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KBS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년 공개방송 ‘행복한 동행’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년 공개방송 ‘행복한 동행’

‘사할린동포 가족 찾기’로 시작해
1,4000여 건 가족 찾아주었다
동포 편지 26만 여 건 DB 구축해.
가수 설운도 등 유명가수 출연

2022032201001002800073331.jpg
[국악신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주년 특집 공개방송 축하무대. (사진= KBS한민족 방송), 2022.03.21.

 

KBS한민족방송은 21일 저녁 6KBS아트홀에서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년 기념 특별방송 행복한 동행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러시아 사할린·중국 만주3, 일본 등의 동포를 청취자로 하는 KBS라디오 한민족 방송(사회공헌방송부 박천기 부장)의 간판 프로그램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가 개시 50주년을 맞아서 유명 가수와 초청 인사들과 함께 하였다. 참석자 중에는 KBS한민족방송 체험수기 공모전 역대 수상자 등이 참석하여 뜻을 더했다.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진행자인 이소연과 작곡가이자 가수인 이호섭이 사회를 본 이날 공개방송에는 사할린 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을 비롯해 사할린동포들의 귀환운동을 펼친 박노학 씨 아들인 박창규 씨, 사할린 유즈노사하린스크 14번 고등학교 백하득 교장, 사할린 한국교육원 김주환 원장, 사할린 한국어교육협회 공노원 부회장, 사할린아리랑축제추진단 단장인 국악신문사 기미양 대표이사를 비롯해 한국으로 영주귀국해서 안산, 인천, 김포, 파주, 남양주 등에 거주하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 그리고 아리랑 명창 이혜솔, 김화숙. 중국동포, 고려인, 청취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동포들과 인연이 깊은 가수 설운도, 김국환, 나태주, 설하윤, 소리꾼 박애리, 남상일 등이 출연해 50주년 축하 무대를 꾸몄다. 사할린에서 위문공연을 펼치기도 한 작곡가이자 가수 이호섭이 사할린을 부를 때 관객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DSC00024 (2).JPG
[국악신문] 2020년 KBS한민족상(체험수기)을 수상한 전 사할린국립대학 박승의 교수와 안춘대 전 사할린 새고려신문 대표가 1945년 종전후 사할린 한인의 억류, 디아스포라,이중징용에 대해 증언했다. (사진=신에바)  2022.03.21.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는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징용됐다가 일본 패망 후 귀국길이 막히고 억류되어 남아있던 동포들이 가족 찾기를 도와달라고 요청해서 197243일 생긴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사할린 동포에게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당시 이 방송은 수많은 사할린 한인들이 고국의 가족과 생사여부를 전하는 동아줄 역할을 하였다.


중국 동포 보낸 26만 여 통 편지 DB로 구축


이후 1974년부터 중국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과 연해주로도 청취 권역을 확대해 중국 동포들의 가족 찾기 사연도 소개했다. 특히 중국 동북 3성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이 편지를 보내와서 가족 재회 14000여 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1992년까지 중국동포들이 보낸 편지만 해도 26만 여 통에 이르며. KBS 한민족방송은 이 편지를 DB로 구축했다.


박천기 KBS 한민족방송 부장은 "한중 수교가 되던 1992년까지 중국동포들이 보내온 편지가 26만여 통에 이르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가족을 찾아준 사례가 14천여 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방송에는 사할린 한인 영주귀국 추진 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고 박노학 씨의 아들 박창규 씨도 참석했다. 박 씨는 "아버님이 KBS에 제안해서 만들어진 방송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니 감격스러울 따름이다. 당시 사할린동포들은 한국으로 직접 편지를 보낼 수가 없어서 일본을 거쳐서 편지를 보냈는데 KBS 한민족방송을 듣기 위해 몰래 숨어서 방송을 들었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20323_101131967_06.jpg
[국악신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주년 특집 공개방송 축하무대는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진행자인 이소연과 작곡가이자 가수인 이호섭이 사회로 진행된 공개방송. (사진= KBS한민족 방송), 2022.03.21.

 

이수진 사할린이산가족협회 회장은 "사할린 사람들은 수십 년간 방송을 들으며 고국 땅을 밟게 되기를 학수고대했다. 이렇게 와서 공개방송을 듣게 되니 감개무량하다. KBS 한민족방송은 사할린 동포들이 잃어버린 수많은 가족을 찾아줬고, 또 책과 달력을 보내주고 노래자랑대회과 위문공연도 실시했다"KBS 한민족방송은 사할린 동포들을 잊지 않고 늘 함께 해왔다. 50주년을 축하한다. 그리고 우리도 이제부터라도 영상 편지를 남기는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축사를 전했다.


대한고려인협회 노알렉산드라 회장은 "50년 동안 동포들과 함께 해 오면서 한민족동포들을 연결시켜 주고 있는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가 앞으로도 한민족 문화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애청자인 재한동포문인협회 김경애 회장은 "중국에 있을 때부터 이 방송을 들었는데 중국동포들 중에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를 통해 가족을 찾은 사람들도 많고, KBS 덕분에 한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동포들이 많다. KBS 한민족방송이 중국동포들이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고려인협회 채예진 부회장은 "50년 동안 동포들과 함께 해 오면서 한민족동포들을 연결시켜 주고 있는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민족 문화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가족 찾기에서 시작된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는 통일부와 협력해 올해부터 남북이산가족 찾기를 다시 시작해 동포들의 가족 찾기를 이어가고 있다.


KakaoTalk_20220323_101131967_05.jpg
[국악신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주년 특집 공개방송 축하무대. 사진은 설운도, (사진= KBS한민족 방송)2022.03.21.

 

첫번째 무대에서는 전 사할린국립대학 박승의 교수와 사할린 전 새고려신문 안춘대 사장이 사할린 동포들의 디아스포라이중징용에 대한 아픔과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회상하고, 2년에 걸쳐 KBS한민족방송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사할린 동포들이 3대에 걸친 가족사 이야기로 대상을 수상한 감동을 전했다.


초대가수의 노래에 눈물


이어서 수차례 사할린 공연에 다녀온 가수 설운도가 첫 막을 올렸다.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다룬 '잃어버린 30'을 부른 가수 설운도는 "이산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노래로 위안을 줄 수 있어서 그 어떤 무대보다 뜻깊었다"고 말했다. 사할린을 작곡한 이호섭이 부른 '사할린'은 또 한 세대를 넘어가는 '이산의 이산'이 남긴 아픔이 고스란히 가슴과 가슴으로 전해졌다.


두번째 무대에서는 방송 덕분에 가족을 찾았던 이승희·박동찬 중국동포이 무대에 올라 "가족을 찾았다는 소식에 동네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기뻐했고, 방송에서 한국 가족의 편지를 들을 때면 모두 눈물을 흘리며 만나는 날을 고대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 편지들을 분석한 동덕여자대학교 문형진 교수는 "이 편지에는 동포들이 한반도에서 연해주 지역으로 어떻게 이주를 했는지 동포들의 이주사를 엿볼 수 있고. 생활상과 문화도 알 수 있어 그 자체로 소중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나태주가 '힘내라 대한민국'을 부르면서 태권도 발차기를 하면서 공중회전을 하자 객석에서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설하윤은 K-뮤직의 아우라와 댄서들의 특급 퍼포먼스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KakaoTalk_20220323_101131967_04.jpg
[국악신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주년 특집 공개방송 축하무대. 사진은 설하윤, (사진= KBS한민족 방송),2022.03.21.

 

세번째 무대에서는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네번째 무대에서는 1세 부모가 가고 2세와 3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다시 시작된 이산가족찾기'에 대한 문의가 오고간다고 전했다. 이어서 판소리 명창 남상일과 박애리사 춘향가로 신명을 높였다. 휘날레에는 관객과 함께 뜨거운 가슴을 담아 아리랑으로 대합창을 했다.

 

이날 공개방송을 연출한 KBS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프로그램 김경희 피디는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가 한민족 동포들과 50년을 함께 해 왔듯이 앞으로도 언제나 동포들과 함께 하면서 동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최연소 방청객으로 온 사할린 4세 신아리나(9)와 신마이아(14)"한편의 다큐를 보는 것 같다. 사할린 동포와 중국 동포들이 가족찾기 편지를 보내고, 왜 이제야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KakaoTalk_20220323_100315562.jpg
[국악신문] KBS한민족방송 간판 프로그램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가 개설 50주년을 축하하는 특집 공개방송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현 사할린한국교육원 이병일 원장,전 사할린한국교육원 김주환 원장, (주)국악신문사 기미양 대표이사.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공노원 부회장 3대 가족과 이혜솔 아리랑 명창과 김화숙 국악인. (사진= 신에바) 2022.03.21.


이날 공개방송을 연출한 KBS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김경희 피디는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가 한민족 동포들과 50년을 함께 해 왔듯이 앞으로도 언제나 동포들과 함께 하면서 동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공개방송이 끝나고, 2020년 KBS한민족상(체험수기)을 수상한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공노원 부회장은 "오늘 50주년 공개방송은 그야말로 사할린의 날이다우리 가족 3대가 함께 왔다며느리와 손녀들이 사할린 한인의 역사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어 뜻 깊었다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딸과 사할린에서 친구들이 이 방송을 언제 볼 수 있냐고 전화가 왔다국내 영주 귀국한 김포양주 친구들이 며칠 전 갑자기 코로나로 못 와서 너무 아쉬웠다. 50주년을 축하하고 최장수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50주년 특집 공개방송 행복한 동행은 오는 4월 2~3일 오전 7~8시 KBS 한민족방송(AM 972Khz)에서 방송된다. KBS 한민족방송 유튜브 채널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행사장을 나오는 한 참석자의 말이 귀에 감돈다. "나 60년 행사 때 초청하면 꼭 올랍니다.” 속으로 답해 드렸다.

 

"예 그러셔야죠저도 오겠습니다.”

 

KakaoTalk_20220308_19530762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