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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귀 검으나다나 회오리 희나다나
황새 다리 기나다나 오리 다리 져리나다나
아마도 黑白長短을 나는 몰라 하노라
작품해설
까마귀가 검거나 말거나 해오라기 희거나 말거나
황새 다리가 길거나 말거나 오리다리가 짧거나 말거나
아마도 시시비비를 나는 몰라 하노라
작품감상
세상시비는 분별하는 데에서 나온다.
좋고 나쁨도, 옳고 그름도, 있고 없음도 기실은 분별할 게 없는 것.
그저 다를 뿐인데 굳이 분별하여 규정짓는 마음에서 갈등과 번뇌가 일어난다.
이를 벗어나면 낳고 죽는 것도 벗어날 수 있다.
고체로 장방형의 글자를 구사하여 시원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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