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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145)<br> 분청철화어문병편쏘가리 문양은 문양인데 이규진(편고재 주인) 생선회 중에서 비싸기로 말하자면 쏘가리회를 배놓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 탓인지 나이가 들도록 그동안 한 번도 시식을 해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여름 지인의 지인되는 분의 안내로 난생 처음 바로 그 유명한 쏘가리회를 먹어 볼 기회가 있었다. 충주에서 단양 쪽으로 가다 남한강 강변에 위치한 어느 민가였는데 간판도 없는 곳이었지만 쏘가리 전문점으로는 너무도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었다. 그 곳에서 맛본 쏘가리회와 매운탕의 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회는 비린내도 나지 않고 꼬들꼬들해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쏘가리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계룡산 분청철화중에는 물고기 문양이 더러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압권은 단연코 쏘가리 문양이라고 할 수 있다. 몇 줄의 날카로운 선으로 그려내는 쏘가리 문양은 그야말로 극대화 된 추상무늬의 대표를 보는 듯한 느낌인 것이다. 쏘가리는 한자로 궐어(鱖魚)라고 하는데 궐(鱖)자가 대궐의 궐(闕)자와 음이 같아 잉어와 마찬 가지로 출세 또는 고귀한 신분에 대한 꿈과 바람을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인간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상징적 문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신동국여지승람>에는 공주목 특산으로 쏘가리를 기록하고 있어 계룡산 분청철화에 쏘가리 문양이 보이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늘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나는 물고기 문양이 들어간 도편을 꽤 여러 점 갖고 있다. 청자도 있고 분청도 있고 백자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계룡산 분청철화 중에서도 쏘가리 문양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무언가 화룡점정 중에서도 눈알이 빠진 듯한 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근래 계룡산 분청철화에 쏘가리 문양아 들어간 도편을 한 점 구했다. 와, 그렇다고 하면 평소의 한과 원을 푼 것일까. 그렇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쏘가리 문양은 문양인데 온전치가 않은 것이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제대로 살아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머리와 몸체는 없고 뒷지느러미와 꼬리 부분만 살아 있어 쏘가리 문양 자체로도 불완전품인 것이다. 하지만 두텁게 바른 백토 분장이며 먹빛에 가까운 쏘가리 문양이며 조각이 난 병편이라고는 하지만 온전했을 당시의 정취랄까 여운을 느끼기에는 충분해 아쉬운 대로 감사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을 듯싶기도 하다. 계룡산 분청철화 쏘가리 문양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무더운 여름날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민가에 앉아 쏘가리회와 매운탕으로 입맛을 다시던 일이 어제 일 같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당시 그런 호사를 누리게 해주었던 지인의 지인이 되는 분을 그 후 한번도 뵙지를 못해 지금까지도 여간 미안한 것이 아니다. 서울의 어느 맛집에 앉아 회포라도 풀며 지난번에 있었던 배려와 고마움을 되갚을 기회가 있어야 할텐데 그런 기회가 졸연히 없을 것 같아 이 또한 숙제 중의 숙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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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강부원이 내놓은 '40가지 사건·사고로 보는 20세기 한국'강부원 작가는 책과 영화의 영역을 넘나드는 인문학자이자 역사 콘텐츠 작가다. 대표 저서로는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진격의 독학자들' 등이 있다.(편집자 주) 삶은 사건의 연속이다. 과거는 특정한 사건들의 연쇄로 기억된다. 우리는 보통 개별적이고 사소한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때로는 사회적으로 크고 중요한 사태를 맞닥뜨리기도 한다. 사적인 세계와 공적인 영역은 그렇게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연루돼 있고, 또 끊임없이 교섭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삶이 외력의 개입 없이 홀로 무관할 수 없으며,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역시 대중의 욕망과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굴러가는 경우가 많다. 즉, 우리가 살았던 시간들은 ‘사적인 흔적’인 동시에 ‘공적인 기록’인 셈이다. 사람들은 대개 돌아올 수 있을 만한 길을 선택해 떠난다. 어떤 이들에게 삶이란 운명을 건 모험일수도 있지만, 보통의 치들에게 하루하루란 그저 견뎌야 하는 순간이며 평탄히 지나길 고대하는 시간일 뿐이다. 우리는 "오늘만 대충 수습하자”를 인생의 신조로 삼는 평범한 존재들이 묵묵히 숨 쉬고 있는 일상의 세계를 살고 있다. 하지만 매끈하게 다듬어진 길만을 무한정 편안히 걸어갈 수 있는 인생 또한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한 위험을 만나고 험난한 고비를 겪게 된다. 그렇게 경험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모여 우리 삶의 ‘주름’과 ‘굴곡’이 만들어진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지난 역사적 사건들과 우리 삶은 연결돼 있고, 우리의 일상 역시 그 사건들로 인해 크게 바뀌어 왔다. 사건과 사고의 영역에서 ‘공(公)’과 ‘사(私)’는 명확하게 분별되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의 공적 사건들을 뉴스로 읽고 듣거나 멀리서 바라만 보고 지나간다. 그러다 별안간 어떤 사건의 소용돌이에 직접 휘말려 역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물론 드문 일에 해당한다. 시대의 한복판에서 군중의 일원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한 목소리로 외쳤던 경험들도 누구나 한두 번쯤 가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일상의 시간이 특별한 역사가 되는 순간이 있었던 셈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1960년대 부정선거를 반대했던 청년들과 1980년대 독재타도를 외치던 대학생들과 2010년대 광장에 모여 다시 또 민주주의를 외쳤던 시민들의 사회적 기대와 미래에 대한 희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개인의 삶이 뒤흔들리거나 공동체의 가치관과 생각들이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특별한 순간들이 모여 우리 사회는 변화하고 성숙해 왔다. 그 시간들을 관통하는 힘과 노력이 한데 모여 선을 긋고 줄을 이으면 그것이 바로 역사가 된다. 어떤 사건들은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기도 하며, 또 어떤 사고는 집단 전체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일으키거나 모두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지난 수십 년 간 대한민국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빛나는 발전과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사람이 죽거나, 어느 한 곳이 크게 무너져 치부가 드러날 때까지 참고 견디는 것만을 미덕으로 아는 야만의 사회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제 곪아터진 문제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뒤늦게나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나쁜 습속들을 버리려는 의지를 지닌 성숙한 시민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공동체의 선한 의지를 무색케 하는 반동의 움직임도 여전하다. 음험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사회적 위험들은 도처에서 개인의 삶을 위협하고, 시민들의 자유와 평등을 끈질기게 억압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비참하게 죽거나 악다구니 속에서 살아야 하고,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도 허다하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무참한 사건과 사고들이 연속되는 비정한 세계이다. 변화와 혁신이 그저 뜻대로 마음대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한국의 근현대사는 똥 구더기가 들끓는 오물 속에서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 위한 몸부림의 과정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견고한 듯 보이지만, 어느 한 쪽이 살짝 균형을 잃어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위태로운 곳이기도 하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라지만, 우리가 살았던 지난 시간들은 불행하게도 아름답고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세계가 물론 볼썽사나운 다툼과 갈등으로만 점철된 것만은 아니었다. 고단함을 기꺼이 감수해냈던 사람들의 인내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수렁으로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숱한 무명(無名)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들을 통해 우리가 살았던 시간들을 돌아보련다. 어쩌면 너무 빨리 잊어버리거나 금방 기억하지 못하게 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꺼내 본다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결국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잘 모르고 지나친 소소한 사건들에서부터, 누구나 기억할 만한 큰 사고들까지 그 안에 숨겨진 복잡하고 섬세한 의미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그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가치와 애써 외면했던 진실이 거기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이제 우리가 살았던 시간들을 거슬러 돌이켜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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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 화백의 춤새(92)<br>황경애 명무의 이매방류 살풀이춤 춤사위이매방류 살풀이춤 국가무형유산 '살풀이춤'은 맺고 풀어냄이 기본이 되면서 춤사위 하나하나 손끝에서 발끝까지 에너지가 표출된다. 동작의 연결은 전혀 무리가 없는 자연스러운 음직임과 대삼소삼의 구분이 분명하다. 또한 살풀이춤은 고고한 개성의 청아한 멋과 정중동의 유려함이 살아 숨쉬는 춤이다. 황경애 국가유산 '살풀이춤' 이수자 (사)우봉춤보존회 이사 (사)마리소리음악연구원 사무국장 어울사랑예술단 예술감독 황경애의 전통춤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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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세중과 전위예술(12) <BR> 극단 민족 제2회 공연 '목소리' (1971년)민족운동의 일환 극단 '민족은 발기취지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민족극 수립을 목표로 창단한 이래 단원 모두 민족극 이념을 체득하는데 경주해 왔다. 우리들은 우리의 좋은 연극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인가? 먼저 그 어휘상의 개념을 정의한다든가, 희곡적 현실로부터 연극적 현실에 이르기까지 정밀하게 연구되야 하고 나아가 연극 내용의 수용과 그 예술형식 창조의 상화(相和)에서 이루어져야 할 우리 나름대로의 연극예술의 방향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향 모색의 행위는 하나의 사회문화운동이요, 민족운 동의 일환에서 부터 근본적으로 출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연극은 하나의 철저한 메디아(media) 예술로서 민중을 통한 생산의식에 그 목적과 의의가 있다고 보아진다. 민중과 함께, 민중으로 부터, 민중에 의한 민주적이며, 자율적인 풍요사상(豊饒思想)과 그 밑바탕을 일깨우고 그들의 염원을 승화하고 의지를 행동하고 있는, 이른바 민속극의 극예술 형식을 볼때 더욱 오늘의 '마당극'의 타당성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마당극이라 함은 우리의 제반 전통극 속에 나타나는 극형식 (Theatricalism 사회이념 통념)을 생현(生現)하여 그 그릇 속에 오늘을 담고 마당, 거리, 학교 그 어느곳이던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유동성 있게 움직여 나가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비판하면서 함께 즐기는 극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당연히 상화(Ensemble)로 통하는 서사적 극법(敍事的 劇法=Epic drama)과 시사성(時事性)이 있는 내용과 유형화(類型化)된 사회계층적 인물들의 희화화(戱畵化)를 통한 풍자놀이 내지 투쟁 놀이의 성격을 띄게 되는 것이다. 바야흐로 바깥 세계의 추세는 점차 프로쎄니움극장(Proscenium arch)으로부터 소극장으로, 언더그라운 드(Under ground) 연극운동으로 전개되면서 주입적이며 인도주의적 내용과 기승전결(起承轉)의 감상적 인 극법(Aristotle적)으로부터 지양하여 구체적 생활의 단면에 이르는 서사적이고 극히 비판적이며 참여적 극예술(Anti-Aristotle적)의 진보를 고무해가고 있다. 이러한 시민사회를 바탕으로 발전을 본 서구 극예술의 결실(추이)이 오늘날 이미 민주사회의 바탕과 함께 자연 타당성의 연극으로 생선된 우리의 마당극과 모든 면에서 그대로 조인트(Joint)되고 있는 점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 속에 응혈져 있는 연극정신의 평등사상(平等思想)과 극예술 형식을 찾지 못하고 서구형식의 예술과 그 현대성만을 모방하는 안일하고 취향적인 우리 연극 현실에 마당극을 내놓으면서 극단 민족의 마당극에로의 발돋움이 사회진보를 위한 민중의 총회적 의지와 투쟁의 역사를 증언하고, 나아가 민족 광장에로의 점진적 기점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마당극 '목소리' 풀이 (1) 마당굿의 의의-이번 공연의 서두를 장식하는 남사당의 풍물놀이(농악)로 한바탕 마당굿을 하고 그 다음은 단원 모두가 나와 등거리 잠뱅이 바람으로 그간에 익힌 탈춤의 몇가지 사위로서 굿마당을 흥겹게 놀아 본 다음, 열기 어린 무대 위에 우리 목소리의 진상을 심각하게 풀어놓고 다함께 마당재판을 가져보자는 마당놀이, 우리 연극과 전혀 유리되어 있는 우리의 가락과 사위를 원래의 '굿놀이 속으로 불러드리는 마당극에로의 접근을 시도한다. (2) 어려운 점-극단 민족이 주체적으로 버리는 민족운동의 일환인 마당극 운동은 도시같은 조건하에서는 소극장 운동이라고 볼 수 있기에 보다 많은 뒷일이 요구된다. 때문에 마당극 씨리즈의 두번째가 되는 윤대성작 목소리는 조명과 효과등의 무대 위에서 극복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어디가든 가서 짐을 푸는 곳이 곧 무대가 되어야 할 자세와 훈련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3) 뜻 -첫번째 공연인 연암선생의 호질은 사회계층의 유형화된 인물(Typical personality) 과의 갈등이 빚어내는 민중의 꾸짖는 '소리'라고 보면 '목소리'는 한계상황까지 몰아 세우고 조여드는 소리들을 고발하며 절규하는 소리로 볼 수 있다. (4) 내용-'목소리'의 내용은 민속극에서처럼 세마당으로 나누어져 각 마당은 마당마다 서로 달리 현 사회의 단상을 그리고 있되 옴니버스(Omni-bus) 형식으로 되어 앙상블(Ensemble)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의 진정한 목소리가 한마당 한마당 지날 때마다 점점 그 맥을 잃어가고 있거나 빼앗겨가고 있는 혹독한 사회현실을 고발극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5) 줄거리-부모님의 강경한 고집과 현실주의적 아짐에 의해 성악(聲樂)을 포기하고 아나운서 인생을 선택한 김형서는 진정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빼앗기고 살벌한 황금주의와 기계와 같은 이기주의 물결에 휩쓸려버린 민중들과 그리고 마침내는 고도로 발달된 인간분석의 횡포적 도마 위에까지 끌려가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를 고발하고 스스로 끌려가 미쳐버리는 현실적 비극을 그리고 있다. (6) 연출-연출형식은 이러한 내용을 민속극에서 나타나는 고발음(첫 맹세 지꺼리)을 캐내고 일인이역 이상의 배역 (유형적 전달자)을 과감하게 처리하고 장치를 없애고 등 퇴장을 자유롭게하여 객석과 직결한 다음 효과의 공포성을 삽입시켰다. 더욱이 풀이 ①에서처럼 마당굿을 앞뒤에 넣어 강렬한 배합을 꾀하였다. ■「목소리」 공연은 검열관계로 공연되지 못했음. 출연자: 박순종, 백인철, 유경아, 최주봉, 오길주, 최명환, 이인영, 우윤자, 조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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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 화백의 춤새(91)<br> 춤꾼 한지윤의 '전통굿거리춤' 춤사위전통굿거리춤 진주교방춤의 춤맥을 이어온 예인 김수악의 예술혼을 담고자 시작된 전통굿거리춤은 굿거리장단에 맨손춤과 자진굿거리장단의 수건춤으로 구성된다. 김수악의 구음 원본을 그대로 사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후 송화영에 의해 김수악 교방춤 양식체계를 갖춘 춤사위와 움직임을 기반으로 무대화되고, 김은희에 의해 체계화 되는 과정에서, 재해석되어 예술적 체계를 확립하여 전통춤으로서의 예술적 가치를 완성하였다. . 김수악의 굿거리춤의 즉흥무를 송화영이 어깨 넘어 학습하였고, 이에 송화영이 김수악의 굿거리춤을 재구성하여 '기방굿거리춤' 또는 화문석 5장 입춤을 구성하였다. 송화영의 굿거리춤을 추었던 김은희가 송화영의 굿거리춤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 현재의 전통굿거리춤으로 전승되고 있는 전통춤이다. 전통굿거리춤을 재구성한 김은희는 춤 구성에서 구음과 춤사위의 조화로움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1986년 송화영이 재구성하여 송화영의 공연에 김은희의 찬조출연으로 '진주굿거리라는 제목으로 초연되었고 이후 김수악이 직접 '전통굿거리춤'이라고 제목을 지어주었다. 현재 김은희 재구성으로 작품이 전수, 보존되고 있다. 전통굿거리춤의 반주 음악인 김수악 소리의 선경춘풍 음악과 춤사위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였고, 춤의 내면과 외면의 구성은 김수악이 표현하는 구음의 고저와 울림의 운영체계와 춤사위를 함께 하여 전통굿거리춤을 정립하기에 이른다. 전통굿거리춤의 춤사위는 정(靜)·중(重)·동(動), 동(動)·중(重)·정(靜)의 전통춤의 움직임 양상을 가지며 단전의 호흡을 시작으로 하체 움직임으로 끌어올린 호흡은 상체 움직임으로 확장되어 연계되어 움직이는 순환적 구조를 갖는다. 참고:한지윤의 "전통굿거리춤의 춤사위 분석 연구"한양대석사논문(2023년) 한지윤 단국대학교 문화예술학과 박사과정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 전수자 전남무형문화재 진도북놀이 전수자 (사)대한문화예술진흥협회 사무국장 및 상임이사 (사)한국전통춤협회 이사 2023년 제9회 불교무용제전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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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93)<br>강원도아리랑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랑 얼씨구 노다노다 가세. 십오야 뜬 달이 왜 이리 밝아 산란한 이 마음 달랠 길 없네. 풀벌레 구슬피 우는 밤에 다다미 소리도 처량쿠나. 아주까리 정자는 구경자리 살구나무 정자로 만나보세. 감상 아리랑에 대하여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은 ‘아리랑…’ 또는 ‘아라리…’ 및 이들의 변이를 여음(후렴 또는 앞소리)으로 지니고 있는 일군(一群)의 민요로, 아리랑이라는 명칭은 이들 여음에서 비롯하고 있다. 아리랑은 남과 북에 고루 분포되어 있고, 국외 180여 개 동포사회에도 널리 향유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활동하던 독립군들이 부른 '독립군아리랑'을 비롯하여 '연변아리랑' 등이 전승되어 오고, 멀리 소련시대 우즈베케스탄, 카자흐스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들의 '고려아리랑', 러시아 사할린 한인들의 '사할린아리랑'도 전해지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노랫말에서 ‘십오야 밝은 달’과 ‘풀벌레 우는 밤’을 강조어로 뽑아 고체로 도드라지게 하고 후렴과 더불어 세 구절을 민체로 흘려 잇달아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사단법인 한국서예술협회 회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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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45)<br>한국 최초 '도깨비 학회', 아·태 도깨비 초대하다아시아태평양 도깨비 몇 마리 도깨비학회 슬로건 '이론과 실천'| 실천 앞세우지 않는 이론은 한여름 밤의 꿈일 뿐이요 이론 전제하지 않는 실천은 망나니의 칼춤일 뿐이다 어둠 속에 도깨비불이 있듯 칼잡이들과 붓잡이들이 상호 넘나들며 연대를 희망한다 6월 초 한국 최초로 '도깨비학회'를 결성하고 소소한 국제학술포럼을 열었다. 도깨비가 한국 고유의 호명법이라 세계 최초의 학회라 해도 무리는 없겠다.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어 당분간 학회를 이끌 처지가 되었다. 학회원들에게 보낸 감사의 인사말 중 해외 발표문에 대한 논평 일부를 옮겨두고 그 의미를 새겨둘까 한다. 참고로 조자룡의 왕도깨비 유산에 대한 김영균(도깨비학회 고문)박사의 기조발표 및 세계의 가면에 대한 김정환(도깨비학회 고문)소장의 기조발표 등 흥미진진한 국내의 발표가 있었다. 지면 활용상 이 발표들은 따로 기회를 만들어 소개해 드리기로 하겠다. 뜻하지 않게 일본 및 해외 연구자들도 다수 가입신청을 해주어 고무적이었다. 미약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창대한 미래를 예비하는 듯하다. 윤열수 명예회장, 나승만 명예회장, 박전열 명예회장, CEO 곡성 도깨비마을 김성범 촌장의 축하 논고 및 메시지를 비롯해 내가 줄곧 주문하고 강조해온 것은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유언 같은 언설을 동원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우리 학계가 잃어버린 것이라고나 할까. 현장에서 수십 년 수백 년 헌신해 온 사람들의 에너지를 우리 사회에 올곧게 피드백시키는 실천을 게을리 했다는 반성이라고나 할까. 도깨비학회가 내건 슬로건 '이론과 실천'을 재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실천을 앞세우지 않는 이론은 한여름 밤의 꿈일 뿐이요, 이론을 전제하지 않는 실천은 망나니의 칼춤일 뿐이다. 베트남의 도깨비와 중국동북지역의 출마선(出馬仙) FPT대학교 레티응옥깜 교수가 발표해준 베트남의 도깨비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베트남 동화에 나오는 도깨비들은 대부분 사악하지만 바보같은 성격의 도깨비들도 있다. 14세기 전설집인 <린남찍과이(Linh Nam chich quai)>, <비엣디엔우린떱(Viet dien u linh tap)> 등 여러 문헌에 나오는 정령의 특징을 소개해주었다. 아주 거대한 존재,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화하는 존재, 사람을 속이면서도 경쟁에서는 필경 사람에게 지는 존재 등이 그것이다. 길림시 조선족민속문화연구회 소속 전경업 선생이 발표한 출마선(出馬仙) 또한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중국의 자연신앙은 신(神), 선(仙), 요(妖), 마(魔), 귀(鬼), 괴(怪)에서 정령(精靈)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순차적으로 보면 요(妖)부터 우리 도깨비의 범주로 포섭할 수 있겠으나 칼로 두부 자르듯 구획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지하듯이 일본의 오니(鬼)가 여기서의 귀(鬼)에 해당한다. 재작년 도깨비포럼에서 탄지아 교수가 "중국의 도깨비는 신령한 신(神)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캐릭터"라는 뉘앙스로 발표했을 때 가졌던 의문을 이 발표를 통해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의 도깨비를 산해경 정도의 범주로 포착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발표였다고 생각된다. 발리의 오고-오고(Ogoh-ogoh)와 교토의 요괴 족자카르타 소재 만달라 국제문화연구센터장 정지태 선생이 오고오고에 대해 발표해 주었다. 인도네시아 사카력으로 새해 첫날은 발리의 침묵의 날이라고 하는 '녀삐(nyepi)'이다. 오전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집에서 기도하고 명상하며 침묵의 날을 보낸다. 그 전날 이브에는 다양한 도깨비를 만들어 가믈란을 연주하며 시가행진을 한다. 1912년경 흑백사진, 발리 여인들 앞쪽에 짚으로 만든 오고오고가 보이는 것을 보면 역사가 오래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오고오고는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사진 속의 트로피는 마을간 지역간 경연대회의 존재를 말해준다. 말레이시아 인기 만화 우핀&이핀도 오고오고의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형상의 오고오고도 제작한다. 오고오고를 우리의 도깨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해 보이지만, 이 축제와 오고오고 제작의 배경에 트리 히타 카라나(Tri Hita Karana)가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것은 발리 힌두교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기도 한데, 세 가지 관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신과 인간의 조화, 인간과 인간의 조화,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그것이다. 헤이안죠가쿠인대학 박미경 강사가 발표해준 교토의 요괴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일본은 요괴학회, 오니학회 등 정령 관련 연구결과가 축적되어 있는 곳이다. 지금도 더욱 깊게 추적하는 이들이 많으며, 이를 기반 삼은 각양의 축제들이 열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도깨비 나마하게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은 여러 지면을 통해 내가 주목한 부분이기도 하다. 발표자는 교토 이치죠거리의 요괴 관련 장소와 축제 등의 사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소개해주었다. 필리핀 드웬데를 통해서 보는 서생과 상인의 감각 세인트루이스대 베카림 눌루드 교수 발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두웬데의 서식처가 숲이나 나무 많은 집이나 언덕이라는 점, 이들을 밭의 정령, 언덕의 정령, 땅의 사람들 등으로 부른다는 점, 눈이 한 개라거나 큰 코를 가졌다거나 귀중한 보석의 소유자, 구애하는 처녀의 공유,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는 등 우리 도깨비와 친연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키반이라고 부르는 등 지역적으로 이름이 달리 나타나기는 하지만 풍요다산을 인간에게 제공해준다는 점은 공통적인 듯하다. 우리가 도깨비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나 할까. 맞고 틀리고의 문제보다는 도깨비가 서식하는 현장에서 나름대로 평생을 바쳐 고구해 온 이들의 기운을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 피드백시키는 일이 더욱 긴요하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어디 도깨비뿐이겠는가. 전통이라는 무엇인가를 붙들고 분투해온 이들, 예술이라는 무엇인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오신 분들, 혹은 문화예술이라는 범주로 포섭할 수 있는 모든 것들과 모든 사람들, 길 잃거나 찾지 못해 헤매는 수많은 고학력 연구자들, 우리는 이들의 에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크기로 우리 사회에 나눌 수 있었나? 혹은 그리할 수 있도록 구성하거나 배려하였나? 나도 이론을 재구성하고 분석하는 학자 그룹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이론과 학문을 넘어 사회현상이며 정치며 군사며 혹은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의 모든 일이 이와 다르지 않다. 도깨비학회가 모토로 내걸고 있는 '서생의 문제의식' 속에서 '이론'을 재구성해내고 '상인의 현실감각'으로 '실천'을 창조해내는 그런 기운생동이 흘러넘치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미약한 첫걸음이 예비하는 창대한 미래가, 싸목싸목 무논의 소걸음처럼 굿거리장단으로, 그렇지만 탄탄하게 올 것이라고 믿는다. 칼보다 붓(펜)의 힘이 크다고들 말하지만, 사실은 우리네 전통적인 생각에 비춰보면 틀린 말이다. 칼과 붓이 역(易)의 대대성(對待性)을 가질 때 그 본연의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어둠 속에 도깨비불이 있듯, 궁창의 어둠 속에서 빛을 끌어내듯, 칼잡이들과 붓잡이들이 상호 넘나들며 연대하기를 희망한다. 필리핀 베카림 눌르드 교수가 정령 드웬데의 특징을 요약하며 말한 바가 오랫동안 내 귓전에 남아 있다. "우리가 무엇을 믿든, 우리는 항상 지구의 공유 공간에서 존중하고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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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김법국국악상' 후보 3인, 심사종로 국악로 지킴이 김뻑국(김뻑꾹예술단) 단장 2주기를 맞아 뜻있는 국악인들의 발의로 ㈜국악신문이 주최하는 제1회 ‘김법국국악상’ 제정에 따른 첫 수상자에 대한 심사가 12일 인사동에서 열린다. 이 상의 취지는 1970,80년대 군부대 위문공연과 노인위안 무료공연 300회라는 기록으로 ‘국악 봉사’ 실천과 ‘정선아리랑전수소’ 운영 등으로 강원도 민요와 재담을 보급한 공적의 김 단장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국악신문 측은 일반적으로 제자들에 의한 스승 추모에만 목적을 둔 국악상과는 다르게 국악을 통한 봉사정신을 기리는 상을 주목하여 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후보 3인을 대상으로 심사를 한다. 수상 결정자는 상금과 상패가 주어지고, 특별공연과 음반 제작을 지원 받는다. 한편 수상자에게는 의무도 부여된다. 하나는 향후 이 상의 운영위원으로 위촉되어 안정적 수상 운영 기반 마련을 위해 적극 활동해야 한다. 둘은 년 2회 이상 ‘국악 봉사’ 공연 등 활동을 해야 한다. 셋은 김 단장의 추모사업에 기여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이다. 심사의 주안은 바로 이 세 요건의 수용, 실천 능력 검토이다. 심사위원은 이재옥(한연연회 회장) 이동희(농민문학관 관장) 김중현(국립민속국악원 원장) 김지연(국악신문 이사), 김경순(국악방송 작가) 김연갑(아리랑연합회 이사장), 이상 6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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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정책 없는가?”지난 9일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은 국민적 관심사였다. 취인 후 1년 9개월 만에 변명의 기회를 갖고 ‘불통’ 끝내기 회견인데다,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란 점에서 향후 3년간 국정운영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생의 어려움이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라며 남은 임기 동안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겨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하였지만 결과는 글쎄다. 담화 형식의 모두 발언으로 대국민 매시지를 발표했다. 여기에서는 국가 균형발전이 국가 성장 동력이라는 메시지와 일과 육아 양립 환경 든든하게 조성한다는 다짐 등을 내놓았다. 당연히 국민의 삶을 진작시키는데 여야가 없고, 여야와 소통을 늘려 민생분야에 성과를 내겠다고도 하였다. 약 20여 분간 발표하였다. 그리고 1층 브리핑룸으로 내려와 주제 제한 없이 1:1 질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통령은 "질문을 충분히 받도록 하겠다”고 했고, 대변인(진행자)은 "국민들께서 궁금해 하실만한 사항들을 대통령이 직접 소상하게 답변드리 시간으로 하겠다”라고 하였다. 정치현안,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로 나누어서 질문을 해달라고 하였다. 첫 질의자는 통신사 뉴시스 박미영 기자로부터 시작하여, TV조선 조성호 기자를 마지막으로 75분 정도의 질의를 마쳤다. 의료계 문제 해결 복안, 협의체 제안에 대한 입장, 양도세 관련 기장 왜곡상황, 징벌적 과세 완화 문제, 외교, 군사 문제 등이 질의되었다. 그런데 우리 국내 기자 중에 반드시 짚어야 할 주변 3국과의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것은 북한의 핵동결 문제이고, 중국과의 경색된 관계 개선문제와 일본과의 긴 숙제인 강제동원 문제 처리 같은 질의였다 이런 문제는 사실 어떤 현안보다도 기본적이고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기자회견이란 주목되는 자리에서 거론함으로써 매시지의 파급력이 큼으로 제기되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문화분야이다. 물론 ‘사회분야’에 포함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는데, ‘문화 체육 관광’을 포괄한 ‘문화분야’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문제국면은 문화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에서 돌출된 의제는 아니더라도 포괄적 의제를 내어 그 중요성을 공유해야 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실은 문화의 저력을 모르거나 무시한 것이고 기자들은 그 중요성을 무시했거나 담론 구성력을 갖지 못해 이 의미 있는 기회에 의제화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정과 언론에게 묻는다.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은 없는가?” 이를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실로 실망스러운 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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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세중과 전위예술(11) <BR>민족 극단, 출발(出發)과 시안(試案)연극을 조금씩 알면서부터 내가 내한 연극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히는 것 이 큰 문제거리었다. 취향과 맛, 흥분과 아집, 방황과 안일 그리고 구제 될 길 없는 부분별 등 횡설수설하여 적당히 넘어가는 잊었음에 시간들은 무섭게 그만큼 요구되는 입장을 피하는데 급급했다. 결국 나는 몇가지 시안(試 내놓을 수 밖에 없고 나가신 가상 무대위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느니. 한국 연극사를 이들어 보면 연극이 사회현실로 부터 줄곧 외면해 왔을뿐 아니라 단지 탈출구만을 찾아 억지 당위성을 내세우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애초에 자유분방한 무대를 정리, 백열등의 조명 아래로 들어서면서부터 개인적 인간의 내용을 추구하는데 온갖 푸념을 주입하며 또는 어느 작은 분야의 지식층으로 몰려 타협과 안일성에 습관을 들어버린 것 같은 풍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나마도 얼마나 많은 연극인들이 갔고 또 지나가고 있는가? 역사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선각자는 반드시 있어야 하거늘. 요는 지금의 문제다.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느냐 하는 문제다. 과정없는 성숙은 없다. 그러나 그 과정을 밟는 목표는 있어야 하겠다. 민족극 수립의 길이다. 그것은 큰 의미의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연극의 본 바탕을 찾고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창조하자는 말이다. '극단 민족'의 취지는 바로 그런 점에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극단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황활원 형께 감사드리며, 연암 박지원 선생의 호질은 정말로 훌륭한 작품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역사의 내용이어 민중들의 하염없는 소리들도 가득 차 있다. 연암의 호랑이는 민중의 법원과 의지를 담은 산신각의 호랑이요 민중을 지키며 민중의 편에서 민중과 함께 민중의 눈과 입이 되는 인간적인 호랑이다. 그러나 곧 호랑이는 잠자고 몸부림치고 갈증을 느끼며 깨어가고 스스로 과오에 대한 책임까지 자각하는 선량한 민중을 뜻한다. 물론, 이런 내용 은 전통 민속극의 내용과 흡사할뿐 아니라 사회계층을 유형화한 예술방식까지 같으며 오늘날의 사회상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나의 연출은 '소리'와 '유형'에 치중하여 오늘날의 것으로 끌어와 심는다. 시안(試案)이다. 출발(發)이다. 함수 1마당(잠자는 호랑이) 2마당(술수에 말려드는 호랑이) 3마당(잘못건드린 호랑이) 4마당(깨어나 분노하는 호랑이) 5마당(심판받는 호랑이) 출연자 : 공경구, 박순종, 백인철, 임석구, 이인영, 유경아, 용현, 이규복, 최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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