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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13) 영강구곡시(潁江九曲詩)

이만유의 문경사랑13

특집부
기사입력 2022.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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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진남교반 (사진=이만유)

     

    서시(序詩)


    대한삼경(大韓三慶) 문경에 상서로운 기운 일고

    수정보 대조보에 물 가득 출렁인다.

    기산영수(箕山潁水) 맑은 물이 옥토를 적시니

    솔개가 높이 날고 물고기 뛰는구나.


    *대한삼경(大韓三慶) : 문경에는 "문경삼관(慶聞三關) 대한삼경(大韓三慶)”이란 말이 전해오는데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문경(慶聞)에서 나라의 큰 경사 소식을 세 번 듣는다는 예언을 말한다.


    *기산영수(箕山潁水) : 중국 하남성에 있는 산과 시내로 "()임금과 소부(巢父),허유(許由)의 고사가 있는 곳인데 조선에도 이에 버금가는 기산영수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문경(조령산과 조령천 또는 돈달산과 영강)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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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영신숲 (사진=이만유)

     

    아침 햇살 비치니 뭇 생명 춤추고

    고 선생 애민사상 소나무보다 더 푸르네.

    도도히 흐르는 영강수 유장(悠長)한데

    산고수장(山高水長) 원두 향해 노 저어 나아가세


    *고 선생 : 계정(溪亭) 고흥운(高興雲-15231582),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형조정랑(刑曹正郞)과 고성군수를 지냈으며 여름 땡볕에 일하는 백성들을 위하여 영신숲에 소나무를 심어 그늘에 쉬게 하였다.

     

    2곡 송정소(松亭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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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송정소 (사진=이만유)

     

    송정 노송 물에 어려 한 폭의 그림 같고

    영빈서당(潁濱書堂) 글 읽는 소리 바람결에 들려온다.

    소나무에 걸린 달 보며 세사를 잊었더니

    흐린 물 휘돌아 흘러 강물이 맑아지네.


    *영빈서당(潁濱書堂): 산양면 반곡리에 있는 서당으로 부훤당(負暄堂) 김해(金楷)가 지은 이설기(移設記)와 청대 권상일이 찬한 글과 산양 지역의 향촌 자치규약인 "향약소절목이 전한다.


    3곡 수정보(水晶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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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수정보 (사진=이만유)

     

    민초들 마음 새긴 고공(高公) 마애비 빛나고

    영신들 사천 두락에 풍년가 소리 더 높네.

    쌀은 백성의 하늘이라 웃음꽃 피어나고

    봇도랑 물소리 졸졸 안 먹어도 배부르네.


    *고공(高公) : 태촌(泰村) 고상안(高尙顔-15531623), 조선 중기의 학자로 여러 벼슬을 거쳐 풍기군수(豊基郡守)를 지냈다. 저서로는 효빈잡기(效顰雜記), 태촌집(泰村集), 농가월령(農家月令) 등이 있고 영강에 수정보를 축조하였다.


    4곡 뱃나들(舟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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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뱃나들 (사진=이만유)

     

    회화나무 아래 정공(鄭公) 기린 죽림정(竹林亭) 있고

    강물 위에 철새들 한가로이 노니는데

    영남의 물산 실은 배 들고나던 나루터에

    노을 속 작은 고깃배 외롭게 떠 있네


    * 정공(鄭公) : 죽림재(竹林齋) 정방시(鄭邦時-16071684), 평생을 고절한 은사(隱士)의 삶을 사셨고 당시 사림에서 명망이 높았다.


     제5곡 별암(鱉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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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별암 (사진=이만유)

     

    갈마봉 아래 푸른 물속 자라 바위 숨어 있고

    목마른 말이 내려와 목 축이는 명당터에

    세계군인 모두 모여 평화 깃발 펄럭인 곳

    만세지(萬歲池) 별암들에 고부이가(鼓缶而歌) 들리네.


    *고부이가(鼓缶而歌) : 북치고 질장구 치는 아름다운 대동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주역에서 험난함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혁신의 의미가 담겨있다.


    6곡 견탄(犬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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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견탄 (사진=이만유)

     

    청운의 꿈 안고 먼 길 재촉하는 나그네

    저녁노을 붉게 물든 여울 황금물결 이는데

    물소리 정겨운 징검다리 건너며 바라보니

    오정산(烏井山) 기슭 멀리 저녁연기 피어나네


    7곡 삼태극(三太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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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삼태극 (사진=이만유)

     

    흰옷 입은 도인(道人)이 살았다는

    물태극 길태극 산태극의 신비한 땅

    어룡산(魚龍山) 고부산성(姑夫山城) 성돌에 낀 이끼 창연한데

    휘돌아 흐르는 물에 천리(天理)가 유행(流行)하네.


    *天理流行 : 하늘의 이치가 널리 퍼져 행해진다.


    8곡 병풍바위(屛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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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병암 (사진=이만유)

     

    층암절벽(層巖絕壁) 높다란 병풍을 둘렀네.

    천길 벼루 위에 아슬아슬 토끼비리

    왜군(倭軍)이 춤추고 마의태자 망국의 한스린 길

    천년도 한순간 꿈이었구나.


    *벼루 :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벼랑.


    9곡 용연(龍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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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용연 (사진=이만유)

     

    가은천 소야천 만나 영강을 이루고

    경북팔경 제일경 신비로운 진남교반(鎭南橋畔)

    때를 만난 잠룡(潛龍)이 승천한 여기가

    송림 우거진 예가 진정 동천(洞天)이로다.


    * 동천(洞天) : 신선이 산다는 별천지.


    영강구곡(潁江九曲)은 구곡문화가 조선시대의 유물로만 남아있지 않고 선비정신 등 유교문화를 계승 및 발전시키기 위해 20131창립된 문경구곡원림보존회에서 전국 최초로 21세기 '신 구곡원림'을 설정, 경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년 여에 걸쳐 현장과 문헌을 찾으면서 노력한 결과에서 20161212우리 지역 생명의 젖줄인 영강 중 영신숲에서부터 마성면 소재 진남교반에 위치한 용연(龍淵)까지 총 17.2km 구간에 '영강구곡원림'을 설정하고 경영해 오고 있다.


    구곡원림은 구곡의 시원이 되는 중국 송나라 유학자 주희(주자)가 무이구곡(武夷九曲)을 경영한 것과 같이 조선시대 선비들이 구곡에서 성리학을 구현하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을 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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