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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흐르는 골에 바회 지혀 초당 삼고
달 아래 밧츨 갈고 구름 속에 누어시니
건곤이 날 다려 닐으기를 함긔 늙자 하더라
시내 흐르는 골짜기에 바위 의지해 초가 짓고
달빛 받으며 밭을 갈고 구름 속에 누웠으니
천지가 나에게 말하기를 함께 늙자 하는구나.
작품감상
신희문申喜文은 출몰연대를 알 수 없으나 조선 정조 때 분인 듯하다.
자는 명유明裕로 이삭대엽조의 시조가 전하는데,
대학본 ⌈청구영언⌋에 우조 8수와 계면조 6수, ⌈가곡원류⌋에 1수가 실려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뒤에는 든든한 바위가 있고 앞으로는 작은 시내가 흘러야겠다.
산 높은 곳, 집이야 새를 엮어 지은 초가면 충분하다.
하루 종일 밭을 갈다가 달빛 받으며 돌아와 누우니
구름이 나려와 살포시 덮어 준다.
자연과 더불어 그렇게 늙어 간다. 이 밖에 더 무엇을 바라리.
천지만물은 각각 있어야 할 곳에 저대로의 모습으로 있다.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상생하고 삶을 영위한다.
건곤이 운행하는 이치는 다른 것이 없고 모두 이러하다.
글씨도 그렇다.
유유자적의 시인의 삶처럼 고체로 무애하게 썼다.
제각기의 모습이 한 데 어우러져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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