,독일 등지에 사는 고려인들에게서 많이 불려진다고 한다.

 

‘고려아리랑’은 2015년 8월15일 카자흐스탄 알마틔시 고리끼 공원에서 열린 고려인 광복절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인데 이어 10월에는 강원도 정선에서 개최된 정선아리랑축제에서 카자흐스탄 민속악단이 참가하여 이 노래를 부르고 연주해 큰 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해 12월, 카자흐스탄을 답방한 강원도 정선의 아리랑공연예술단과 한 야꼬브 작곡가가 지휘하는 카자흐 민속합창단의 합동공연에서도 재차 선을 보였다. 이렇게 고려인들의 공식찬가로 불리기 시작한 ‘고려아리랑’은 2016년 카자흐스탄 알마틔시 학생회관에서 열린 ‘고려인 설날 큰잔치’에서 애국가로 울려퍼졌다. 2017년에는 안산에서 개최된 '고려아리랑축제'에서 국내외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가사는 한 야꼬브 선생의 요청으로 김병학 관장이 지었다. 다음은 ‘고려아리랑’ 노랫말 전문이다. 

 

원동땅 불술기에 실려서

카작스탄 중아시아 러시아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도

우리는 한가족 고려사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아리랑 고려아리랑(후렴)


진펄도 갈밭도 소금밭도

땀흘려 일구니 푸른 옥토

모진 고난 이기고 일어서니

우리는 한민족 고려사람


아버님 남기신 선조의 얼

어머님 물려준 조상의 말

가꾸고 다듬고 지키리라

우리는 한겨레 고려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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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고려아리랑' 악보 (작사:김병학. 작곡:한 야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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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클래식앙상블 '아마릴리스 칸타빌레'가 한 야꼬브 작곡가의 대표적 작품인 고려인들이 널리 사랑하며 부르고 있는 ’고려아리랑‘, 노동요 ’씨를 활활 뿌려라‘, 고려인 구전동요 ’아이들아 놀자‘와 ’자연의 군악‘, 이산의 아픔을 노래한 ’망향가‘, ’고향의 설움', ‘부모 생각’, '강 건너 천리길‘ 등을 선보였다. 2022.04.02.

 

한 야꼬브 작곡가는 고려인 2세로 뛰어난 트럼본 연주자이자 재즈 음악을 사랑한 탁월한 작곡가이며 당대 카자흐스탄 최고의 지휘자로서 오랫동안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및 알마티 시립재즈악단 주임 지휘자로 활약했다.

 

한 야꼬브 작곡가는 지난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다그는 마지막 작품 영원하라 고려극장을 끝으로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작품에 대해서 김병학 관장은 '백조의 노래'라는 위상을 부여하였다. 이날 초연되어 지인들과 고려인들의 마음이 더욱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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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에서 김병학 관장이 한 야꼬브 작곡가의 업적과 음악활동 및 '고려아리랑' 등 한 작곡가의 작품의 음악적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04.02.


특히 그는 2004년 환갑이 넘은 나이에 녹음기를 들고 옛소련 전역을 누비며 그때까지 전승되던 고려인 구전가요를 모두 수집하여 집대성함으로써 자칫 사라질 뻔했던 고려인 구전가요를 온전히 보존하고 지켜냈다.


1960년대 말에는 당시 소련 정부 차원에서 금기시하던 재즈 음악을 중앙 아시아에 처음으로 도입해 대중음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한 야꼬브 작곡가의 위촉을 받고 '고려아리랑' 작사를 하며. 함께 고려인 구전 가요 및 동요 등을 수집했던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고려인들의 노래를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을 통해 선보이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라면서 "앞으로도 우리 조상들의 구전으로 남아 있고 고려인 학교에서 교직에 계셨던 분들이 작곡했던 곡들도 자주 선보이며 우리 고려인 조상들의 삶과 애환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 후손들이 더 당당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아리랑학회 기미양 이사는 "수년전 안산에서 '고려아리랑'을 초연한 한 야꼬브 선생을 2020년 초 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극장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하늘도 무심하게 코로나로 애석하게 먼길을 떠나셨다. 고려인이 향유하는 구전가요를 집대성한 천재 음악가 한선생의 업적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의병의 후예' 고려인의 애국심과 의지가 담긴 예술성 높은 '고려아리랑'이 널리 널리 불려지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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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에서, 사진은 왼쪽부터 아리랑연합회 사무총장 기미양,김병학 관장, 아리랑 명창 이혜솔.2022.04.02.

 

특별전은 월곡 고려인문화관 ‘ 2층에서 전시된다한 야꼬브 작곡가의 음악 인생을 조명하는 육필 악보, 증명서, 사진, 신문, 서적 등 30여 점의 자료를 전시한다.


특별전은 올해 12월까지 이어지며(월요일 휴관), 오전 10시, 오후 2시 방문객은 전문해설사의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단체관람객은 월곡2동 마을해설사들의 안내를 받아 고려인마을과 문화관을 탐방할 수 있다. 

김병학 관장과 김경림 해설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삼호 광산구청장을 비롯한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 장원창 전 사할린한국교육원장, 한희원 미술관장, 성심온 전남대명예교수, 김양숙 광산구복지정책과장, 채와라 다문화팀장,박경훈 이북5도위원회광주사무소장, 달빛마을문화탐방 최창인 대표, 정진산 마을해설사 대표, 임용기 홍범도공원조성추진위원회 홍보국장,정미정 월곡2동지사협회장, 마을해설사 이순옥, 송주영·노윤정·이미자·최경화, 그리고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와 김블라디미르 전 우즈벡타쉬켄트대학 러시아문학부 교수, (사)아리랑연합회 기미양 사무총장, (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회장과 김화숙 부회장, 고려인마을 주민 등이 참석했다.

특별전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월곡고려인문화관(062-955-1925)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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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관장:김병학)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 기념사진,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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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월곡고려인문화관 ‘결'(관장:김병학)에서 개최되는 '한 야꼬브 작곡가 특별전' 개막식 공연.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