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PICK인터뷰] ‘마이더스의 손’ 세계적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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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인터뷰] ‘마이더스의 손’ 세계적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

03.06.~19(2주간) 인사동 마루 아지트갤러리
김선미 교수 (통미분장예술연구소장) “바디페인팅에 美치다” 출판식 및 전시회
“빛깔로 코로나를 보낸다” 퍼포먼스 연출

국악신문은 새로운 코너로 ‘PICK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 코너를 통해 더 원활하게 국악인들의 의미있는 활동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네번째 인터뷰는 시각예술가 김선미 교수(서경대)이다. 3월 6일부터 19일까지 인사동 마루 아지트갤러리에서는 신의 손이라는 김선미 교수의 "바디페인팅에 美치다” 출판식 기념 및 사진 전시가 진행되었다. 한편 김선미 교수 연출로 코로나 극복 기원을 하는 이색 이벤트가 인사동 거리에서 열렸다. "빛깔로 코로나를 보낸다라는 주제로 13일 인사동 마루 야외공연장에서 바디페인팅 포퍼먼스가 열려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김선미 아티스트를 객원기자 기미양 선생이 인터뷰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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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페인팅에 美치다


기미양: 안녕하세요. "바디페인팅에 치다 출판과 전시회를 축하합니다. 이번 행사를 마치고 한마디 소감은?


김선미: 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에 미치든, 누군가에게 미치든 평생 하나에 미쳐 산다는 것은 여러모로 행복한 일입니다. 미쳐있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이 좋다면 그건 신이 내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1년 넘게 언텍트시대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지난 작품들을 정리해 이번에 첫 출판을 했습니다. 20여년간 작업한 초창기 아트 메이크업과 바디페인팅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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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바디페인팅에 美치다” 전시회, 오른쪽부터 배우 러시아에서 온 마리아와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 작가. 인사동마루 전시장. 2021-03-06

 

Q: 통미분장예술연구소(統美扮裝藝術硏究所)는 어떤 목적을 가진 연구소인가요?


A: 현재 살고 있는 동시대인들이 공감하고 저항하는 목소리를 개념미술로 재해석하여 비주얼로 형상화하는 시각예술 연구소입니다. 연구 목적은 '세상을 美로 아우르다'입니다.


Q: 통미라는 의미는?


A:통미(統美)는 네이밍은 우리나라 전위예술가 1세대 무세중 선생이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이 세상을 밝히는 아름다움의 큰 줄기는 자연이다. ‘자연의 모든 분야를 아름다운() 시각으로 아우르다라는 의미입니다. 여럿을 모아 한 한 판이 되게 하는 아우르다의 사전적 의미를 확장하면 통합(統合)의 개념이 됩니다. 모든 예술장르와 소통하고 美로 아우른다. 그래서 (統)+미()라는 뜻에서 통미라고 명했습니다.

 

Q:선생님이 추구하는 작가정신은 한마디로 무엇인가요?


A: 태초에서부터 현생 인류로 연결되는 인간을 생각해 봅니다. 현대문명과는 거리가 먼 비문명인, 순수했던 인간의 영혼이 담긴 바디를 통해서 신을 닮은 완벽한(Perfect) 아름다움을 형상화 하고 싶습니다. 즉 인간의 속성, 반인반신(半神半人)중 신성성(神聖性)을 뽑아내고 싶었습니다. 영적 아름다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Q:인간의 몸에 어떻게 무엇을 표현한다는 것인지요?


A:인간의 바디, '살아 있는 몸'을 화폭으로 삼아 신의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우리에게 신은 바로 자연입니다. 우리의 몸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땅속에서부터 하늘까지 모든 곳에 인간과 함께하는 정령이 존재합니다. 하늘에서 우리를 비추어 주는 태양, 바람도 물도 바위. 꽃 한송이 모두 정령입니다

세상에 모든 곳에는 정령이 있습니다. 작은 조약돌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까지........

자연계의 수많은 정령들은 우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속에서 사는 고기가 죽으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의 살아 있는 몸에 바위, 나무, , 나비, . 물고기. 사과, 등을 그립니다


우리는 오래 전 바다물 속에서 태어난 물고기에서 진화를 했습니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의 근원에서 시작된 생명체라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Q: 이번 첫 출판은 어떤 내용이 정리되어 있나요?


A: 1999년 가을 바디페인팅에 쳐서 다니던 미술대학 대학원을 때려치우고 한 달 만에 무작정 파리로 떠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쓰듯 20여 년 동안 추구하고자 한 열정들이 분기별로 담겨져 있습니다. 초기 아트 메이크업과 바디페인팅 작품들이 20여년 동안 시대와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변화한 모습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중간에 동양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성균관 대학 박사과정도 수료했습니다. 혼자 바디페인팅을 공부하고 싶거나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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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 작가, 인사동마루 전시장. 2021-03-06 (사진=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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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 작가와 바디 페인팅을 받는 배우, 인사동마루 전시장. 2021-03-06(사진=김하늘)

 

시각예술가 입문과정

 

Q: 국내에서 독보적 존재인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가 되는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A: 한 때는 필받다’ ‘미치다는 말이 유행했었는데난 바디페인팅이 좋아서 필 받는 대로 20년을 미쳐 살다 보니미용학원에 바디페인팅 수업이 생겨 가르치게 되었고민간자격증과 미용대회가 생겨나면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는 분야의 전문가로도 살았습니다대학원이 생겨나더니 대학이 생기고, ‘교수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살았었습니다하지만 교수보다는 바디페인팅 아티스트이고 싶었습니다때론 바디페인팅 작업을 혼자 하는 것이 어려워 가르치는 것에 집중하던 때도 있고무대에 설 수 있다면 돈을 떠나서 무조건 고고하던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의 길은 노력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디란 말 그대로 머리카락부터 발톱까지입니다당연히 헤어스타일에서부터 발끝(발톱 색깔)까지 모두 디자인해야 합니다모델에게 입힐 옷을 직접 구상해서 만들고어느 때는 특수분장도 해야 합니다저에게는 건축물 이상입니다숨쉬고 움직이는 건축물,,,,,

학교에서는 어린 학생들에게 헤어와 에어브러시를 가르치면서도 난 여전히 자유로운 바디페인팅 아티스트이고 싶습니다.


Q: 작가의 길을 가면서 어려운 점은? 


A: 외국은 크리에이티브 한 인재들을 발굴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회도 제공해 주고 확장해갑니다. 세계는 가파르게 변해가는데, 한국은 2016'메이크업 국가자격증'이 실시된 이후로 급격히 크리에이티브 한 아트 메이크업과 바디페인팅 자격증 교육, 대회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과 작업하려는 동료 작가를 만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Q: 팬데믹 이전 작품전보다 오늘 작품전에서 달라진 점은 인사동 거리에서 퍼포먼스 작품은 인상적이었습니다.


A시대에 맞게 작품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예술은 팬데믹을 전후해서 나누어진다는 것입니다. 미래에는 자연과 합일해야 살 수 있기에.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각인하기 위해 신화를 소환했습니다.

대리석으로 만든 여인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피그말리온 처럼, 바디페인팅을 통해 자연의 신을 소환했고, 그것이 팬데믹 시대에 문명과 충돌하며 저항하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표현했습니다.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바라보는 관객들도 전체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Q: 이번 출판 전시회에서 뮤즈로 분한 모델은 누구인가요? 작품을 쳐다보면 이국적 이미지와 아름다운 눈동자는 잠시 신화 속 이야기로 안내되는 것 같습니다.


A: 러시아에서 온 금발 미인 소녀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 나의 뮤즈로 활동한지 강산이 한번 변했습니다한국에 온지 10년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한국이 좋아서 정착한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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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김선미 작가와 배우,  인사동마루 전시장 입구. 2021-03-06.

 


김선미 작가론


Q: 예술이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A: 예술이란 예측불허라는 자연 앞에 살아가야 하는 약한 인간이 다음 세대의 계승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 저항하며신에게 의탁하기 위해서 신을 찬미하는 몸짓에서 기원했습니다. 저의 예술세계는 그런 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신화에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Q: 그래서 인간은 신화를 만들고 목적에 의해 신을 소환하기도 합니다선생님 작품에서는 누구나 신의 모습을 본다고 합니다여자는 여신이 되고 남자는 남신이 되고....어떤 사람은 꽃이 되고, 유니콘이 되고 그렇게 우리는 신의 모습을 닮고 싶어 하지요. 선생님 작품은 그대로 빨려 들어가서 어느새 우리는 신화 속에서 걷게 됩니다전시장을 나와도 그 감동은 오래 오래 갑니다. 그런 신성한 감동은 상처 받았던 자신을 치유시키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신화에서 모티브를 찾게 된 배경은?


A: 저의 작품은 신화에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았던 신를 소환하여 인간의 몸에 숨어있는 신의 모습을 찾아서 형상화 하고자 하는 작업이지요.

문명사회를 이루기 전 공동체 사회에서, 신화는 살아있는 역사이었습니다자연을 경외하고 섬기면서 살았습니다

그 시대는 모든 만물에는 정령이 있다고 여기면서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신이 있는 시대에서는 마을에서 굶어죽어 나가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그 마을에는 노숙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Q: 선생님 작품을 관객의 시각에서 해석한다면문명의 이기 속에서 점차 빠르게 잃어버리고 있는 인간성 회복을 찾기 위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해석이 될까요큰 범주에서는 인공(Atificial)이 아닌 자연(Natural)을 의미하고, 작은 범주로는 문명에 의해 이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문명의 이기에 저항하는 작업이라고 이해가 됩니다문명이 정착하기 전 인류 공동체가 공유했던 '아름다운 원시성'을 찾아가는 작업이라고 느껴집니다


 A: 모든 문학이나 예술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성 회복을 찾아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구원을 받기 위해 누구나 마지막에는 신을 찾습니다

누구에게는 어머니가 신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작품속에서 신을 만나고 있습니다.


Q: 21세기에 들어서 인간은 더욱 고독하고개인과 개인의 이기적인 관계에서 집단과 집단의 이기로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인간의 이기심으로 욕망이 극대화하면서 자연 파괴의 결과로 코로나라는 비싼 대가를 치루게 되었습니다출판과 함께 공연한 "빛깔로 코로나를 보낸다라는 퍼포먼스 연출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A:결국 코로나라는 팬데믹도 문명의 이기라는 무기를 가진 인간의 빗나간 욕망으로 예측된 대참사입니다자연 파괴는 야생동물에서 가축들까지도 구제역으로 참살을 당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지속되는 세계를 멈춘 팬데믹 상황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서  밝고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화려한 색상을 강조하여 "깔로 코로나를 보낸다라는 의식을 표출하고자 했습니다이정민 무용수의 퍼포먼스서승아 무용가의 지신무로 코로나 극복을 간절히 표현했습니다.  


Q: 분장예술세계에서 김선미 작가는 국내에서 가장 활동이 두드러진 "앞장서 가는 전위예술(前衛藝術)의 중심에 선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A: 과한 평가입니다. 저는 그림과 바디페인팅 아트의 세계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돈을 벌면 미국 가서 특수분장 배우고세계경연대회 나가고오스트리아독일프랑스캐나다미국싱가폴 중국몽골러시아 등을 다니며 바디페인팅을 하는 동료 아트스트의 작품을 보고 자극을 받고 새로운 작업을 즐기며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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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통미분장예술연구소, 김선미 아트스트의 바디페인팅 아트 작품, 모델은 무세중 전위예술가,(사진=장성하 작가)

 


Q:가장 영향을 주신 스승은 누구이신가요?


A: 전위예술가 무세중 선생이십니다. 소개하면 "1937523일 서울에서 출생하신 무세중은 한국 전위예술의 1세대로서 1950년대부터 대학가의 저항문화였던 탈춤을 처음으로 정리하여 소개했다. 1969년 서울 YWCA 강당에서 공연한 민족극회 남사당 제50회기념공연은 세간에 묻혀있던 남사당이라는 민중들의 밑바닥 예술을 세상 안으로 끌어들여 선보인 장본인이다. 한국에서의 전위예술 공연은 물론 독일과 미국 체류를 통해 한국 전통예술과 서구 전위예술의 접목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등 전위예술 공연만해도 국내외에서 500여 회가 넘는다.

특히 독일에서 발표된 "3세계 연극(1977, Munchen 세계 자유 연극제 국제 심포지엄)”은 서구 연극인들에게조차 획기적인 논문으로 기록되어 있다.

무세중 선생님은 1982년 독일에서의 귀국 후  첫 공연 작품 "그리고 통··(TongMagSal)”은 남북통일을 주제로 한 대표적 한국 전위예술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의 전위예술의 특징은 그 이론적 틀을 한국의 전통사상과 민중예술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50년 동안의 전위예술작업을 통해 이제 저자는 한국전위예술의 이론과 사상적 배경을 텍스트화 하여 정리를 하고 있다. 이러한 끊임없는 시도와 결과들은 그의 생활과 예술행위의 일치성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무세중의 전위예술 충돌 50년'에서 증명하고 있다. 한국 전위예술의 손꼽히는 춤사위인 무사위는 선생님의 천지인 사상이 녹아낸 창작물이다."


Q:앞으로 작가로서의 행보는?


A: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예술은 자위행위요. 다 똥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티스트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일캠퍼스에서 사람캠퍼스로 바꾸고 '살아있는 예술'(Living Art) 해왔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이제 소통하기 위해 이제 밖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메시지가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 분야 문화예술과 만나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하고 싶습니다. 

국악계를 뒤흔든, 세계적 평가를 받은 이날치 밴드와 함께 하는 바디 페인팅 아트같은.......

시각예술은 어떤 예술 장르와도 배합이 자연스럽습니다.  

초대합니다.

코로나가 끝나는 날, 마스크를 벗고새로운 옷을 입듯특별한 메이크업을 하고 지인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즐기던 행복했던 그날들이 다시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