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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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3월의 꽃이고 싶다/채련따사로운 햇살 흰구름 두둥실 노니는 봄동산에 향기로운 자태 그윽한 한 송이 꽃이고 싶다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연초록 풀잎의 옷을 입고 아지랭이 피는 언덕에 알록달록 봄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낮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밤에는 부엉이 울어대는 아담한 그대의 정원에 소리없이 꽃망울 터트리는 3월의 꽃이고 싶다 추천인: 조명숙(안성경서남잡가보존회장) 올해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아지랭이 피는 언덕에 고운 봄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어느새 7학년이 훨씬 넘었구나. 친구와 노닐던 매화나무 아래에서 너는 이제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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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바람의 춤/ 정연복바람 불어 춤추는 꽃 한들한들 흔들리며 춤춘다. 바람이 아니면 꼼짝 않고 있을 여린 꽃몸 바람 불어 춤춘다. 나 이렇게 살아 있다고 신바람 나서 바람의 춤을 춘다. 추천인:이희춘('진도북춤' 예능보유자) 보배의 섬, 진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들썩 들썩 춤을 추게 한다. 바람이 부는대로 '바람의 춤'을 춘다. 양손에 북채를 들고 북춤을 춘다. 어느새 너울너울 구름위에 오른다. 덩실덩실 신바람이 나서, 나 이렇게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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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참 좋은 당신/ 김용택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 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추천인: 이무성(화가) 당신은 환한 빛. 당신은 들꽃. 당신은 봄. 나는 당신의 ‘당신’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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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3월 /나태주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 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이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추천인:이자영(교사) 찬란한 봄이 오지만 한 친구는 입학 시험 떨어지고, 한 친구는 입학을 한다....사춘기를 함께 보낸 우리는 헤어지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3월은 이별이다. 그리운 친구는 일찍 이혼을 하고, 홀로 미국으로 이주했다. 올해도 따스한 봄날이 왔지만 ....그리운 벗은 보고 싶어도 얼른 볼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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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싹이 트고 잎이 돋듯당신이 걸어온 길마다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고 싶습니다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세월은 빠르고쉬이 나이는 늘어갑니다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오랜 일기장에서쓸쓸히 추억으로 저물어가고 있어도오늘만큼은 당신과나폴나폴 나비의 날개에 실려꽃바람과 손잡고봄 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메기의 옛 동산에서철없던 시절의 아지랑이도 만나고늘 먼발치에서몰래 보았던 옛님의 향기처럼싱그럽게 불어오는3월의 그 아늑한 꽃길로 추천인: 김금미(경기민요보존회)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나를 보아달’라고 한다. 봄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단양의 한 고찰에서 봄을 마주했다. 그리운 이도 보았다. 내 가슴에 살아 온 친구도 만났다. 매년 봄이며 이 친구가 그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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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산수유/나태주아프지만 다시 봄 그래도 시작하는 거야 다시 먼 길 떠나보는 거야 어떠한 경우에도 나는 네 편이란다. 추천인:김채원(아리앤랑무용단 대표) 긴 겨울밤에는 누구나 아프지만 찬란한 봄이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먼길을 떠나 호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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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이른 봄의 시/천양희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 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길어 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리움은 두런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 웃고 있다. 추천인:이미준(서울교대 전임강사) 며칠 전에 온 눈이 마지막 눈일까? 그럴 것이다. 해볓 따사로운 모퉁이에 아이들의 웃음소리 골목을 도는 것은 봄이 왔다는 ‘찬란한 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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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봄/박노해봄은 볼게 많아서 봄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봄 추천인:홍경식(펑원문학회) "보자! 오르는 모든 것, 파래지는 것. 다 보자. 희망의 색, 봄은 분명 파란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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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봄/ 윤동주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삼동(三冬)을 참어온 나는풀포기처럼 피어난다.즐거운 종달새야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푸르른 하늘은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추천인: 오시영(청원문학회) "악지 한파다. 이미 신춘문예 당선작을 발표한지가 달포가 지났는데도. 그래서 봄을 불러 본다. 윤동주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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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설날 아침에/ 김남주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가고 이빨 빠진 옹기 그릇에도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설날 아침이다. 새해 새아침 아침이라 그런지 까치도 한 두 마리 잊지 않고 찾아와 대추나무 위에서 운다. 까치야 까치야 뭣하러 왔나 때때옷도 없고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 마을에 이제 우리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 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형이 주녹이 들지 않도록 사랑의 노래나 하나 남겨두고 가렴 추천인:김석복(고려인 예술인) 까치야 까치야! 설날 새해에는 나이 마흔이 넘도록 장가 못가는 우리 아우에게 이쁜 색시 하나 물아다 주렴 [출처 ] ( 설날 시) 설날 아침에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 작성자 성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