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음반] 정창관의 신보유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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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창관의 신보유람 51

[국악] 두번째 소리걸음 완창발표 기념음반 <경기 12잡가>-정아인 전도양양-

  • 특집부
  • 등록 2021.08.24 08:30
  • 조회수 779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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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두번째 소리걸음 완창발표 기념음반 <경기 12잡가>-정아인 전도양양- (2021년 고금 GGC-=20075)

 

‘<경기 12잡가> 정아인 전도양양’ 음반은 8월 18일 정효아트센터에서 열린 경기 12잡가 완창발표회 기념으로 출반된 것이다. 첫 음반은 2021년 3월에 ‘소리걸음 첫 번째 경기민요 정아인 <전도양양>’으로 출반하였다. 이 음반은 두 번째 출반으로 2장의 CD로 구성 되어있다. 필자는 음반 해설서에 쓴 격려글로 대신한다.

 

소리꾼 정아인의 소리걸음 두 번째 경기 12잡가 완창 발표회 기념음반

<경기 12잡가> 출반을 격려하면서

 

잡가(雜歌)는 전통사회에서 전승되어 조선 말기에서 20세기 초에 특히 성행하였던 노래의 하나로, 기생·사당패·소리꾼과 같은 전문예능들이 긴 사설을 기교적 음악어법으로 부르는 노래다. 불리는 지역에 따라 경기잡가, 서도잡가, 남도잡가로 나눈다. 경기 12잡가는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지역에서 불렸던 잡가로 앉아서 부르며, 좌창 또는 긴 잡가라고도 한다. 가사내용은 판소리처럼 서사적 이야기이고, 처음에는 유산가·적벽가·제비가·집장가·소춘향가·선유가·형장가·평양가 등 8잡가였으나 후에 잡잡가인 달거리·십장가·출인가·방물가 등 4곡이 더하여 12잡가가 되었다.

 

정아인은 영훈초등학교 4학년생으로 12잡가 완창 발표회와 동시에 음반을 출반하였다. 발표회에 맞추어 음반을 출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3월에 1집 정아인의 소리걸음 첫 번째 <전도양양(前途洋洋)> 음반 출반 때 격려의 글을 보냈다. 벌써 2집이라니, 그것도 경기 12잡가 음반이라 놀랍기만 하다. 이는 스승인 전병훈 소리꾼의 경험에 의한 가르침 때문일 것이다. 전병훈 소리꾼은 7살 때 12잡가를 완창한 최연소 완창 공연 기록을 가지고 있다.

 

경기 12잡가 완창은 경기 소리꾼이 넘어야 할 태산인데, 12잡가를 배운지 1년 만에 넘은 경이로운 기록이다. 일찍 넘는다고 좋은 건 아닐지 모르지만, 어릴 적의 소중한 경험은 경기 소리꾼으로 소리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름 있는 경기소리꾼이라면 반드시 경기 12잡가 음반을 출반해야 한다. 경기 12잡가는 1974년에 ‘경기민요’라는 종목명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되었다. 묵계월·이은주·안비취 명창이 첫 예능보유자로 지정된바 있다.

 

2장의 음반에 수록된 장구 반주는 스승인 전병훈 소리꾼과, ‘달거리’ 후반의 ‘매화타령’은 경기음악연구회(가야금 임정완. 피리 김태형. 대금 심성욱)가 맡았다. 이색적인 접근이다.

 

아직은 완성되어야 할 12잡가이지만, 앳된 목소리의 12잡가는 대견함과 기특함을 감상자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제 학생들이 부르는 12잡가도 누가 잘 부르는지를 선택해야 할 이상적인 세상이 오고 있어 매우 반갑다.

 

만 10살이 되지 않은 이때에 2번째 음반 <경기 12잡가>의 산을 넘고 있지만, 또 다른 태산이 있음을 알고 정진하기를 바라면서 격려의 글을 마친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GGC-20075&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