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문화재청은 17세기 조각승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이 만든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이 25일 지정 고시한 색난은 17세기 전반에 활약한 여러 선배 조각승들을 이어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이다. 조각승은 불교조각을 전문하는 승려로, 일군의 조각승 중 으뜸을 '수조각승(首彫刻僧)'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동시대 조각승들처럼 정확한 생몰연대와 행적을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관련 기록 등을 통해 1640년을 전후로 출생해 1660년대 수련기를 거친 후 1680년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되어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약 40년 넘게 활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光州 德林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지금까지 알려진 색난의 작품 중 제작시기가 가장 빨라 그의 일대기에 있어 상징성이 큰 작품이다. 발원문을 통해 수조각승으로 활동한 40대인 1680년(숙종 6년)에 제작했음을 알 수 있으며, 총 26구로 구성된 대규모 불상이다.
수조각승으로서 색난의 현존작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에 있어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위상까지 고려하면 상징성과 중요성이 인정된다.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요 존상(尊像)의 손실이 없고, 작품성도 뛰어나 17세기 후반 명부전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高興 楞伽寺 木造釋迦如來三尊像 및 十六羅漢像 一括)'은 능가사 응진당에 봉안돼 있는 불상 일괄이다. 1685년 6월 전라도 홍양현 팔영산 능가사 승려 상기가 발원했고, 색난이 수조각승으로서 그의 동료·제자들과 함께 주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金海 銀河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1687년(숙종 18년) 제작돼 김해 신어산 서림사 시왕전에 봉안된 불상이다.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킨다. 은하사 명부전 존상은 모두 21구로,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귀왕, 판관, 사자, 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求禮 華嚴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및 四菩薩立像)'은 1703년 조성된 평균 높이 약 3.3m 대형 불상으로서, 색난의 50대 만년작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불상 조성에 있어 숙종을 비롯해 측근 왕실인사들인 인현왕후, 경종, 숙빈최씨, 영조 등을 비롯해 여흥민씨, 해주오씨 등 권세 있던 가문의 인물들도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18세기 초 최대의 왕실불사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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