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지금은 국가기관이나 국악관련단체에서 CD음반을 잘 출반하지 않는다. 그런데 전북대학교와 남원시가 ‘남원시 국악아카이브선집’이라는 이름으로 제1집 ‘정회천 국악자료’음반을 출반하였다. 1집이라고 한 것은 앞으로 계속 시리즈로 출반한다는 의미이니 매우 기대하는 바이다.
이 음반에는 1991년 10월 11일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 제1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공연, 강도근 명창의 흥보가 완창 공연에 즈음하여 정회천 선생과 진행한 대담 자료이다.
강도근 명창은 1918년 남원시 향교동에서 출생하였다. 평생을 남원에 거주하며 1996년 타계하기까지 남원의 판소리를 이끌었던 명창이다. 그는 김정문, 송만갑, 유성준 등에게서 동편소리를 학습하였으며, 임방울, 조학진에게서 서편소리도 학습하였다. 그러나 약간 쉰 듯한 수리성에 통성으로 질러내는 그의 성음은 동편판소리의 진수이며, 특히 기교를 부리지 않고 질러내는 소리는 송만갑 명창과 가장 닮았다고 평가된다.
강도근 명창은 1972년 남원국악원의 판소리 강사로 부임한 이래, 남원에 머물며 후진 양성에 주력하여 전인삼, 안숙선, 강정숙 등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었다. 1988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평생 제자를 양성하다 1996년 5월 13일 78세를 일기로 남원시 향교동에서 타계하였다.
강도근 명창의 판소리는 ‘흥보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승되었으나 다섯 바탕을 모두 보유하였던 창자이다. 강도근의 판소리 중 그의 생전에 <흥보가>(3CD)와 <수궁가>(3LP) 2바탕만 음반으로 남아있고, 그 외의 소리는 안타깝게도 전바탕 음원이 남아 있지 않다. 특히 강도근의 ‘춘향가’는 희귀음원으로, 1993년 삼성전자에서 LD로 제작된 <혼의 소리-동편제의 거장 강도근>에 일부 대목이 포함되었을 뿐이다.
이 음반에는 정회천 교수와 대담하는 도중에 강도근 명창이 <단가 백발가>와 춘향가 중 <적성가>, 수궁가 중 <세상경치>,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부른다. 북도 정회천 교수가 맡았다. 대담은 강도근 명창의 일생을 조명하는데 주요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해설서에는 강도근 명창과 관련된 글(정회천. 신은주 전북대 교수)과 판소리 가사가 수록되어 있다. 정말 귀중한 자료이다. 이런 자료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다.
정회천 교수, 개인이 소장한 30년이 넘은 음원이지만 음질도 깨끗하며 강도근 명창의 성음이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음반은 비매품으로 출반되었습니다. 전북대학교에 연락하여 음반을 얻었습니다. 2021년 12월 19일 아침 8시 조금 넘어 국악FM방송 ‘정창관의 음반에 담긴 소리향기’ 코너에서 무료 나눔 행사를 진행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청취바랍니다.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TOPCD-18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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