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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序詩)
대한삼경(大韓三慶) 문경에 상서로운 기운 일고
수정보 대조보에 물 가득 출렁인다.
기산영수(箕山潁水) 맑은 물이 옥토를 적시니
솔개가 높이 날고 물고기 뛰는구나.
*대한삼경(大韓三慶) : 문경에는 "문경삼관(慶聞三關) 대한삼경(大韓三慶)”이란 말이 전해오는데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문경(慶聞)에서 나라의 큰 경사 소식을 세 번 듣는다는 예언을 말한다.
*기산영수(箕山潁水) : 중국 하남성에 있는 산과 시내로 "요(堯)임금과 소부(巢父),허유(許由)의 고사”가 있는 곳인데 조선에도 이에 버금가는 기산영수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문경(조령산과 조령천 또는 돈달산과 영강)에 있다고 한다.
아침 햇살 비치니 뭇 생명 춤추고
고 선생 애민사상 소나무보다 더 푸르네.
도도히 흐르는 영강수 유장(悠長)한데
산고수장(山高水長) 원두 향해 노 저어 나아가세
*고 선생 : 계정(溪亭) 고흥운(高興雲-1523∼1582),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형조정랑(刑曹正郞)과 고성군수를 지냈으며 여름 땡볕에 일하는 백성들을 위하여 영신숲에 소나무를 심어 그늘에 쉬게 하였다.
제2곡 송정소(松亭沼)
송정 노송 물에 어려 한 폭의 그림 같고
영빈서당(潁濱書堂) 글 읽는 소리 바람결에 들려온다.
소나무에 걸린 달 보며 세사를 잊었더니
흐린 물 휘돌아 흘러 강물이 맑아지네.
*영빈서당(潁濱書堂): 산양면 반곡리에 있는 서당으로 부훤당(負暄堂) 김해(金楷)가 지은 이설기(移設記)와 청대 권상일이 찬한 글과 산양 지역의 향촌 자치규약인 "향약소절목”이 전한다.
제3곡 수정보(水晶洑)
민초들 마음 새긴 고공(高公) 마애비 빛나고
영신들 사천 두락에 풍년가 소리 더 높네.
쌀은 백성의 하늘이라 웃음꽃 피어나고
봇도랑 물소리 졸졸 안 먹어도 배부르네.
*고공(高公) : 태촌(泰村) 고상안(高尙顔-1553∼1623), 조선 중기의 학자로 여러 벼슬을 거쳐 풍기군수(豊基郡守)를 지냈다. 저서로는 효빈잡기(效顰雜記), 태촌집(泰村集), 농가월령(農家月令) 등이 있고 영강에 수정보를 축조하였다.
제4곡 뱃나들(舟津)
회화나무 아래 정공(鄭公) 기린 죽림정(竹林亭) 있고
강물 위에 철새들 한가로이 노니는데
영남의 물산 실은 배 들고나던 나루터에
노을 속 작은 고깃배 외롭게 떠 있네
* 정공(鄭公) : 죽림재(竹林齋) 정방시(鄭邦時-1607∼1684), 평생을 고절한 은사(隱士)의 삶을 사셨고 당시 사림에서 명망이 높았다.
제5곡 별암(鱉岩)
갈마봉 아래 푸른 물속 자라 바위 숨어 있고
목마른 말이 내려와 목 축이는 명당터에
세계군인 모두 모여 평화 깃발 펄럭인 곳
만세지(萬歲池) 별암들에 고부이가(鼓缶而歌) 들리네.
*고부이가(鼓缶而歌) : 북치고 질장구 치는 아름다운 대동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주역에서 험난함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혁신의 의미가 담겨있다.
제6곡 견탄(犬灘)
청운의 꿈 안고 먼 길 재촉하는 나그네
저녁노을 붉게 물든 여울 황금물결 이는데
물소리 정겨운 징검다리 건너며 바라보니
오정산(烏井山) 기슭 멀리 저녁연기 피어나네
제7곡 삼태극(三太極)
흰옷 입은 도인(道人)이 살았다는
물태극 길태극 산태극의 신비한 땅
어룡산(魚龍山) 고부산성(姑夫山城) 성돌에 낀 이끼 창연한데
휘돌아 흐르는 물에 천리(天理)가 유행(流行)하네.
*天理流行 : 하늘의 이치가 널리 퍼져 행해진다.
제8곡 병풍바위(屛巖)
층암절벽(層巖絕壁) 높다란 병풍을 둘렀네.
천길 벼루 위에 아슬아슬 토끼비리
왜군(倭軍)이 춤추고 마의태자 망국의 한스린 길
천년도 한순간 꿈이었구나.
*벼루 :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벼랑.
제9곡 용연(龍淵)
가은천 소야천 만나 영강을 이루고
경북팔경 제일경 신비로운 진남교반(鎭南橋畔)
때를 만난 잠룡(潛龍)이 승천한 여기가
송림 우거진 예가 진정 동천(洞天)이로다.
* 동천(洞天) : 신선이 산다는 별천지.
영강구곡(潁江九曲)은 구곡문화가 조선시대의 유물로만 남아있지 않고 선비정신 등 유교문화를 계승 및 발전시키기 위해 2013년 1월 창립된 문경구곡원림보존회에서 전국 최초로 21세기 '신 구곡원림'을 설정, 경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년 여에 걸쳐 현장과 문헌을 찾으면서 노력한 결과에서 2016년 12월 12일 우리 지역 생명의 젖줄인 영강 중 영신숲에서부터 마성면 소재 진남교반에 위치한 용연(龍淵)까지 총 17.2km 구간에 '영강구곡원림'을 설정하고 경영해 오고 있다.
구곡원림은 구곡의 시원이 되는 중국 송나라 유학자 주희(주자)가 무이구곡(武夷九曲)을 경영한 것과 같이 조선시대 선비들이 구곡에서 성리학을 구현하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을 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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