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전래의 마당놀이가 지니는 역사적 의미나 사회적 기능은 여간 막중한 게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마당놀이만큼 연륜이 깊은 장르가 없다. 정악도 그렇고, 판소리도 그렇고, 제례악도 그렇고, 모두 후대의 공연물들이다. 그러나 마당놀이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생활화되어 왔으니, 역사적으로도 전통예술의 종가가 아닐 수 없다. 신라 말 최치원의 한시 대면大面이나 산예뼝猊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미 당시에 사자놀이나 탈춤놀이 등이 신라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사회적으로도 전래의 마당놀...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저만큼 어린 시절만 해도 그랬다.우수 경칩을 지나 따사로운 양광陽光이 동토를 녹이고 나면,제일 먼저 봄 기지개를 켜는 것은 뽀얀 솜털을 곧추세우는 냇가의 버들개지들이었다.초목들 중에서 제일 먼저 봄물이 오르는 것도 버드나무이고,가을 낙엽 때 제일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는 나무도 개울 둑가의 버들이었다.한마디로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수종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인지 지난날 농본사회에서는 생명의 계절 봄철이 되면 물오른 버들가지를 꺾어서 호드기를 만들어 불며 찬란한 봄의 정취를 구가하곤 했다.동장군...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내 뇌리에 각인된 명창 정광수의 이미지는 서너 가지로 요약된다.우선 판소리의 양대 산맥인 동편제와 서편제를 아우른 소리꾼이라는 점이다.정 명창은 김창환으로부터 춘향가와 흥부가를 익혔다.서편제의 법통을 깨우친 것이다.그리고 유성준으로부터는 수궁가와 적벽가를 전수했다.동편제의 소리맥을 이어받은 것이다.물론 웬만한 명창이라면 동과 서를 넘나들며 소리를 익히는 게 상례이기도 하다.그러나 정 명창의 경우는 일상적인 예와는 유와 격이 다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수학 연한으로 보나 사사한 스승들의 면면으로 보...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세상에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도 참 많다.노래방 풍경을 보면 전업가수 뺨치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자고로 우리 민족은 가무음주가 뛰어났다는 이웃나라의 기록도 있고 보면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하지만 그 잘한다는 노래들을 보면 대부분 천편일률적이고 서로 오십보백보다.개성은 뒷전으로 한 채 기존 창법이나 감정을 그대로 되풀이할 뿐이다. 그런데 이 같은 노래 세상의 관행과 타성을 통쾌하게 무너뜨리고 혜성처럼 나타난 소리꾼이 있다.바로 만인의 심정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며...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잔잔한 파도가 단조롭듯 인생살이도 순탄하기만 하면 웬지 밋밋하고 권태롭다. 때로는 폭풍이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려야 나름대로 산전수전 세상 좀 살아봤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운산雲山 송순섭宋順燮 선생을 떠올리며 가져본 단상이다. 그때 그 시절 우리 모두가 거의 그랬듯이, 운산 역시 지지리도 가난하고 신산辛酸한 시절을 살아왔다. 웬만한 사람들은 바로 그 지점에서 자탄自嘆하거나 좌절하며 인생을 자포자기한다. 하지만 운산은 역경에 굴하지 않았다. 파상적으로 밀어닥친 고난은 오...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고란사의 고란초보다 성경린 망강루望江樓 죽림 속의 청잎 대보다 더 향기로우셔 속이 곧으셔 검은 학 부려 놀던 왕산악보다 지리산 솔바람에 세월을 잊은 귀금貴金보다 표풍飄風보다, 더 그윽하시여 허허로우셔 고 관재寬齋 성경린成慶麟 선생님 탄신 백 주년을 맞고 보니, 근래에 절감하고 있던 몇 가지 사실들이 새롭게 다가선다. 우선 공경하고 받들 한악계韓樂界의 어른이 없다는 허전함이...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무릇 예술 활동에 정답은 없다. 얼핏 옳은 말이다. 그러나 시대마다 지향하려는 좌표는 있었다. 그것을 시대적 풍조래도 경향이래도 추세래도 공감대래도 좋다. 아무튼 대다수가 승복하는 목표는 있었다. 그런데 여기 목표가 오리무중인 현안이 하나 있다. 나의 개인적 문제의식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이거다라고 하는 정답을 내놓을 수 없는 분야가 있다. 국악관현악의 문제가 곧 그것이다. 소위 ‘전국국악관현악 축제’라는 행사를 10여 년 끌고 오면서 늘 부닥치던 문제의...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하늘이 내린 천품이란 인간의 한계 밖인지라 어쩔 도리가 없다. 여기 천품대로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천하를 기인처럼 주유하며 살다 간 한 시대의 풍류객이 있다. 연정燕亭 임윤수林允洙 선생이 바로 그분이다. 그분의 정체를 제대로 표현할 어휘가 없어서 풍류객이라는 말을 붙여 봤지만, 이 역시 정확한 낱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만큼 연정 선생의 실체는 가변적이며 변화무쌍이다. 붉다 싶으면 붉게 보이고 푸르다 싶으면 푸르게 보인다. 국악계에 남긴 업적을 보면 국악인이고,...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가야금 병창의 명인 향사(香史) 박귀희 (1921∼1993) 선생은 칠곡 출신 국악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가야금 병창 중요무형문화재이다. 칠곡향사아트센터 개관을 앞두고 있다. 향사 박귀희 선생은 가야고 병창의 명인이요 명창으로 일세를 풍미한 분이다. 오태석을 중심으로 싹이 돋던 가야고 병창을 더욱 가꾸고 보듬어서 어엿한 전통음악의 한 장르로 반석 위에 올린 분이 곧 박귀희 선생이다. 헌신적으로 가꿔 온 병창 음...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1978년의 일이다. 한국 음악계의 지평에 번쩍 섬광이 하나 일었다. 신천지를 여는 개벽開闢의 신호였다. 개벽의 섬광과 함께 물방울이 하나 생기고 파란 새싹이 돋았다. 물방울은 모여 실개천이 되고 실개천이 모여 강물이 되었으며, 강물은 흘러 오대양을 이루며 도도한 파도를 만들었다. 새싹은 자라 초목이 되고 초목은 자라 우람한 거목이 되었으며, 거목은 밀림을 만들며 지구촌을 온통 싱그러운 초록 포장으로 뒤덮었다. 바로 사물놀이가 걸어온 ‘전설’같은...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가벼운 몸살기를 느끼며 느지막이 일어나 창밖을 본다. 연무가 자욱하고 만추의 소슬한 가을비가 실낱같이 내린다. 기류가 흐르는지 마당가 은행나무 잎들이 노란 나비들의 군무같이 흩날린다. 가속도로 늙어가는 나이 탓인지 하나둘씩 내 곁을 떠나는 지인들의 혼백 같다는 생각도 든다.통유리 창가의 내 익숙한 의자에 화석처럼 앉아 씁쓸 달짝지근한 조락의 우수에 잠기다가, 하루 일과의 관성처럼 조간신문을 집어들었다. ‘양치기 백석(白石/1912~1995)’이라는 칼럼이 대뜸 눈에 띄었다. 참 묘하다는 생각이 ...
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대학 때 전공이 물리학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잠시 의아스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내 선입견이지만,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분들은 왠지 심성이나 인상이 냉철하고 이지적이지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분을 보는 순간 그 같은 사견은 여지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한마디로 그분의 인상을 가장 적확的確하게 집어내는 낱말을 하나 고르라면, 나는 서슴없이 인후仁厚라는 두 글자를 고를 것이다. 그만큼 그분의 인상은 누가 봐도 인자하고 후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저 같...
태평무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는 강선영(1925-2016)선생에 의해 전해지면서 격조있는 무대예술로 발전 되었다.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지니...
강원도 아리랑을 쓰다. 한얼(2024, 선면에 먹, 53× 26cm) 봄바람 불어서 꽃 피건마는 고닯은 이 신세 봄 오나마나 ...
최근 BTS를 배출한 하이브와 뉴진스를 배출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한 소식이 연일 연예 문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 하이브의 주가가 약 1조원 가까...
거문도의 인어 신지끼 "안개 있는 날에 백도와 무인도 서도마을 벼랑에서 주로 출몰 바위에 앉아 있거나 헤엄치기도 벼랑위에서 돌 던지기도 한다 해난사고나 바다에서 위험 경고...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오는 5월 9일과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 '긴산조 협주곡'을 초연한다. 아쟁과 ...
3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국립정동극장예술단 정기공연 '모던정동'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4.30 ...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에서 23일 박병천의 '구음시나위'에 허튼춤 추는 안덕기 (사진=국립정...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에서 조재혁의 '현~' 공연 모습. (사진=국립정동극장). 2024....
#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