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춘호가랑’은 남성가야금연주단이다. 가야금은 보편적으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악기로 남성가야금연주자는 여성가야금연주자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2015년에 남성가야금연주자들이 모여 ‘춘호가랑’이라는 가야금연주단이 결성되었을 때 국악계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전에 남성가야금연주단의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춘호가랑의 ‘춘호’는 스승인 이종길 명인의 호로, 가야금의 ‘가’, 사내의 ‘랑’의 조어하여 만든 연주단이다. 그리고 이종길 명인의 제자인 여성가야금연주자들로 결성된 ‘춘호가희’라는 연주단도 있다.
2017년 1집(3CD)에 이은 이번 2집에는 6곡의 창작곡이 수록되어 있다. 박윤지 작곡의 ‘대구 – 메아리’는 대구광역시를 소재로 하여 만든 곡으로 3대의 12현가야금 연주곡이다. 손성국 작곡의 ‘진주 – 촉석’은 경상도 진주의 남강 벼랑 위에 웅장하게 내려 보는 촉석루에 얽힌 임진왜란의 기억을 산조가야금으로 담았다. 계성원 작곡의 ‘서울 – Impression of Seoul’은 과거와 미래를 품은 서울의 인상을 2대의 산조가야금과 2대의 정악가야금으로 표현하였다. 김보현 작곡의 ‘강릉 – 하슬라’는 강릉의 바람과 물, 솔향기에 대한 인상을 담았는데 하슬라는 삼국시대에 불리던 강릉시의 옛 지명이다. 송지섭 작곡의 ‘부산 – 흐르다’는 항구도시 부산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역동성을 ‘흐르다’라는 동사와 연결지어 산조가야금과 25현가야금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 곡, 이고운 작곡의 ‘제주 – 열두 제주’는 영주12경이라고 부르는 제주의 아름다운 12풍경을 25현가야금으로 담아내고 있다. 모두 우리의 도시를 연주하고 있다. 음반은 현재 6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과 객원 연주자, 춘호가희의 연주자들이 참여하였다.
19세기 말 처음 나온 가야금산조는 김창조 명인이 짰다. 그 시대에는 가야금은 오히려 남자들의 악기였다. 이제 남성 연주자의 박력과 영감으로 새로운 것으로의 조화를 모색하여 이 시대에 새로운 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
음반은 비매품으로 이번 2020년 11월 18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춘호가랑의 제7회 정기공연 ‘절기’에서 관람객들에게 처음 선보인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Z-BIGC-1653&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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