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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관점에서 판소리를 오랫동안 탐구한 김현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광대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통해 판소리가 형성된 과정을 살폈다.
그는 조선 후기 사람들의 삶과 의식을 담아낸 그릇이었다. 당시 세상의 모습과 사람들의 의식이 광대의 눈과 가슴을 통과하여 판소리로 표현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판소리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전승주체인 광대의 삶과 당시 사회 문화 예술의 상황이 새겨진 역사적 지층의 결을 탐사해야만 했다.
저자가 주목한 대상은 놀이 주체다. 특히 무당이 판소리 발달에 기여한 집단이라고 본다. 판소리 광대의 주된 원류는 무당이었고, 그 전신은 제사장이었다.
판소리 기원을 고대 제의에서 찾는다. 놀이 형식 제의는 고려시대 팔관회와 연등회로 이어졌고, 조선시대에 확장된 나례(儺禮·섣달그믐에 마귀를 쫓는 의식)로 계승됐다고 짚는다.
그는 "무당이 점술이나 예언, 치병(治病) 등 직능을 잃고 축출 대상으로 전락하면 예능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로 단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무당 가운데 다양한 음악과 이야기를 융합해 사대부들 앞에서 연행할 수 있는 광대들에 의해 판소리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조선 후기 판소리가 변화하는 사유들의 흐름을 예리하게 포착한 배경에도 시대정신과 함께하며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을 지녔던 광대들이 있다고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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