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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소설 '두아원' 소리극 소환…'두아: 유월의 눈'중국의 고전소설 관한경의 '두아원'이 판소리와 연극을 결합한 소리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정동극장은 다음 달 12∼22일 극장 내 공연장 세실에서 소리극 '두아: 유월의 눈'을 공연한다고 6일 밝혔다. '두아: 유월의 눈'은 정동극장의 기획공연 사업 '창작 ing'의 두 번째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판소리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전달력을 통해 중국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해내며 우리 소리의 전통적 요소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 작품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노파에게 맡겨진 주인공 두아가 겪는 거친 운명과 비극적 결말을 그린다. 자신을 둘러싼 역경에 꿋꿋하게 맞서는 두아의 모습을 통해 모든 억울한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를 전한다. 국악 뮤지컬, 창 낭독극, 라디오드라마 등 전통예술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창작물들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단체 '타루'가 작품을 개발했다. 두아는 MBN 예능 '조선판스타'에 출연한 퓨전국악그룹 '퀸'과 여성 소리꾼으로 구성된 국악그룹 '소리꽃가객단'으로 활동하는 소리꾼 김가을이 연기한다. 두아의 아버지 두천장 역은 국립창극단 '패왕별희'의 항우 역으로 호평받은 소리꾼 정보권이 맡았다. 작품 개발은 국악 뮤지컬, 창 낭독극, 라디오드라마 등 전통예술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창작물을 만들어 온 단체 '타루'가 이끌었다. 연출은 서정완, 각색은 김한솔이 맡았다. 2021년 낭독극 형태의 쇼케이스 진행 후, 무대화를 거쳐 이듬해 영등포아트홀에서 첫 번째 본공연을 올렸다. 이번 정동극장 공연에서는 무대와 음악에 변화를 줬다. 소리꾼들이 마치 유랑극단의 광대처럼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의 개성이 강조되도록 무대를 꾸렸고, 기존 3명이던 연주자를 4명으로 늘렸다. 작곡가 손다혜도 이번 공연부터 새롭게 합류했다.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정성숙은 "탄탄한 창작 과정을 거친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라며 공연을 향한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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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뮤직(Free Music)'프리뮤직'은 가장 간단히 말하자면 즉흥 연주이다. 작곡된 곡을 연주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것으로, 미리 준비된 것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작곡을 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음악이다. 프리뮤직의 정확한 표기는 Free Improvising Music인데, 이는 전위음악의 요소인 우연성, 불확정성과 재즈의 즉흥성이 결합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재즈에서 발전된 프리재즈(Free Jazz)가 현대음악과 접목되면서 프리뮤 직이라는 형태로 발전해온 것으로, 재즈에서의 즉흥성이 미리 만들어진 아우트라인(outline) 아래에서 이뤄진다면 프리뮤직은 그 조차도 없는 완전한 즉흥이다. 악보도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연주하여 무대에서의 매우 빠른 계산이 요구되는 음악이기에 상당히 지성에 기반한 작업이기도 하다. 프리뮤직은 정해진 프로그램 없이 공연 당일 연주자의 즉흥, 즉 리듬, 음계, 화성의 고정된 제약을 거부한 상황성에 기초하여 음악이 만들어진다. 이는 청중과 연주인 간의 교감, 공연 장소의 분위기, 연주인에게 축적된 삶의 경 험과 생각, 연주 스타일, 단련된 기교가 한데 어우러지는 음악이고, 생동하는 기(氣)의 음악이며 그 전개를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연주자의 내면 세계를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표현하여 연주하는 이의 마음과 음악성이 매우 확실하게 전해지는 프리뮤직은 함께하는 연주자에 따라 현대음악, 민속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도 융합할 수 있는 폭넓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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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립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2024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프로젝트'에 참여할 지휘자를 모집한다. 차세대 유망 지휘자를 발굴 및 육성하고 이들이 국악관현악 전문 지휘자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2년 전통에 기반한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양성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총 6명의 지휘자를 배출했다. 선정된 지휘자들은 3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간 이론 수업부터 실습까지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휘자, 연주자, 작곡가와의 워크숍 및 마스터클래스, 박상후․정치용 지휘자와의 멘토링 등 단계별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국악관현악 지휘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또한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습 상시 참관 및 공연 관람 기회도 제공한다. 이들은 프로젝트의 결실을 선보이는 공개 시연회를 2024년 8월 달오름극장 무대에서 가질 예정이며 이어 하반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상설공연 <정오의 음악회> 객원 지휘자로 참여할 기회도 얻게 된다. 지원 자격은 1979년 이후 출생자(만 45세 이하) 중 지휘 전공자 혹은 지휘자 추천을 받은 자로, 지원신청서와 10~15분 이내의 오케스트라 리허설 또는 공연을 지휘한 영상을 함께 제출하면 된다. 지원서 접수는 2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전자우편(nationalorchestraofkorea@gmail.com)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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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 등 추천도서 3권 선정광주고려인마을은 2024년 추천 도서 3권을 발표했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잊혀진 고려인 선조들의 삶을 들여 볼 수 있는 도서로 이 책들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먼저 기록물 분야로 연해주 항일무장투쟁지도자 김경천 장군의 일기 ‘경천아일록’이다. ‘경천아일록 읽기’는 1920년대 연해주에서 전설적 항일무장투쟁지도자로 이름을 날린 김경천 장군이 쓴 국한문일기 ‘경천아일록’을 탈초하고 현대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번역한 것으로, 경천아일록과 김경천의 생애에 대한 소개, 경천아일록 현대어역본, 탈초본, 러시아어역본, 영인본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탈초와 현대 한국어역 및 전반적 해설은 김병학 광주 고려인문화관장이, 러시아어역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유 콘스탄틴 번역가가 진행했다. 이어 선정된 도서는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1.2권이다. 이 책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요된 재소 고려인들(카레이스키)의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아 펴낸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애환이 담긴 최초의 가요집이다. 책은 70여점의 희귀사진과 고려인들이 부른 노래 가사 출처에 대한 발굴, '선봉' '레닌기치' '고려일보' 등 지난 100년 동안의 고려인 신문에 실린 악보와 노래가사의 검색, 발굴, 재소, 고려인 작사자, 작곡자 등에 대한 최초의 연보 등이 기록돼 있다. 채록 및 편저자는 김병학 관장이며, 채보 및 편곡은 고려인 유명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한 야꼬브씨다. 그는 1943년 카자흐스탄 침켄트주(현재의 남카자흐스탄주)에서 출생. 1968년 침켄트 음대와 켄트국립사범대 무대지휘학과를 졸업하고 국립 《고려극장》 〈아리랑〉 협주단에 들어가 지휘자와 지휘단장을 역임했다. 세 번째 추천도서는 2019년 출간돼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던 ‘고려인은 누구인가’ 2022년 개정판이다. 개정판 ‘고려인은 누구인가’ 는 고려인 선조들이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전쟁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와 문화운동, 강제이주, 민족문화부흥 운동, 그리고 고려인을 품은 광주 등의 자료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사진자료와 고려인동포들이 발행한 선봉신문, 레닌키치, 고려일보, 출판문학관련 도서 원본, 다양한 기록물 등 국내 처음 공개되는 자료들을 추가해 고려인의 잊혀진 항일독립전쟁의 역사와 문화, 생활사 등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고려인문화관 김병학 관장이 썼다. 저자인 김병학 관장은 1992년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우스토베 광주한글학교 교사, 알마티고려천산한글학교장, 아바이명칭 알마티국립대학교 한국어과 강사, 재소 고려인한글신문 고려일보 기자, 카작 한국문화센터 소장 등으로 일하다 2016년 귀국했다. 지금은 광주고려인마을 산하 월곡고려인문화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천산에 올라',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 등 다수의 시집과 번역서 ‘경천아일록 읽기’ 등이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즐겨 부르는 '고려아리랑'의 작사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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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 김나리, "뉴욕 카네기홀에서 정가로 평화를 노래하다"‘정가’의 대중화를 넘어 세계화에 앞장 선 가객 김나리, 꿈의 무대 뉴욕 카네기홀에서 정가로 평화를 노래하다 ‘Peaceful Voice’ 한국의 전통 노래 ‘정가’의 과거와 미래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중견 가객 김나리가 정가의 미래 세대들을 이끌고 전세계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 뉴욕 카네기홀 입성을 앞두고 있다. 가객 김나리는 소프라노 김원진과 함께 평화를 노래하는 도시 미국 뉴욕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세계 평화를 소망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합동공연을 펼친다. 2월 11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진행되는 <Peaceful Voice> 공연에서는 클래식 성악과 한국 전통 성악가들이 장르를 넘어 평화를 소망하는 마음 하나로 뭉쳐, 1부에는 소프라노 김원진과 함께 영 아티스트 성악가들의 무대가 펼쳐지고, 2부에는 가객 김나리와 2030세대 대표 여류 가객들의 노래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1부에는 소프라노 김원진, 테너 임덕수, 바리톤 김영진, 10명의 젊은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랑의 속삭임(Whisper of Love)’, ‘절망에서 희망으로(From Despair to Hope)’, ‘감사를 담아(With Gratitude)’, ‘축제(Celebration)’라는 네 가지 주제의 9곡을 노래한다. 2부에는 고상하고 우아한 멋을 품은 한국 전통 성악곡인 정가로 ‘자연(Nature)’, ‘사랑(Love)’, ‘삶(Life) 세 가지 주제를 노래한다. 기존의 정가는 수많은 악기 반주 위에 목소리를 얹어 노래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오로지 가야금과 양금만을 반주 악기로 하여 사람의 목소리가 더 간절하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날 부르는 가객들이 모여 부르는 노래는 전통 정가의 멋을 살린 ‘현대 정가 창작곡’으로, 용혜원 시인의 시를 가사로 하는 ‘별.. 그리움’, 수양산가와 춘면곡을 재해석한 신원영 작곡가의 ‘무상풍류(無常風流)’, ‘I’m waiting’ 등 총 7곡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김나리가 이번 공연을 위해 직접 작곡한 ‘I’m waiting’ 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전통 성악곡 가곡 <우락>을 모티브로 하여 이번 공연의 메시지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평화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마음을 가사로 담아 처음 선보이는 곡이다. 이 무대에는 현대 정가 장르의 대표 가객 김나리와 2030 세대를 대표하는 여류가객 7명이 함께한다. 정가앙상블 소울지기로 활동하는 조의선, 이지원, JTBC 프로그램 ‘풍류대장’ 출신 구민지, 국가문화무형문화재 가곡 이수자 안정아, 이슬기 그리고 장지유가 함께 노래하고, KBS 국악관현악단 단원 권서영 연주자의 아름다운 가야금 반주가 함께한다. <Peaceful Voice> 2부 공연을 직접 구성한 김나리는 "정가를 통해 사랑, 자연,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서로를 한 송이의 꽃과 같은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마음에 품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아끼고 보존하며, 이 생에 주어진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소망한다”라고 무대에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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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씨알사상연구소 박제순의 과잉된 ‘안창호 숭배’일찍이 흥사단과 좌파 인물들에 의해 윤치호에 가한 프레임은 ‘친일파’로 금기와 제한을 강요당했다. "친일파는 어떤 것도 허용될 수 없다”거나 "애국가 작사자도 될 수 없다.”는 등이 그렇다. 이는 지나칠 대로 지나친 상태이다. 이 과잉의 진영논리에 가담한 이가 두 번째 비판 대상인 박재순이란 인물이다. ‘씨알사상연구소’ 소장이란 직함을 가진자로 유튜브 등을 통해 안창호설을 유포하고 있다. 이번 글 ‘도산안창호는 어떻게 애국가를 지었는가’의 필자이다.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도산안창호포럼 2021년 09월 30일 발표한 결과물로 도산안창호포럼 제3집 단행본 ‘애국가 작사와 도산안창호’ 두 번째 게재 글이다. 이 글의 논지는 애국가를 안창호의 철학과 사상에 대입하면 안창호가 작사자라는 결론이다. 말로는 문헌자료와 증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극복하기 위하여 현대문헌비평학의 방법으로 작사자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고는 하였으나 가사 4절의 주관적 해설로 결론을 내린 정도의 글이다. 논증 없이 억지 주장과 왜곡으로 읽기가 힘들 정도의 동어반복 구문이다. 하여튼 문면상에서는 나름대로 연구를 하였다고 하였으니 따라가 보기로 한다. 첫 문장은 이렇다. #1 "나는 도산 안창호의 정신과 철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도산이 애국가를 지었다는 확신을 얻고 애국가 작사자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24쪽) 사료 비판과 교차 검증, 그리고 선행연구와의 대비라는 기본 과정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정신과 철학에서 논쟁적 사안의 결론을 찾고자 한다니 자폐적 연구임을 자인한 것이다. ‘확신’은 연구 과정의 개인 감정이지 결과는 아니다. 연구의 결론은 확신 단계 그 이상의 사실 입증에 의한 진실 추구여야 한다. 이런 ‘확신’은 대개 확증편향일 수 있고, 어쩌면 흥사단의 주문 생산 아니면 진영논리에 의해 꿰어맞춘 글이기 십상이다. 다음과 같은 진단 자체도 모순이다. 윤치호 작사 사실은 간명하고 정연한데 반해, 안찬호설은 혼란스럽고 뒤얽힌 것인 데도 이를 뭉뚱그려 말했기 때문이다. 윤치호 작사 사실은 ‘찬미가’와 ‘자필 가사지’의 존재, 일제 감찰 기록과 각종 신문잡지의 기록, 그리고 가족과 동시대 지인들의 증언이 축차적이고 상호보완적이어서 뒤얽히지도 않고 혼란스럽지도 않다. 그래서 이런 문제 제기는 잘못된 것이다. #2 "안창호와 윤치호의 애국가 작사설에 관한 혼란스럽고 뒤얽힌 증언들과 문헌자료들을 바로 이해하고 극복해야 한다. 증언들은 안창호 작사설에 유리하고 문헌자료들은 윤치호 작서설에 유리하게 보인다. 문헌자료들을 중시하는 역사학자들과 일반 국민들의 관점에서 보면 윤치호 작서설이 유리하게 보이기도 했다. 이런 문헌자료들과 증언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대문헌 비평학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거듭 밝히지만 안창호설은 내세울 증거 자체가 없음은 물론, 증언 정도도 상호 모순 관계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단적인 예로 가장 중요한 흥사단 역사 서술에서나 흥사단 노래 자료류에서 ‘애국가 안창호 작사’라는 기록은 찾을 수 없을뿐더러 해방 전까지의 많은 행사 기록에서 현 애국가 보다 ‘무궁화노래’가 주로 불렸다는 사실이 입증한다. 그런데 안창호설에서는 일종의 패턴이 확인된다. 그것은 작사설이 축적되는 과정에 순흥안씨(純興安氏)가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으로는 안익태→ 안춘근→ 안흥권→ 안민석→ 안용환에 이르는 흐름에서 가짜 사료 발표, 개작 주장, 합작설 생산, 그리고 조작 유도 등이 자행되어 왔다는 점이다. 또한 가지는 지인들의 증언과 주장에 번복과 유도성 증언을 생산했다는 사실이다. 주요한과 구익균 같은 이의 사례들이 그렇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상과 같은 현상이 주로 1955년 국사편찬위원회 작사자 조사 이후 자행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반해 윤치호 작사 사실과 관련해서는 자연스런 자료 발굴 등으로 위와 같은 사례는 없다. 굳이 윤치호의 경우를 말한다면, 직접 기록 외에 1910년대부터 1940년대 말까지의 일제 탄압 기록과 국내외 신문 잡지 기사와 일본 유학생 자료, 특히 가족과 지인들의 증언이 동일방향을 갖는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가족들의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모를리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1952년 미국에서 발행된 한국 주변 국가의 애국가(국가)를 수록한 E. R Griffith 편저 ‘National Anthems’에 윤치호 2녀 보희씨가 작사자는 윤치호라는 사실을 상술한 예와 ‘자필 가사지’ 등의 증거를 제시한 윤치호의 서랑(壻郞) 정광현 교수 같은 사례를 말한다. 이에 비해 안창호의 경우는 딸과 손주에 의해 2000년대 들어 떠밀려서 하는 듯한 방송 인터뷰가 있을 정도이다. ‘애국가작사자조사자료’에 수록된 증언들에서도 같은 현상이다. 윤치호 작사 사실에 대한 부분에 비교하면 안창호 설의 증언은 극히 소략한 정도이다. 그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도산 안창호’ 관련 부분에 대한 이광수 부인 허영숙의 증언도 윤치호 가족의 주장과 대치(代置)되에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3 "나는 현대문헌비평학의 관점에서 윤치호 작사설의 증언들과 문헌자료들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한 결과 윤치호 애국가 작사설은 근거가 없음을 확인하고 윤치호는 애국가 작사자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적어도 이 글에서 현대문헌비평학의 관점이니 하지만 박재순이 내린 결론은 "작사자는 윤치호가 아닌 안창호”라는 한 마디다. 그런데 여기에는 큰 함의가 있다. 작사자를 확정하는 것은 증거와 증언의 합리적 분석에 의해서인데, 이 글은 굳이 윤치호의 성향을 앞에 깔고 안창호의 사상(?)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이는 사상 검증의 사감(私感)으로 결론을 내리고 합리적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과 다름없다. 답하기 바란다. 합리적으로 검토한 윤치호와 안창호의 관련 ‘문헌자료’와 ‘증언’은 어떤 것인가? 이 물음에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윤치호의 문헌자료와 증언뿐일 것이나 이마저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런 글은 ‘검토’ 수준도 미치지 못하는 개인적인 소감(所感) 정도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윤치호 작사 사실은 이미 필자에 의해 문헌과 증언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임으로 감당할 수 없어 거론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이런 상황인데 글을 어떻게 끌고 갈까? 당연히 기존 안창호설 주장자들의 기본 레파토리를 내세우고 있다. 바로 -이승만, 친일파 사학자, 국사편찬위원회가 안창호에게서 애국가 작사자 지위를 빼앗았다-라는 대목에서 직감할 수 있다. #4 "나는 그 당시의 조사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승만과 친일파 지식인 이병도 백낙준 서정주 윤치영 등이 국사편찬위원회를 앞세워 안창호에게서 애국가 작사자 지위를 빼앗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학의 대가 최남선, 서지학의 권위자 황의돈, 안창호와 함께 상해에서 일했던 주요한 등이 안창호 작사설을 주장했으나 이승만의 지침에 따라 이병도와 국사편찬위원회가 백낙준 서정주 등과 함께 안창호 작사설을 페기하는데 주력했다. 본래 문교부는 안창호를 애국가 작사자로 미국대사관에 통보하려 했다.”(29쪽) ‘면밀한 검토’ 대상인 증거나 증언, 그리고 교차 검증 등의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주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승만과 친일파들이 국사편찬위원회를 앞세워 안창호의 작사자 지위를 ‘빼앗았다’ 또는 ‘폐기’하였다고 왜곡한 것이다. 이 말에는 어느 시점 이전, 즉 1955년 4월 13일 국사편찬위원회의 ‘애국가 작사자조사위원회’ 구성 이전까지는 안창호가 작사자였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박재순이 이를 사실로 믿었거나 누군가에게 믿게 하려는 술수라고 본다. 전자든 후자든 문제인데, 후자인 듯하다. 왜냐하면 마지막 문장에서 문교부가 미대사관에 안창호가 작사자라고 통보하려 했다는 기록을 인용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배경을 상술하여 진의 파악해 보기로 한다. 1955년 4월초 공보처는 미국대사관으로부터 "귀국의 국가 작사자를 국내 백과사전 편집부에서 요청해 온 바 이의 필요상 문의합니다”라는 전문을 받는다. 이를 이첩 받은 문교부는 안창호 작사 안익태 작곡으로 통보할 것을 준비하였다. 이 상황은 정부 기관지 서울신문 4월 4일자 ‘우리나라의 애국가 美 백과사전에 삽입’이라는 제하에 보도를 하였다. "주한 미대사관에서는 우리나라 애국가를 美 백과사전에 삽입하여 세계에 널리 소개하고자 2일 문교부 당국에 애국가 연혁을 밝혀 회보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왔다. 그런데 문교부에서는 도산안창호 선생이 애국가를 작사한 연월일과 방금 귀국 중에 있는 안익태씨가 당시에 작곡한 사실 등을 회보할 것이라 한다.” 이 기사가 애국가 작사자 논란의 발화점이 된다. 이 기사는 ‘~그런데 문교부에서는~’이란 주저함에서 알 수 있듯이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도산안창호 선생이 애국가를 작사한 연월일’이라고 하였지만 애국가 역사에서 윤치호의 ‘자필 가사지 1907년작’이란 기년(紀年) 적시 외에 월일을 내 세울만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기사는 팩트 체크를 하지 못한 명백한 오보이다. 그렇다면 이 문교부의 실책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 이 시기 근거로 삼을 만한 공식적인 정부 기록은 없다. 다만 두 가지 사적(私的) 기록이 있을 뿐인데, 하나는 1947년 5월 발행된 이광수의 전기소설 ‘도산안창호’ 애국가 관련 기록이고, 또 하나는 동아일보 1948년 10월 6~8일자 음악평론가 박은용(朴殷用)의‘愛國歌考’이다. 이 기사를 통해 문교부의 오류가 두 자료에서 편의적으로 선택된 결과임을 알 수가 있다. ‘애국가고’를 통해 사안을 확인해 본다. 박은용의 글 첫 회에서는 ‘도산안창호’의 애국가 관련 기록을 전제했다. ‘도산안창호’의 내용 일부이다. "원래 이 노래는 도산의 작이거니와 이 노래가 널리 불려져서 국가를 대신하게 됨에 도산은 그것을 자기 작이라고 하지 아니하였다. 애국가는 선생이 지으셨다는데 하고 물으면 도산은 대답이 없었다”란 기록이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윤치호 작사 증거인 ‘1907年 尹致昊作 자필 가사지’와 서정주의 이승만 전언(傳言) ‘기자협회보’ 기사, 그리고 1908년 윤치호 역술 ‘찬미가’ 등을 제시하였다. 이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故 윤치호씨가 현재 아무리 불미한 입장에 있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애국가를 작사한 사실까지를 무시하고 거짓으로 도산선생 작품을 만들 필요는 없다. 만인이 애창하는 준엄한 애국가라는 점에서 더욱 그런 것이다.” 이렇게 1955년 이전에 작사자 문제를 거론한 기록은 이 두 가지 정도이다. 이 기사 7년이 지난 뒤에 ‘~그런데 문교부에서는~’이라며 안창호설을 대두 시킨 것이다. 이렇게 보는 데는 1948년 9월 제헌국회에서 애국가에 대해 논의를 할 때도 작사자 문제는 없었다는 사실에서 이다. 그러므로 문교부가 미국 대사관에 통보하려한 내용에는 안창호가 언제, 어떤 배경으로 작사를 했다는 등의 내용 적시가 아니라 전기소설 ‘도산안창호’의 애국가 언급 정도일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에서 박재순의 #4에서 안창호의 작사자 지위를 빼앗았다는 주장은 오판을 넘어 왜곡이 된다. 이런 결과는 다음과 같은 친일 프레임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다. 지금이나 그때나 ‘친일’은 용납될 수 없는 사상 문제로 이를 거론하는 순간 확증편항적 결과가 나오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를 앞세워 작사자 지위를 빼앗은 "친일파 지식인 이병도 백낙준 서정주 윤치영”을 나열하고, 이어 "국학의 대가 최남선 서지학자 황의돈 안창호와 함께 상해에서 일했던 주요한 등이 안창호 작사설을 주장”했다고 하였다. 여기서 최남선을 ‘국학의 대가’라고 추켜세웠고, 흥사단 단우 주요한을 안창호 작사 주장자라고 하였다. 친일파로 치자면 누구 못지 않은 최남선을 예우한 것도 별나지만 증언을 번복한 주요한까지 포함하여 안창호 작사 주장자라고 제시한 것은 의외이다. 사실 최남선은 안창호설을 지지하지 않았다. 단지 윤치호 측이 제출한 매우 흐리게 현상된 ‘자필 가사지’ 사진을 접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1907 윤치호 작이 진(眞)이라면 윤씨작이라 하여도 무방(無妨)할 것이다”라고 했던 것이다. 주요한은 1955년 4월19일자 경향신문 기고 ‘애국가 작사자는 누구?’에서 "안창호의 애국가 작사 주장은 하나의 신화”라고 못박았다가 1963년 ‘안도산전서(安島山全書)’에서 이를 번복한 바가 있다. 황의돈(黃義敦)은 윤치호 교장 시기 대성학교 교사로‘친필 가사지’ 원본이 제출되자 침을 묻혀 먹물이 묻어나자 오래 되지 않은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1945년에 쓴 것임을 알고 수긍한 인물이다. 1년 동안 3차에 걸친 조사위원회 발 기사를 주목하면 이들은 모두 최종적으로 윤치호 작사를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인데 이들을 친일파 대(對) 안창호설 주장자로 나눠 거론한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조사 과정 초기에 관심을 끌었던 안창호설은 2차 회의 부터는 거론되지 않았고, 애국가작사자조사위원회 3차 최종회의 결과는 "애국가 작사자는 윤치호이다”였다. 다만 이를 확정 발표하는 것에 대해 거수 표결 결과 2인이 "만일의 경우 거부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고 타 작사자가 출현하는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가정”하여 윤치호로 발표하는 것을 유보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이를 문교부에 보고하였다. 약 30여차에 이르는 당시 보도를 순차화하고 맥락화하면 오류나 개인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중반부터의 보도 경향은 윤치호에 대한 증거자료가 국내외에서 답지하여 이를 다룬 기사가 주였고, ‘자필 가사지’에 대한 필적 감정까지 과학수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함에서 친일파 운운하여 ‘지위를 빼앗았다’거나 ‘폐기’하였다는 주장은 왜곡인 것이다. #5 "-도산은 애국가를 어떻게 지었나?-윤치호가 지은 무궁화가가 애국가로서 널리 불리워졌다. 무궁화가는 황실찬미가였음으로 민을 새롭게 일깨우는 신민회의 교육운동에 적합하지 않았다. 안창호는 무궁화가를 대체하는 새로운 애국가를 지어야 했다. 안창호는 무궁화가의 후렴을 그대로 가져왔을 뿐 아니라 무궁화가 1-4절과 글자 수가 일치하는 애국가 1-4절을 지었다. 안창호와 신민회가 윤치호와 독립협회를 계승하듯이 애국가는 무궁화가를 계승하였다.” ‘무궁화가’를 윤치호 작으로 인정한 것은 다행이다. 사실 필자가 ‘독립신문’ 영문판에서 서재필이 "계관시인 유치호가 지었다”는 기록을 찾아 발표하기 전까지는 필자 외에는 이를 윤치호 작사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기껏 찾아 정위 시켜 놓으니 이제는 이를 윤치호에 맥락화 하지 않고 엉뚱하게 안창호에 연결시키는 이들이 있는데 신용하이며 박재순이다. 사실을 맥락화 하지 못하고 안창호 작으로 변신시키는 일을 하는 이들로 안창호가 신민회에 적합하게 대체하였다는 주장이다. 그 실장이 지금 자행 되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박재순의 이 대목은 안창호는 윤치호와 황실찬미가인 ‘무궁화가’가 없었다면 애국가를 지을 수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안창호가 애국가를 지은 이유이고 과정이라고 보는 것인데,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안창호와 신민회가 윤치호와 독립협회를 계승하였듯이 애국가는 ‘무궁화가’를 계승하였다.”고 했다. 이 논리에 -윤치호는 애국가를 어떻게 지었나?-라는 물음을 윤치호로 대입한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작사 과정과 동기 등이 맥락적임을 알 수 있다. 윤치호는 1897년 8월 대조선개국 505주년을 기념하여 ‘찬미가 제10장’(‘무궁화가’)을 지었고, 1897년 10월 대한제국 선포를 기념하여 ‘찬미가 제1장’을 지었고, 1907년 한영서원 개교를 기념하여 ‘찬미가 제14장’을 작사하였다. 이와 함께 번역 찬송가 12편을 포함하여 1908년 재판 ‘찬미가’를 발간하여 염가(廉價) 보급함으로서 제14장 애국가는 한영서원은 물론 호수돈여학교 같은 인근의 기독교계 학교로부터 널리 확산이 되었다. 이상을 이해한다면 더 이상의 논란을 벌일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해 귀를 기울이지 않고 진영 논리에 함몰되어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어지는 글에서도 매우 기묘한 논리를 전개하였는데, 유길준과 ‘독립경절회창가’를 끌어들였다. 임중빈의 안창호 전기 기록과 졸저 ‘애국가 작사자 연구’에서 착안한 듯한데, 안창호가 1907년 귀국 중 일본에서 만난 유길준에게 애국가의 작사를 요청하였다는 기록을 과도하게 해석한 결과이다. 박재순은 임중빈의 기록을 수용하여 자기식으로 재편하였다. 먼저 임중빈의 기록을 인용하고 박재순의 기술을 대비하여 본다. "도산은 유길준을 만나 자리에서 간청해 보았다. -우리나라에 국기는 있어도 아직 국가가 없으니, 선생님께서 지어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책은 좀 썼어도 노래를 지을 재능이 없소. 끝내 사양하였다.” 전후 맥락에서 안창호의 작사 요청이 담고 있는 진의(眞意)나 결과는 이렇다. 즉, 안창호는 귀국하며 미국처럼 국기와 애국가의 효용성을 국내 교육현장에서 실현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유길준 등을 만나고 귀국해 보니 관립기관과 기독교계에서는 이미 애국가를 부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애국가 작사가 아니라 그 보급에 힘을 쓰게 되었는 사실이다. 이것을 이해해야 한다. 때문에 임중빈도 "작사자는 윤치호이나 널리 보급한 이는 안창호이다”라고 단언한 소이(所以)이다. 그런데 이를 박재순은 오독을 하였다. 다음, 유길준의 응답에 대한 문제다. 1895년에 ‘서유견문’ 집술과 ‘조선문전’을 저술했으니 책은 썼다고 한 말은 사실이다. 이어 노래를 지을 재능이 없어 거부했다고 했으니, 이 또한 사실로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래서 박재순은 이 거부 사유를 빼버렸다. 바로 유길준이 12년 전에 ‘독립경절회창가’를 짖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여지를 숨기기 위해서이다. 박재순이 끌어 온 ‘독립경절회창가’는 1895년 5월 8일 청일전쟁의 승리로 맺어진 시모노세키조약 결과에 의해 조선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탄생하였다. ‘왕조실록’과 ‘속음청사’ 6월 14일자에는 간단하게 기록되었으나 18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讀賣新聞)’에는 매우 상세하게 기록되었고, 이 창가도 전 8절 가사를 수록하고 작사자를 유길준이라고 하였다. 이 노래를 박재순은 어떻게 활용하였는지를 보기로 한다. 왜곡을 하였다. "안창호가 도쿄에서 유길준을 만나 애국가를 지어달라고 부탁했을 때 유길준은 애국가 짓는 것을 사양했지만 독립경절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을 것이다.”(36쪽) ‘독립경절회창가’를 안창호와 연결한 것은 대단한 상상력 발휘 결과이다. 윤치호의 허다한 문헌 증거와 증언 들을 무시하고 사실 여부가 입증되지 않는 한 줄의 문장을 단서로 안창호 작사로 전복(顚覆)시키려는 야심을 담았으니 가능하다. 바로 안창호가 유길준의 ‘독립경절회창가’에서 영향을 받아 애국가를 작사했다고 한 것이다. 연구 자세의 엄정성보다는 진영논리에 함몰된 만용이다. 이렇게 막 나가는 형편이다. #6 "–유길준의 독립경절가, 흥사단-‘독립경절가와 애국가를 비교해보고 안창호와 유길준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애국가 작사자는 안창호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안창호 애국가 작사설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역사 문헌적 증거라고 생각한다. 1895년 조선정부의 독립선고식에서 부른 유길준의 독립경절가는 안창호가 애국가를 작사하는데 큰 자극과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립경절가는 황재와 조선국가를 찬양하는 노래이지만 6~8절은 현행 애국가의 내용과 사상이 일치한다.” 일본에서 만나 작사를 요청한 사실과 ‘흥사단’이란 단체명을 벤치마킹한 것을 ‘특별한 관계’라고 한듯하다. 그런데 유길준이 1914년에 사망하였으니 안창호와의 교분은 특별할 수가 없다. 그러나 윤치호와 유길준은 부친 윤응렬로부터는 물론이고 1881년 일본 유학 동기로서 독립신문 창간과 독립협회(1897~1898)운영과 1910년까지 많은 계몽 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함께한 사이이다. 더욱이 독립경절 원유회를 함께 주관한 관계는 주목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특별한 관계’로 윤치호를 꼽을 수는 없는가? 그리하여 같은 논리로 유길준의 독립경절회창가는 윤치호가 ‘찬미가 14장’을 작사하는데 자극과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은 불가능한가? 그러나 안창호이든 윤치호이든 이런 가설은 성립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윤치호는 이미 유길준에 못지 않은 동서양 문물을 체험하여 국가적 기념일에 기념가를 지어 축하하는 풍조를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저술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창호는 1907년 이전에 저술은 물론 노래를 지은 바가 없는데다 전통 율조의 가사체는 인식에 있었어도 후렴이 있는 서양식 시가는 인식이 부족했을 것이다. 첫 노래 ‘거국가’가 그 증거이다. 그래서 박재순은 독립경절회창가‘의 배경을 이해 못하고 현 애국가에 연결시켰다. 거기다 "애국가의 내용과 사상이 일치”한다고 이해한 6~8절만을 논거로 삼았다. 그런데 이 대목은 유길준만의 것이 아니다. 소위 상호텍스트성의 관계일 뿐이다. "6 장백산 높다해도 비교해 보라, 우리국민의 기염을, 도리어 낮구나. 저 산도 7 동해물 깊다해도, 비교해 보라, 우리국민의 진심을, 도리어 앝구나, 저 물도 8 이 기염, 이 진심, 두 개를 합치면 강한 힘, 저 힘을 가지고 우리 임금을 지키세.”(37쪽) 박재순은 이 3절의 용어, 내용, 정신이 유길준의 것으로 현 애국가 1~3절과 일치한다며 이를 안창호가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다. 사실 8절 전체를 보면 내용과 정신은 애국가와 연결 시킬 수가 없는 내용이다. 행사 자체가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중국으로부터 빼앗았음을 중국과 조선에 경고하는 행사이고, 이에 따른 기념가이기 때문이다. 이를 간과한 박재순은 애국가 가사를 모독한 것이기도 하다. 나머지 ‘용어’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자료가 지상에 공개되자 노동은 교수 같은 윤치호 작사 부정론자들은 윤치호가 이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때도 필자는 같은 논리로 반박한 바 있는데, 즉 전통 시가작법에 용사(用事)가 있다. 한시를 지을 때 전고(典故)나 사실을 인용하는 시작법으로 경서(經書)나 사서(史書) 또는 여러 사람의 시문에서 특징적인 관념이나 사적(事迹)을 몇 개의 어휘에 집약시켜 시의(詩意)를 배가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시론에서는 상호텍스트성으로, 민요론에서는 공식어구(formula)로 말하기도 한다. 실례를 들기로 한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시계열상으로 살펴야 한다. ① ‘자차통감’과 ‘통감절요’의 서약문 "황하의 강물이 말라서 띠같이 가늘어지도록, 태산이 닳아서 숫돌같이/ 작아지도록, 봉해주 신 나라 영원하소서” ② 남이장군(南怡將軍1443년~1468)의 ‘북정가(北征歌)’ "백두산 높은 봉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두만강 깊은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애리라” ③ 유길준(1895)의 ‘독립기념경절회창가’ "장백산 높다해도 비교해 보라, 우리국민의 기염을, 도리어 낮구나/ 장백산 높다해도 비교해 보라, 우리국민의 기염을, 도리어 낮구나. ④ 윤치호(1907) ‘찬미가 14장(현 애국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유하사 우리나라 만세” 이상을 통해 박재순이 말한 ‘용어’와 그 표현의 문제는 ‘독립경절회창가’가 기준이 아니라 더 이른 시기, 더 많은 작품들이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함에서 유길준과 ‘독립경절회창가’가 없더라도 이런 용어와 표현은 가능한 것이고, 애국가는 출현할 수 있었던 것이 된다. 작사자를 윤치호로 보든 안창호로 보든, 이런 방식은 논증이 아닌 상식의 영역이다. 이런 관점에서 ‘마르고 닳도록’이란 영원성을 표현한 것은 곧 ‘하나님이 보우하사’를 수식하여 기원의 간절함을 강화시켜 준 것이다. 결국 "안창호와 유길준의 정신 사상적 일치를 감안하면 안창호가 애국가를 지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한 단언은 본질을 놓치고 쌓은 모래성일 뿐인 것이다. 이제 박재순의 글에 대한 반론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애국가에 담긴 도산의 생각’, ‘애국가에 담긴 안창호의 사상과 정신’, ‘애국가에 담긴 안창호의 정신과 삶’이란 3개 항목에 대한 비판은 생략하기로 한다. 앞에서 살폈듯이 잘 못 된 논증으로 설정한 ‘안창호 애국가 작사’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이기에, 이를 대상으로 비판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도산안창호는 어떻게 애국가를 지었는가’의 마지막 네 문장은 주목하여 거론하고자 한다. 이를 졸고의 결론으로 삼고자 한다. 주목하는 네 문장은 이것이다. #7 "애국가는 안창호의 기도이고 노래이고 정신이고 철학이었다. 애국가는 그의 삶과 정신을 이끄는 깃발이고 지침이고 철학이었다. 애국가는 그의 삶과 정신을 이끄는 깃발이고 지침이고 고백이고 선언이었다. 그는 애국가를 살았고 애국가는 그를 살리고 지키고 이끌었다.” 안창호에 대한 과한 수식이다. 그런데 아무리 수식이라고 하지만 그냥 넘길 수가 없다. 바로 ‘기도’ 때문이다. 기도의 대상은 당연히 ‘하나님’이다. 안창호는 1895년 미국 북장로회 계통 선교사 H. G. 언더우드가 설립한 구세학당(救世學堂)에 입학하였으니 기독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안창호는 하나님을 성호(聖號) 하며 신앙고백을 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엄연한 사실에 의해 결론은 내리면 이렇다. "애국가는 안창호의 기도일 수 없다. ‘하나님’이라는 성호를 가사에 썼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창호는 명백하게 애국가의 작사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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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가 선보인 '스페인의 밤'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스페인의 음악'을 주제로 한 장르 중심 작품들을 선보였다. 지난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비드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이끈 국립심포니 공연에서 연주된 작품의 작곡가 샤브리에, 드뷔시, 라벨 등은 모두 프랑스 작곡가지만, 스페인 땅에 깃든 이국적인 생명력에 자극받아 명작을 탄생시켰다. 1부는 샤브리에의 '에스파냐'로 열렸다. 국립심포니의 연주는 산뜻하게 출발했다. 다소 여유로운 템포는 흥겨우나 굴곡이 많은 선율 라인을 드러내기에 적합했고, 스페인을 상징하는 캐스터네츠와 탬버린 등 타악기군도 적절한 악센트로 싱그러운 신명을 불어넣었다. 두 번째 곡으로는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즈 기타 협주곡'을 연주했다. 원래 기타 독주는 밀로시 카라다글리치가 맡을 예정이었지만, 건강상 이유로 박규희가 대신 출연했다. 이 곡은 널리 알려진 명작이지만, 실연으로 접하기는 어려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곡이다. 기타는 전통적인 '반주 악기'로, 오케스트라의 솔로 악기가 선율을 맡을 때는 마치 독주 악기가 뒤바뀌는 듯한 효과가 난다. 국립심포니는 솔로와 반주의 관계가 역동적으로 뒤바뀌는 작품의 실내악적인 성격을 제대로 붙잡았다. 박규희의 유려한 독주가 드러나도록 균형을 잘 조절했을 뿐 아니라 솔로 악기들 또한 기타의 음색, 리듬과 잘 어우러지도록 전체 중 일부로서 연주했다. 박규희의 독주는 과장된 제스처 없이 품에 안고 연주하는 탄주 악기의 낭만적인 감성을 불려 일으켰다. 박규희와 라일란트는 전토악기의 중세적, 고전적, 민속적 감성을 섬세하게 되살려내어 빠져들기에 중분했다. 2부에서는 드뷔시의 '이베리아'를 통해 너울거리는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넘실대는 화성의 고저를 경험했다. 국립심포니는 음향적 이미지를 영상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차원을 넘나드는 훌륭한 연주를 완성했다. 2악장 '밤의 향수'에서 드뷔시 음악의 미묘한 음악적 향기를 바라보는 관객과 주고 받을수 있었다. 라일란트의 지휘는 탁월했고, 연주는 완성을 향해 치달았다. 공연의 마지막은 라벨의 '볼레로'로 채워졌다. 국립심포니는 시종일관 안정된 호흡으로 볼레로의 리듬을 지켜냈고, 라벨이 말한바 '길고 현대적인 크레센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갑자기 온도가 올라가는 흥분감을 즉흥적으로 선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선택과 스페인이라는 주제의 집중, 거기에 국립심포니의 진일보한 연주력, 라일란트의 해석이 맞아 떨어져서 청중의 음악적 목마름을 충실하게 만족시킨 연주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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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직업 아카데미, “실무 공부합시다”국립국악원은 오는 오는 20일(화)과 21일(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틀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전공생을 위한 직업 아카데미2’를 선보인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하는 국립국악원 직업 아카데미2는 국악·무용 전공자에게 미래에 선택할 직업 찾기와 맡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 키우기를 돕고자 마련한 교육 강좌이다. 이번 직업 아카데미2는 미래 국악인으로서의 활동에 기반이 되는 ‘민간에서 국악단체 생존하기’, ‘공연 홍보와 보도자료 쓰기’, ‘예술과 저작권’과 국악자원과 문화콘텐츠산업 분야를 접목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하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 제작기’, ‘국악으로 TV예능프로 만들기’, ‘게임을 위한 창작 국악 작업기’의 주제로 총 6강좌가 열린다. 첫째 날인 2월 20일(화) 1강좌에서는 공연 제작 및 연출자로 활약하는 천재현의 <민간에서 음악하기: 정가악회 생존만들기>를 들어본다. ‘음악의 밭을 일구는 건강한 농부’를 비전으로, 국악의 모범적 현대화를 추구한 <정가악회>의 대표 등으로 25년간 활동했던 당사자가 민간 예술단체에서 겪었던 경험과 실례를 들려준다. 2강좌에서는 텐트폴 영화와 독립영화, 액션과 시대극,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뮤지컬영화 <영웅> 음악에 이르기까지 맹활약 중인 황상준 음악감독의 <작업 과정과 음악의 역할>을 들어본다. 특히, 사극 <미인도>, <올빼미> 등에서 작업했던 국악의 사례를 소개하고, 이밖에 영화와 드라마 음악에 접근하는 방식 등을 알려준다. 3강좌에서는 언론 활동 중 전문성을 인정받아 현역 기자 최초로 문화재청장을 지낸 정재숙 기자가 <국악 ‘신나게’ 드러내기: 공연 홍보 관련 보도자료 작성 및 계획 세우기>를 이야기한다. 홍보의 개념과 글쓰기 기초, 홍보 일정에 따른 보도자료 계획 세우기, 홍보 대상 규정과 언론사 특수성 파악하기, 보도자료 작성 등을 소개한다. 둘째 날인 21일(수) 1강좌에서는 대한민국 최초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을 기획한 JTBC 예능 제작 본부 황교진 책임 프로듀서가 <풍류대장을 통해 바라본 국악>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6개월간의 경연 대장정에서 볼 수 있었던 국악인들의 참모습과 방송에서는 담을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2강좌에서는 SM, JYP엔터테인먼트 등의 뮤직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EBS 교양 프로그램 <클래스 E>를 통해 예술과 저작권법 강의를 진행했던 한국저작권위원회 조채영 연구원이 <예술과 저작권>을 주제로 강연한다. 저작권과 함께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이 시대 사회인에게 필요한 법과 권리, 문화와 예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3강좌에서는 국내 문화유산을 게임 속에 담아내서 글로벌 150여 개국에 12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5,000만 명이 이용하는 선도적인 글로벌 게임 개발사의 위치를 차지한 펄어비스(PearlAbyss) 오디오실 4명의 작곡자가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게임을 위한 창작 국악 작업기>를 이야기한다. 대중과 게이머들에게 국악이 어떻게 다가가면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게임 영상과 사례로 알려주게 된다. 국립국악원 김영운 원장은 이번 직업 아카데미가 "강연자(혹은 작업자)의 작업 결과물과 강연 등을 통해 이 시대 문화콘텐츠산업의 속도와 흐름, 깊이와 너비를 이해하는 열린 소통의 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국악 전공생에게 ‘국악인으로서의 강점을 최대’로 살리고, 나아가 역량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과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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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예지&소프라노 조선형 듀오콘서트 개최, 7일오랫동안 음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해온 두 음악가 친구가 ‘함께 하는 음악’에 대한 행복과 사랑을 관객과 나누고자 Sereni, noi insieme(이탈리아어로 ‘우리 함께 행복한’이란 뜻) 타이틀로 무대를 마련한다.소프라노 조선형은 스페인 빌바오 국제콩쿠르 1위 외 다수의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을 맡고 있으며 가곡, 오라토리오, 교향곡 독창자로서 폭넓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피아니스트 김예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피아노 학사, 음악교육 석사를 하고 피바디음악대학에서 석사, 위스콘신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대학원 피아노 연주 교수법 박사를 취득했다. 숙명여자대학원 초빙교수 및 YOUnion Ensemble (유니온 앙상블)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제21대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으로서 소외계층의 권리가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첫 무대를 장식할 슈만의 ‘헌정’은 슈만이 결혼식 하루 전날 아내가 될 클라라에게 ‘헌정’한 곡으로, 가사와 멜로디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당신은 나의 영혼이며 나의 심장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슈만의 달콤한 가사를 음미하며 조선형의 노래와 김예지의 연주로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 버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이 곡은 ‘제75회 제헌절 경축식’에서 김예지가 연주해 큰 감동과 갈채를 받은 작품으로, 이번에 다시 한번 감상의 기회를 갖게 된다.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오페라 아리아 헨델의 ‘울게 하소서’,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이 연주된다. 클래식 음악이 어렵고 낯선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 편하게 다가가는 따뜻한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특히 마지막 무대는 슈베르트가 친구이자 재정적 후원자였던 쇼버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한 ‘음악에게’로 꾸며진다. 음악에 대한 사랑과 감사, 우정의 마음이 담긴 이 곡은 음악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온 두 아티스트의 삶을 반추하며 더욱 깊은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공연은 2월 7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진행된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예술의전당(홈페이지 및 전화)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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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함께 '정동팔레트' 갑진년 첫무대국립정동극장이 오는 2월 22일 목요일 오전 11시, 브런치콘서트 '정동팔레트'의 첫 번째 공연을 개최한다. 브런치콘서트 '정동팔레트'는 국립정동극장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이자 공익사업이다. 평일 오전,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를 초청해 음악과 해설을 함께 듣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프로그램‘으로 클래식과 순수예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민들의 문화감수성 함양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금난새와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올해도 진행을 맡는다. 오는 2월부터 12월까지 총 8회, 목요일 오전 11시에 공연한다. 금난새 지휘자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클래식 연주자를 초대해 재치있는 해설이 함께 하는 친근한 클래식 공연을 꾸린다. 양준모 배우는 재즈부터 오페라까지 매회 다양한 아티스트와 장르를 소개할 예정이다. [연간 공연일정 별첨] 2024년 국립정동극장 브런치 콘서트의 시작을 알릴 <정동팔레트> 첫 번째 공연은 금난새의 진행으로 하모니시스트 이윤석, 기타리스트 지익환, 피아니스트 김기경이 무대에 오른다. 하모니카, 기타, 피아노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악기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은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후 노르웨이 음악원 역사상 최초 하모니카 전공 졸업자라는 기록을 남겨 화제가 된 연주자다. 독일에서 열린 세계 하모니카 대회와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하모니카 대회에서 입상했다. 기타리스트 지익환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콩쿠르 1위, 중국 삼양 국제 콩쿠르 2위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피아니스트 김기경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 음악대학 석사 졸업,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제33회 중앙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베를린 스타인웨이 프라이즈 우승 등 폭넓게 활약하고 있는 연주자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모니카 선율로 듣는 알렌(H.Arlen)의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무디(J.Moody)의 '불가리안 웨딩댄스(Bulgarian Wedding Dance)' 그리고 피아노로 선보이는 ’영화음악 즉흥 연주‘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타레가(Tarrega)의 '라트라비아타 환상곡(Fantasia La Traviata)', 브라우어(Brouwer)의 '11월의 어느날(Un dia de Noviembre)'은 섬세한 기타 연주와 함께 관객들의 감수성을 적실 예정이다.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대표이사는 "그간 시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국립정동극장의 브런치 콘서트 <정동팔레트>가 2024년의 막을 올린다. 봄 새싹이 본격적으로 움트기 직전 설레는 마음을 클래식과 함께 증폭시키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공연을 올리는 소감을 전했다. 낭만 있는 정동길에서 즐기는 한낮의 클래식 데이트, 금난새와 함께하는 '정동팔레트' 2월 공연의 자세한 정보는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국립정동극장과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2월 1일부터 예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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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클래식 기타의 소박한 매력 알아주는 사람 많아지길""연주 때마다 손톱을 정리해줘야 해요. 소리와 직결되거든요." 지난 30일 서울 동작구 뮤직앤아트컴퍼니 스튜디오에서 만난 클래식 기타 연주자 박규희(39)는 손톱을 사포에 문지르며 이같이 말했다. 기타리스트에게 손톱 손질은 인터뷰에 앞서 짧은 연주를 들려줄 때조차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규희는 다음 달 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회에 협연자로 무대에 서게 됐다. 원래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기타리스트 밀로시 카라다글리치의 협연이 예정된 공연이지만, 밀로시가 낙상사고로 다치면서 협연자가 급하게 교체됐다. 공연을 닷새 앞둔 지난 28일 협연 요청을 받았다는 박규희는 "사실 1년 전쯤에도 제안받았던 공연"이라며 "이후 소식이 없다가 다시 저에게 돌아온 공연이어서 인연을 느꼈다"고 웃었다. 협연 작품은 스페인 작곡가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이다. 기타 협주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스페인의 청량함과 딸을 유산으로 잃었던 작곡가의 생사에 대한 감정 등이 담겨있는 곡이라고 박규희는 설명했다. 박규희는 "마침 지난해 11월에 일본에서 이 곡을 공연한 적이 있어 협연을 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래도 단 며칠 만에 (곡에 대한 감을) 끌어올려야 해서 밤낮으로 급하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심포니의 풍부한 사운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소리가 작은 악기인 기타가 이를 뚫고 나올 수 있을지 염려되면서도 기대된다"고 공연에 대한 설렘을 내비쳤다. 박규희는 최근 일본 공연을 포함해 지금까지 30번 정도 이 곡을 공연장에서 연주했지만, 과거 연주를 망쳤던 트라우마로 무대에 서기 전 진정제를 먹는다고 했다. 그는 "제 커리어에서 최악의 순간과 영광의 순간을 같이 한 곡"이라고 했다. 박규희는 "최악의 순간은 2011년 일본 교토교향악단 데뷔 무대"라며 "당시에는 곡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너무 많이 긴장했고, 혼자 연습할 때와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출 때가 달라 연주를 망쳤다"고 떠올렸다. "제가 나오고 들어가야 할 타이밍도 어긋나고, 템포도 감을 못 잡았죠. 교토에 큰 강이 있었는데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어요." 박규희는 영광의 순간으로는 교토교향악단 공연 이후 일본에서 가진 도쿄메트로폴리탄심포니, NHK교향악단과의 협연 무대를 꼽았다. "워낙 유명한 곡이지만, 기교적으로 어려워서 기타리스트들이 벌벌 떠는 곡이에요. 한 선배는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새벽기도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연주를 하면 어려운 부분이 다가올 때마다 여전히 긴장해요." 박규희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전파해온 연주자기도 하다. 기타를 취미로 배우던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세 살 때 처음 기타를 잡았고, 다섯 살부터 10여년간 국어 교사 출신인 기타리스트 리여석의 집에 살다시피 하며 한글과 기타를 함께 배웠다. 어린 시절부터 기타와 함께 성장한 만큼 기타리스트가 되는 걸 당연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일본 도쿄 음대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거친 박규희는 2008년 벨기에 프렝탕 기타 콩쿠르에서 여성 최초, 아시아인 최초 우승자로 국제 무대의 주목을 받았고, 2012년 스페인 알람브라 기타 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석권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현재는 한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규희는 "클래식 기타를 가요의 반주 악기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서러움이 있다"며 "기타를 메고 택시를 타면 '저도 옛날에 밴드 했어요'라고 통기타로 생각하시거나, '노래하세요?'라며 싱어송라이터로 여기는 분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클래식 기타는 르네상스에는 '류트'라는 악기로 있었고, 모양만 바뀌었을 뿐 항상 존재해 왔다"며 "클래식 기타를 아는 분들이 많아져서 '기타'라고 했을 때 클래식 기타를 떠올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규희는 클래식 기타의 매력으로 '소박함'을 꼽았다. 쇠줄을 쓰는 통기타와 달리 나일론 줄을 쓰는 클래식 기타는 가까이에서는 소리가 작게 들리지만, 멀리까지 소리가 뻗어나가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또 피크를 쓰는 통기타와 달리 오로지 손톱과 살로 연주해야 해서 연주자마다 소리가 달라진다고 한다. "클래식 기타는 소박하고 따뜻해요. 꾸며내는 소리가 아니죠. 옆에서 치고 있어도 대화에 방해가 안 될 정도로 공기 같기도 하고요. 아직도 개발되지 않는 주법들도 많아서 무한한 가능성도 있어요. 최근에는 아이유를 비롯해 대중가수들도 클래식 기타를 반주로 쓰고 싶어 한다고 들었어요." 박규희는 한국에서 클래식 기타 연주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희망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 플랫폼에 기타를 잡는 자세같이 기본적인 클래식 기타 연주법을 설명한 강의 영상을 30강 정도 올리기도 했다. 박규희는 "아직 한국에서는 클래식 기타 교육 체계가 깊지 않아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며 "죽기 전에 클래식 기타 교본을 만들어서 어떻게 해야 손에 병이 안 나고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는지 알리고 싶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기타의 역사처럼 '가늘고 길게' 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빵' 뜨지 않아도 '박규희는 항상 어디선가 좋은 연주를 하고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어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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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로’, 박종기와 김계선의 예술혼 극으로 승화[국악신문=정수현 전문기자] 국립국악원은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2024년 첫 기획공연으로 음악극 ‘적로’를 풍류사랑방에 올렸다. ‘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80~1947)와 김계선(1891~1943)의 삶과 예술혼을 그린 작품이다. 배삼식 작가, 최우정 작곡가, 정영두 연출가가 참여한 이 공연은 2017년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국립국악원의 민간단체 우수 작품 재공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선보여졌다. 박종기는 민속악 대금산조 명인으로, 판소리에도 조예가 깊어 진도아리랑의 선율을 정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계선은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국립국악원 전신) 소속 단원으로 정악 대금 명인이었다. 배삼식 작가는 가상의 ‘산월’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두 명인이 젊은 시절 인연을 맺었던 그녀와의 아름다웠던 한때를 추억하며, 치열하고 뜨거웠던 젊은 날을 더듬어가는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 두 인물의 역사적 사실 기반에 작가적 상상을 더 하여 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경성살이를 마치고 고향인 전남 진도로 내려가려는 종기를 두고 계선이 가지 말라며 만류하고, 그러던 중 두 사람 앞에 난데없이 그들을 모셔 오라는 인력거가 등장한다. 그들이 인력거를 타고 향한 곳에는 두 예술가가 십수 년 전 만나 사랑했던 기생 산월과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산월이 있었다. 산월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은 덧없이 빠르게 흘러간 옛 시절을 추억하며 각자가 겪었던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로 부르고, 이야기하며 애틋한 추억을 되새긴다. ‘적로’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국립국악원의 풍류사랑방의 느낌과 잘 어울렸다. 간접조명이 활용된 작은 무대에는 대금이 연상되는 시원한 느낌의 나무의 잎이 나부끼고, 따뜻한 술상이 차려있는 선비의 아늑한 방으로 꾸며져 있었다. 1940년대 경성이 연상되는 스윙(Swing) 재즈가 경쾌하게 흘러나오며 무대가 시작되었다. 음악은 대금 두 대와 건반, 아쟁, 클라리넷, 타악기,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각 장면에 어울리는 다양한 장르의 창작곡이 연주되었다. 연주자들은 실루엣이 보이는 정도의 발 뒤에서 세 명의 배우를 받쳐주며 다양하고 조화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박종기와 김계선은 옛 시절 함께 했던 그리운 산월을 생각하며 지난 세월 그들이 지나온 어린 시절, 대금과 함께한 시간 등을 노래하고, 절절하게, 혹은 기쁘게 불꽃같던 그들의 삶과 예술혼을 구성진 가락의 소리로 채워나갔다. 대사와 소리는 때로는 유쾌하며 해학적이고,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고 묵직한 슬픔을 던지기도 하며 그들의 인생을 반추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들이 옛 추억을 그리며 행복해하는 부분은 전통 어법이 가미된 창작 판소리와 뮤지컬 느낌의 창작곡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시절이 좋구나’의 경우 스윙 베이스에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직관적인 가사와 유쾌한 선율로 뽑아내고, 서정적이고 대중적인 코드 진행에 세 명의 배우가 각자 다른 파트를 노래하며 뮤지컬 창법으로 부른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웠던 것은 장르의 구분이 모호했다는 것인데,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한 시도는 좋았으나 소리극의 매력이 반감되고 이질적인 느낌을 받아 아쉬웠다. 하지만 창작 소리의 경우 한국적이고 서정적이며 고즈넉한 분위기의 가사가 특히 마음을 울렸는데, 어머니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설움이 아닌 서늘한 감정을 느꼈다는 문장이나, ‘팔자소관’을 이야기하며 젓대쟁이로서의 삶을 묵묵히 그려내는 모습에서 예인들의 예술혼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또 산월 역을 맡은 가객 하윤주가 중간중간 부르는 애절한 정가 풍의 노래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워 무언지 모를 추억에 젖게 해 주었다. 음악의 경우 대금을 두 대 활용하여 연주한 것이 흥미로웠다. 두 악기가 다양한 기법을 연주하며 다이내믹하게 어우러져 대금의 매력을 선사해 주었고, 이는 대금 연주자였던 두 예인을 나타내는 극과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대금 두 대의 소리가 다양하게 활용된 곡은 많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각 테마에 맞춘 주제 선율이 극을 관통하여 반복해서 들려줌으로 이 극이 지닌 특색이 두드러진 것도 음악의 특징 중 하나였다. 또 클라리넷을 활용하여 오묘하면서도 어두운 색채를 함께 드러내 무언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영화 음악적인 느낌을 준 것이 신선했는데, 극의 초반부부터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이슬’을 형상화한 피아노 선율은 극 말미에 과거의 산월이 등장하며 어딘가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장치로 활용되어 음악적 탄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음악극 ‘적로’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새롭게 각색된 이야기 전개가 신선했고, 대중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할 만한 요소 또한 많았다. 그러나 두 예인의 예술혼이나 인생보다는 새로 만들어진 ‘산월’이라는 인물과의 추억에만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 플롯, 또 과잉 감정으로 치닫는 전개가 아쉬웠다. 갑작스레 극적으로 전개된 내용과 슬픔 어린 느낌으로 연출된 진도씻김굿, 망자 굿에 치중한 장면은 두 예인을 나타내고자 한 것인지, 가상의 인물 산월을 기리고자 한 것인지 모호하여 극이 보여주는 전체적인 주제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극은 실존 예인들의 치열한 예술적 삶이나 무언가 더 발전될 이야기 전개가 아닌, ‘덧없음’에 중심이 맞추어져 모두가 공허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물론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기대하기 쉬운 주제, 즉 두 예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보다 생과 사, 공허함에 초점을 맞춤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무대를 꾸려 나간 것은 신선한 시도다. 하지만 그 주제로 발전하기 위한 극적 연출과 전개가 급박하고 어수선해 아쉬움이 남았다. 또 시놉시스나 극 소개에 나와 있는 ‘불멸의 소리를 찾아 한평생을 살아간 사람들, 그 끝에 여울져 맺힌 그들의 예술혼’이라는 주제와도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아 이 극을 이루는 주제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웠다. 음악극 ‘적로’가 오랜 사랑을 받아 새롭게 연출된 만큼,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도와 뚝심 있는 전통의 색채가 동시에 묻어나 발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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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가 그린 무해하고 힙한 음악 세계…"10년 했지만 이제 시작""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새로워요. 10년을 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진심으로 듭니다." (이찬혁) 남매 듀오 악뮤는 지난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전국투어 '악뮤토피아'에서 데뷔 음반 타이틀곡 '200%'를 부른 뒤 "10년간 이 노래를 정말 많이 불렀는데도 이렇게 웃으며 따라 불러주시는 걸 보니 전혀 질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악뮤는 2024년 새해를 콘서트로 연다는 점이 감회가 새로운 듯 "우리가 이전 연도를 정리하고 다음 연도의 계획을 짜는 시기인데, 이 자리에 모여 같이 기운을 나눈다는 게 의미 있다"고도 했다. 오빠 이찬혁과 동생 이수현으로 이뤄져 가요계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남매 듀오인 이들은 지난 2012∼2013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 2'에서 혜성같이 등장해 우승을 거머쥔 뒤 2014년 정식 데뷔했다. 이찬혁이 써 내려간 쌉쌀하거나 혹은 달큰한 가사에 이수의 맑고 깨끗한 보컬이 얹어지면서 악뮤는 '200%',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오랜 날 오랜 밤', '러브 리'(Love Lee) 등 숱한 히트곡을 내놨다. 워낙 어릴 때 데뷔했기에 10년이 지났어도 이들은 여전히 20대 중·후반이다. 이번 전국투어 '악뮤토피아'는 지난 2019∼2020년 '항해' 이후 약 4년 만의 콘서트다. 공연명 '악뮤토피아'는 악뮤와 '유토피아'를 합친 말로, 악뮤만이 만들 수 있는 이상향의 세계라는 뜻이다. 악뮤는 이에 걸맞게 꽃, 덩굴, 버섯 모양 조형물이 어우러진 환상의 공간을 무대 위에 구현해냈다. 빨간 바지에 세련된 검은 재킷 차림의 이찬혁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무대에 등장해 '벤치'(BENCH)를 짧게 부르고 뒤이어 편안한 하트 무늬 원피스 차림의 이수현이 나타나 히트곡 '러브 리'(Love Lee)를 함께 부르자 장내는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 악뮤는 남매다운 '찰떡궁합'을 마음껏 선보이며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물 만난 물고기', '째깍 째깍 째깍', '고래' 등을 들려줬다. 특히 이찬혁이 일상 속 평범한 사물 혹은 경험에서 뽑아낸 섬세하면서도 번뜩이는 가사는 무대마다 가슴에 꽂혔다. '너는 꼭 살아서, 죽기 살기로 살아서, 내가 있었음을 음악 해줘'(물 만난 물고기), '고래야 적어도 바다는 네가 가졌으면 좋겠어'(고래), '돈보다 사랑이 필요한 걸 우린 왜 몰랐을까'(전쟁터) 같은 가사는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새해를 맞이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데뷔 초 악뮤의 트레이드 마크 같았던 '다리꼬지마' 같은 포크풍 음악에서 발라드(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와 트로피컬 하우스(다이노소어·DINOSAUR)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도 듣는 이를 즐겁게 했다. 악뮤가 10년 동안 그려나간 무해하면서도 힙(HIP·멋진)한 음악 세계가 남매의 목소리로 한 획 한 획 그려지는 듯했다. '첫 맞짱으로 엄마의 속상함을 산 5학년 꼬마'(맞짱) 혹은 '공룡 꿈에 펄쩍 뛴 어린이'(다이노소어)가 10년 차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성장 영화 같기도 했다. 이찬혁은 "지난 10년 동안 감사했고, 앞으로 10년·20년 이후까지 우리가 좀 더 해 먹어 보겠다"고 장난스레 포부를 밝혔다. 이수현도 "(이번 투어를 통해) 내가 살아 있는 의미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등이 생각난 것 같다"며 "콘서트를 통해 생생한 기억과 에너지를 채웠다. 데뷔 10주년인 만큼 금방 (또 다른) 콘서트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고 귀띔했다. 숱한 혼성 그룹 가운데 남매이기에 할 수 있는 '티키타카' 역시 공연의 볼거리였다. 절절한 이별 발라드를 부르면서도 눈 한 번 마주치지 않고 각자 앞만 보고 노래하는 모습은 역시 남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찬혁은 "대한민국 최고의 음색을 지닌 20대 보컬리스트"라고 동생을 소개했고, 이수현도 "악뮤의 모든 명곡을 작사·작곡한 이 시대 살아 있는 천재"라고 오빠에게 화답했다. 지난 2022년 솔로 앨범을 발표한 이찬혁은 이번 공연에서는 해당 음반 수록곡으로는 '파노라마' 한 곡만 들려줬다. 그는 기회가 되면 솔로 콘서트를 열고 싶다며 음악적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전국투어로 주말마다 두 시간 반씩 노래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여러분의 얼굴을 보면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고 감사합니다." (이수현)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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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김호중에게 신곡 선물세계적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가수 김호중에게 곡을 선물한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8일 "안드레아 보첼리는 김호중을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을 선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호중은 오는 3월 KBS 70인조 교향악단과 여는 클래식 단독쇼에서 이 곡을 선보이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안드레아 보첼리 재단의 아시아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보첼리와의 인연이 깊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김호중은 '트바로티'(트로트와 파바로티의 합성어)로 불리며 다양한 장르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김호중은 3월 중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국내 최초로 KBS 70인조 교향악단과 클래식 단독쇼를 개최한다. 이날 안드레아 보첼리와 세기의 합동 무대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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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판매 100만 장 시대 연 '동백아가씨'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국내 최초로 음반 판매 100만 장 시대를 연 대중가요 ‘동백 아가씨’를 작곡한 고(故) 백영호(1920~2003년) 선생의 평전을 소개하는 북 콘서트가 주말 부산에서 열린다. 저자인 백영호 선생의 장남 백경권씨가 아버지의 일대기를 직접 기록한 책이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인문학 복합문화공간 별관에서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를 한다고 22일 밝혔다. 고 백영호 선생(1920~2003년)은 부산 서구 출신으로, 국민가요인 '동백아가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다. 이번 북콘서트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발전을 견인해온 백영호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내과 의사인 그는 음악과 부산을 사랑한 선친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낮에는 환자를 돌보고 밤에는 방대한 자료를 분류·정리하며 글쓰기를 계속해왔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기록 작업은 5년여 끝에 360페이지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책에는 백영호 선생이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 국내 최초 음반 판매 100만장 시대를 연 '동백아가씨'의 탄생에 얽힌 사연, 작곡자로서 전성기 시절 이야기 등 한국 현대 대중음악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백 선생은 해방 이후 부산 영도의 코로나 레코드사와 남부민동의 미도파 레코드사에서 작곡가로 활동했다. 백영호 선생은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 해운대엘레지(1958)를 히트시킨 후 서울로 상경한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아가씨(1964)를 작곡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오른 후 100여 곡을 히트시켰다.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 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TV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비롯해 수많은 작곡상을 받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북콘서트는 백영호 선생이 한국 대중가요계의 정상급 작곡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저자가 직접 소개하는 1부와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특별공연하는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행사에서는 저자가 인문 강연의 형식을 빌려 백 선생이 한국 대중가요계의 정상급 작곡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소개한다. 이날 세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백 선생의 사진과 영상, 육성 녹음 파일 등을 최초로 공개해 대중가요 팬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부 행사는 백 선생의 아들·손자가 참여하는 공연으로, 저자의 반주에 맞춰 손자인 작곡가 백치웅 씨가 ‘해운대 엘레지’를 부른다. 최근 트로트 신예로 떠오른 가수 채수현 씨도 무대에 올라 ‘추억의 소야곡’을 요즘 분위기로 해석해 부를 예정이다. 공연 막바지에는 백 선생과 오랜 인연이 있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동백 아가씨’를 불러 대미를 장식한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 관장은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현대 대중가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 백영호 선생의 생애를 살펴보고 대중가요의 메카 역할을 해온 부산의 역할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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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숙, 아시아인 최초 '클래식계 노벨상'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 수상독일 에른스트 폰 지멘스 재단과 바이에른 예술원은 한국 작곡가 진은숙씨가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상금으로 25만 유로(약 3억6천만원)을 받는다.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진은숙 씨는 함부르크 음대에서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하고, 2004년 그라베마이어상, 2017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18년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2022년부터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각국의 오케스트라와 공연장에서도 진은숙의 작품을 위촉해 연주하고 있다. 독일 에른스트 폰 지멘스 재단과 바이에른 예술원이 주최하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은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1974년부터 클래식 음악 작곡·지휘·기악·성악·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해마다 1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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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 없는 거문고로 울리는 심금(心琴)지난 19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은 신년음악회 ‘새해진연:조선의 빛’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선보였다. 이 무대는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의 제190회 정기공연이자 올해 첫 번째 공연으로, 전통음악에 현대적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를 통해 감동을 더 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천재현 연출가가 연출 및 극본을 맡고, 국내 최초로 ‘LED트론댄스’를 제작하여 주목받은 생동감크루가 영상연출·제작을 맡아 미디어 아트에 라이브 연주가 더해진 황홀한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장은 하우스 오픈 전부터 기대로 가득 찬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 공연은 각각의 서로 다른 장르의 무대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출되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연출과 극본을 맡은 천재현 연출의 글을 통해 이번 무대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를 더욱 세밀하게, 그리고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음악의 빛을 배설하다’는 제목의 글에는, 각자의 마음을 다스리고 국가의 조화를 꾀했던 옛 음악, 즉 조선으로부터 전하는 음악의 뜻을 살피고 나누며 심금(心琴)을 울릴 것이라는 확신을 두고 무대를 연출했다고 적혀 있어 어떤 식으로 무대가 진행될지 기대되었다. 공연은 창작무용 ‘한밭의 여명’으로 시작되었다. 태양이 떠오르기 전 여명의 빛이 스며들듯 대전의 문화, 경제, 사회가 활짝 꽃피우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이 작품은, 박범훈 작곡의 국악관현악 ‘여명의 빛’에 대전시립연정국악단 박영애 안무자가 새롭게 안무를 짜 선보였다. 무대가 열리며 전통 궁중 무용 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꽃을 들고나와 한 몸을 이루며 아름다운 춤을 추었다. 꽃술은 작은 LED 조명으로 되어 밝게 비추는 빛으로 무대를 더 환하게 수놓았으며, 소박하지만 화려하고 힘 있는 한국적인 몸짓이 조선의 찬란했던 때를 기리며 공연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어 두 명의 광대가 등장해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며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었다. 두 광대는 조선 말기인 1865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수할 무렵부터 불린 민요이자 경복궁 및 경복궁 중건 과정을 내용으로 하는 ‘경복궁 타령’을 소개하며 시대적 배경을 비롯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 다음 무대인 ‘지경다짐, 경복궁타령, 태평가,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게끔 해 주었다. 세 소리꾼의 노래에 두 광대가 노래와 재담을 얹어 더욱 즐거운 신명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무대 뒤 배경에는 각양각색 크기의 가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 글자로 이루어진 경복궁 모양을 한 영상을 만들어 내 매우 흥미로웠다. 아름다운 미디어 아트에 관객들은 모두 감탄했고, 민요 ‘밀양아리랑’과 ‘진도아리랑’에 이르러서는 광대들이 마이크를 가지고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노래하며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무대를 만들어냈다. 다음으로 광대들은 이경윤의 ‘월하탄금도’와 거문고 악기를 실제 보여주고 설명하며 무대를 끌어 나갔다. 그들은 거문고의 명칭부터 그림에 숨어있는 뜻, 그리고 비밀까지 재미있게 알려주며 공연의 주제인 ‘심금(心琴)’에 대해 이야기했다. ‘심금(心琴)’이란 마음속 거문고라는 뜻으로, 줄이 없는 거문고를 통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곧이어 하늘의 음악으로 일컬어지던 ‘도드리’가 연주되었다. 거문고 한 대의 연주로 시작된 ‘도드리’는 점점 하나둘 악기가 들어오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나갔다. 연주자들의 호흡과 합이 잘 맞았을뿐더러, 깔끔하고 단아하며 힘 있는 현악기의 울림은 소박하며 감격스러웠다.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나타낸 영상과 자연 친화적인 미디어 아트의 변화가 더해져 무대는 더욱 신비로웠고,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던 우리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평온한 분위기에 잔뜩 빠져들 수 있었다. 특히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그 울림은 마치 바흐(Bach)의 ‘골든베르크 변주곡(Goldenberg Variation)’을 감상하는 것처럼 평온한 집중을 선사해 주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따뜻하고 편안하며, 아름다운 연주. 말 그대로 심금(心琴)을 울리는 무대였다. 이어서 광대들은 춤을 추어 역신을 물러가게 한 처용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해 주었고, ‘수제천’과 ‘처용무’가 무대에 올렸다. 쉽고 유쾌하게 설명해 준 처용 이야기는 어린이들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듣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효과적이었다. 어두운 가운데 밝은 조명이 비치며 시작한 ‘수제천’은 일월오봉도의 아름다운 미디어 아트와 배경, 그리고 물결이 이는듯한 조명 효과와 함께 웅장하고 아름답게 연주되었다. 홍주의를 입은 연주자들의 전통 음악 연주와 현대적인 미디어 아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무대는 마치 전시를 보는 듯했고, 이에 다섯 명의 처용이 등장하여 위엄 어린 춤 ‘처용무’를 추어내니 옛 조선과 현대가 이어진, 미지의 새로운 세계에 온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다. ‘광명’은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주제로 하였다. 이 무대는 심청의 ‘효’가 아닌 ‘눈 뜸’에 초점이 맞추어져 인상적이었다. 심봉사와 심청 두 사람을 넘어서, 모든 사람이 마음 안에 있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게끔 한다는, 마음을 개안한다는 의미로 꾸려진 이 무대에서, 두 명의 광대는 한 명의 소리꾼 옆에서 함께 노래했다. 두 광대는 심봉사 역을 맡고, 나머지 한 명의 소리꾼은 심청과 나머지 부분을 맡아 처연하게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불렀다. 이들은 아주 어두운 배경 가운데, 사각형의 환하게 빛나는 조명 바로 앞에서 노래했는데, 이는 마치 어두운 세계에서 눈을 뜨는 빛, 즉 ‘광명’을 상징한 것 같았다. 소리가 절정에 이를수록 조명이 더욱 푸르게 변하며 방울과 징, 타악기가 연주되어 음산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곧이어 북청사자놀음에 등장하는 두 마리의 사자가 나와 자유롭게 춤을 추며 뛰놀았고, 심봉사는 눈을 떴다. 특이했던 건, 보통 공연에서는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사, ‘(눈을)떴구나’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 무대는 모든 맹인이 눈 뜨는 장면을 그린 대목에 더욱 집중하였다는 것이다. 소리는 현대적으로 개사되어 관객들에게 복을 빌어주었고, ‘광명천지가 되었구나’라는 외침과 함께 풍물패가 등장해 마지막 무대 ‘빛의 향연’으로 이어졌다. ‘빛의 향연’에서는 ‘판굿’과 ‘장구춤’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농악에서 무대예술로 발전된 연희의 ‘판굿’에서는 몽환적인 조명과 미디어 아트와 더불어 화려한 상모돌리기, 태평소 연주, 유쾌하고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사자춤까지 나와 신명 나는 무대를 선보였다. 바로 이어 무용수들이 선사한 ‘장구춤’은 아름답고 화려한 몸짓으로 강인하고 한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장구춤이 공연되는 동안 무대 뒤에서도 연희패의 타악기가 같이 연주되어 더욱 풍성한 음악을 만들어 주었고, 무대는 점점 발전되어 연희패와 무용수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춤추며 더욱 화려하고 아름다운 ‘판’을 이루어 냈다. 신명 나는 한판 대동춤을 통해 자리에 모인 모두가 전통 예술로 하나 되어 화합한 이 무대를 통해, 올 한해의 액운을 모두 물리치고 안녕을 기원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이 땅을 울린 찬란한 우리 음악 유산, 그리고 그 음악 속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화려한 미디어 영상과 함께 선명하게 만나볼 수 있던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신년음악회가 막을 내리자,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저마다 즐거운 무대였다며 기분 좋게 퇴장하였고, 밝은 얼굴로 서로의 덕담을 빌어주었다. 천재현 연출은 연출의 글에서, ‘여러분의 귀한 거문고 심금(心琴)과 충분히 공명하기를 바란다’며 본인의 거문고를 조율한다고 전했다. 보이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마음속 거문고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로 마음을 다스리며 즐거이 살아갈 수 있게끔 힘써준 공연 관계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대전시립국악원이 앞으로 보여줄 이 시대의 가장 전통답고 현대적인 무대를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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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 민인기 씨 임명문화체육관광부는 24일 자로 재단법인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 민인기 강릉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1962년생)를 임명했다. 신임 단장의 임기는 2024년 1월 24일부터 2027년 1월 23일까지 3년이다. 민인기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은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거쳐 미국 뉴욕대학교 합창지휘 석사, 미국 남가주대학교(USC) 합창지휘 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1995년부터 2009년까지 호남신학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또한 수원시립합창단(’02~’15)과 울산시립합창단(’15~’19), 강릉시립합창단(’21~’24. 1.) 등 20년 이상 공립예술단체 예술감독으로 활동해 온 합창음악의 전문가이며 현재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지난해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국립합창단은 한국 합창음악의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공연뿐 아니라 합창음악 레퍼토리 발굴,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 국립예술기관”이라며, "신임 단장은 학계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오랜 기간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립합창단의 예술적 발전과 위상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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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적로' 내달 3일 국립부산국악원서 공연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은 악·가·무 종합 고품격 국악공연 '토요신명 2024'를 2월부터 선보인다. 그 시작으로 초청 기획공연인 음악극 ‘적로-이슬의 노래’를 2월 3일 오후 3시, 오후 7시 30분 총 2회 예지당 무대에 올린다. 음악극 '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80~1947)와 김계선(1891~1943) 두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우리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두 음악가의 예술혼을 통해 필멸하는 시간 앞에 불멸을 꿈꾸었던 예술가의 삶을 그려낸다. 특히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국립국악원의 전신)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잘 알려진 김계선을 국립부산국악원에서 만나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음악극 적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배삼식의 대본이 아름답고 힘 있는 전통음악과 최우정 작곡의 노래로 다시 태어나 매력적인 혼종성을 드러내 전통예술계에서 음악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가 정영두의 뛰어나고 섬세한 연출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이번 부산 공연에는 서울 공연에서 열연을 펼쳤던 배우들이 다시 참여하여, 보다 깊어진 연기와 음악을 선보인다. 대금산조 창시자인 명인 ‘박종기’역은 재치 있는 입담과 연기력을 갖춘 이상화가 맡아 열연을 펼친다. 이왕직아악부 간판 스타이자 박종기의 지기지우(知己之友)인 김계선 역은 국립부산국악원의 간판 소리꾼인 정윤형이, 신비롭고 베일에 싸인 기생 ‘산월’역에는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정가를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는 국악인 하윤주가 맡아서 연기한다. 또한 이승훈, 한림, 박명규, 김준수, 여상근, 황경은 등 초연부터 뛰어난 연주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대금 연주자 박명규는 조부 박병천, 부친 박환영의 뒤를 이어 적로의 주인공인 박종기 집안의 음악 계보를 잇고 있는 후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연관람은 취학아동이상으로 관람료는 A석 10,000원, B석 8,000원이다. 사전예매는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을 통한 온라인 및 전화로 예매할 수 있으며, 공연관람 및 할인 등 상세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문의)051-81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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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안무에 작곡가 노래선물까지…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불행의 종소리, 행복의 종소리, 한 번도 결코 날 위해 울리지 않네!" 등이 굽은 흉측한 외모를 숨기고 살아온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가 자신의 운명을 비관하며 소리친다. 사랑하는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마음을 직접 전할 수 없는 콰지모도는 울리는 종소리에 마음을 담는다. 무용수들은 콰지모도의 마음을 대변하듯 무대에 설치된 커다란 종 3개에 매달려 온몸으로 종을 흔들었다.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무용수들이 위태롭게 몸을 웅크렸다 펴기를 반복하자 종은 더욱 크게 흔들리며 감정을 더했다.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화려한 안무는 볼거리 이상이었다. 수 세기 전 파리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군무는 인물들의 감정을 전하는 또 하나의 대사였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집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대작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도 2005년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이번 시즌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어 공연으로 열리고 있다. 작품은 콰지모도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인간의 위선과 욕망을 그린다. 추한 외모를 지녔지만 가장 순수한 마음을 지닌 콰지모도, 처음 마주한 인간적인 욕망 앞에서 고뇌하는 프롤로 주교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계각층의 인물이 등장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에 맞게 안무 역시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 안무가 마르티노 뮐러는 현대무용, 곡예, 발레, 브레이킹이 혼합된 안무로 상황에 맞는 분위기를 전달한다. 파리 부랑자들의 우두머리 클로팽이 파리의 혼란스러운 현실을 설명하는 노래 '기적궁'에서는 브레이킹 안무가 돋보였다. 클로팽은 철제 구조물 위에서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한편 무용수는 머리를 땅에 지탱하고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헤드스핀 동작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야기 전반을 이끄는 탄탄한 안무와 음악은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빛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이날 공연에서 프롤로를 연기한 민영기는 종교적 신념과 에스메랄다를 향한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복합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관객을 몰입시켰다. 프롤로가 에스메랄다를 향한 저주를 퍼붓는 노래 '파멸의 길로 나를'에서는 애절한 목소리로 인간적인 감정을 뿌리치지 못하는 마음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무대 위 돌기둥들이 몸을 옥죄는 장면에서는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연기가 돋보였다. 에스메랄다를 연기한 유리아 역시 섬세한 감정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무대에 홀로 올라 진정한 사랑에게 모든 것을 바치겠다 노래하는 곡 '살리라'에서는 확신에 찬 힘있는 목소리로 감정을 전달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오른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는 즉석 노래 선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안기기도 했다. 코치안테는 "저와 작사가 뤼크 플라몽동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려 했을 뿐 성공을 바라고 작품을 만들지 않았다"며 "무대를 만들어준 모든 스태프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전쟁도 일어나고 있고 힘든 상황인데,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며 '살리라'를 즉석에서 무반주로 열창했다. 이어 배우들을 이끌고 대표곡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공연은 3월 24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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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유태평양 스타 소리꾼,남성창극 '살로메' 선사한다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가 김준수, 유태평양 ·김수인·정보권·서의철·이정원 등 스타 소리꾼들이 총출동한 남성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인 남성창극 '살로메'를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한다고 22일 밝혔다. 작품은 세례자 요한을 사랑한 공주 살로메와 이를 둘러싼 헤로데 왕가의 뒤틀린 욕망을 그려낸다. 극본을 맡은 고선웅이 원작을 극단적인 결말로 각색하여 재탄생시켰다. 정은혜가 소리로 만들었다. 스타 남성창극 배우들과 5명의 코러스, 7명의 라이브 연주자들이 강렬하고 극단적인 비극을 선보인다. 공연에는 '판소리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준수를 비롯해 윤제원, 유태평양, 김수인, 정보권, 서의철, 이정원 등 창극 발전을 이끌어 온 소리꾼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원작의 여성 캐릭터인 공주, 왕비 등도 연기한다. 주인공 살로메는 김준수, 윤제원이 더블캐스팅 됐다. 프랑스어로 쓰인 원작 '살로메'가 창극으로 재탄생하며 선보일 매력에도 기대가 모인다. 작창가 정은혜가 극본을 바탕으로 소리를 만들었다. 정은혜는 "익숙한 창법을 조금 내려놓고 '대사에서 시작된 소리'라는 전제를 두고 작업을 했다"며 "치밀한 대사와 밀도 있고 힘 있는 어조에 선율을 얹어 극적인 상황과 인물의 정서를 표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쟁(김슬지), 첼로(이호찬), 태평소·피리·생황(차승현), 전자기타, 피아노, 타악기가 그로테스크한 음악을 선보인다. 비슷한 비율로 구성된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는 서로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불협적인 사운드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낸다. 작곡은 김현섭, 음악감독은 국립극장 여우락 예술감독이자 서울예대 교수인 이아람이 맡았다. 이 밖에 안무에는 뮤지컬계 스타 안무가 신선호가 맡았다. 의상에는 세계적인 명성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참여했다. 이상봉은 인물의 특징과 성격이 잘 드러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동서양이 만나고, 남과 여가 하나가 된다는 콘셉트를 담은 의상을 제작했다. 김시화 연출가는 이번 작품의 모든 인물을 남성 배우로 구성한 데 대해서 "남성창극은 이전에 없던 실험적 도전"이라며 "예술적인 측면에서 성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시대의 코드를 반영한 새로운 시도이고, 전통공연 창작의 가능성을 높이고 대중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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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 출신 '동백아가씨'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인문학 복합문화공간 별관에서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를 한다고 22일 밝혔다. 고 백영호 선생(1920~2003년)은 부산 서구 출신으로, 국민가요인 '동백아가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다. 이번 북콘서트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발전을 견인해온 백영호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장남인 백경권씨가 아버지의 일대기를 직접 기록한 책이다. 내과 의사인 그는 음악과 부산을 사랑한 선친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낮에는 환자를 돌보고 밤에는 방대한 자료를 분류·정리하며 글쓰기를 계속해왔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기록 작업은 5년여 끝에 360페이지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책에는 백영호 선생이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 국내 최초 음반 판매 100만장 시대를 연 '동백아가씨'의 탄생에 얽힌 사연, 작곡자로서 전성기 시절 이야기 등 한국 현대 대중음악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백영호 선생은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 해운대엘레지(1958)를 히트시킨 후 서울로 상경한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아가씨(1964)를 작곡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오른 후 100여 곡을 히트시켰다.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 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TV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비롯해 수많은 작곡상을 받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북콘서트는 백영호 선생이 한국 대중가요계의 정상급 작곡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저자가 직접 소개하는 1부와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특별공연하는 2부로 나눠 진행된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 관장은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현대 대중가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 백영호 선생의 생애를 살펴보고 대중가요의 메카 역할을 해온 부산의 역할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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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일한국문화원, 독일의 미래 외교관 대상 한국문화 소개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양상근)이 17일 독일연방 외교부의 인턴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독일의 미래 외교관이 될 인적자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일찍부터 대한민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문화원은 △ 양국의 수교 역사에 대한 이해와 △ 한국의 문화 체험 등 2개의 세션으로 나눠 한국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140년에 달한 양국의 수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원에서 진행 중인 수교 140주년 특별전 ‘독일, 한국을 만나다>(Deutschland trifft Korea)’ 전시 작품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양국이 수교하던 1880년대 조선시대의 사진부터 현대 대한민국의 모습까지 변화 과정을 감상하며 눈부신 경제적, 문화적 성장을 일궈낸 대한민국의 저력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이어진 한국문화 간담회에서는 1915년 ‘고요한 아침의 나라’ 라는 책을 출간하여 100여 년 전 한국의 모습을 서양에 소개한 노베르트 베버 신부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애국가 작곡가 프란츠 에케르트 등 한국과 독일을 이어준 독일인들에 대해 알아보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진행된 현대 한국문화 체험 시간에는 △ 한글 이름 쓰기, △ K-Pop 댄스 워크숍, △ 한국음식 체험 등 참가자들이 우리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젊은 참가자들에게 맞춰 기획된 케이팝 댄스 체험 시간에는 여느 케이팝 팬들처럼 음악에 맞춰 흥겹게 댄스를 배우고 즐기는 모습들을 보였다. 현재 독일의 연방외교부는 약 80명의 대학생 인턴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과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다. 주독일 한국문화원은 지난해부터 독일 외교부와 협력하여 인턴십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오고 있다. 양상근 주독일 한국문화원장은 "독일의 미래 인재들에게 대한민국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미래 양국 관계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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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문화재단 한일전통음악, 화합 공존하는 신년음악회(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16일, 정효문화재단과 서울남산국악당은 혼조 히데타로와 그의 제자인 혼조 히데지로, 혼조 히데에이지를 초청,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한일신년음악회 '한일전통음악의 흥과 멋'을 개최했다. 혼조 히데타로는 샤미센 혼조류를 창시한 일본 샤미센 연주의 대가이다. 정효문화재단 주재근 대표는 이번 공연을 두고 "2024년 한국과 일본 모두 청룡의 힘찬 기운으로 새로운 도약과 상생을 도모하고, 양국의 우정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특별 기획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나라로, 각국의 전통 예술이 발전하는 데 있어 상호 교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혼조 히데타로가 보여줄 일본 전통문화의 멋을 느끼고, 한국 전통 음악과 어떤 차이나 공통점이 있을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관람하였다. 무대는 총 8곡으로, 혼조 히데타로와 제자들이 연주한 세 곡과, 정재 ‘포구락’, 경기민요 아리랑 연곡, 대금산조, 판소리 흥보가, 설장구 총 다섯 가지 한국 전통 예술 무대로 꾸려졌다. 아쉬웠던 것은 일본 전통 음악으로는 혼조 히데타로와 제자들이 연주한 샤미센, 코큐만 볼 수 있었던 대신 한국 전통 예술은 장르를 나열하는 데에만 애썼다는 것이다. 물론 각국의 전통을 펼쳐내는 느낌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라고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 전통음악이 교류하고 화합한다는 느낌보다는 개개인 발표회처럼 다양성에만 치중된 느낌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전통이 더욱 화합하는 무대로 꾸려졌다면 더 뜻깊은 신년음악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민요 소리꾼 김세윤의 사회로 공연이 시작됐다. 이번 공연에는 국회한일의원연맹(의장 정진석) 의원 39명과 정부 인사가 초청됐고, 일본인 관객도 상당수라 일본어로 인사 멘트를 준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김세윤은 유쾌하고 깔끔한 진행으로 쉽게 설명해 주어 무대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첫 무대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화동정재예술단의 당악정재 ‘포구락’으로 열렸다. 어리지만 절제 있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한국 무용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그 외에도 김찬래의 경기민요 아리랑 연곡과, 민영치의 서용석류 대금산조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 민영치는 재일교포 3세로, 주로 장구 연주자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9년간 서용석 선생에게 직접 사사 받은 서용석류 대금산조를 선보여 대금 연주자로서 매력 또한 드러내었다. 두 번째 무대였던 ‘샤미센-코큐를 위한 "카키로히”’에서는 샤미센뿐 아닌 ‘코큐’ 연주를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샤미센은 일본의 전통 현악기로, 발현악기이지만 손가락으로 뜯지 않고, 바치(撥)라는 채를 이용해 연주한다. 화려함은 덜할 수 있으나 깔끔하고 오묘한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코큐’는 샤미센보다 작은 일본의 찰현악기로, 두 줄로 이루어져 있으며 활을 사용하여 연주해 우리나라 전통 악기인 해금과 비슷하다. 코큐 음색은 일본답기도, 서양답기도 했는데, 바이브레이션이나 다이내믹 부분에 있어서는 마치 바이올린 소리와 비슷했지만,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면서도 끈질기고 동양적인 오묘한 매력이 묻어났다. 신기했던 것은 활로 이어지는 소리를 내는 동시에 현을 뜯어 두 가지 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이하고 다양한 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보며 더욱 일본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 곡은 코큐가 주선율을 연주해 나가고, 샤미센 두 대로 리듬 패턴을 연주하거나 함께 어우러지는 진행이었다. 세 연주자는 긴 천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정성스레 악기를 연주했다. 차분하게 예를 갖추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통해 음악에 대한 그들의 진심을 볼 수 있었다. 곡은 평온하면서도 긴장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샤미센 두 대는 기본적으로 거의 같은 패턴의 리듬 형태를 연주했다. 동일한 음을 함께 연주하다가도, 화음으로 나누어지는 등 다양한 변화를 주었다. 특히 이 무대는 어딘가 음울하고 기묘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요나누키 선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요나누키’는 일본 전통 음악에서 자주 쓰이는 선법으로, 자연 단음계에서 ‘레’와 ‘솔’이 빠진 ‘라,시,도,미,파’의 다섯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엔카’에서 많이 쓰이며 우리나라 트로트에서도 그 음계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 곡에서는 이러한 마이너틱하고 반음계 진행이 많은 ‘요나누키 선법’이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처량한 느낌과 일본만의 특수한 색채를 물씬 느껴볼 수 있었다. 판소리 소리꾼이자 한양대 교수인 조주선 소리꾼의 ‘흥보 박 타는 대목’은 관객들의 환호와 즐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시원하고 신명 나는 소리로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고, 소통하며 ‘얼씨구’, ‘얼쑤’ 같은 추임새가 무대에 가득 차 마치 판소리의 원형인 ‘마을소리 판’에서 다 함께 즐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수현이 이끄는 조선락광대 단원들이 선보인 ‘우도설장구’ 또한 흥겨움을 더해 주었다. 서로 간의 완벽한 호흡과 깔끔한 타법, 섬세하고 화려한 역동적 에너지는 새해를 더욱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편애’는 혼조 히데타로가 테라야마 슈지의 시 ‘열 가지 색의 사랑’에서 영향을 받아 만든 곡이다. 혼조 히데타로의 샤미센 연주 뒤에는 제자 혼조 히데지로의 풍성한 뒷받침이 있었다. 스승의 음악에 누가 되지 않고자, 또한 더욱 좋은 음악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그의 연주에서 확연히 드러났고, 그 덕분에 분명 샤미센 두 대로 연주하는데도 마치 한 대로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곡에서는 특히 혼조 히데타로가 노래하고 시를 읊어 더 인상적이었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마치 영화나 극을 보는 느낌을 받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곡 또한 요나누키 선법이 활용되었고, 그에 더해 반음계를 다양하게 사용하여 더욱 풍성한 울림과 화성적 특징을 드러냈다. 마지막 곡 ‘전심’은 2016년, 혼조 히데타로가 내한하여 국립국악원에서 공연했을 당시 만들어진 곡으로, 한국과 일본의 교류와 양국 전통음악 계승의 발전을 기원하는 작곡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이 무대에서는 민영치가 장구와 소금을 연주하여 샤미센, 코큐와 함께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는 소금의 강한 바람 소리로 시작했다. 한국적 사운드와 주법, 시김새가 사용되었지만 동시에 일본 전통 음계나 긴 호흡의 농음 등이 연주되어 마치 일본 전통 관악기 샤쿠하치가 연상되기도 했다. 샤미센의 낮고 간결한 음의 조합, 코큐의 길고 차분한 호흡, 그리고 소금 연주와 장구의 울림이 어우러져 평화롭고 여유로운 감상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특징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 ‘예(禮)’를 갖추는 숭고한 정신과, 전통 계승 및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명인들의 꾸준한 열정은 각국의 전통 예술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가치였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양국의 전통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무대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화합하고 상생하며 오래된 귀중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그 힘으로, 우리는 더 오래, 그리고 함께 예술로 즐거이, 깊이 있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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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2월 예술의전당서 ‘로드리고,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 연주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로드리고,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을 2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올린다고 18일 밝혔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작곡가에게 샘솟는 영감이 된 스페인의 음악을 소개한다. 스페인 땅에 깃든 춤곡과 노래는 작곡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스페인의 전통은 새로운 음향과 음률에 실려 세상에 태어났다. 스페인의 전통적 리듬과 음향의 부활을 꿈꾼 샤브리에와 로드리고, 악기의 다채로운 음향을 탐구한 드뷔시와 라벨의 음악으로 만난다. 작은 음향으로 관현악 무대에서 주목받기 힘들었던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선보이는 무대이자 캐스터네츠, 색소폰, 첼레스타 등 다양한 악기의 향연으로 낯선 음향의 세계를 탐구한다.먼저 샤브리에의 ‘에스파냐’로 포문을 연다. 프랑스 토박이였던 샤브리에는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난 뒤 그곳에서 접한 이국적 정취를 관현악곡 에스파냐에 기록했다. 훗날 구스타프 말러는 이 작품을 가리켜 ‘현대의 시작’이라고 할 만큼 단순한 선율이 스페인의 다채로움을 입고 화려하게 그려진다.클래식 기타와 오케스트라가 만나는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 역시 눈길을 끈다. 무대에 오르는 기타리스트 밀로시 카라다글리치는 데뷔 음반 ‘지중해’(Mediterraneo, DG, 2011) 발매와 동시에 영국 클래식 음반 차트 1위를 차지한 화제의 인물로, BBC 뮤직 매거진 선정 ‘지난 세기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6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악단과의 첫 조우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기타의 유려한 기교와 오케스트라의 폭발적인 음향이 만나 관객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2부에서는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와 라벨에게 영감을 준 스페인의 전통을 만난다. 먼저 연주될 드뷔시의 ‘관현악을 위한 영상’ 가운데 ‘이베리아’에는 스페인의 민속 리듬과 선율이 작품에 녹아 있다. 드뷔시가 스페인에 머문 것은 불과 몇 시간밖에 되지 않지만, 스페인의 이국적인 풍경은 그의 음악적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캐스터네츠와 탬버린 등 세비아의 춤곡 리듬과 목관 금관악기의 유머스러운 연주가 특징이다. 원곡은 제1곡 ‘지그’, 제3곡 ‘봄의 론도’까지 총 세 곡의 모음곡이지만, 제2곡 ‘이베리아’는 발췌해 자주 연주되곤 한다.공연의 대미는 라벨의 ‘볼레로’가 장식한다. ‘볼레로’는 스페인의 민속춤이다. 작품은 스네어 드럼의 규칙적인 리듬에 맞춰 악기가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라벨은 클래식 음악에서 고정적으로 사용돼 오던 변주나 발전의 개념이 아닌, 반복과 확장으로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완성해 냈다. 섬세한 앙상블과 색소폰, 잉글리시 호른 등 특색 있는 악기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자, 국립심포니의 각 악기군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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