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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69)

금준에 가득한 술을 옥잔에 받들고서

특집부
기사입력 2021.12.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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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신축년 저물녘에 익종의 시를 쓰다 한얼이종선 (2021, 선지에 먹, 34×29cm)

     

    금준에 가득한 술을 옥잔에 받들고서

    심중에 원하기를 만수무강 하오소서

    남산이 이 뜻을 알아 사시상청 하시다


    작품감상

    궁체는 조선 중기 소설류와 언간의 필사를 위해

    궁중에서 서사상궁에 의해 사용되고 정리된 서체이다.

    낙성비룡, 옥원중회연 등에서 보이듯이 지극히 정제된 단아한 서체이다.

    해방을 맞아 한글서예의 주요서체가 되었다.

    지금 까지도 궁체의 전형(典型)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필사의 특성 상 세로로 지나치게 긴 불합리한 조형과,

    황모필로 소자를 필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과장된 기필(起筆: 붓을 처음 댔을 때 생기는 획의 현상)

    조형상의 모순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궁체조형에 획기적인 변화를 준 이가 일중 김충현 이다.

    일중이 해방 후 출간한 우리 글씨 쓰는 법은 필사위주의 궁체조형을

    서예로서의 한글서체조형으로 전환하여 서체의 불균형을 해소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자음에서 획 간의 균형을 확보하고,

    , , 종성의 결합에서 황금비율을 확보하면서 조형적 안정을 가져왔고,

    대자 서사에서 기필이 단순해지면서 튼튼한 결구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이른 바 필사 목적의 궁체에 대비되는 현대적 궁체조형이라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익종이 부친 순조의 만수무강을 비는 시로 궁체정자를 이용하여 썼다.

    일중의 궁체조형을 정확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문맥상에서 강약을 주기위해 "를 단순화하고

    글자 크기를 임의로 하여 지면의 흐름에 변화를 주었다.

     

    *익종: 조선 23대왕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로 본명은 이호(李昊)이다.

    안동김씨 세도정권에 맞서 개혁을 추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경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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