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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국의 지역춤, 대구·경북지역의 춤지리와 기후환경에 따른 대구·경북인의 기질 대구·경북지역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남동부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백두대간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기후(盆地氣候)를 이루고 있어 분지 내부의 복사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심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신조어를 쓸 정도로 무더운 날이 많다. 그리하여 대구·경북인들은 뛰어난 적응력과 강인한 개척정신, 의리와 결단력을 중시하며 이러한 생태환경적 배경으로 대구·경북지역만의 독특한 춤문화를 형성하여 발전시켜왔다. 신라 천년의 문화적 배경과 춤전승 대구·경북지역은 역사적으로 서라벌(경주)을 도읍지로 시작해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1천 년 동안 행정, 산업,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 전통적으로 보수성과 선비정신이 높은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행정의 중심이 송도(개성)와 한양(서울)로 옮겨진 고려와 조선시대까지도 영남호족의 세력이 여전히 핵심을 유지하면서 오늘날까지 ‘선비(양반)정신’이 깃들어 있는 독특한 지역춤의 특성을 전승하여왔다. 신라시대 악성(樂聖) 우륵이 가야금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는 가야지무(伽倻之舞), 한기무(韓岐舞), 미지무(美知舞), 대금무(?琴舞)가 있었고, 계고(階古)에게는 가야금을, 법지(法知)에게는 노래를, 만덕(萬德)에게는 춤을 각각 가르쳤다는 기록이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전한다. 뿐만 아니라 황창무(黃昌舞)와 처용무(處容舞), 상염무(霜髥舞), 무애무(無?舞), 오기(五伎) 등 남성춤도 많았다. 그밖에도 도솔가무(兜率歌舞), 회소곡(會蘇曲), 그리고 팔관회와 연등회에서 가무백희(歌舞百戱) 등 민간생활과 밀접한 춤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경상감영의 관기와 권번춤 전승 임진왜란(1592-1598) 이후 대구지역에 감영 설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경주와 상주로 이어져 온 경상감영이 1601년(선조34년)에 대구로 이전하게 되면서 경상도의 중심적 거점도시로 변모되면서 국가와 지역적 행사가 많아졌다. 경상감영(지금의 중구 포정동 경상감영공원 일대)과 대구부(大邱府)에 소속된 관기(官妓)들의 악가무 활동이 활성화 되었던 것이다.<『대구부읍지(大邱府邑誌)』(1736년,영조 43년),『대구읍지大丘邑誌』(1768년 발간), 『경상도 읍지』(1832년경), 『영남읍지』(1871년경,1895년),『자인총쇄록(慈仁叢鎖錄)』(1888) 등> 그러나 일제에 의해 1909년 4월부터 실질적으로 관기제도가 폐지되자 경상감영과 대구부 관청에 소속되어 있던 교방의 관기들이 사회로 진출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모임이 1910년 5월에 결성한 ‘대구기생조합’이다. 1914년 『매일신보』에 연재한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에 수록된 예인 100인 중에는 대구출신으로 조산월(趙山月), 옥화(玉花), 향심(香心), 설경패(薛瓊佩) 등 4명이 대구기생조합이나 서울로 진출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1918년 출간한 『조선미인보감(朝鮮美人寶鑑)』(아오야나기 고타로(靑柳綱太郞), 지송욱(池松旭) 편저)에는 조선 예기 611명 중 대구조합(大邱組合) 소속 32명, 김천조합 소속이 3명이나 기록되어 있고, 고무(鼓舞), 승무, 각항(各項)정재무, 검무, 남무 등을 잘 추었다고 하였다. 1922년부터 ‘대구권번’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1927년 ‘달성권번’이 새로 설립되었다. 무형문화재 종목의 연희와 춤들 대구·경북지역이 고대부터 근대까지 영남지역의 중심지였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제침탈의 거점인 부산·경남지역이 중심도시로 발전하였다. 하지만 유교와 양반문화를 비롯한 예술문화는 여전히 대구·경북지역에 뿌리 깊게 남아있었다.농악영남지역 농악이 다른 지역 농악과 가장 큰 차이는 시각적으로 엄청나게 큰 고깔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영남북부권이 남부권보다 더 큰 고깔을 쓰는 경향을 보이며, 판굿도 발달하여 7종목(고산, 욱수, 청도차산, 금릉, 비산(날뫼), 구미무을, 경산보인)이나 지정되어 있다. 그 특징은 원박적이고 아주 빠른 리듬과 웅장한 북춤과 화려한 고깔춤이 발달했으며, 천왕매기굿(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이나 지신밟기에서 잡귀잡신을 쫓는 힘찬 덧배기가락과 덧배기춤이 발달했으며, 개인놀이보다 집단놀이와 뒤풀이춤이 발달했다. 고산농악(대구 1호)은 농기구를 앞세우고 태극무늬로 도는 덩덕궁이, 원을 돌며 각자 춤추는 춤굿, 손잡고 원을 돌면서 닭을 쫓는 닭쫓기, 나선형(螺旋形)으로 들어갔다 풀어 나오는 방석말이 등이 특징이다. 욱수농악(대구 3호)은 동제당 앞에서 신내림을 받는 천왕받이굿과 원형으로 춤을 추는 둥글데미, 세로 2줄로 마주보고 앉은 연주자들을 상쇠가 Z형으로 빠르게 돌면서 징·북·장구·법고 열로 끊어 일으켜 풀어나가는 외따기와 흥겨운 어깨춤을 추는 덧배기춤 등이 특징이다. 청도차산농악(경북 4호)은 천왕기(天王旗)싸움에서 발달한 농악으로 꿋꿋하고 향토적인 옛스러움과 질박함을 간직하고 있으며, 장단을 외가락으로 빨리 몰아가는 경우가 많아 소박하고 씩씩한 느낌을 준다. 금릉빗내농악(경북 8호)은 마을의 성황제와 풍년을 기원하는 별신제(別神祭)가 섞여진 동제(洞祭)의 형태로 진풀이 농악과 무당굿과 줄다리기 등이 혼합되어 가락이 매우 강렬하고 종류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날뫼북춤(대구 2호)은 대구비산농악에서 북을 연주악기로 추는 북춤만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다. 특유의 덧배기가락(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덩덕궁이, 자반득이(반직굿), 엎어빼기, 다드래기, 허허굿, 모듬굿, 살풀이굿, 덧배기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미무을농악(경북 40호)은 쇠와 소고는 전원이 전립에 상모를 쓰고 이외에 배역들은 모두 백색의 큰 고깔을 쓰는데, 고깔의 꽃송이들은 춤사위에 따라 움직이게 한다. 길굿가락과 정적궁가락, 덧배기가락 등 경상도 특유의 쇠가락이 발달하였다. 경산보인농악(경북 41호)은 전형적인 모의농사굿 형식이면서도 다른 지역과 달리 글자놀이가 발달하였고, 섬세한 덩덕궁 가락과 삼채가락이 조화를 이루고, 특유의 별다드래기장단과 덧뵈기장단이 가락의 주를 이루어 화려하고 웅장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탈춤탈춤은 부산·경남지역 낙동강 하류에 7종목(야류·오광대)이나 국가 또는 지방무형문화재가 지정되었고 연희적인 면이 발달했으나, 대구·경북지역은 별신굿놀이 성격으로 재담이 적고 연희보다 의식성이 많은 하회별신굿탈놀음(국가 69호)과 예천청단놀음(경북 42호) 2종의 탈춤이 전승되고 있을 뿐이다. 별신굿이란 마을의 수호신인 성황(서낭)님에게 마을의 평화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굿을 말하며, 더불어 수호신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하여 탈춤을 추었다. 하회별신굿탈놀음의 탈은 고려시대에 제작한 것으로 1964년 하회탈 및 병산탈(10종11개)로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었다. 탈놀음의 반주는 꽹과리 중심의 풍물꾼이 하며 즉흥적이고 일상적인 동작에 약간의 율동을 섞은 춤사위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 탈춤의 기원과 전승을 밝히는 귀중한 자료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예천청단놀음은 대구·경북지역의 향토성을 보이면서 벽사진경을 추구하는 주술성과 상류층에 대한 풍자를 투박한 춤과 몸짓, 토속적인 가락에 실어서 전달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키로 만든 큰 탈이 쓰인다는 점, 신령스런 동물이 부정을 물리치는 듯이 하는 동작과 춤에 커다란 부채모양의 주지판이 사용된다는 점 등의 특징을 지닌다. 소리춤안동놋다리밟기(경북 7호)는 안동지방에서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여성들만의 민속놀이로 고려 공민왕(재위 1351∼1374)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공주를 데리고 안동으로 피난을 와 개울을 건널 때 마을의 부녀자들이 허리를 굽혀 다리를 놓았다는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놋다리밟기는 맨 앞에 노년부터 젊은 부녀자 순으로 수십 명의 여자들이 모두 허리를 굽혀 앞사람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머리는 앞사람의 궁둥이 왼편에 대는데 마치 생선을 꿰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시녀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공주가 등(다리 역할) 위를 밟고 지나가면 밑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행렬 맨 앞에 구부려 다리는 그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안동놋다리밟기는 모든 여성이 한데 모여서 노래를 부르며 즐기는 규모가 큰 향토오락으로 승부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리춤으로 호남의 진도 해남 등지에 강강술래가 있다면, 영덕지역에는 월월이청청(비지정)이 있다. 노래와 춤놀이에는 달람세, 절구세, 둥둥데미, 실감기 등의 소리춤이 전한다. 근대 춤 전승 인맥 1950년 6.25한국전쟁으로 부산·대구지역만 남게 된 정부는 일시적이나마 대구에 중앙국립극장(현재 대구 CGV한일극장으로 재건축)을 지정하여 수많은 예술인과 무용들의 공연이 집중되는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었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정소산 → 백년욱(대구 18호)정소산(호 小山, 본명 鄭柳色, 1904~1978)은 1900년대 신무용의 거센 바람 속에서 궁중춤에 대한 소중한 가치와 전통의 맥을 전승·보존하며 대구교방춤의 맥을 이어온 선구자이며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정소산은 대구출생으로 대구기생조합에서 김수희 조합장의 춤을 배운 후 17세(1921)에는 서울 대정권번에서 하규일(1867-1937)로부터 1923년 19세에 본격적으로 궁중춤을 배웠고, 1925년 23세 때에는 조선권번에 있던 대가 한성준(1874~1942)으로부터 승무를 배웠다. 『조선미인보감』(1918)에 보면 "예쁜(좋은) 이마와 발을 가졌으며 청랑한 음성으로 시조잡가를 하는 특징이 소개되고 있으며 부드럽고 착한 성품으로 처음 보아도 구면에 본 것 같고 행동과 말투가 구수하다”고 정소산의 인물과 성품을 묘사했다. 그리고 1926년 이후 고향 대구로 돌아와 ‘정소산고전무용연구소’를 설립하여 가야금을 비롯한 춘앵무, 포구락 등 궁중정재와 살풀이춤, 승무, 장고, 법무 등을 가르쳤다. 제자 백연욱은 1955년 열 살이 되던 해 정소산의 문하에 들어가 스승이 타계할 때까지 함께하면서 정소산의 춤 세계를 체득했으며, 2015년 대구시 무형문화제 제18호 정소산류 수건춤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이 춤은 궁중춤과 민속춤이 결합된 독특한 형태의 수건춤으로, 처음 등장하여 먼저 절을 올리고 춤을 추는 궁중춤의 예법과 춤사위가 장중하고 단아하며 절제미가 있는 점이며, 춤이 전개됨이 따라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흥을 돋우는 민속춤의 요소도 함께 담고 있다. 박지홍 → 권명화(대동권번, 대구 9호), 최희선(달성권번)1911년에 대구조합과 뒤를 이은 대구권번의 악가무 지도사범으로 초빙되어 지도하던 강태홍(姜太弘,1893-1957)이 부산 등지로 떠나고 뒤를 이어 1920년대 후반 초빙된 이는 전남 나주 출신으로 판소리 명창 박지홍(朴枝洪, 1884,-1958)이었다. 박귀희(朴貴姬), 박초향(朴初香), 박동진(朴東鎭,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등이 판소리를 배웠다. 일제강점기 대구에는 대구기생조합(대구권번), 달성권번과 대동권번 세 곳이 있었다. 이때 1927년 문을 연 달성권번에서 박지홍이 창, 기악, 춤을 지도하였다. 1940년 전후로 설립된 대동권번 역시 기본 춤, 시조, 창 등을 공통과목으로 하고 춤으로는 입춤, 살풀이춤, 검무, 승무, 소고춤 등을 가르쳤다. 이러한 박지홍 권번 교육은 최희선, 권명화에게 계승되어 현재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춤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최희선(1929~2010)은 10세 후반 명인 박지홍에게 전통춤을 배웠고, 상경하여 1945년 장추화 무용연구소에서 춤을 배웠다. 한영숙에게 전통춤을 사사받고 1950년 6.25 전쟁 이후 대구에 내려가 박지홍의 춤을 다시 배워 달구벌 입춤 명무로 유명하였다. 권명화는 1934년 경북 김천출생으로 6.25전쟁 중 피난간 대구에서 절집의 풍악소리에 사로잡혀 영남 최고의 풍류객 박지홍을 만나 1950년부터 사사받고, 그에게서 배운지 6개월 만에 대구극장에서 열린 무용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1955년 박지홍 고전무용학원 강사가 되었다. 1995년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권명화 살풀이춤의 특징은 수건으로 고(苦)매듭을 엮었다 푸는 살을 푸는 과정이 유일하게 담겨있고 영남교방춤과 덧배기 춤가락이 깃들여 있는 점이다. 그밖에 권명화가 전승하고 있는 춤은 승무, 입춤, 소고춤, 검무 등과 경산자인단오제(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의 여원무를 비롯하여 단오굿 일곱거리의 굿춤이 있고, 축원춤으로 산거리춤(방울과 부채), 지전춤, 선비춤(한량무), 바라춤, 선녀춤, 오방신장춤, 장군칼춤 등이 있으며 건들바위 치성굿’도 복원하였다. 김상규 → 최영자, 이숙재, 주연희, 박성실 등대구 현대무용을 존속케 하는 역사적 인물은 김상규(金湘圭, 예명 技波, 1922-1989)다. 김상규는 1931년 9월16일 대구극장에서 공연한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공연을 보면서부터 무용에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법학공부로 판검사가 되겠다는 핑계를 대고 14세(1935)에 동경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와세다중학교를 다니면서 저녁에 이시이바쿠 연구소에 가서 신무용을 배웠으며, 1941년 와세다대학 문학부와 1943년 동경음악과를 수학해 다방면의 관심을 보여주었고, 1946년 10년의 유학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상규는 1946년 귀국 후 바로 신무용연구소를 개소하였고, 1949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하고 만경관에서 가진 그의 ‘김상규 신무용 발표회’가 대구지역에서 자생한 신무용의 첫 보급이라 할 수 있겠다. 1951년부터 김상규 무용발표회가 국립극장(키네마극장, 현 한일극장, 전쟁 중에 중앙국립극장이 대구로 옮겨짐)에서 자주 열렸다. 이처럼 해마다 작품 발표회를 하다 보니 논밭을 팔고 결국은 집까지 팔게 되어 셋방으로 전전하면서도 춤에 대한 열정은 더욱 높아졌다. 김상규는 무용인으로는 처음으로 1957년도 경상북도 문화상을 수상하였고, 1989년 작고할 때까지 100여 편의 작품을 안무하였다. 손꼽히는 제자로는 최영자, 백운향, 박덕남, 박덕순, 백년욱, 이숙재, 김상아, 주연희, 서진은, 장성자, 오애리, 정선자, 김예숙, 이명주, 박성실, 김미연 등이 있다. 여성들도 사회적 인식을 깨기 힘든 시절에 남성무용가로 대구의 현대무용을 개척하고 뿌리내리게 한 선구자로 평가할 수 있다. 정막(정순영)과 김기전김상규와 별도로 대구 현대무용의 역사에 빠져서는 안 될 인물로는 정막(鄭漠, 본명 鄭淳永, 1928~2012)과 김기전(金起田, 1935~) 부부를 들 수 있다. 이들은 1950년 무용교육에 뜻을 두고 원화여고에서 정막 무용연구소로 출발했다고 언급한다. 정막은 1947년 겨울, 서울 명동의 함귀봉이 설립한 조선 교육 무용연구소(문교부 인가)에 첫 발을 디딘 것이 무용예술의 입문이었고, 6.25사변을 통해 무용과 더욱 깊은 인연을 맺었으며, 1953년 부산극장 종군극작가단 신작무대에 <인어의 정설>로 출연하고, 그해 8·15경축무용제에 중앙국립극장(당시 대구)에서 송범, 김진걸, 이인범과 함께 출연하였다. 그리고 1954년 중앙국립극장(대구)에서 정막의 안무로 제1회 개인발표회를 가졌다. 김기전은 1935년 동경에서 태어나 1950년 피난시절 이인범발레연구소에서 공부하고 1952년 임천수 국보오페라단에 1954년까지 단원으로 활동했다. 1954년 7월 육군 군예대(KAS)에서 무용 활동을 시작하였다. 1958년 12월에는 경북무용협회가 결성되어 키네마에서 창립공연을 하였는데, 정소산, 정막, 최희선, 현학선, 박금슬, 문소조 등이 출연하였다. 1961년 대구바레아카데미를 창설하고 대구지역에서 현대춤과 발레를 교습하여 춤 인재를 양성하였다. 김기전은 국내 최초로 대구시립현대무용단을 설립하여 초대(1981~1988년) 안무자로 대구 현대무용계를 직업무용단으로 이끌어왔다. 정막은 춤 실연자이자 춤 연출자, 안무가로서, 그리고 춤 교육자, 이론가, 평론가로서 대구, 경북지역 춤문화의 구심체였다. 2000년에 이르러 (사)대구시민문화연구소를 차려 대구지역 춤문화를 비롯하여 시민문화 향상에 매진해온 일은 중앙중심의 무용편중에 대한 대항마이기도 하였다. 대구·경북지역의 춤 미래 대구·경북지역이 오랜 역사의 부침(浮沈)속에서도 영남춤의 보편적 특징, 영남 북부춤의 중심적 특징과 더불어 향토춤의 특징을 온전히 전승할 수 있었던 것은 유난히도 춤 신명이 많고 춤추기를 좋아하는 지역의 심성에서 비롯하였다고 본다. 20세기 초기에는 정소산, 강태홍, 박지홍, 김상규 등 춤 명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역춤을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고, 뒤를 이어 20세기 후반에는 최희선, 권명화(대구 9호), 백년욱(대구 18호) 등이 그 명맥을 이어받았다. 현대춤과 발레 역시 끝까지 지역을 지켜 온 김상규(안동대 교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지역출신 무용교수가 많은 것도 근원적으로 춤의 고장이기 때문이지만 김상규가 대학교수로 무용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대학 무용학과를 개설하고 춤세계를 개척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서울로 진출한 이숙재(한양대 명예교수), 김복희(한양대 명예교수), 박인숙(한성대 교수), 백현순(한체대 교수) 등이 ‘춤의 고장’의 토양에서 성장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에서도 구본숙(영남대 명예교수), 박연진(대구 가톨릭대 명예교수), 임혜자(계명대 명예교수), 김현옥(계명대 교수), 장유경(계명대 교수), 김희숙(무용가), 박현옥(대구가톨릭대 교수), 김소라(대구가톨릭대 교수), 이화석(대구예술대 교수), 강정선(대구무용협회장), 김죽엽(한국무용가), 최두혁(계명대 교수), 오레지나(대구가톨릭대 교수), 채명(무용평론가), 김용철(섶무용단), 손윤숙(발레) 등과 수많은 무용가들이 대를 이어 대구·경북춤의 정신을 고양하면서 세계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춤의 인프라는 2015년 이래 매년 세계안무페스티벌(DICFe, Daegu International Choreography Festival)을 펼치며 세계적인 안무도시로 발전하는 초석을 다져 나가고 있다. 이병옥/전통예술 연구가, 용인대 무용학과 명예교수, 무용평론가 용인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로 25년간 재직 예술대학원장을 역임하다 정년퇴임 종신 명예교수이다. 한국무용사학회와 한국동양예술학회, 한국공연문화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경기도와 서울 시문화재위원을 거쳐 현재 이북오도청 문화재위원이다. 1985년 객석 예술평론상을 수상, 무용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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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도국악원 '국악의 향연', 초여름의 국악무대녹음이 우거진 초여름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무대가 진도에서 펼쳐진다. 국립남도국악원은 가무악 종합공연 ‘국악의 향연’을 오는 24일 오후 3시 대극장 진악당에서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녹음이 진 초여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살면서 욕심부리지 말고 주어진 일에 즐거워하며 살자는 내용의 단가 ‘벗님가’를 시작으로, 수명이 천년만년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기악합주 ‘천년만세’가 이어진다.세번째 무대는 어머니가 죽고 어린 심청이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젖 동냥을 하는 심봉사의 이야기, 판소리 심청가 중 ‘동냥젖 얻어 먹이는 대목’과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연주곡 ‘침향무’에 맞춰 새롭게 안무를 짠 무용까지 선보인다.이어 피리·대금중주 ‘길타령’, ‘별우조타령’, ‘군악’, 경상도 민요 ‘상주아리랑’, ‘쾌지나 칭칭나네’, ‘옹헤야’, 경상도 농악 중 무을농악 ‘북춤’을 선보인다.국립남도국악원 관계자는 "국립음악기관으로서 다양한 공연과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전라도의 흥과 신명을 느껴볼 수 있는 ‘국악의 향연’은 지난 5월에 지리적 접근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됐다”며 "완성도와 예술성 높은 공연 ‘국악의 향연’을 통해 초여름의 더위를 날려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공연은 무료이며 공연 전후 진도 읍내와 국악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한다. 또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12월까지 공연 스탬프 쿠폰 이벤트를 진행해 참여한 관람객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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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향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풍물’6월 13일 화요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풍물'이 무대에 올랐다.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은 2022년 김성국 단장 취임 이후 ‘명연주자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시리즈 공연이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위촉 작곡가들이 우리의 전통예술 중 엄선된 하나의 공통 주제를 연구하고 실험한 창작곡을 선보여 나가고 있다. 2022년 ‘동해안 별신굿’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전통과 실험-동해안’에 이어 올해는 ‘풍물(농악)’을 주제로 한 창작곡들로 무대가 채워졌다. 1부에서는 임준희의 관현악곡 '혼불8-맥(脈)', 도널드 워맥의 거문고 협주곡 'Black Dragon', 장태평의 관현악곡 '춤꽃'이, 2부에서는 국악의 거장 박범훈 작곡가의 명곡인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이 전 악장 연주되었다. 초여름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던 화요일,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을 보러 온 수많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이번 무대는 특히 ‘풍물’을 주제로 작곡가들이 제각기 실험하고 해석한 음악이 초연되었기에, 다양한 풍물 장단이나 풍물 악기를 어떤 식으로 관현악에 조화롭게 녹여내었을지 큰 기대를 품고 무대를 관람하였다. 1.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8-맥(脈)’ㅣ위촉 작곡 임준희 무대는 임준희 작곡가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8-맥(脈)’으로 열렸다. 전통 음악을 세계화, 현대화하는 다양한 작업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임준희 작곡가는 새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전통 음악을 해석하며 많은 음악을 발표해 왔다. 산조, 판소리의 어법이나 선율, 장단 등을 차용하여 서양악기로 연주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댄싱산조’나 ‘세 개의 사랑가’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큰 관심이 있던 터라, 이번 무대 또한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임준희 작곡가에 따르면, 풍물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영혼을 고양시키고 공동체적인 정신의 맥을 생동케 하며 유지, 전승하는데 그 핵심적인 역할이 있기에, 이 작품에서 한국인의 삶과 역사 속에 면면히 흘러온 혼불을 통해 발현되어 왔던 정신의 맥, 생명의 맥 등의 이미지를 풍물 속의 장단과 역동적 에너지의 흐름을 통해 표현해 보았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이 곡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콘트라베이스와 아쟁의 베이스 역할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베이스 음역대가 확실하게 들리며 그 안에서 화성이 진행되니 음악적 풍성함과 우직함이 돋보여 높은 완성도가 느껴졌다. 음악은 총 두 악장으로 이루어졌으며, 모든 악기가 국악의 시김새와 장단의 세부 리듬 꼴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각 국악기가 가지고 있는 음색과 특징을 가감 없이 나타내는 동시에 조화로움을 이루며 한국적인 색채를 물씬 드러냈다. 무대는 장구를 중심으로 꾸준히 다양하게 장단을 변화시켰다. 끊기지 않고 자연스레 계속해서 장단이 변화하는 가운데 관현악이 그 장단을 타고 조화롭게 연주되니, 열정적이고 여유로운, 공동체적인 정신의 맥이 뜨겁게 이어짐을 느꼈다. 2악장은 칠채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관현악기들은 타악기가 이끄는 칠채 장단의 기본 강세와는 다른 박에 강세를 둔 엇박을 연주하며, 장단의 기본을 가져가되 그 안에 현대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 선율은 5음 음계 평조를 기본으로 가져가 동양적인 이미지를 드러냈고, 특히 생황의 묘한 음색이 화음으로 들려주는 구간은 생경한 신비함을 더해주었다. 악기들은 어느 하나 튀거나 밀리지 않고 조화롭게 장단 위에서 음악을 펼쳐나갔다. 특히 1악장부터 계속해서 태평소가 풍성하고 힘 있는 사운드로 음악을 끌어 나갔는데, 마치 농악을 이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임준희 작곡가가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글귀를 통해 영감을 받은 것처럼, 선조들의 숨결과 소리의 맥을 풍물 소리를 통해 표현하고 관현악으로 구현하고자 한 특징이 잘 드러났다. 경험하지 못했지만 우리 안에 꿈틀대며 살아있는 얼과 숨결이, 역사적 자취가 계속해서 이어져 오기에 우리는 지금도 이 땅에서 그때의 풍물을 무대에서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 2. ’춤꽃’ㅣ위촉 작곡 장태평 ‘춤꽃’은 호남여성농악단을 모티브로, 강렬하면서도 우아하게 숨통을 조였다 푸는 듯한 쇠가락과 우도농악의 특징을 관현악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곡가 장태평은 어릴 적 명성과 예술적 노련미가 가득한 호남여성농악단의 대표 상쇠 유순자 명인에게서 호남우도농악(풍물굿)을 배웠으며, 그때 체화한 춤과 소리는 그가 하는 모든 음악의 바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춤꽃’은 단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반음계가 활용된 묘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특히 해금의 음을 당겨내는 주법과 가야금, 거문고 등의 발현악기가 튕겨내는 주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어두우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악기들의 다양한 음색과 효과가 역동적으로 펼쳐지고, 그 안에서 장단의 리듬 꼴 또한 계속해서 들려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대금과 가야금, 생황이 엇모리의 리듬 꼴을 짧은 스타카토로 연주하거나 장단의 맺는 가락을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한 부분은 장단을 확연히 드러내며 효과음 같은 음향 효과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음악은 전반적으로 다양한 장단 변화의 흐름 속에 음끼리 부딪치는 느낌을 주는 증4도 화음이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더욱 어두우면서도 기묘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 안에서 연주된 자유로운 선율 진행은 이질적인 조화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작곡가가 우도농악에서 각각 장단과 선율의 동기를 차용, 그 특유의 호쾌한 가락과 복잡하면서도 유려한 마당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전한 것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화음 진행과 신비로운 분위기 안에 농악이 가지고 있는 힘과 수려한 매력이 국악기의 특색 있는 음색으로 표현되고, 새로운 음향과 분위기가 연출되어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다. 3. 9현 거문고 협주곡 ‘Black Dragon’ ㅣ위촉 작곡 Donald Reid Womack 도널드 워맥(Donald Reid Womack)은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곡을 써 온 작곡가로, 한국의 전통 굿과 제례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전통문화를 표현한 곡을 많이 발표해 온 작곡가이다. 특히 전통 악기의 고유 음색과 무한한 표현 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하며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던 음악을 만들어 내 왔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품고 관람하였다. 9현 거문고 협연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부교수이자 블랙스트링의 단원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떨쳐 나가고 있는 허윤정 연주자가 참여했다. 이번에 초연된 작품 ‘검은 용(Black Dragon)’은 거문고의 고대 명칭인 ‘현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협주곡으로, 거문고 독주를 통해 강렬하고 상서로운 저널 속의 검은 용, 신령함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용의 모습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무대는 마치 용이 꿈틀대듯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음의 크레센도 지속음이 반복되며 시작되었다.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9현 거문고의 힘 있는 타점은, 딴딴하지 않고 느슨한 굵은 현을 울리며 더욱 힘 있고 묵직한 느낌을 주었다. 거문고는 꾸준히 변화하며 이어지는 장단을 기본에 두고 자유로운 연주를 펼쳐 나갔는데, 미완의 용이 완전한 존재로 승천하는 과정처럼 장단의 기본 강세와 다른 부분에 강세를 주거나 장단 위에서 빠른 비트로 음을 쪼개 펼쳐 나가는 등 정제되지 않은 특색 있는 연주로 점진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2악장에서는 하나의 짧은 주제 선율을 반복되는 리프 형식으로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독주 거문고가 제시한 주제 선율을 타악기의 리듬 꼴로 받거나, 관현악기가 번갈아 가며 뒤에서 반주하거나 앞으로 가지고 나와 연주하기도 하며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귓가에 맴도는 짙은 주제 선율과 함께 연주된 대금의 바람 소리가 섞인 반음계 선율, 그리고 악기들이 만들어 낸 슬프면서도 묘한 분위기 속에서 연주된 거문고의 애절하고도 어지러운 듯한 소리엔 용의 고독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마지막 3악장은 용의 온전한 힘을 폭발적으로 드러낸 악장이다. 3+2 소박이 반복되는 리듬 형태를 반복해서 들려주고, 그 위에서 거문고가 강약을 살리며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한 연주를 선보였다. 강한 아우라가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관현악과 타악의 장단 진행, 거문고 독주가 함께 어우러지며 용의 승천을 향해 함께 달려간다. 이때 서로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선율을 주고받고 확장시키며 풍물의 자유로운 에너지를 보여준다. 허윤정 연주자의 강렬하고 감성 어린 힘 있는 연주와 풍물의 신명나는 자유로움, 그리고 국악 관현악단의 우직한 분위기 조성이 한데 어우러진 이 무대는, 우리 음악의 다양한 매력과 면모를 ‘용’의 이미지로 감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4.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 작곡 박범훈 국악관현악의 정수로도 불리는 ‘신모듬’은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이 만난 최초의 곡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주되온 스테디셀러 관현악곡이다. 보통 3악장 '놀이'가 가장 많이 연주되는데, 이번 무대에서는 ‘풍물’이 주제였던 만큼 전 악장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물놀이는 사물광대가 협연하였으며, 그들의 깔끔한 합과 세련되고 섬세한 연주는 사물놀이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제 1악장 '풍경'은 농악의 장단을 인용한 악장이다. 1악장에서는 민요 성주풀이의 선율이나 동부민요의 시김새 등이 활용 및 연주되며 한국적인 우리 소리를 구현해 냈다. 1악장이 시작되고 바로 든 생각은, 국악관현악이 연주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에 관현악과 사물놀이의 합을 생각해 낸 박범훈 작곡가에 대한 경외심이었다. 네 개의 악기로 무대를 꾸리는 사물놀이를 국악 관현악 위에 얹은 것은 대단한 발상이며, 자칫하면 음향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부분을 오히려 더 강하고 감성 어리게, 한국적으로 살려낸 박범훈 작곡가에게 찬사를 보내며 음악을 감상하였다. 2악장 ‘기원’은 가정의 평화, 국태민안 등을 비는 뜻으로 작곡된 은은하고 평화로운 기원 악장이다. 정주의 맑은 여운이 귓가에 오래도록 맴돌며 선조들이 기원했던 안온한 삶을 함께 느껴볼 수 있었다. 사물놀이 악사들은 잠시 사물 악기를 내려놓고 정주나 작은 북 등을 활용하여 연주했는데, 2악장이야말로 안녕을 비는 기원과 관련이 깊은 ‘굿’, ‘풍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구간이라고 느꼈다.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원했던 모두의 바람이 들어가 있는 2악장의 음악은 한국적인 향수를 그윽이 자아냈다. 마지막 3악장 ‘놀이’는 말 그대로 신명 나게 치고 즐기는 무대였다. 관현악단과 사물패, 그리고 관객들까지 모두 함께 음악에 빠져들어 흥겹게 그 공간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사물광대의 눈을 뗄 수 없던 화려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 풍물놀이의 신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관객들의 ‘얼씨구’, 큰 박수와 함성과 함께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전통은 그 자체로도 지켜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우리의 역사인 동시에, 계속해서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실험하며 발전시켜야 할 지금 이 세대의 숙제와도 같다. 그런 의미로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은 음악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국악관현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떠한 전통 보존과 어떠한 실험을 해 나갈 것인가는 우리가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할 중요 논제이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나오듯, 내 선조의 선조와 그 너머 더 먼 선조의 숨결이 스민 자취가 지워지지 않는 터를 잡아 오늘까지도 자국을 역력히 남기고 있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그 아름다운 혼이 담긴 전통을 꾸준히, 그리고 창의적으로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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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송만갑의 소리제를 이어간 금파 강도근흥보가를 가장 멋들어지게 불렀던 이는 고(故) 강도근 명창이다. 판소리 명창 강도근(姜道根)은 전북 남원시 향교동에서 태어나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이다. 본명은 강맹근(姜孟根)이다. 그의 집안에는 음악가들이 많은 세습예인 집안 출신으로, 줄타기 명인 강원종의 아들이자, 대금산조 명인 강백천의 사촌동생, 판소리 명창 안숙선의 외삼촌이다. 판소리와 창극으로 이름을 날렸던 강산홍과 가야금의 명인 강정열은 당질이며, 가야금산조로 남원과 진주에서 활동했던 강순영 또한 그와 사촌간이다. 10세 때부터 남원의 김정문에게 흥보가를 사사했다.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가 부른 흥보가는 송흥록(宋興祿)-송광록(宋光祿)-송우룡(宋雨龍)-송만갑(宋萬甲, 1865-1939)-김정문(金正文, 1887-1935)으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수궁가'에도 능했는데, 그가 부른 수궁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으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동편제의 마지막 명창 강도근은 우직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농사꾼 아버지인 강원중과 어머니 이판녀 사이에서 9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돈이나 명예에 초연한 고집스러운 소리꾼으로, 타계하기 직전까지 농사꾼임을 자처하며 고향 남원에서 농사를 지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소리에서는 검은 흙냄새가 난다. 판소리에서는 이런 소리를 ‘철성(鐵聲)’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키에 다부진 모습으로 약간 쉰 듯하면서도 청청한 수리성과 가늘고 단단한 상청을 이루는 성음이 특징이다. 생전 고향 남원을 떠난 적이 없어 음반은 적은 편이다. 1990년 흥보가와 수궁가완창 LP레코드 음반을 통해 그의 소리 세계를 접할 수 있다. 강도근 후계자 양성소를 설립, 동편제 소리의 맥을 이어온 판소리 동편제의 마지막 대가이다. 안숙선(국립창극단장)은 초기에 그가 길러낸 제자 중의 한 사람이다. 17세 되던 해에 동편제 판소리 명창 김정문 문하에서 소리를 배운 강도근은 흥보가 중'제비 후리는 대목'이 특기이다. 20세 때 상경하여 조선성악연구회에서 당대 최고 명창의 한사람인 송만갑 선생에게 판소리 다섯마당을 두루 배웠고, 25세 때에 구례로 가서 박봉술의 형 박봉채(朴奉彩)에게 판소리를 지도받았다. 지리산 쌍계사 일대에서 7년여 동안 혼자 공부한 후 하동으로 유성준을 찾아가 판소리 수궁가를 배웠다. 해방을 전후해서 동일창극단, 조선창극단, 호남창극단 등을 전전하였으며 해방 후에는 목포, 이리, 여수, 순천 등지의 국악원에서 창악 강사를 지냈다. 1973년 이후 남원국악원을 창립하여 강사를 지냈고, 틈만 나면 선유폭포 등 지리산 등지를 다니며 연습을 한 노력파였다. 조선시대 명창으로 추앙되던 송만갑의 판소리 전통을 이어받아 동편제 소리를 고수해 오던 그는 환갑을 넘겨 60대 중반에서야 판소리계에 이름을 내기 시작한 은둔의 예술인이기도 했다.금파 감도근 약력 남원 출생 (1918-1996) 1928년(10세) 김정문에게 흥보가 사사 1953년 부산 전국판소리경연대회 최우수상 1981년 한국국악협회 국악공로상 1985년 남원시민의 장 문화장 1986년 KBS국악대상 1992년 동리대상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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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별신굿' 공개 행사통영과 거제 섬 지역에서 마을의 풍어와 안녕을 비는 남해안별신굿(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공개 행사가 오는 10일 경남 통영시 학림도에서 개최된다. 남해안별신굿은 경상남도 거제도를 중심으로 통영시 일대의 어촌과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갈도, 죽도 등지에서 벌어지는 공동제의다. 남해안별신굿은 무당의 노래가 뛰어나고 반주악기에 북이 첨가되는 것이 특징이다. 남해안별신굿은 과거에는 통영과 거제 일대 100여개 섬 마을에서 펼쳐졌으나 현재는 통영과 거제 지역 일부 마을에서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한산도의 부속 섬인 죽도마을의 별신굿은 300여 년을 이어 왔다. 별신굿은 산업화 및 도시화에 따른 섬 주민 감소, 고령화 등으로 인해 198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간 전승위기를 맞았지만 남해안별신굿보존회와 마을 주민의 노력으로 2003년부터 다시 재연되고 있다. 동해안별신굿과 달리 진행과정에서 무당이 악사와 주고받는 재담이 극히 드물고 사설이 없으며 굿이 진지하다. 굿 중간에 북을 치는 고수와 이를 지켜보는 마을사람들이 함께 놀이마당을 이루기도 한다. 굿은 틀맞이, 당산굿, 일월맞이굿, 용왕굿, 부정굿, 가망굿, 제석굿, 서낭굿, 댓굿, 손굿, 염불굿, 군웅굿, 거리굿으로 진행된다. 춤은 비교적 단조롭고 소박하며 혼자 추는 독무가 많다. 굿의 시작에는 청신악, 끝부분에서는 송신악을 하는데 이때에는 대금으로만 연주한다. 마을의 평안과 장수를 기원하며 어민들이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기를 비는 굿으로 2년에 한번씩 열린다. 오락성이 적고 이야기는 많지 않으나, 오랜 전통으로 규모가 크며 관중에게 주는 신앙의 신뢰성이 뛰어나다. 055-648-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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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매주 수요일에 '수요공감' 공연국립부산국악원은 이달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부산진구 국악원 예지당에서 '수요 공감' 공연을 한다고 4일 밝혔다.공연은 ▲7일 젊은 소리꾼 박세미의 '동초제 심청가 눈 대목' ▲14일 이영섭의 대금 독주회 '가즌회상' ▲21일 조한민의 '내어 달아 맺고 풀다' ▲28일 영송당 조순자의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노래, 가곡'으로 구성된다.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 명창이 1930년대 초 여러 판소리 명창의 소리를 재구성한 것에 자신의 호를 붙인 판소리이며,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박세미가 7일 공연에 나선다.14일 이영섭은 이번 공연에서 대금과 단소를 곡조에 맞게 바꿔가며 연주하고 김형섭의 가야금과 양금, 그리고 김인수의 장단 등과 함께 무대를 꾸린다.조한민은 21일 공연에서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가락이자 전통예술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꼽히는 '장단'의 향연을 보일 예정이다.마지막 무대인 28일 공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 보유자인 조순자 명인이 정악 연주단 '정음' 등과 함께 공연을 펼친다. 한편 올해의 '수요 공감' 공연은 지난 3월과 이달에 이어 오는 9월과 12월의 매주 수요일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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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제43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에 해금종목 조은진 수상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이 주최하는 제43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대상 경연 및 시상식이 25일(목)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렸다. 영예의 대상인 대통령상 수상자는 ‘해금산조 지영희류’를 연주한 해금종목의 조은진 (30세 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졸업)씨가,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은 대금종목 김용찬(19세 남, 서울대학교 1학년 재학)씨가 받았다. 이번 대회는 모두 434명이 접수하였고, 예선과 본선을 거쳐 10개 종목의 금, 은 동상 32명이 정해졌다. (작 곡종목 금상 없음), 대상 경연은 10개 종목의 1위(금상) 수상자들이 실력을 겨뤘다. 예선과 본선, 대상 경연의 심사에는 국악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교수, 연주가, 작곡가 등으로 구성된 136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대상 경연 김관희(전, 국립국악원 정악단 예술감독) 심사위원장은 "예년보다 지원자가 많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 자리에 온 경연자들의 수준 높은 기량에 만족하며, 우리음악에 대한 깊이와 표현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 경연이 모두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상 수상자인 조은진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다. 저의 수상이 끝까지 도전하는 사람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국립국악원 온나라 국악경연대회는 1981년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1회 전국국악경연대회를 시작으로 그동안 국악 인재들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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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유성기음반 궁중음악, 함께 들어볼까요?국립국악원 (재)아름지기, ‘유성기집, 우리 소리를 보다’ 전시 개최해 한국 전통 음악을 지켜온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과 우리 문화의 가치와 미감을 전하는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가 만나 유성기음반을 주제로 한 전시 ‘유성기집, 우리 소리를 보다 House of Records, See the Sound’를 오는 5월 26일(금)부터 6월 30일(금)까지 아름지기 통의동 사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간 국립국악원 아카이브가 수집과 기증 등을 통해 보유한 유성기음반의 음원을 복각해 유성기음반을 소비했던 당시의 공간을 꾸며 관련 자료의 전시와 함께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유성기(Gramophone)는 소리가 녹음된 원반(SP, Standard Play)을 재생하는 장치로, 19세기 전후 조선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는데, 당시 유성기가 있는 집에 삼삼오오 모여 소리를 듣던 곳을 ‘유성기 처소’라고 불렀던 기록이 남아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공간의 이름을 ‘유성기집’이라 정하고, 실제 ‘유성기 처소’가 많았던 종로구 통의동 인근의 전통문화 전시공간인 아름지기에서 이번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국악원이 소장하고 있는 유성기음반 중 대중들이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음반과 명인 명창들의 인기 음반 약 30여 점의 61개 음원을 당시의 사진과 홍보물 등 관련 자료와 함께 소개하고, 국립국악원 아카이브 누리집(arichive.gugak.go.kr)을 통해서는 그동안 복각했던 50여 점의 유성기음반에 수록된 100여 개 음원을 모두 공개한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궁중음악 음반 ‘조선아악’, 이화중선, 임방울, 김소희 등 당대 명창이 부른 ‘춘향가’ 비교해 들어볼 수 있어 이번 전시는 총 3층으로 구분된 공간에서 유성기음반 관련 자료의 전시와 함께 음원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1층 ‘소리를 기록하다’에서는 국내에 유성기가 소개되고 음반 산업이 시작된 역사와 음반에 담긴 음악과 인물을 소개한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궁중음악 음반이자 대중들에게 궁중음악을 널리 알리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던 ‘조선아악朝鮮雅樂(1928)’과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이화중선, 임방울, 김창룡, 박녹주, 김소희 명창 등의 음반을 신문 광고, 노래 가사지,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유성기음반이 대중문화와 예술에 끼친 영향과 음악의 문화 변화를 읽어볼 수 있다. 빅터 레코드가 제작한 ‘조선아악’은 궁중음악의 첫 녹음이다.국립국악원의 전신이자 조선조 장악원의 음악을 이어온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 음악을 녹음한 것. 조선조 궁중에서 연행되는 제례악과 연례악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2층은 한옥 풍류방과 오디오룸으로 구분해 한옥 공간에서는 당시 ‘유성기 처소’에서 들었던 유성기음반을 유성기로 직접 들어볼 수 있게 꾸몄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1925년 제작된 크레덴자(Credenza) 유성기를 구해 전시 기간 중 오후 2시 30분부터 20분간 1930년대와 50년대의 민요 관련 음반을 들려줄 예정이다. 오디오룸에서는 국립국악원이 디지털로 복각한 61개 유성기음반의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3층 공간에서는 옛 소리를 활용한 예술가의 음악을 소개한다. 국립국악원 소장 음원을 활용해 제작한 한국관광공사의 ‘강강술래(by 우원재)’를 비롯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와 국립국악원의 영상 및 전통 음악인 이희문의 작업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와 관련한 연계행사 또한 다양하다. 6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장 배연형, JTBC ‘풍류대장’ 프로듀서인 황교진, 국악음반박물관장 노재명의 강연과 소리꾼 이희문의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오후 2시에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들의 ‘가야금산조’, ‘대금산조’, ‘경기잡가’, ‘판소리’ 공연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고, 전시 연계행사는 아름지기의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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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정기연주회, 4편을 보다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5월 11일(목)과 12일(금), 이틀에 걸쳐 전통 곡을 재해석한 국악관현악 무대 ‘전통의 재발견 Ⅲ’를 선보였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통의 재발견’ 시리즈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대표적인 전통곡들을 오늘의 음악으로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무대로 지난 2년 동안 여덟 작품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그 세 번째 무대로 수제천, 평조회상, 씻김굿, 서도음악을 바탕으로 창작된 국악관현악 4곡이 무대에 올랐다. 새로이 창작된 음악이지만 전통곡을 재해석한 곡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어떤 형식으로 편곡되어 해석되었을지 기대를 품고 관람하였다. 1. 국악관현악으로 노래하는 수제천 ‘소중한 빛...’_작곡 강은구 ‘수제천(壽齊天)’은 ‘정읍사(井邑詞)’를 관악합주곡으로 연주하는 ‘정읍(井邑)’의 아명(雅名)이다. ‘정읍사’는 멀리 떠나 있는 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람의 노래로, 이를 위해 강은구 작곡가는 이 노래에 나오는 사람의 간절한 마음에 주목하여 작품의 한 축은 차분한 가곡조의 여창으로, 다른 한 축은 꽹과리, 징, 장구, 북, 모듬북 등으로 그리움의 이면에 끓어오르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무대는 피리가 빠져있는 상태로 관악기들이 기존 수제천의 선율을 연주하며 시작되었다. 수제천의 백미로 꼽히는 연음형식(음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연결되는 형식)과 악기별로 주고받는 구간이 기존의 수제천과 거의 동일하게 연주되었고, 피리와 대금, 해금, 아쟁이 적절하게 주고받으며 웅장하게 음악을 진행해 나갔다. 그러다 수제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짧은 구의 선율을 발전시켜 현악기들도 함께 연주하기 시작하며 점점 음악이 빌드업되고, 꽹과리 등의 타악기가 점차 들어오며 자진모리장단으로 몰아가 정악과 민속악이 한데 어우러졌다. 웅장하고 정갈한 관악곡이 현악기와 타악기를 덧입혀 새로운 형태로 연주되니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 안에 갑작스러운 반음계적 코드 진행이 들어와 전통 선율의 진행이 어딘가 희석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 위에 갑자기 서정적인 서양 음악적 화음 요소가 덧입혀지며 모든 장르가 어지러이 얽히는 느낌을 받아 아쉬움이 남았다. 역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관현악의 연주가 어느 정도 끝나자, 정가앙상블 Soul지기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리의 노래가 시작됐다. 현재 정읍사는 노래가 남아 있지 않지만, 강은구 작곡가는 ‘소중한 빛(마음)을 널리 밝히는 노래’로 ‘중명지곡’을 만들었다. ‘달아 높이 솟아올라-’로 시작한 노래는 김나리의 맑고 청명한 음색으로 들으니, 마치 달빛 아래 유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가야금의 아름다운 아르페지오 선율과 악기들의 반주가 잘 어우러졌다. 비록 기존 수제천 음악과는 다른 분위기로 진행되었지만, 수제천을 관통하는 소중한 마음을 노래하던 희망이 음악에 짙게 묻어나 사랑과 희망을 더욱 느낄 수 있어 좋은 무대였다. 2. 대금과 피리를 위한 협주곡 ‘유초신지곡’_작곡 장석진 장석진 작곡의 ‘유초신지곡’은 거문고 중심의 줄풍류 ‘영산회상(靈山會上)’을 향피리 중심의 관현악곡으로 변주한 정악곡 ‘평조회상(平調會相)’을 바탕에 두고, 이 곡의 아명(雅名)인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을 작품명으로 붙인 관현악곡이다. 무대가 시작하고 놀란 것은, 서양악기가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 스트링 계열 악기와 금관악기, 팀파니까지 합세하여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되었다. 무대는 상령산의 시작 선율인 ‘나니레-’를 시작으로 열렸다. 국악기로만 연주되던 기존의 상령산과는 달리 서양악기의 역동적이고 큰 사운드가 함께 연주되어 더욱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태평소가 염불도드리 멜로디를 연주하고 모든 악기가 tutti(다 같이 합주함)로 다 함께 음악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 후 협연자인 대금연주자 류근화의 대금 솔로로 음악은 다시 한 곳으로 집중되었다. 대금은 정악의 시김새가 확연히 드러나는 선율과 대금의 바람 소리 등의 특색을 보여주었고, 그 위에 자연스레 피리 연주자 임규수의 피리가 얹어지며 두 관악기의 유초신을 그려냈다. 이때 관현악단은 대금, 피리와는 다른 유초신 곡 선율을 반주하며 이질적이면서도 한데 어우러지는 신선함을 보여주었다. 이 곡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가야금이 아름다운 리프를 반복하는 선율 위에 다른 국악기들이 유초신지곡 선율을 감성적으로 연주한 부분이다. 현악기와 관악기가 역할을 나누어 주고받기도, 같은 선율을 연주하기도 하며 음악을 쌓아 올렸는데, 16비트나 엇박 등 다양한 리듬꼴을 활용하여 지루하지 않게 곡을 이끌어 나갔다. 마치 무릉도원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한 동양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신비로움을 조성했고, 그 안에 유초신, 우리 정악의 선율이 확실하게 깔아냄으로 전통의 색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대금과 피리가 독주로 연주하는 카덴자 구간에서는 서양 현악기-바이올린, 첼로, 베이스-와 특종이 함께 반주함으로 오묘한 화성 진행으로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 후 국악기가 들어오고 나서 진행된 화성이나 선율이 서양악기로 연주되었던 부분과는 극단적으로 달라 흐름이 깨지고 국악기, 서양악기가 잘 어우러지지 않는 듯 해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이 시대의 새로운 유초신지곡을 만들어 낸 것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관악기의 부드럽고 힘 있는 협연이 함께 연주되어 더욱 단단한 한국적인 미를 느낄 수 있었다. 3. 아쟁ㆍ가야금ㆍ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씻김(Redemption)_작곡 유민희 유민희 작곡의 ‘Redemption’은 이태백 명인이 구성한 ‘진도씻김굿’의 틀에 작곡가가 직접 채보한 이완순 무녀의 희설(진도씻김굿 가운데 무당이 부르는 노래) 중 앞부분의 선율과 장단, 박병천의 ‘남도굿거리’ 가락을 적용한 곡이다. 종교적 구원을 의미하기도 하는 작품명 ‘Redemption’은 진도씻김굿의 구체적 재현을 담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 죽음에 대한 슬픔과 구원에 관한 주제를 작품 안에 담아내,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진 삶의 무게나 슬픔은 아쟁과 대금으로, 삶의 끝이 평안을 기약하는 잔치라고 말하는 부분은 소리로 표현했다. 가야금과 징의 특색있고 집중되는 단조 선율로 구성된 반복적인 리프 위에 아쟁의 진계면 선율이 덧입혀지고, 관현악단이 다 함께 힘껏 웅장한 계면조 선율을 연주함으로 무대가 시작되었다. 아쟁 협연자 이태백과 가야금 협연자 이지혜는 진양 장단에 맞추어 계면조를 활용한 솔로를 연주했는데, 가야금과 아쟁이 조화롭게 빚어내는 남도제 연주에는 우리 음악의 특징적인 애환과 울림 있는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앞서 진계면이 연주되었다면 ‘남도굿거리’에서부터는 김나영 소리꾼의 소리가 덧입혀지며 신명 나는 잔치 한마당으로 우리 민족의 흥이 드러났다. 성주풀이를 비롯한 평조 선법의 연주가 진행되니 다양한 민속악적인 요소가 관현악에 붙어 더 웅장하고 한국적이었다. 또 굿거리와 타령 장단 위에 평조 선법과 반음 음계도 등장하며 다양한 음악적 시도 또한 볼 수 있었는데, 반음 루트 진행에 감성적인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은 좋았으나 조금은 익숙한 레퍼토리의 화음 진행이 전체적인 민속악 색채를 내는 곡 안에서 조금은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해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망자를 떠나보내는 슬픔과 살아남은 자에게 남겨지는 희망을 함께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인상적이고 감동적이던 무대였다. 4. 국악관현악 ‘풍류 그 너머에’_작곡 강상구 강상구 작곡의 ‘풍류 저 너머에’는 서도풍류, 서도민요 등 서도 지방에서 전승되어 내려오는 전통음악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을 국악관현악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무대는 모든 악기가 ‘서도풍류’를 연주하며 시작되었다. 서도풍류는 대중적으로 많이 연주되지 않는 곡이기에 관현악으로 함께 연주하는 이 무대가 더욱 특별하게 와 닿았고, 서도음악 위에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베이스 화성진행 리프를 덧입힌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이어서 서정적인 봉산탈춤을 연상시키는 선율로 곡이 이어졌는데, 신명 나는 장단에 맞추어 악기들이 함께 맺고, 끊고, 시김새를 표현하며 서도제의 느낌을 물씬 드러냈다. 장단은 다양하게 변화했으며 그 변화 안에 웅장한 악기들의 앙상블이 크게 돋보였다. 생황이 연주된 구간도 독특했는데, 묘한 선율과 민속악적 분위기가 어우러지며 마치 북청사자놀음을 보는 듯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앞서 나온 서도민요의 선율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음악이 웅장하게 마무리되었다. 이 곡은 전반적으로 타악기의 역할이 매우 컸는데, 역동적이고 장단의 역할이 뚜렷한 것은 좋았으나 계속해서 달려 나가는 이미지 가운데 서도제의 색이 갈수록 흐려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현재 많이 연주되지 않는 서도음악을 중심으로 만들어 낸 관현악곡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 너머의 세상을 잠깐이나마 바라볼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수제천’, ‘유초신지곡’, ‘진도씻김굿’, ‘서도풍류’ 라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우리의 전통음악이 국악관현악 곡으로 탈바꿈하여 대중들에게 선보여지는 순간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참 좋은 기회였다. 전통은 우리가 아끼고 지켜내어 원형을 고수해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 전통을 현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발견하여 새로운 흐름으로 만들어 내는 것도, 또한 중요하기에 이번 공연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하지만 네 곡 모두 기존의 창작 관현악곡과 뚜렷하게 다른 큰 특징이 드러나지 않고, 화성진행이나 음악적 요소가 거의 익숙한 래퍼토리로만 연주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전통을 살리되 더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가미되어 연주된다면, 전통을 비롯한 국악관현악이 더 넓게, 멀리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모든 국악인의 '현대적 계승'에 대한 행보를 마음 깊이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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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구박물관, 국립국악원 초청공연국립대구박물관은 5월 문화가 있는 날 플러스 문화공연으로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한국의 악·가·무(樂·歌·舞)’을 오는 20일 오후 3시 해솔관 강당에서 개최한다.이번 공연에서는 ‘춘앵전’, 판소리 ‘수궁가’, 영산회상 중 ‘하현도드리·타령’, ‘흥타령 시나위와 살풀이’, ‘사물놀이’ 등 5가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국립국악원의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이 출연한다. 공연은 꾀꼬리(춘앵)의 자태를 춤으로 표현한 ‘춘앵전’으로 문을 연다. 이어 판소리 ‘수궁가’ 중 ‘토끼 배가르는 대목’, 대금과 거문고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하현도드리·타령’가락, 흥타령에 살풀이를 연결한 ‘흥타령 시나위와 살풀이’가 펼쳐지고 ‘사물놀이’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최고 수준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여 지역거점 국립기관으로서 ‘문화동행 확산’이라는 공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나가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http://daeg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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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관현악으로 재창조되는 전통’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전통 국악을 재해석한 국악관현악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올해 정기공연으로 전통 선율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든 국악관현악 무대, ‘전통의 재발견 Ⅲ’를 오는 11일과 12일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통의 재발견’ 시리즈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대표적인 전통곡들을 오늘의 음악으로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무대로 지난 2년 동안 여덟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는 그 세 번째 무대로 수제천, 평조회상, 씻김굿, 서도음악을 바탕으로 창작한 국악관현악 4곡을 선보인다. 그리움의 재발견, 잃어버린 노래를 찾아서 강은구 작곡, 국악관현악으로 노래하는 수제천 '소중한 빛...' 정악의 백미로 꼽히는 ‘수제천(壽齊天)’은 현재 관악합주곡으로 연주되고 있지만 백제시대에는 ‘정읍사(井邑詞)’라는 노래였다. ‘아 노피곰 도샤(달아 높이 솟아올라)’로 시작하는 정읍사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임을 생각하는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노래다. 강은구 작곡의 ‘소중한 빛...’은 이 여인의 마음에 주목하여 소중한 사람을 향한 마음의 흔적을 노래한다. 이를 위해 작품의 한 축은 차분한 가곡조의 여창으로, 다른 한 축은 꽹과리, 징, 장구, 북, 모듬북 등으로 그리움의 이면에 끓어오르는 마음을 표현했다. 작곡가는 대금, 소금, 피리, 아쟁 등의 각 악보에도 정읍사의 노랫말을 기입해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르는 심정으로 연주를 해달라는 일종의 음악 지시어로 적어 넣었다.”고 밝혔다. 여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이자 정가앙상블 Soul지기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리가 맡았다. 작은 소리들로 큰 울림을 빚는 장석진 작곡, 대금과 피리를 위한 협주곡 '유초신지곡' 장석진 작곡의 ‘유초신지곡’은 거문고 중심의 줄풍류 ‘영산회상(靈山會上)’을 향피리 중심의 관현악곡으로 변주한 정악곡 ‘평조회상(平調會相)’을 바탕에 두고, 이 곡의 아명(雅名)인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을 작품명으로 붙였다. ‘평조회상’은 현재 향피리를 중심으로 한 관현악 편성으로 연주되고 있는데 필요에 따라 늘리거나 줄여 음량의 변화를 통해 곡을 표현한다. 작곡가는 ‘평조회상’의 단순한 선율의 음량 변화를 넘어 관악기와 현악기의 성부를 둘로 나눠 풍부한 화성을 그려 곡의 밀도 높은 음향을 추구했다. 또한 전통 타악기의 울림을 웅장하게 보완하기 위해 첼로, 더블베이스, 호른, 베이스 트럼본 등 중저음대의 서양 악기군을 편성해 곡의 정서를 조화롭게 표현했다. 도입부의 선율은 대금과 피리의 독주로도 자주 연주되는 ‘평조회상’의 시작 곡 ‘상령산’이 장식한다. 협연에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임규수 악장이 피리로, 류근화 수석 단원이 대금으로 나선다. 진도씻김굿의 구체적 재현과 슬픔과 구원에 관한 주제 유민희 작곡, 아쟁·가야금·인성(人聲) 위한 협주곡 'Redemption' 유민희 작곡의 ‘Redemption’은 이태백 명인이 구성한 ‘진도씻김굿’의 틀에 작곡가가 직접 채보한 이완순 무녀의 희설(진도씻김굿 중 무당이 부르는 노래) 중 앞부분의 선율과 장단, 박병천의 ‘남도굿거리’ 가락을 적용했다. 종교적 구원을 의미하기도 하는 작품명 ‘Redemption’은 진도씻김굿의 구체적 재현을 담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 죽음에 대한 슬픔과 구원에 관한 주제를 작품 안에 담아냈다.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진 삶의 무게나 슬픔은 아쟁과 대금으로, 삶의 끝이 평안을 기약하는 잔치라고 말하는 부분은 소리로 표현했다. 전체 악곡은 씻김굿의 절차와 마찬가지로 ‘도입부’와 ‘남도삼현’, ‘남도굿거리’, ‘희설’의 일부분, ‘긴염불’, ‘중염불’, ‘제화소리’, ‘굿거리’, ‘종지부’로 구성했다. 아쟁 협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진도씻김굿 악기 이수자인 이태백 목원대학교 국악과 교수가, 가야금에 협연에는 이지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악장이, 소리 협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김나영 목원대학교 국악과 교수가 함께한다. 서도선율로 엮어나간 강상구 작곡, 국악관현악 '풍류 저 너머에' 강상구 작곡의 ‘풍류 저 너머에’는 서도풍류, 서도민요 등 서도지방에서 전승되어 내려오는 전통음악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을 국악관현악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작품은 서정적인 서도 풍류의 선율을 시작으로 봉산탈춤을 연상시키는 선율로 이어간다. 여기에는 굿거리와 타령 풍의 흐름과 반음 음계도 등장하는가 하면 작품의 후반부에는 앞서 나온 서도민요의 선율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웅장하게 마무리 된다. 작곡가는 "황해도 지방에서 연주된 서도풍류는 오늘날 오롯이 전승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도풍류가 가지고 있는 '흥'을 재확인하며 함께 나눌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2004년에 창단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신국악작곡공모(1962), 한국창작음악발표회(1974~2003)로 이어진 국립국악원 창작음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기존 작품을 발굴·재해석하여 연주하는 것은 물론, 위촉곡에서 단원들이 직접 만든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성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의 관현악 편성은 64명이며 여기에는 첼로, 호른 등 서양악기 12명이 포함되어 있다. 지휘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이용탁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이 맡았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정기공연 ‘전통의 재발견Ⅲ’는 오는 5월 11일(목)과 12일(금)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과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B석 5천원 (문의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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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부터 정효문화재단 기획공연 孝 콘서트,'금이로구나'정효문화재단에서 오는 5월 6~7일 오후 5시 어버이날을 맞아 이번 공연은 감사와 행복을 주제로 孝 콘서트를 준비했다. 효명세자가 어머니의 탄신을 기원하기 위해 만든 춤으로 꾀꼬리의 아름다운 모습이 표현된 ‘춘앵전’,과 ‘풍년을 기뻐한다’는 곡명의 뜻을 가지고 있는 대금독주곡 ‘경풍년’이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 복(福)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노래하는 ‘회심곡’,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민요연곡’,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로 흥과 신명을 선사한다. 특히 근심과 걱정을 덜어내고 신나는 기운을 가득 불어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놀아보는 ‘판굿’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공연 주최사인 정효재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삶의 가장 큰 보물이자 축복인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길 바라며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공연 예매권 가격은 전석 3만원이며 문의 및 예매는 정효문화재단(02-523-6268) 유선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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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재재단 'Behind story-원장현' 명인의 삶과 음악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Behind storyⅠ-원장현' 공연을 개최한다.한국문화재재단이 올해 새롭게 기획한 ‘Behind story’ 시리즈는 전통예술 명인들의 공연 뒤에 숨겨진 모습을 담아낸 공연이다. 원장현 명인은 1951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부친 원광준의 대금 연주를 들으며 자랐다. 14세 때 거문고 산조 보유자 숙부 원광호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대금 연주자의 길을 걷게 됐다.명인은 어린 시절부터 대금뿐만 아니라 거문고, 아쟁, 태평소 등을 연주해 왔다. 특히 시나위와 대금산조 등을 갈고 닦아 다양한 음악 소재들을 산조의 음악 어법에 맞게 재구성함으로써 1985년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탄생시켰다.이번 공연에서 명인은 대금산조와 더불어 거문고 산조, 태평소 시나위, 대금·가야금 2중주, 춤 산조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원 명인의 가족들이 선보이는 무대도 볼 수 있어 특별함을 선사한다. 원완철(아들), 원나경(딸), 원채우(손자) 등 가족들과 그의 제자들이 함께한다.공연 이외에도 명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상영과 인터뷰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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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음악의 가능성. 원장현 명인의 가치 있는 방향완연한 4월의 봄, '비하인드 스토리 1'이라는 제목으로 예정된 공연을 일주일 앞둔 대금 명인 원장현 선생님을 안국동에서 만났다. 한평생 대금과 함께한 시간들로 뭉쳐져 있는 그의 삶을 비롯하여 이번에 있을 공연 이야기, 전통 음악이 나아갈 방향과 목적,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렇게 만나 뵙고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근래 어떻게 지내셨나요? A. 곧 있을 공연 준비를 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공연이 아니더라도 늘 오전/오후/저녁에 꾸준히, 쉬는 날일지라도 규칙적으로 연습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연습하지 않을 때는 레슨을 하거나, 공원 산책을 하는 등 루틴을 지켜가며 살고 있어요. Q. 선생님께선 대나무의 고향인 담양이 고향이라고 들었습니다. 대금의 주원료가 대나무이다 보니, 뭔가 선생님과 운명적인 장소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릴 적부터 대금 소리를 듣고 자라신 거죠? A. 어릴 적 우리 집 앞엔 대밭이 있었어요. 대밭 속에 집이 있는 거나 다름없었죠. 태어나면서부터, 사물을 보기 시작할 때부터 대밭을 봤고, 아버지가 대금을 부셨기 때문에 대금 소리를 듣고 보며 자랐죠. 아무래도 집안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어린 나이 때부터 늘 대금을 들어서 그런지 대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항상 대금 소리가 마음에 와닿고 좋곤 했습니다. Q. 선생님께서 대금을 시작하신 시기는 1960년대라고 들었습니다. 온 국민이 가난하고 힘겨워하던 시절인데요, 사실 먹고 살기 어려운 때에 예술을 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데도 우리의 전통음악, 예술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나가신 힘은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하시나요? A.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가 참 어려운 시기였어요. 말 그대로 보릿고개였죠.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실 예술을 하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숙부님 영향으로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대금을 시작했는데, 대금이 너무 좋고 재밌었어요. 그래서 어려운 환경이나 시기와 관계없이 그저 악기가 좋아서 악기를 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유명한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어렵게 공부했어요. Q. 선생님의 스승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선생님의 스승님들은 어떤 분들이었나요? A. 따뜻한 분들이셨습니다. 음악을 배우기 참 어려운 시기였지만, 선생님들께선 그 형편을 다 알고 품어주셨어요. 음악을 하고 싶다는 학생을 내쫓지 않고 최선을 다해 가르쳐주셨죠. 그렇게 은혜를 입었고, 갚아드리고 싶은데 일찍 돌아가셔서 늘 마음에 걸립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Q. 사실, 사제 간이라는 것은 예술계에서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깊이 있고 중요한 관계잖아요. 특히 이 전통 예술계는 다른 분야보다 좁고,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전통 음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발전적인 사제관계는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요즘은 국악을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이 있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도 있긴 하지만, 우리 국악은 교과서적인 공부 외에도 더 심층 있게 파고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럴 때 선생님의 영향이 굉장히 중요해요. 학생들은 실력있는 선생님을 찾아가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으로 선생님을 귀찮게 할 정도로 찾아다니며 공부해 나가야 해요. 예술은 상품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음악적 가치가 필요해요.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나가려면 실력을 늘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선생님의 경우도 최선을 다해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음악, 전통 그 자체를 가르쳐야 해요. Q. 선생님께선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창시하신 창시자시잖아요. 어떻게 산조를 창시하시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A. 예전엔 ‘유파’의 개념이 별로 없었어요. 제가 1985년 국립국악원에 있을 때, 상설 공연에서 독주를 맡을 일이 있었어요. 그 당시 국립국악원 악사장으로 계시던 이승열 선생님께서 제게 무슨 유를 하냐고 물어보셨죠. 그런데 그때는 딱히 어떠한 유를 한다고 하진 않았기에 그간 선생님들께 배워 온 음악들과 내 음악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그럼 원장현류네.’라고 하시더군요. 그 이후로 제가 저의 산조를 ‘원장현류’라고 명칭 하였고, 그 이후로 다양한 유파가 정리되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Q. 전통 어법을 활용하여 새로운 산조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요즘도 종종 시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산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사실 ‘조’나 ‘어법’ 등의 틀 안에서 창의성을 드러내야 하기에 새로운 창작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산조, 더 나아가 민속악에 기반을 둔 음악을 만들 때는 어떤 걸 가장 중심에 놓고 작업해야 할까요? A. 무엇보다 음악 안에 기승전결이 있는 게 중요합니다. 시작과 맺음을 한 ‘마루’라고 하죠. 마루를 정확히 해야 합니다. 음악이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가며 복잡하게 들려선 안 돼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시작했다면 근본을 두고 확실하게 맺어준 후에 다른 주제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해요. 사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긴 합니다만, 어느 정도 정해진 기본적인 틀을 잘 세워두고 그 안에서 창의성을 펼쳐내야 합니다. Q. 곧 있을 공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Behind Story 1>이라 하여 공연이 열리게 될 텐데, 공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이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내 음악세계를 풀어나갈 예정이에요. 지금까지 대금을 배우고 연주한 과정과 앞으로 해 나갈 것들을 펼쳐낼 생각입니다. 이 공연은 가족 연주로도 진행이 돼요. 우리 가족은 모두 국악을 하고 함께 연주해 왔긴 하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생각이에요.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춤 산조>를 통해 함께 무대를 꾸립니다. 또 중학생 손자가 만든 곡을 가지고도 연주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Q.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연주해 나갈 때 장단점이 있을까요? A. 가족과 함께하는 공연이라는 주제만 드러나고 연주실력은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어선 안 되겠죠.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공연이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 연주’에 대한 타이틀로 인해 부담될 때도 있어요. 또 각자 연주 활동하는 분야(정악/민속악/창작곡)가 다르기에 호흡을 맞추기 어려운 부분도 있죠. 하지만 그만큼 가족이기에 훨씬 더 다양하고 진중하게 음악적 고민을 하며 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열쇠없는집 후학들과도 함께 하는 무대로 하셨는데, 열쇠없는집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A. 80년대 후반 삼청동에 있을 때 내게 배우러 오는 제자들이 언제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늘 문을 개방해 두곤 했어요. 제가 공부하던 시절, 선생님들 또한 어려운 환경이었기에 레슨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어요. 선생님 댁에서 가락만 배우고 나와 산에서 홀로 연습하곤 했죠. 그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꼭 국악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었어요. 그리고 80년대부터 편하게 배우고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 열쇠없는집을 개방했죠. 이번 공연에서도 열쇠없는집 후학들 여섯 명 정도와 함께 무대를 꾸릴 예정입니다. Q. 국악, 전통음악은 오랜 세월을 지켜온 그 가치는 분명하고, 계속하여 발전해 나가야 하죠. 이렇게 음악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이 시대에 어떻게 전통음악을 통해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연주하시거나 음악을 창작하실 때, 어떤 가치나 목적을 중심에 두고 음악 작업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원래 저는 음악적으로 보수적인 편이었습니다. 민속악을 오래 해 왔기 때문에 산조/시나위 외에 창작곡은 할 생각도 안 했었어요. 하지만 1998년도에 ‘날개’라는 창작곡 음반을 내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담은 곡을 만들어 직접 연주할 때 그 의미가 더 잘 전달될 것이라고 여겼기에 작업하게 된 것인데, 그 음악을 대중들이 정말 좋아해 줬어요. 말 그대로 대박이 났죠. 이 앨범을 내기 전 발매했던 산조나 민속악 앨범은 거의 국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전공자들만이 주로 들었는데, 창작곡은 그 반대였죠. 그때 느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쉽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요. 국악 비전공자의 입장에서는 국악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접해 볼 일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거예요. 듣기 쉽고 흥미가 느껴지는 음악일 때 사람들은 관심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저는 음악을 작업할 때 쉽고 편안하게 만드는 걸 가장 중점적으로 두어요. 쉽고 편한 국악을 듣고 관심을 두는 사람은, 점점 더 국악에 빠져들어 결국 전통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국악의 발전은 우리 국악인들의 몫이에요. Q. 그렇다면 전통이나 창작음악을 하는 국악인들이 음악 작업을 하며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A. 그건 간단합니다. 전통이든, 창작이든 어떤 음악을 하든지 내면에는 우리 것을 갖고 있어야 해요. 정통, 바로 기본기죠. 창작곡을 만든다고 해서 서양음악을 흉내 내고 공부하기만 한다면 그저 우리 악기로 서양 음악을 흉내 낸것밖에 안 됩니다. 모든 음악의 바탕에는 우리 전통음악이 확실하게 깔려 있어야 합니다. 초연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져 연주되는 곡을 만들기 위해선, 우리 음악의 정통성을 잘 공부하여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죠.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나무는 빨리 말라 죽어요. 전통의 뿌리를 잊지 않고 음악을 해 나가는 것. 단순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원장현 선생님은 인터뷰 내내 전통의 뿌리를 강조했다. 국악인들이 더더욱 최선을 다해 국악을 사랑하고, 배우며 우리 음악의 근본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생님 본인도 앞으로 계속하여 끊임없이 전통 음악을 연주하며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평생을 대금과 함께 걸어온 꾸준하고 정통성 있는 그의 음악 인생을 귀감으로 삼아, 우리의 뿌리, 전통이 꾸준하게 발전해 나갈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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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방일영 국악상에 이생강씨방일영문화재단(이사장 안병훈)이 주는 제12회 방일영 국악상 수상자로 대금 연주자 이생강(68.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보유자) 씨가 선정됐다.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이씨는 반주 악기로만 취급되던 대금을 독주 악기 반열에 올려놓은 대금 연주계의 최고 명인. 지금까지 수많은 음반, 연주회를 통해 대금 보급에 앞장서 왔다.시상식과 축하공연은 18일 오후 4시 조선일보사 정동별관 7층 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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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 중견 예인 8인 무대 ‘일이관지국립국악원 연주단을 이끄는 중견 단원 8명이 깊이 있는 예인들의 격조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 기획공연 ‘일이관지’의 4월 무대에 중견 단원 8명이 오는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저녁 7시 30분, 풍류사랑방에서 총 6회에 걸쳐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연중 전통 국악의 장르별 기획공연으로 선보이는‘일이관지(一以貫之)’의 무대로 지난 3월에는 기악 분야 명인들의 진한 여운이 남는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였고, 오는 4월에는 국립국악원 소속 베테랑 중견 예인들의 노련미와 진중함을 담은 무대로 마련했다. 20년 이상 재직하면서 음악이라는 예술영역의 높은 경지에 다다른 예술가들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밀도 높은 공연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그간 각자가 속한 연주단체의 영역을 벗어나 각 연주자의 숨은 음악적 빛깔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정악단, 창작악단 연주자가 민속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민속악단 연주자가 정악을 연주하기도 하는 ‘담장을 넘어간 음악’으로 무르익은 예술성과 기량을 자유롭게 펼쳐내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속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연주자 ‘원완철’ 음유시인과 같은 자유로운 풍류 거문고를 선보이는 ‘이방실’ 과거와 현재, 동서양을 넘나들며 거문고 음악에 새로움을 더한 ‘이선희’ 공연 첫날인 18일(화)에는 4대째 국악 가문의 음악 유산을 잇고 있는 민속악단의 원완철이 막을 연다. 최초의 소금산조인 '원완철류 소금산조'와 가야금병창곡을 기악곡으로 새롭게 구성한 <야월산경, 신방아타령>을 비롯해, 피리의 최경만 명인과 함께 구음과 기악으로 꾸민 '구음 염불풍류'를 초연한다. 또한 부친인 원장현 대금 명인과 함께 남도소리의 대표곡인 '흥타령'도 선보일 예정이다. 정악단의 이방실(19일)은 이번 무대에서 정악 기악의 대표곡인 '영산회상' 중 가장 호흡이 긴 '가즌회상'을 선보인다. 거문고 명인 김선한, 이재화 선생을 비롯해 하주화, 정대석, 김무길, 김영재를 사사한 이방실은 거문고산조뿐만 아니라 가사도 이수해 정악과 민속악의 정신세계와 흥취에 관해 탐구하는 연주자다. 이번 무대에서는 곽태규(단소), 이영(피리) 명인 등과 함께 거문고의 정제된 미학을 그려낸다. 20일(목)에는 창작악단의 이선희가 거문고의 창의적인 매력을 전한다. 민속적 흥취와 정악의 우아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합갑득류 줄풍류'를 비롯해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을 담아낸 '이선희류 거문고산조', '수연장 주제 ‘2020 수연장’, 그리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Macbeth) 부인을 모티브로 경계에 흔들리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담은 '터벌림 주제 ‘그녀의 춤’' 등을 선보인다. 창작음악의 원천인 산조의 진면복을 보여줄 ‘박치완’, ‘박영승’ 30년을 우직하게 해금과 민속악으로 채워나가며 견고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김정림’ 정악단 피리의 버팀목 ‘고우석’, 가야금 연주의 교본 ‘김윤희’ 25일(화)은 창작악단의 박치완(피리)과 박영승(거문고)이 전통 연주 무대를 꾸민다. 박치완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2017 퍼시픽림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작곡가에게 국악을 알렸고, 박영승은 크로스오버 재즈앙상블 ‘목단구름’활동 등 왕성한 국악 창작을 펼쳤다. 이번 무대에서 박치완은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르침을 받은 스승 정재국의 <정재국류 피리산조>를, 이재화, 김선한을 사사한 박영승은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를 김청만 명인의 장구와 함께 선보인다. 민속악단 해금 연주자 김정림의 무대는 26일(목)에 마련된다. 30년간 민속악단의 해금연주자로 활동하며, 4개 류파의 해금산조를 섭렵한 연주자로 이번 공연은 그녀가 오랜 기간 갈고 닦으며 만들어낸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무대로 꾸며진다. '지영희류 해금산조'와 산조의 틀에 자유로움과 즉흥성을 더한 '김정림의 허튼가락', 남도민요의 백미인 '육자배기'를 연주한다. 마지막 날은 정악단 피리와 가야금 연주의 교본인 고우석, 김윤희의 무대로 꾸며진다. 고우석은 정악 피리의 가장 대표곡인 '상령산풀이'를 통해 20박 장단의 긴 호흡 속에서 유려하고 정갈한 정악 피리를, 김윤희는 김죽파의 생전 연주 영상을 참고하며 연구한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의 장르별 기획공연 ‘일이관지(一以貫之) - 기악’은 오는 4월 18일(화)부터 27일(목)까지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와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 전석 3만원. (문의 02-580-3300) 일자 프로그램 4.18.(화) 원완철 1. 상령산, 청성자진한잎 - 원완철(대금) 2. 대금과 25현가야금 2중주 ‘추억(원채우 작곡)(초연) 대금과 25현가야금을 위한 ‘메나리’ (박범훈 작곡) - 원완철(대금), 장유정(25현가야금), 이민형(장구) 3. 원완철류 소금산조 -원완철(소금), 이민형(장구) 4. 구음 염불풍류 - 원완철(구음), 최경만(구음), 김태영(장구) 5. 흥타령 - 원완철(대금/아쟁), 원장현(대금/거문고), 이소연(소리), 김태영(장구) 6. 금강산타령, 노랫가락, 창부타령(원완철 구성) - 원완철(대금/소리), 최경만(피리/소리), 이민형(장구) 7. 야월삼경, 신방아타령, 김매기 노래, 풍년경사(원완철 구성) - 원완철(대금) 황소라(25현 가야금) 조지현(25현 가야금), 김태형(장구) 4.19.(수) 이방실 1. 가즌회상 - 이방실(거문고), 곽태규(단소), 이영(피리) 4.20.(목) 이선희 1. 한갑득류 줄풍류 - 다스름 · 하현도드리 - 이선희(거문고) 2. 이선희류 거문고산조(2023년 초연) - 이선희(거문고), 유인상(장구) 3. 수연장 주제 ‘2020 수연장’(이선희 작곡) - 이선희(거문고), 박성봉(비올라), 강찬욱(첼로), 크리스토퍼아들러(카이옌) 4. 터벌림주제 ‘그녀의 춤’(이선희 작곡) -이선희(거문고), 이보연(바이올린), 박성봉(비올라), 강찬욱(첼로) 5. 가사 매화가 주제 ‘매화 향기 흐르고’(이선희 작곡) - 이선희(거문고), 크리스토퍼아들러(카이옌), 이보연(바이올린), 박성봉(비올라), 강찬욱(첼로) 4.25.(화) 박치완 박영승 1. 피리독주 ‘상령산’ - 박치완(피리) 2. 정재국류 피리산조 - 박치완(피리), 김웅식(장구) 3.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박영승(거문고), 김청만(북) 4.26.(수) 김정림 1. 지영희류 해금산조 - 김정림(해금), 이태백(장구) 2. 김정림의 허튼가락 - 김정림(해금), 황민왕(장구) 3. 육자배기 - 김정림(해금), 이태백(아쟁), 김나영(소리), 송영숙(가야금), 황민왕(장구) 4.27.(목) 김윤희 고우석 1. 상령산풀이 - 고우석(피리) 2.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 김윤희(가야금), 김웅식(장구) 3. 단회상 - 고우석(피리), 김윤희(가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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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상반기 목요국악예술무대전북도립국악원이 우리 음악의 그윽한 멋과 흥소리, 춤사위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목요국악예술무대’ 막을 올린다.목요국악예술무대는 국악의 보급과 대중성 확보를 위한 전북도 대표 상설공연으로 오는 13일부터 6월 22일까지 총 6회에 걸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선보인다.무대는 13일과 새달 4일은 관현악단이, 18일 무용단이 주축이 되어 공연을 진행하며 25일과 6월 15일은 창극단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22일은 예술 3단 합동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한다.서막은 13일 ‘영산춘풍’이라는 주제로 연다. 영산춘풍은 석가모니불의 자비 훈풍을 따뜻한 봄바람에 비유한 말로 도민들에게 밝고 활기찬 봄의 기운을 선보일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했다.새달 4일엔 관현악단 이항윤 부수석단원의 대금독주회 산자무심벽 공연으로 단소산조, 호남대풍류, 대금산조를 들려준다.이어 18일은 판소리 눈대목인‘사랑가’를 남녀의 농익은 춤사위로 풀어낸 창작무용‘어허 둥둥 내사랑’을 시작으로 전통 혼례의 풍속을 무용으로 그린 ‘시집가는날’까지 섬세하고 화려한 한국무용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25일과 6월 15일은 각각 단가열전 ‘들숨과 날숨’, 단막창극 ‘판·놀다’로 창극단 무대를 올린다.단가열전 ‘둘숨과 날숨’은 판소리를 부르기 전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인 단가를 릴레이로 선보이는 공연이다. 대중들에게 유명한 광대가, 사철가를 시작으로 남도를 대표하는 민요인 ‘흥타령’으로 마무리한다. ‘판·놀다’에서는 수궁가와 흥보가의 눈대목으로 구성된 단막창극 2편을 연달아 올린다.대미는 6월 22일 예술 3단 합동공연으로 한국무용과 기악합주, 민요 등 전통예술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로 장식한다.공연은 만 8세 이상 관람가로, 각 공연 일주일 전 오후 1시부터 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은 무료이며, 티켓은 잔여석에 한해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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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 창작 연주회 '2023 지속연주 - New Wave' 개최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 겸 총감독 김혜성)는 '2023 지금 속히 연주하라 주구장창 – NEW WAVE'를 진행한다.본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 산실 지속 연주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위촉 초연된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연주될 수 있는 공연기획을 통해 창작음악의 활성화 및 국악관현악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 작곡가 강상구의 대금을 위한 '바람, 숲', 유민희의 소리를 위한 '춘향-서불진해(書不盡解) 언불진해(言不盡解)', 황호준 작곡의 해금을 위한 '산곡(散曲)', 이정면 작곡의 창을 위한 '마왕', 피리를 위한 '달의 눈물' 등 세종국악심포니 위촉작들이 새로운 감성으로 해석돼 연주된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속연주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위촉 초연된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연주될 수 있도록 해 창작음악 활성화와 국악관현악 저변 확대를 이끄는 사업이다.지속연주 지원사업은 올해부터 3년 지원사업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올해는 협연자 공모전 '뉴 웨이브', 2차 년도는 제작 음악극 중 주요 아리아를 선정해 협연곡화하는 '판소리아리아&오페라눈대목', 3차년도는 '국악심포니의정석(貞石)'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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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국악-신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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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만파식적'의 호국정신을 계승하는 신라만파식적보존회경주에 가면 '만파식적' 설화를 기반으로 한 '만파식적제'가 매년 개최되어 오고 있다. (사)신라만파식적보존회 문동옥 이사장은 경주에서 설화로 널리 알려진 신라 만파식적의 의미를 계승하기 위해 2002년 사단법인 신라만파식적 보존회를 설립, 제자 양성과 전통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문동옥 이사장은 "경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기관인 음성서가 설치된 국악의 발상지입니다. 또한 안녕을 가져다주는 신비한 힘을 가진 피리 '만파식적' 설화의 본고장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음악과 피리에 담긴 치유와 평온의 힘을 알리기 위해 '만파식적' 이라는 주제로 17년째 전국대금경연대회를 개최하였고, 2019년부터는 다시 '만파식적제' 라는 이름으로 세계전통악기전시와 전국대금경연대회, 대금명인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보존회는 대금의 제작 기법과 연주법을 전승·발전시켜 우수한 국악 예술인을 육성·발굴하고 해외문화 교류 사업을 통하여 전통음악과 전통악기의 저변 확대와 전통 예술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경주세계피리축제 '만파식적'으로 세계전통악기전시와 세계피리명인전 등 대금의 고장으로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전통예술인들의 명예의 전당으로서 그 역할을 주력하고 있다. 세계피리명인전에서는 초청국가 6개국(한국, 중국, 일본, 스위스, 대만, 우즈베키스탄)의 수준급 명인들의 연주와 해설, 해당 국가별 영상이 한데 어우러져 눈과 귀가 즐거운 세계 피리 여행이 준비돼 있다. 특히 '2015경주세계피리축제 만파식적'에서 초연된 '만파식적의 꿈'은 전설 속의 피리인 '만파식적'의 설화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피리가 가진 평화와 화합, 나아가 호국의 힘을 현대에 되살리려는 노력들을 담아냈다. 신라만파식적보존회는 국내외 문화예술행사와 교육, 문화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다양한 국제문화 교류 사업을 통해 세계 속의 경주,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는 문화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문동옥 선생은 전국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 중요무형문화재 45호 대금산조 이수자, 국가지정 전통수제방식 대금제작기능 전승자이다. 한편 '만파식적(원명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은 삼국유사 기이편에 682년 신라의 제31대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위해 감은사(感恩寺)를 지은 후에 해룡이 된 문무왕과 천신(天神)이 된 김유신(金庾信)으로부터 대나무를 얻어 만든 피리라고 적혀 있다. 경주시가 주관하고 신라만파식적보존회가 주관하는 만파식적제에서 전국대금경연대회가 매년 경주에서 개최되어 오고있다. 올해에는 19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신라만파식적보존회 문동옥 이사장은 "대금을 연주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우리는 우리 고유의 전통악기인 대금을 통해 찬란한 우리음악 문화의 맥을 잇고, 신라 삼현·삼죽을 중심으로 하는 신라음악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지역 전통문화예술 창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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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연주가 이영섭 '바람으로부터' 공연대금연주가 이영섭이 오는 4월 17일(월) 19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이영섭의 창작음악-바람으로부터'를 선보인다. 대금연주가 이영섭은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뿌리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본인이 직접 작곡한 대금독주곡 ‘호접지몽’, 대금과 피아노2중주 ‘Morning&Evening’, 그리고 실내악곡‘Wyndchase’, ‘나비의꿈’, ‘바람으로부터’ 총5곡을 선보인다. 창작자 본인의 다양한 경험과 취향, 철학 등이 고스란히 담긴 진정성과 연주자 중심의 음악적 해석과 기법들은 짙은 색채감을 주어 대중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또한 연주에 참여하는 실력있는 중견연주자들과의 앙상블은 한국 창작음악의 오늘을 조명하고 내일을 이어주는 무대로 한국 창작음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금 연주가 이영섭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 및 창작악단 수석,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 악장, 한국청소년국악관현악단 전임작곡가 및 상임지휘자를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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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정년이’, 새로운 왕자들의 합창2019~2022년 네이버 웹툰을 통해 연재된 ‘정년이’(글 서이레·그림 나몬)가 3월 17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29일까지의 모든 공연은 빠른 속도 전석 매진되며 대중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매번 창극단 작품이 화제가 되긴 했었으나 두 달 전에 전석 매진이 된 경우는 드물기에, ‘정년이’의 파급력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1950년대 서울의 여성국극단을 배경으로 국극 배우가 되고 싶은 목포 소녀 '정년이'와 국극 단원들의 성장기를 그린 이 작품은, 여성 국극(國劇)을 배경으로 그 당시 여성 소리꾼들의 성장과 우정, 꿈 등에 초점을 맞춰 '진정한 여성 서사 웹툰', '성 고정관념을 탈피한 웹툰'이라는 평을 받으며 큰 인기를 누려왔다. 여성 국극은 창극의 한 갈래로서 1948년 국악원에서 여성들만이 떨어져 나와 여성국악동호회라는 것을 조직한 것이 그 뿌리다. 고전적 표현 방식으로 ‘소리’를 사용하였고 여성들만이 단원이었기 때문에 여성국악인들이 남장(男裝)을 하고 공연한 점이 특징이다. 사랑과 이별,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이야기를 다루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영화의 발달과 텔레비전의 보급, 그리고 여성들로만 구성된 이 장르가 창극의 제 모습을 잃는다며 차별받고 배제, 폄하되며 1950년대 말부터 급격히 쇠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정년이’는 소리와 춤, 연기가 어우러진 창극 자체를 소재로 하는 만큼 국립창극단만이 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기대에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전통예술 속 연극적 원형을 꾸준히 탐구해온 남인우가 연출을, ‘패왕별희’ ‘나무, 물고기, 달’ 등에서 창극 음악의 다채로움을 보여준 이자람이 작창을 맡았기에 어떤 방향으로 무대가 만들어질지 더욱 기대되었다. 공연 둘째 날이었던 토요일 오후, 달오름극장은 공연 30분 전부터 ‘정년이’ 공연을 보기 위해 온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객석은 놀랄 정도로 가득 찼다. 현대의 창극으로 재현하는 70년 전 국극은 어떤 모습일지,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현대적인 음악을 보여주는 작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원작 웹툰의 주제를 얼마나 뚜렷하고 명확하게 나타낼지, 마지막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소리’, ‘전통’이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초점을 두고 공연을 관람하였다. 첫 곡 ‘이 시대의 왕자들이 온다’ 합창으로 막이 열리자마자 엄청난 환호성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악기 반주는 타악기와 아쟁, 피리, 거문고, 대금, 가야금, 그리고 건반으로 구성되었다. 이자람 음악감독에 의하면, 기악부의 수성가락(정해진 악보 없이 노랫소리를 따라 반주하는 가락)이 중심을 튼튼히 잡고, 음악적 사운드의 질감은 피아노와 신디사이저가 담당하였다고 한다. 작품의 내용상 합창 외에도 소리꾼 한 명이 전통 혹은 작창된 소리를 부르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때 북 반주와 거문고나 대금의 수성가락이 덧붙여지며 무대의 풍성함을 더해주었다. 하지만 웬만한 곡의 수성가락을 대부분 거문고가 맡은 것은 아쉬웠다. 물론 전통적으로 거문고가 수성가락을 많이 담당하고, 음색이 소리와 잘 어우러지는 것은 맞으나, 다른 국악기를 활용하여 수성가락을 연주하는 새로운 시도가 있어도 신선하고 현대적인 색깔을 내보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악기 반주는 무대를 관통하며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소리를 적절하게 받쳐주고 분위기를 이끌어가며 훌륭한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195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는 엔카(메이지 시대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일본의 대중음악 장르의 하나로, 일본인 특유의 감각이나 정서에 기초한 장르)풍의 연주에 반도네온 소리를 입히고, 엔카 선법인 요나누키 음계를 활용한 음악을 창작하여 적절한 분위기를 자아낸 부분은 무대의 집중도와 흥미를 높이는데 효과적이었다. 이 공연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첫 번째 장면은, 처음으로 팬이 생겨 설레고 기뻐하는 정년이와,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무대에 서지만 결국 엄마가 무대를 보러 오지 않았음을 알고 슬퍼하는 영서의 대비되는 감정을 노래한 장면이다. 행복해하는 정년의 마음을 장조(Major)로, 영서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단조(Minor)로 하여 두 조를 조화롭게 섞인 하나의 음악이 연주되었고, 같은 선율을 노래하지만 정년이는 높게, 영서는 한 옥타브 낮게 부름으로 감정의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주었다. 이 부분은 주인공들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가사와 연출, 음악까지 완전히 어우러지며 큰 울림을 주었다. 다음으로 정년의 엄마인 채공선과 정년이가 바다에서 함께 대화하고 소리 하는 장면은 무대의 꽃처럼 빛났다. 더 이상 소리를 하지 못한다고 좌절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정년에게, 정년의 엄마이자 유명 국극 배우였던 채공선은 온몸으로 노래하라며 정년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조용히 ‘추월만정(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으로, 황후가 된 심청이 부친을 생각하며 부르는 대목)’을 부른다. 이때 그 어떤 악기 반주도 연주되지 않았고, 그저 바다의 파도 소리만이 무대를 감쌌다. 소리를 사랑하는 모녀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녹여진 그 장면은, 무언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커다란 마음에 대한 경외와, 두 여성의 고뇌와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눈물을 자아냈다. 정년이는 계속하여 ‘나는 소리 하는 게 좋을 뿐’이라며 소리에 대한 사랑을 계속하여 내보인다. 그 마음은 정년이의 대사와 창작된 음악에도 온전히 드러났는데, 이는 작창을 맡은 음악감독이자 소리꾼인 이자람의 마음과도 동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작품뿐 아니라 수많은 작품의 작창을 담당해 온 이자람의 이번 작품에는 더욱 깊이 있는 감성이 묻어났다. 오랜 시간 소리와 함께해 왔고 소리를 통해 다양한 작업을 해 왔던 그였기에, 더더욱 이 무대에서 소리를 향한 그 마음을 작창에 아낌없이 쏟아부었을지도 모른다. ‘소리는 내 바닥, 내 하늘, 나의 전부’라는 가사는 정년이와 이자람 음악감독의 공통된 마음이 아니었을까. 더 나아가 무대에 서는 것을 염원하고 소리와 전통의 맥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매란국극단 단원들의 모습은 전통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해온 우리 선조들에 대한 숙연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외압과 전쟁 상황에서도 우리 음악을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과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창극 '정년이'를 무대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창극 작창 작업에서는 전통 판소리의 음악적 어법을 따르는 수많은 선율적 실험을 비롯하여 팝(Pop) 음악의 코드 진행 위에서 우평조 악조를 사용한 선율 만들기, 엔카의 코드 진행을 따르며 계면조 선율 만들기, 전통적 악조를 사용하지 않는 선율에서 판소리를 특징짓는 시김새를 잃지 않기 등의 시도를 구현했다고 한다. 그 모든 시도는 우리의 전통을 다루는 이 무대에 잘 어울렸으며, 이게 바로 창극이 보여줄 수 있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트로이의 여인들’, ‘오르페오전’ 등 국립창극단에서 선보였던, 해외 극을 배경으로 한 무대는 참신하고 매력적이었으나 우리 문화와는 다른 부분이 있었기에 이질적이고 어딘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소리와 전통,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이 무대에서 국립창극단은 우리 정서와 우리 음악을 아낌없이 펼쳐낼 수 있었고, 바로 이런 한국적인 문화가 가득 담긴 무대야말로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우리 예술이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벅차 올랐다. 매란국극단 단원들이 각자의 꿈을 향하는 모습, 소리와 무대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연습하는 모습, 그리고 가부장적인 세상에서 차별받고 억압 당하던 여성들의 아픔과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결국 모두가 평등하고 하나의 꿈을 좇는 새로운 시각의 ‘자명고’ 무대를 올린 마지막 장면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듯하였다. 남자 됨과 여자 됨이라는 가소로운 잣대의 역할에 연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그리고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왕자들은 오늘도 함께, 당당히 걸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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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문화원, '벌나비가 찾아와서 봄소식을 전하는데' 개최대구 서구문화원이 국악초대공연 '벌나비가 찾아와서 봄소식을 전하는데'를 21일 오후 7시 30분,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 무대 위에 올린다. 이번 국악초청대공연은 서울의 '세종국악관현악단' (지휘_박상우) 40여 명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세종국악관현악단은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국내 최초로 국악기와 양악기를 혼합 편성한 전문오케스트라로, 이들은 그동안 총 1천8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쳐왔다. 동부민요의 박수관 명창(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9호 동부민요 예능보유자)이 동부민요의 대표곡인 ‘영남모노래’, ‘장타령’, ‘치이야칭칭나네’를 6인의 동부민요 전수자(후렴_ 선미숙 명창, 김신영 명창, 박선옥, 고미영, 강민정, 허지영)와 함께, 덧없는 민초들의 삶과 혼을 열창하여, 관중과 호흡하는 감동의 무대를 세종국악관현악단과 열게 된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김남훈 교수(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관현악과)가 출연하여, 우리 귀에 익숙한 ‘사랑의 기쁨’(작곡_F. Kreisler), ‘리베르탱고’(작곡_A. Piazzola)를 세종국악관현악과 협연한다. ‘사랑의 기쁨’은 크라이슬러가 작곡한 대표적인 바이올린 곡으로, 오스트리아 빈의 옛 민요를 바탕으로 작곡된 왈츠곡이다. ‘기쁨’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첫 리듬의 밝고 화사한 멜로디는 사랑의 기쁨을 솔직하게 묘사한다. 현재 방송이나 결혼식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친숙하고 대중적인 클래식 곡이다. ‘리베르탱고’는 ‘자유’와 ‘탱고’가 합쳐진 제목으로, 이 곡의 강렬한 멜로디와 다이나믹한 탱고의 리듬감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데, 전 세계인의 귀를 사로잡은 히트곡이다. 슬픔, 갈망, 허무가 뒤엉켜 표현되는 정열적인 음악으로, 바이올린과 국악관현악의 협연은 또 다른 격한 감동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강승의 명창이 출연하여 우리 귀에 익숙한 ‘아름다운 나라’(작곡_한태수)와 ‘살다보면’(뮤지컬 서편제 Ost, 작곡_윤일상)을 세종국악관현악과 협연한다. ‘아름다운 나라’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곡으로 사계절 뚜렷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함을 표현한 내용을 담고 있어, 국가 주요행사에 자주 불리는 곡이다. ‘살다보면’은 1976년 이청준이 발표한 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연출한 작품인 ‘뮤지컬 서편제’에서 사랑받는 곡으로, 눈이 먼 주인공 ‘송화’가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엄마의 숨결을 통해, 아픈 삶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담긴 곡이다. 이청준의 소설은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서편제의 원작’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양금 연주자인 윤은화가 양금과 국악관현악 협주곡인 ‘광야의 질주’를 세종국악관현악과 협연하게 된다. 협주곡 ‘광야의 질주’(편곡_박경훈)는 북한음악인 ‘승전고를 울려라’, ‘유격대 말파리’에 쓰인 음악을 모아 새롭게 편곡한 곡으로, 빠른 질주의 쾌감과 함께 광야의 광활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세종국악관현악과 양금의 웅장한 협주는 관객에게 다이나믹한 리듬을 만끽하게 할 것이다. 양금은 단아한 여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악기로써 궁중이나 민속음악의 영역에 포함 되지 않는 풍류악기로 전승되어왔다. 또, 대금의 정동민이 대금협주곡 ‘비류’를 세종국악관현악과 협연하게 된다. 협주곡 ‘비류’(飛流)(작곡_황호준)의 대금은 대나무 몸통을 통과한 바람소리가 큰 마당과 하나 되기 위해 허공을 따라 흐르고, 마침내 천상의 소리가 되어 우리 내면의 세계를 깨워줄 것이다. 하나의 가냘픈 대금이지만 구슬프고도 화려한 음색과 또 명쾌한 음색은 청중을 사로잡아 관객들을 미지의 천상의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 이번 모든 협연순서의 반주를 맡게 될 ‘세종국악관현악단’은 오프닝 무대로 이고운 작곡의 '민요산책'을 연주하게 된다. ‘민요산책’은 전국의 민요들을 산책하며 노닐 듯 즐길 수 있도록 작곡된 곡으로, 경기도 민요인 ‘늴리리야’를 시작으로 제주도의 ‘이야홍타령’, 황해도의 ‘몽금포타령’, 강원도 ‘아리랑’이 각각 다른 분위기로 펼쳐진다. 곡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전라도의 ‘강강술래’와 경상도의 ‘쾌지나칭칭나네’가 흥겹게 연주하여 우리의 흥을 돋우어 어깨를 들썩이게 할 것이다. 전석무료공연, 사전 전화예약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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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관현악의 ‘내일’에 공감!지난 3월 10일(금) 서울시 여의도 KBS홀에서 KBS국악관현악단 제260회 정기연주회 ‘내일’이 열렸다. 지난 1월 위촉된 박상후 제6대 상임지휘자의 첫 정기연주회이기도 하다. 박 상임지휘자는 지난 2월 위촉 기자간담회에서 "정기연주회는 순수예술단체로서 악단의 예술적인 목표와 정체성을 보이는 기회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그것을 이번 무대에서 구현했다. ‘내일’이라는 주제로, 관객과 함께 국악관현악의 과거,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조명한다는 취지를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음악적 소재와 구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하며 국악관현악의 장르적 색채를 만들어가는 네 명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 / 이해식(1943-2020) 작곡 - 국악은 춤추듯 쉽고도 재미있다. 곡의 도입부는 기존의 창작국악에서 듣지 못했던 경쾌한 약강 리듬으로 새롭지만 익숙하게 다가온다. 마치 시골의 장난기 가득한 소년과 함께 뛰노는 강아지가 연상될 정도로, 토속적이지만, 경쾌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가락이 반복된다. 이어지는 탬버린의 리듬은 현대적이면서도 국악기들 안에서 녹아든다. 현악기들의 적절한 농현은 경쾌함을 더한다. 이후 북의 힘찬 독주와 함께 곡의 강렬한 전환을 알린다. 다시 주제선율이 반복되면서, 처음의 가락이 이어지고, 관객에게 각인된다. 리듬에 색을 더하는 타악기들의 연주도 인상적이다. 경쾌한 주제선율이 국악적 연주와 어우러져, 순수한 동심을 연상시키고, 춤을 자극한다. 춤은 자연 안의 바람처럼 인간에게 내재된 또 다른 바람일 지도 모른다. 이 곡은 1990년대 ‘젊은이를 위한 춤의 말Ⅱ’, ‘젊은이를 위한 춤의 말’과 함께 젊은이들이 국악을 쉽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취지로 창작된 세 작품 중 하나로 알려졌다. 젊은이들이 국악의 세계로 입문하도록 토속적이지만 쉽고도 경쾌한 가락을 신선한 방식으로 반복하여 들려줌으로써 각인시킨다. 이해식 작곡가는 민요, 무속음악 등에 뿌리를 두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속음악은 그 특성상 인간의 삶과 노동의 일부였으며 자연 또한 그러했다. 때문에 ‘춤’, ‘바람’ 역시 작곡가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주요한 소재였을 것이다. 하루(Haru) / 토머스 오즈번(Thosmas Osborne) 작곡 - ‘cycle(주기, 순환)’의 한국음악적 형상화 곡은 ‘해 뜨는 아침’, ‘한낮의 폭풍우’, ‘황혼’, ‘보름달’ 4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마치 기승전결로 삶의 굴곡과 주기를 말하는 듯하다.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적인 곡이면서도 ‘주기·순환(cycle)’을 삶의 주요 과정으로 보고, 나아가 삶과 삶을 잇는 ’윤회‘의 과정까지 맥을 같이하는 동양적 메시지가 강한 곡이다. ‘해 뜨는 아침’ 도입부에서, 고음 가야금의 빠른 연주와 저음 아쟁의 깊은 농현이 주고받는 듯한 연주는 신비롭고도 긴장감이 감도는 새벽을 연상케 하며, 은은한 주발(놋그릇 모양의 금속 타악기)의 합류는 고요를 감싸는 듯하다. 악기들이 합류하고, 박자는 빨라지며 아침 해를 맞이하는 절정을 맞이한다. 아쟁의 활을 튕기는 듯한 연주(살탄도, Saltando)는 긴박감을 더하는 등 악기들의 연주에서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한낮의 폭풍우’ 강렬한 단조 느낌의 합주로 불안, 긴장을 담은 시작이다. 아쟁이 강한 음으로 곡을 주도하며 북 등의 강렬한 타악기의 빠른 두드림으로 긴장의 극대화에 이른다. 특히 곡의 절정에서 꽹과리 연주는 관현악 안에서 어울리지 않을 듯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황혼’ 거문고를 2개의 술대를 이용하여 나지막하고도 긁는 듯한 소리로 시작한다. 작은 소리의 독주는 더 집중하게 한다. 아쟁의 선율에서 나오는 굵고도 단조 느낌의 곡이 또 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보름달’ 생황 특유의 신비로운 화음으로 시작한다. 양금의 선율도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가야금, 대금 등의 악기들의 합류로 서서히 오르는 달을 떠올리게 한다. 박자는 서서히 빨라지며, 꽹과리 등 타악기 등 악기들의 강렬한 합주는 보름달의 밝음과 완전의 극치를 말하는 듯하다. 다시 고요함 속에서 1악장의 곡이 반복되며, 점차 절정을 맞으며 곡은 마친다. 1악장 곡의 반복은 아마도 ‘주기·순환(cycle)’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탄탄한 음악적 구성은 물론, 전체적으로 다양한 국악기들과 다양한 연주법들이 등장하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곡가가 노력해왔던 국악기에 대한 탐색과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곡이다. 작곡가 토머스 오즈번(Thomas Osborne)은 동·서양, 전통·현대 음악을 넘나들며 음악적 시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폭넓은 작품세계를 펼쳐온 작곡가이며, 다수의 한국 창작곡들을 발표해오며 한국음악과의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파도(波濤): 물의 춤 / 장석진 작곡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곡가 전체 합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이후 현악기의 빠른 박자와 피리의 힘찬 연주, 대금은 망망대해를 연상케 한다. 이후 전체 합주로 이어지는 웅장함은 높은 파도가 쏟아지는 듯하다. 가야금, 거문고 등의 연주와 함께 곡은 다시 느려지고 대금이 합류하며 고요한 바다를 연상케 한다. 해금 합주는 구슬픔과 삶의 역경이 느껴진다. 양금, 가야금 등의 신비로운 음색이 돋보이며, 이어지는 저음의 현악기, 고음의 해금 연주로 망망대해를 헤치는 듯하고, 이후의 북소리는 점차 거세지는 파도를 연상케 한다. 이 웅장함과 힘, 음색, 선율의 감동은 파도 안에서 휩쓸리는 듯한 강렬함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은 작년 성남시립국악단 송년음악회에서 위촉 초연된 곡으로 창작음악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장석진 작곡가는 서양음악과 국악 모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금, 소아쟁, 거문고를 위한 협주곡 ‘내일’ / 작곡 김성국 - 그들의 내일을 사는 오늘과 다음 내일, 그리고 창작국악의 내일 이번 공연에서 가장 꽉 찬 무대는 단연 ‘대금, 소아쟁, 거문고를 위한 협주곡 ‘내일’’이었다. 관객들의 호응이 압도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 네 개 국악관현악단 구성원들이 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났기 때문이다. 김상훈(아쟁,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오경자(거문고, 국립국악관현악단), 류근화(대금,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연주자가 수준 높은 연주로 무대를 빛냈다. 이 곡은 남도 시나위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곡이며 떠나간 이들, 남은 자들의 성찰, 그리고 그들이 바라던 내일을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굿이라는 사회적 의미도 갖는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내일을 준비한다는 면에서 현재의 국악관현악에도 의미 있는 선곡이다. 연주자들의 높은 음악적 역량이 요구되는 시나위답게 각 협연자들은 애절한 남도 가락을 타고 자신만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쏟아내며, 관객을 압도하는 완벽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아쟁은 깊고도 구슬픈 음색으로 위로를, 거문고는 묵직하고도 짙은 음색으로 진중함을, 대금은 훨훨 나는 새와 같은 부드럽고 고운 음색으로 처연함을 전했다. 또한 관현악의 웅장함과 엄숙함이 더해져 감동은 더욱 무르익었다. 무엇보다 장단 위에서 협연자들과 악단이 시나위에서와 같은 즉흥 연주를 격렬하게 펼치는 부분은 ‘한(恨), 슬픔, 위로, 벅차오름’ 등 복합적인 감정이 동시에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하게 했다. 다른 듯 같은 길을 가는 연주였으며, 저마다의 음악으로 관객에게 말했으며, 저마다의 악기는 저마다의 인간 군상이었으며, 그들의 말하는 방식이었다. 각자의 곡을 연주함에도 불구하고 합주로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의 장단 위에서, 우리 선율로, 우리만의 정서를 공유하는 ‘한(恨)과 공동체’의 음악 ‘시나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연주가 끝난 후, 협연자들과 악단은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해주었으며, 협연자들은 손을 맞잡고 이 날의 감동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또한 박 상임지휘자는 각 연주 후마다, 곡의 주요 연주자들이 단독으로 관객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현악은 지휘자만의 것이 아닌, 연주자들과 함께 만드는 것임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이끌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공연의 감동이 가시지 않은 채 감상평을 주고받으며 KBS홀을 나섰다. 초등학생 손녀와 함께 온 여성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신00 / 60대,(여) 국악은 한복입고 하는 옛 음악으로만 알려졌는데, 개인적으로 오늘 공연 보고나서 드는 생각이, 서양 관현악이랑 어우러져서 독특한 우리만의 독특한 음향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국악이 좀 더 활성화되면, 서양 클래식 못지않게 세계화 되고,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KBS국악관현악단 공연을 두 번째 관람한다고 전한 50대 부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00 / 50대, (남) 화끈하게 좋았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한00 / 50대, (여) 하모니가 너무 좋더라고요. 웅장하면서도 화려함이 있고요. 국악 비전공자인 20대 한 여성은 국악을 듣고자 혼자 왔다고 전했다. 전00 / 20대, (여) 평소에 국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꽹과리 소리가 좋아서 혹시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왔는데, 마침 연주 부분이 있더라고요. 소리가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오늘 연주에서 3중주 부분이, 특히 거문고 연주가 너무 좋았어요. 위아래 오르내리면서 타는 듯한 소리가 다른 악기에 비해서 저한테는 거문고가 더 잘 느껴지더라고요. 산조는 대화 같고, 합주는 발표하는 느낌이랄까? 관현악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국악을 전공하는 10대 고등학생들은 배움의 과정에서 얻은 자극과 영감으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하여 느낀 특별한 감동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홍00 / 10대, (여) 거문고 연주(3중주)를 처음 듣는 순간, 눈물이 나왔어요. ‘아, 나는 그 동안 감정을 안 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가짐을 다시 가지게 됐어요. 김00 / 10대, (남) 대금 연주(3중주)에서 꺾는 음, 태(太)농음이 기가 막혔어요. 처음 도입부 솔로 부분에서 반음, 음정관계, 연주 모든 것이 멋있었어요. 김00 / 10대, (여) 거문고 연주(3중주)할 때 대점이, 힘 조절이 중요한데 오늘 연주는 정말 완벽했어요. 아쟁 연주도 훌륭했고 소리의 여백을 잘 채워주셨고요. 관현악단 호흡도 정말 훌륭했어요. 노00 / 10대, (여) 대금과 소금에 비해서 중금 연주를 들을 기회가 많이 없는데, 오늘 중금 연주를 처음 들었거든요. 너무 좋더라고요. 색다른 충격이었어요. 국악(타악)을 전공한 20대 아들과 동행한 아버지는 이전에도 KBS국악관현악단 공연을 몇 차례 관람했다고 전했다. 부자는 각자의 감동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김00(아버지) / 50대, (남) 이번 공연은 새롭고 다채로운 것 같아요. 지휘자가 바뀌어서 그런지 음악들이 새롭고, 곡도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곡이 좋았어요. 협연자들이 음악적 표현도 잘 살려주시고, 관현악단과도 잘 어울렸고요. 곡이 역동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느낌 모두가 살아있더라고요. 김00(아들) / 20대, (남) 악기 편성도 좋았고, 웅장하고, 음향시설도 좋아서 소리도 잘 들렸어요. 곡마다 분위기도 잘 살아서 집중할 수 있었어요. 서정적일 때, 웅장할 때 그 때마다의 감성이 잘 표현된 것 같았어요. KBS국악관현악단의 예술적 목표와 정체성 앞서 언급했듯이, 박 상임지휘자는 정기연주회를 악단의 예술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주회의 곡 구성에서 그 의지와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민속음악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 어법으로 한국적 창작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이해식의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 공간을 초월하여 외부의 시선에서 한국적 관현악을 선보이는 토머스 오즈번의 ‘하루’, 서양음악과 창작국악을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지는 장석진의 ‘파도:물의 춤’, 그리고 떠난 이들의 미래, 즉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다음 미래를 향한 ‘내일’과 그 안에서 협력과 상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3중주 협주곡 ‘내일’. 이것들이 바로 KBS국악관현악단이 바라본 과거와 현재이며, 지향하는 ‘내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네 곡 모두 전통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과 현대 음악에 대한 탄탄한 기량, 그리고 전통음악과의 결합 지점을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반영된 곡들이다. 전통국악이 과거의 음악을 탐색한다면, 유일하게 현대를 다루고 논할 수 있는 국악 장르가 창작국악일 것이다. 그 특권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통음악과 우리를 잇는 가교로서, 한국음악의 새로운 전통으로서 의미 있는 역할이기를 기대한다. 다음 정기연주회는 9월 예정되어 있으며, ‘시청자 감사음악회’가 4월 16일 ‘실내악 시리즈Ⅰ- 명곡 Talk+’라는 주제로 관객을 찾아간다. ‘시청자 감사음악회’는 보다 대중적인 성격을 가지며 9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매달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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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돈화문국악당 대표 레퍼토리 '산조대전'서울돈화문국악당은 우리나라 민속악의 대표 기악 독주곡인 산조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공연 '산조대전'을 9일(목)부터 29일까지 선보인다. 2021년 첫 선보인 ‘산조대전’은 매년 일부 회차 전석 매진으로 코로나 시국에도 굳건한 저력을 입증한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대표 레퍼토리이다. 산조는 민속악에 뿌리를 둔 대표적인 기악 독주곡으로 연주자와 고수, 두 사람이 무대에 등장하여 장단의 틀에 맞춰 연주하는 형태로 연주자의 기량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곡이다. 지난 2년간 산조의 넓이와 깊이를 보여준 산조대전은 올해 유파별 산조의 계승을 이어가는 23명의 예인과 ‘성음’을 주제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자연주의 음향 공간인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장점을 살려 별도의 음향 장비 없이 생동감 있는 연주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이다. 국악 기악 분야를 대표하는 중견·명인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공연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유영주(거문고), 정수년(해금), 전북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정회천(가야금),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교수 김일륜(가야금) 외에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보유자 지성자(가야금), 부산특별시 무형문화재 박대성류 아쟁산조 예능보유자 박대성(아쟁), 원장현류 대금산조의 원장현(대금), 김일구류 아쟁산조의 김일구(아쟁) 등 23명의 연주자의 무대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산조를 무대에서 만나는 시간 외에도 관록의 명인에게 산조를 직접 배워볼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도 준비되어 있다. 가야금 지성자 명인, 아쟁의 김일구 명인이 산조의 음악성과 깊이를 전수하는 시간을 가진다. 마스터 클래스는 국악 전공자를 대상으로 10명의 신청자를 모집하여 진행하며, 참가 신청은 2월 20일부터 서울돈화문국악당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2023년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세 번째 기획공연 <산조대전>은 3월 9일부터 26일까지 목·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6시에 공연된다. 티켓은 전석 2만원으로 서울돈화문국악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2023 산조대전 > 출연진 및 공연일정 일정 연주자 유파 9일(목) 19:30 장삼수 김병호류 가야금산조 배호영 윤윤석류 아쟁산조 10일(금) 19:30 이지예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원나경 지영희류 해금산조 11일(토) 18:00 이선화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서정호 박종선류 아쟁산조 12일(일) 18:00 이 준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김보미 지영희류 해금산조 16일(목) 19:30 박경소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박상후 서용석류 대금산조 17일(금) 19:30 유영주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정수년 김영재류 해금산조 18일(토) 18:00 오경희 서공철류 가야금산조 19일(일) 18:00 허익수 신쾌동류 거문고산조 23일(목) 19:30 정회천 최옥산제 함동정월류 가야금산조 심상남 서용석류 대금산조 24일(금) 19:30 김일륜 최옥삼류 가야금산조 박환영 박종기제 대금산조 25일(토) 18:00 지성자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박대성 박대성류 아쟁산조 26일(일) 18:00 안옥선 최옥삼류 가야금산조 원장현 원장현류 대금산조 김일구 김일구류 아쟁산조 ※ 프로그램은 출연자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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