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국악신문] 예술장사치 팔도보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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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예술장사치 팔도보부상

전통예술에 전자음악을 입힌 재담소리
루프스테이션을 활용한 노래와 춤
경기민요, 구음, 강령탈춤, 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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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보부상이 노래와 춤, 재담으로 관객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전했다. 지난 4일 '팔도 보부상'이 우면당에서 꾸민 무대로 국립국악원이 기획한 공감시대-창작콜라보 플러스공연이다.

 

팔도보부상은 전통예술에 전자 음악을 더한 재담 소리극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창작음악 제작소다. 남녀 재담소리꾼 여성룡과 박인선은 노래와 춤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악사 허동혁은 전자음악을 연주했다. 다양한 장르의 전자음악에 맞춰 구음과 춤, 경기민요, 랩 등 7가지 전개로 진행됐다.

 

오프닝

루프스테이션(loop station)과 구음이다. 루프스테이션은 일정한 구간을 반복 재생하는 곡 구성 방식 또는 그러한 악기를 뜻한다. 허동혁이 루프를 다루며 전자기타를 연주하고 여성룡이 리코더 연주와 구음으로 합을 더했다.

 

MASK

오묘한 음악이 연주되면서 탈을 쓴 여인이 춤을 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이수자 박인선이다. 검정색 짧은 저고리와 항아리바지 의상을 입고 허리는 맨살을 드러내었다. 탈춤의 주제는 코로나 19가 종식되기를 기원하는 의식적인 곡이다. 벽사의 의식무로 주변의 나쁜 기운을 쫓는 의식 행위를 표현했다.

 

장타령2

재담이 시작된다. 자신들은 춤, 노래, 이야기를 파는 예술장사치 팔보부상이라 소개한다. 악사닥터 허박사도 소개한 뒤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며 장사가 시작된다. 남성이 먼저 긴 호흡으로 구음을 하고 여성이 노래와 랩을 한다. 두 재담꾼은 여러 동작을 함께 하면서 노래를 하는데 춤사위가 코믹하게 표현된다다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여성은 돈을 벌기 위해 음악을 하고 남성은 전통 예술인은 사명감을 갖고 해야 된다며 메시지도 담았다. 남성이 맛 뵈기로 태평가를 짧게 부른 뒤 명창 재담꾼 박춘재 선생님을 소개한다. 100년 전의 장사꾼 소리와 오늘날의 장사치를 언급하면서 세 번째 전개로 이어진다.

 

각색 장사치

옛날 장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수를 노래로 엮었다. 게장수, 바나나, 델몬트, 햇밤군밤, 메추리알 등 재미있는 노랫말과 호객행위가 펼쳐진다. 남성 재담꾼이 하나씩 할 때 마다 악사가 장단을 잘 받아준다. 오토바이트를 타고 배달하는 라이더를 표현하며 노래는 마무리 된다.

본격적으로 장사를 하자고 말하며 남성은 인기 있는 것을 팔고 싶어 하고 여성은 자신 있는 것을 팔자고 한다.

 

금의환양

자신 있는 것을 팔아야 인기가 있다며 여성 재담꾼이 노래 잘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팔아보겠다 한다. 가수를 꿈꾸던 시골 청년이 서울로 상경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노래다. 남성이 노래 잘하는 청년이 되어 노래를 부른다. 여성 재담꾼은 청년의 성공과 실패 과정을 해설로 이야기 해나간다. 드디어 청년은 스타가 되어 돌아왔다. 다 이뤘다는 표지판을 들어 보이며, 다 이르지 말고 다 이루자며 웃음으로 마무리 된다.

 

노래 도깨비

이번에는 남자가 인기 있는 것을 판다. 우리 민담에 등장하는 도깨비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창작한 노래다. 목소리만 가진 소리꾼에게 금은보화와 맞바꾸자고 도깨비가 제의한다. 이 무대에서는 악사 허박사가 무대 앞으로 나와서 숄더키보드를 연주하며 재담꾼들과 조화를 이루는 장면도 연출된다. 소리꾼은 목소리를 돈과 바꾸지만 결국은 가난하고 배고파도 노래를 부르며 살겠다며 목소리를 되찾는다.

 

이번 무대에서 팔도보부상은 유쾌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로 공연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재미있는 노랫말과 다양하게 표현된 구음이 전자음악과의 조화를 이루었고,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많이 받은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