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세상을 밝히는 일본 여성이 되자”를 표방한 재한 일본 여성 모임 ‘라일락회’가 ‘Sayaka’ 제2호를 발행했다. 년간지 2호는 일본어판에서 주요 기사만 추려 재편집한 것이다. 이 번호에는 주목할 만한 기사들을 담고 있다.
한일관계사를 다룬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와 ‘사쓰마 도기 명장 심수관’ 기사, 남북관계로 ‘남북통일 주역은 여성’ 기사,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를 다룬 ‘한글의 모체 가림토문자?’기사가 있다. 그리고 일본문화 소개 기사 ‘기모노 문화를 세계로’와 ‘일본요리 특집’이 있다. 문화예술 분야로는 ‘백건우 고향의집 도쿄에 피아노 기증’과 ‘키키 키리’ 같은 읽을거리를 수록했다.
이 중에 살펴볼 만한 기사는 두 가지가 있다. ‘탄코부시(탄광민요) 위령제’와 ‘한일의 역사를 해원하는 이츠키 자장가’다. 전자는 일본의 광부들의 고난을, 후자는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의 삶을 담은 노래를 주제로 하고 있다. 결국 이 두 민요는 아픈 한일관계사를 입증하는 노래라는 것이다.
‘탄코부시’는 일본의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 때 탄광부들을 위로하며 추는 ‘봉오도리’ 춤곡이다. 사실 ‘오봉’은 이미 고인이 된 조상을 즐거운 현세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제의이니, 이 노래는 이미 고인이 된 광부를 기리며 부르는 위령의 노래이다.
‘달이 떴다 떴다 달이 떴다
(얼씨구 좋다)
어두운 동굴에 빛이 보이네
아버지 어머니 그리운 얼굴
눈물을 삼키며 다시 파보자(1절 사설)
그런데 이 노래가 한국 탄광에서 불렸다. 바로 2020년 8월 13일 오봉을 맞이하여 라일락회 외원들이 강원도 영월군 마차리 탄광문화촌 산업전사위령탑에서 불었다. 이 영월 탄광은 1935년 일본인과 중국인과 함께 우리 탄광부가 징용되어 개발된 탄광이란 사실을 기억하고 위령의 노래를 부른 것이다. 이로서 이 노래는 일본민요에서 위도 불를 수 있는 노래인 것이다.
‘이츠키자장가’는 1940년대 초 일본인들에 의해 ‘조선인들의 노래’로 규정된 노래다. 임진 정유왜란 때 일본으로 끄려간 조선인들이 일본 속에 토착하며 고단한 삶을 사설에 담아 부른 노래로 전해진다. 이 노래를 일본인들의 목소리로 한국에 전한 이들도 바로 라일락회 회원들이다. 2020년 6월 문경새재아리랑제에 일본음악단을 대표하여 ‘라일락회’가 전해 준 것이다.
이 노래는 문경새재아리랑제 ‘라일락회’ 참가를 계기로 함께한 중국 대만 월남 국악인들도 ‘이츠키자장가’를 인상 깊게 들었고, 한국과 관련된 민요라는 사실에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인접국가(漢字를 공유하는 국가들) 민요가 서로 교류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표하기도 하였다.
아 벌써 ‘Sayaka’ 3호가 기다려진다.
"하카마타 레이코 편집장님, 빨리 3호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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