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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당 팔라당 남갑사 댕기
곤 때두 안 묻어 사주가 왔네.
사주는 받아서 농속에 넣구
은근히 앉아서 근심일세.
옛날에 어린아이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머리를 길게 길러 땄다.
젊음의 한 징표로써 총각, 처녀를 상징했다.
혼인 이후에 남자는 상투를 틀고 여자는 머리를 틀어 올려 쪽을 지었는데,
결혼의 관용적 표현인 ‘머리를 올린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여자 아이들은 머리를 딴 뒤 그 끝을 끈이나 헝겊으로 묶었는데 이것이 댕기이다.
한자어로는 취음하여 ‘당지(唐只)’라고 쓴다.
갑사 천을 쪽 풀로 파랗게 물들여 만든 댕기가 남갑사 댕기이다.
엊그제 새로 물들인 남갑사 댕기
곱게 장식한 댕기머리에 소녀는 즐겁기만 한데
느닷없이 신랑 집에서 사주가 왔다.
시집의 의미도 어렴풋한데 시집을 가란다.
‘이를 어찌한다?’ 걱정이 태산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
가늠조차 안 되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소녀의 마음은 스산하다.
어수선한 소녀의 심정을 고체로 표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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