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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시] (102) 갈대/ 신경림
추천인:기미양(사할린아리랑제 위원장)
특집부
기사입력 2022.10.01 08:12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추천인:기미양(사할린아리랑제 위원장)
사할린의 아픔, 사할린의 진실을 알려 주셨던 공노원 선생님. 새벽 비보를 듣고 내려가는 전철 속에서 떠올린 시이다. 어쩌면 선생은 갈대처럼 찬바람을 견디며 누구보다도 많이 울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갈대처럼 속으로만. 가족의 장녀로서, 사할린 동포 교육자로서,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10여 년전 영주 귀국자로서 그리고 사할린 간의 교류 촉매자로서 많이 울었을 것이다. 오늘 비보를 들은 시간에 이 시를 올린다. 어제보다 더 슬픈 마음으로 다시 장례식장을 향한다.(사할린아리랑제를 이끌어 주신 공노원 선생님을 추모하며. 후인 기미양.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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