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0 (목)
한국국악협회 홈페이지 팝업 창에 "(사)한국국악협회 이전 소식”이라는 글이 올라 있다며 국악협회를 비판하는 글이 제보되어 왔다. "백만 국악인의 상징인 한국국악협회가 소리 소문 없이 목동으로 이전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입니다.”로 시작하는 이 호소 문투의 글에는 소리 소문 없이 떠나는 것을 누가 결정했고, 그렇게 급히 떠나는 사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송사로 협회 운영의 난맥과 치부를 드러낸 부끄러운 모습”에 대한 국면 전환용이 아니냐라고도 추궁했다.
어제 정오쯤 국악협회 사무국에 문의한 결과 사실이었다. 제보 받은대로 팝업창엔 "한국국악협회 이전 소식 11월 3일,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 1413호로 이전합니다. 02 744-8051”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홈페이지 어디에도 관련 사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지사항이나 ‘사랑방’ 같은 커뮤니티 코너에는 아예 폐쇄된 듯한 상태이다. 이런 지경이면 협회는 업무가 정지된 상태임을 스스로 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정황은 이를 문의하는 기자에게 응대하는 소속원의 답변에서 재확인되었다. 언제, 어떤 이유로 이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전 이사장(홍성덕)이 국악로로 이사를 온 그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고, 월세 내는 것이 부담이라서라는 이유를 댔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결정하였다.”라며 이사회 결정 내용은 ‘대외비’라서 보낼 수 없다고 하였다. 과연 이사회 결정 내용과 이사회 개최 일시가 대외비라고 규정된 단체가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이전에 대해 한 원로는 문자로 소식을 받았다면서 국악로에서 떠나면 다시 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섭섭함을 표했고, ‘국악로’ 개명과 초기 행사를 주도하였던 원로 역시 "국악로에 대한 배신”이라며 격노하였다. 또한 국악행사의 무대나 디자인 분야의 한 원로 화백도 임대료가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떠나는지 전혀 비문화적 마인드의 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돈화문에서 종로3가역까지 ‘국악특성화 사업’이 2020년부터 순차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업을 주체화할 국악인들의 공동체가 정작 이를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단견의 소치일 수밖에 없다. 특히 국악로 개설은 원로들의 지극한 국악사랑의 결실이라는 사실에서 그 상실감은 한층 크게 와닿는다. 멀리는 1933년 설립된 익선동의 ‘조선성악연구회’의 역사에서부터 오늘의 각종 국악사와 한복집의 포진에 의한 상징 조성이 그러하다.
앞으로 이 국악협회의 이전 문제에 대한 타당성 논란과 근본적인 협회운영 파행에 대해서는 전 국악인들의 분노가 있을 것으로 감지된다. "국악로에 대한 배신”이라는 격노(激怒)가 전 국악인에게 번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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