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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60)첫눈처럼 내가 가겠다/이미나

특집부
기사입력 2023.11.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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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할린의 첫눈(사진=기찬숙)

     

    널 품기 전 알지 못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찬란한 것을

    작은 숨결로 닿은 사람

    겁 없이 나를 불러준 사랑

     

    몹시도 좋았다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우습게 질투도 했던

    평범한 모든 순간들이

    캄캄한 영원

    그 오랜 기다림 속으로

    햇살처럼 너가 내렸다

     

    널 놓기 전 알지 못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쓸쓸한 것을

    고운 꽃이 피고 진 이곳

    다시는 없을 너라는 계절

     

    욕심이 생겼다

    너와 함께 살고 늙어가

    주름진 손을 맞잡고

    내 삶은 따뜻했었다고

    단 한 번 축복

    그 짧은 마주침이 지나

    빗물처럼 너는 울었다

     

    한 번쯤은 행복하고 싶었던 바람

    너까지 울게 만들었을까

    모두 잊고 살아가라

    내가 널 찾을 테니

    니 숨결 다시 나를 부를 때

     

    잊지 않겠다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우습게 질투도 했던

    니가 준 모든 순간들을

    언젠가 만날

    우리 가장 행복할 그날

    첫눈처럼 내가 가겠다

    너에게 내가 가겠다

     

    추천인:기찬숙(칼럼니스트)

    "가끔은 애절한 노래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첫눈을 기다리는 오늘 같은 날이 그렇다. 영화의 OST인데, 절절하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막연하지만 마지막 절 ‘첫눈처럼 내가 가겠다/ 너에게 내가 가겠다’가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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