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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물관서 특별전,'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산수화의 기원인 백제 문양전을 선보이는 전시가 인천공항에서 열린다.국립부여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박물관에서 ‘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 특별 전시를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이번 특별전은 최근 국외 전시 출품 순위에서 압도적 1위(22회, 1960~2019년)를 차지한 백제 문양전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물로 소개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별전은 백제인의 빼어난 감각과 고난도의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8종류의 문양전을 진품으로 선보인다.백제인들은 산수, 연꽃, 구름, 봉황, 용, 도깨비를 소재로 다양한 문양전을 만들었다. 그중 산수무늬 벽돌에는 산수화처럼 산과 나무, 하늘과 물, 누각과 사람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문양전은 백제인이 꿈꿨던 이상 세계를 표현해 산수화 기원이 되는 작품으로도 일컬어진다. 전시는 2개 주제로 구성됐다. 1부 '백제 문양전의 발견'에서는 1937년 충남 부여군 규암면 외리에서 농부가 처음 발견한 백제 문양전 역사를 소개한다. 조선총독부에 의해 보름 만에 긴급 조사된 발굴 이야기와 문양전 150여 점 수습 과정에서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도 볼 수있다. 2부 '백제 문양전의 특징'에서는 백제 문양전이 배열과 조합에 따라 2종 또는 4종으로 짝지어지는 독특한 구성을 소개한다.산수무늬·산수봉황무늬 2종의 벽돌을 나란히 배열하면 세 봉우리 바위가 산 모양을 이루고, 용무늬·봉황무늬·연꽃무늬·연꽃구름무늬 4종의 벽돌을 모으면 중앙에 하나의 꽃잎이 형성된다.박물관은 "백제인들이 품었던 이상향의 세계 ‘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특별전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개하게 돼 더욱 뜻깊다"며 "신선이 사는 세계를 꿈꾼 백제인의 공간에서 여행의 설레임과 함께 잠깐의 휴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내년 3월29일까지 인천국제공항 탑승동 3층에 있는 인천공항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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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박물관, 미술관 관람권 박미법 개정안 발의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비례대표)은 장애인의 박물관, 미술관 관람 활성화를 위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1일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은 제9조의3 장애인 편의성 보장을 통해 박물관, 미술관의 설립 및 운영자는 장애 유형 및 정도 등에 특성에 따른 적절한 편의와 장애인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법률은 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 보장이 권고에 그치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 지원의 근거도 미비해 장애인의 박물관 미술관 향유를 촉진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김예지 의원이 대표발의 한 개정안은 제9조의3 장애인 편의성 보장에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이 박물관 또는 미술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적절한 편의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서 장벽 없는 박물관, 미술관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매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이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 확대와 예산증액을 이끌어낸 바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정부의 변화를 지자체와 민간으로 확산시켜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을 한층 더 두텁게 보장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예지 의원은 이어 "헌법은 모든 국민이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점을 천명하고 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이 문화,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며 "법률로 규정된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이 박물관과 미술관 등 우리 삶 주변에서 더욱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법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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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회 학술상 금관상.... 조효식·권영우·허형욱12회 국립중앙박물관회 학술상 금관상 수상자로 조효식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권영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허형욱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국립중앙박물관회에 따르면 조 학예연구사는 '신라 성곽 연구-수창군 호국성의 위치 비정', 권 학예연구사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당문서가 부착된 삿자리(葦席)의 복원-투루판(吐魯番)문서 및 대곡문서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허 학예연구관은 '예천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의 불교신행내용과 ’주역‘괘상표현'으로 금관상을 받는다.은관상 수상자는 김혁중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윤종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명세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강삼혜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 안선규 안동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 정대영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사, 신용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김지호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원이다.특별상은 국립진주박물관의 '조선무기 특별전 화력조선', 국립공주박물관의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장려상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금란지교, 위대한 동맹'이 받는다.국립중앙박물관회 학술상은 전국의 국립·공사립박물관 학예직 및 직원의 논문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올해는 연구논문 26편, 전시도록 12편 등 38편이 응모했다. 시상식은 오는 9일 오전 11시30분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2강의실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회는 기부, 기증을 통해 박물관 전시, 연구, 교육 등을 후원하는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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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 뮤직컬 '아리 아라리' ....20일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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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정선아리랑 소재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한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 공연이 5월 20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펼쳐진다. 아리 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을 현대적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창작 뮤지컬이다. 조선 시대 산골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경복궁 중수를 위해 떠나는 떼꾼들의 여정 등을 무용, 노래, 연기, 타악 연주와 전통 연희 등으로 꾸며낸 게 특징이다. 이처럼 전통 예술과 현대미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호평받고 있다.아리 아라리는 K-뮤지컬, 글로벌 공연예술 콘텐츠를 표방하며 신개념 뮤지컬 퍼포먼스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각 분야 전문 배우들이 오디션을 거쳐 제작진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특히 이번 공연은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설립 15주년 기념 기획 공연이자, 애들레이드 프린지 참가 귀국 공연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아리 아라리는 올해 3월 호주에서 열린 ‘2023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에 코리아 시즌 작품으로 처음 참가해 아츠씨어터 공연장에서 총 7회 공연을 선보였다. 그 결과 애들레이드 프린지 2023 위클리 어워드 수상 성과를 거두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아리 아라리는 아름다운 선율과 오감을 만족시킬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한 공연이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창작 뮤지컬이자 뮤지컬 퍼포먼스로 명성을 높이고 있으며, 성별·연령·언어의 한계를 초월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흥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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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박물관협회, 'K뮤지엄 속 K컬처 세계화 전략 방안' 세미나한국박물관협회는 오는 5월1일 오후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민국, 리더 국가를 위한 K-뮤지엄 속 K-컬처 세계화 전략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문화강국과 리더국가로서의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기 위한 한국박물관협회 운영지원 확립과 대한민국 박물관 발전을 위한 제도·정책개발을 목표로 우리 박물관의 현재를 살펴보고 개선 방향에 대하여 고민해 보고자 마련된 자리이다.한류 등 글로벌 시대 문화 리더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 박물관 문화의 세계화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위한 사업 확대, 예산지원 등의 운영 활성화를 통한 한국박물관협회 역할 강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발표는 △배기동 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의 <글로벌 한국문화 (K Culture)의 지속을 위한 한국식 박물관 (K Museum) 발전 전략>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이성석 남가람박물관 관장의 △박신정 하슬라미술관 관장의 <대한민국 문화강국을 위한 문화대중화센터로서의 뮤지엄의 역할-젊은달 와이파크의 사례>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 관장의 <문화로 여는 글로벌 시대의 K-뮤지엄> △신좌섭 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의 <국민의 이익을 위한 사립 박물관·미술관의 현안 과제와 개선방안> 발표가 이어진다.발표 후에는 발표자와 함께 △박선주 영은미술관 관장을 좌장으로 △서정욱 심장박물관 관장 △안연민 한국미술관 관장과 함께 청중이 참여하는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더욱 다양한 논의를 끌어낼 예정이다.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글로벌 한국문화의 지속을 위한 한국식 박물관 발전 전략'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한다. 이성석 남가람박물관 관장은 'K-뮤지엄 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한 한국박물관협회의 뮤지엄 정책'을 논한다. 박신정 하슬라미술관 관장은 '대한민국 문화강국을 위한 문화대중화센터로서의 뮤지엄의 역할-젊은달 와이파크의 사례'를 발표한다.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 관장은 '문화로 여는 글로벌 시대의 K-뮤지엄', 신좌섭 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은 '국민의 이익을 위한 사립 박물관·미술관의 현안 과제와 개선방안'을 설명한다. 이후 발표자들은 서정욱 심장박물관 관장, 안연민 한국미술관 관장 등과 함께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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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93)<br> 백자천지현황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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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리랑 소재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 19일 티켓 오픈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한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 공연이 5월 20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펼쳐진다. 이에 4월 19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티켓, 네이버 예약을 통해 티켓 예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리 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을 현대적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창작 뮤지컬이다. 조선 시대 산골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경복궁 중수를 위해 떠나는 떼꾼들의 여정 등을 무용, 노래, 연기, 타악 연주와 전통 연희 등으로 꾸며낸 게 특징이다. 이처럼 전통 예술과 현대미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호평받고 있다. 아리 아라리는 K-뮤지컬, 글로벌 공연예술 콘텐츠를 표방하며 신개념 뮤지컬 퍼포먼스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각 분야 전문 배우들이 오디션을 거쳐 제작진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설립 15주년 기념 기획 공연이자, 애들레이드 프린지 참가 귀국 공연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아리 아라리는 올해 3월 호주에서 열린 ‘2023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에 코리아 시즌 작품으로 처음 참가해 아츠씨어터 공연장에서 총 7회 공연을 선보였다. 그 결과 애들레이드 프린지 2023 위클리 어워드 수상 성과를 거두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아리 아라리는 아름다운 선율과 오감을 만족시킬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한 공연이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창작 뮤지컬이자 뮤지컬 퍼포먼스로 명성을 높이고 있으며, 성별·연령·언어의 한계를 초월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흥행이 기대된다. 아리 아라리 공연은 4월 19일부터 인터파크, 네이버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5월 7일 이내 조기 예매 시 4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 65세 이상이라면 신분증 지참 시 똑같이 4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아울러 초·중·고 학생 또는 용산구민이라면 학생증, 신분증 소지자에 한해 30% 할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단체 관람은 예술과마음으로 전화 문의해 별도 예약할 수 있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민족 고유의 사상과 리듬 그리고 정조를 지닌 민요, 아리랑의 발상지 강원도 정선.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정선아리랑의 전승·보존과 창조적 활용을 통해 정선아리랑의 진흥 및 가치를 제고하고 군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문화 복지 증대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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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89)<br> 분청철화호편계룡산 산마루턱의 산빛이 이규진(편고재 주인) 일제강점기에 가마터를 발굴한 것은 계룡산 분청사기도요지가 유일하다. 조선총독부에 의해 발굴이 된 후 조사보고서는 1929년 3월25일 <계룡산록도요지조사보고(鷄龍山麓陶窯址調査報告)>라는 이름으로 발간이 되었다. 아주 오래 된 것인데다 시판된 적도 없다보니 구경조차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꼭 갖고 싶은 책 중의 하나여서 오매불망하다 결국은 포기를 하고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복사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금의 고궁박물관 자리에 있을 때였는데 어느 날 지하 서고를 방문해 보니 마침 책이 있었다. 양해를 구한 후 책을 갖고 나와 인근의 문방구점에서 복사본을 만들어 지금까지 간직해 오고 있다. 계룡산 분청사기도요지는 1992년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에 의해 공동으로 2차 발굴이 이루어졌고 93년에는 보완조사가 실시되었다. 그런가 하면 2007년에는 정밀지표조사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그 동안의 여러 가지 미비점들이 보완되었는데 그 결과물이 2007년 <계룡산 도자기>라는 제목으로 발간이 되었다. 이에 따라 1929년에 나온 <계룡산록도요지조사보고>는 그 가치가 반감되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편뿐이 아니라 도자 관련 책자에도 관심이 많은 터라 가치가 저하되었다고는 해도 나는 지금도 기회만 있다면 이 책을 손에 넣고 싶은 심정이다. 계룡산 분청사기도요지라고 하면 아무래도 분청철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다른 지방의 가마터에서도 분청철화를 혹간 볼 수 있지만 여기로 흔적만을 남기듯 조금 사용해 본 것과 전문적으로 널리 사용된 계룡산 가마터의 분청철화와는 어짜피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계룡산 분청사기도요지의 분청철화라고 하면 나는 일명 쏘가리라고 하는 물고기 문양이 인상에 남는다. 따라서 이 문양이 있는 도편이라도 한 점 갖고 싶어 오랜 세월 관심을 가져보았지만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어서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분청철화호편은 몸체의 반쪽만 남은 것이다. 입술은 일부 남아 있지만 굽은 아예 없어져 버렸다. 몸체에는 귀얄을 분장하고 3단으로 나누어 아래 위로는 연판문을 중앙에는 초문을 철화로 장식하고 있다. 크기로 보아 단지에 가까운 것인데 온전했더라면 차호 같은 것으로 사용했으면 적당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기물이다. 계룡산 분청사기도요지에 대해서는 도록 등 여러 가지 자료들을 갖고 있는데 이처럼 아래위로 연판문을 돌리고 중앙에 초문을 장식한 수법은 좀처럼 보기 힘든 양식이어서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나름의 멋과 맛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청철화하면 계룡산계룡산 하지만 이 것은 사실 막연한 이름이다. 생각해 보라. 계룡산이 어디 어느 동네 뒷동산은 아니지 않은가. 정확히는 계룡산 밑 학봉리가 맞는 것이다. 물론 학봉리에도 한두 군데 가마터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을을 통과하며 좌우로 널려 있고 동학사 아래 여관촌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이야 물론 흔적이 미미한 곳이 많겠지만 이처럼 대단위 가마터가 산재해 있고 분청철화를 대량으로 만들어 낸 곳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고 보여 진다. 분청철화호편은 가마터에서 직접 만난 것은 아니다. 어느 지인에게서 양도를 받았을 터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당시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언젠가 가마터를 돌아보고 자료도 찾아보고 하니 이 정도만 해도 여간 귀한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잘 보관해 오고 있는 중이다. 도편이라고는 하지만 온몸에 꽉 찬 느낌의 철화 문양을 보고 있노라면 학봉리 마을 입구의 어여쁘게 생긴 교회 건물이며 흰 구름 둥실 떠가던 계룡산 산마루턱의 산빛이 가마터와 더불어 손짓해 부르고 있는 듯싶어 지금도 마음이 설레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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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공연예술축제 4월 개막국립중앙박물관이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공연예술축제 '2023년 박물관문화향연'을 4월부터 10월까지 개최한다.박물관문화향연은 박물관이 2014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관람객 대상 무료 공연이다. 올해는 4월 장애인의 날 기념 음악회를 시작으로 박물관 내 열린마당·으뜸홀 등에서 총 16회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첫 번째 공연은 4월8일 서울오케스트라와 장애인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음악회로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개최한다. 이날 공연은 5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6명의 장애인 연주가가 친숙한 클래식과 영화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7월에도 장애인 연주자와 관람객을 초청하는 공연을 마련하여 장애인들의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5월과 6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클래식과 국악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7월과 8월에는 해금플러스 공연과 기타리스트 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마련됐다. 가을 시즌에는 9월 양방언 그룹 공연과 10월 군악?의장대 공연이 준비됐다. 특히 올해 박물관문화향연은 국립 문화예술기관과 연계하는 '국립의 품격' 공연, 박물관에서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보너스 같은 공연이란 의미의 '우리모두 강약중박약' 공연, 장애인·소외계층 등 문화향유 기회가 적은 관람객을 초청하는 '함께해요 박물관' 등 3가지 주제 공연으로 구성됐다.국립중앙박물관은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모두 해제된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찾아 전시와 함께 지난해보다 더욱 풍성해진 박물관 공연을 즐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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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아리랑 등 인류무형문화유산 활용 공연 작품 공모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다양성과 예술적 가치를 대중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인류무형문화유산 활용 공연 - 우수 공연 작품 공모’를 진행한다. 이번 공모는 기존에 제작·발표됐던 종묘제례악, 판소리, 가곡, 농악, 남사당놀이, 아리랑 등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종목을 활용한 작품 중 총 4개 작품을 선정해 지원한다. 선정된 작품은 공연 규모에 따라 최대 1천5백만 원의 지원금과 공연을 위한 추가 지원을 받게 되며, 오는 10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리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 무대를 통해 재공연으로 대중에게 선보이게 된다.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목들을 유형 유산의 보고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채롭게 경험하는 축제로 전통예술의 정수인 원형 공연부터 시대상이 반영된 창작공연까지 여러 무형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다. 2018년 첫선을 보인 이래 5년간 6만 5천여 명의 관객이 찾았으며, 유·무형 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행사로 대중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종목을 활용한 공연을 통해 전통공연예술을 활성화하고, K-컬처의 뿌리이자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김삼진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우리나라는 총 22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라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종목의 멋을 전할 역량 있는 전통공연예술 단체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라고 전했다. 공모 접수는 4월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며 공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www.kotp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580-3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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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설 이전, 문화의 힘으로 지역소멸 막는다"지역 문화 지켜야 지역 소멸 막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한 문화 분야 비전을 담은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23일(목)에 발표했다. MZ세대의 자기 지역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과 감수성을 고양해 지역발전 원동력으로 삼아 ‘문화의 힘’으로 지역 소멸을 막는다. 이를 위해 슬리퍼를 신고 서점·카페·공방 등에서 문화를 누리는 ‘15분 문화슬세권’을 1만 곳 조성하고, 국립오페라·발레·합창단 등 예술단은 101개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은 공모사업 가점 우대 및 정책특례 부여로 문화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법정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5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박보균 장관은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진다. 지역 주민의 문화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경제, 교육보다, 문화에 투자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라며, "오늘 발표한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여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문화매력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이끌어내겠다.”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자문과 지역순회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핵심 국정 가치인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정책비전을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으로 제시하고 현재 각 10%p로 나타나는 읍·면지역 주민과 대도시 주민 간 문화예술관람율 및 여가생활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p 내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실현할 3대 추진전략은 ▲ 대한민국 어디서나 자유롭고 공정한 문화누림, ▲ 지역 고유의 문화매력 발굴·확산, ▲ 문화를 통한 지역자립과 발전이며, 11대 추진과제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전체 문화시설 수 뿐 아니라 국립 문화시설 수도 저조하여 문화향유의 ‘양’과 ‘질’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속관(충주·진주), 국가문헌보존관(평창) 등 주요 국립문화시설 5곳을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신규 및 이전 건립하고, 현재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발레단·합창단 등의 지역 순회공연은 지난해 81개 지역에서 올해 101개 지역으로 25% 확대되어 지역 주민들을 찾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 주요 소장품의 순회전도 지속 추진한다.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지난 10월부터 올 2월까지 총 54만 명이 관람하는 등 지역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공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문화도시’ 등 지역 지원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서점, 카페, 공방과 같은 일상공간에서도 소소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15분 문화슬세권’을 조성한다.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서 3,407곳의 동네 문화공간이 탄생했고, 2027년까지 약 1만 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약 80개 지역 중소형 서점에는 문화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 갤러리 및 유휴 전시공간 60여 곳에 다양한 시각예술콘텐츠를 제공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지역별 특색 있는 공간들이 문화공간으로 재발견된다. 거제도는 지역 내 5개 해수욕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마다 문화생활의 지형이 확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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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9만 명, 2022년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 관람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 부산,경남의 4개 기관에서 열린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을 약 49만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해도 문화 향유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자 6개 지역 7개 기관에서 지역순회전을 개최해 지역과 함께하는 고품격 문화 현장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보균 장관은 올해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지며, 지역 주민의 문화 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 지방에서도이건희 컬렉션 같은 고품격 전시가 계속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지역순회전시의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2021년 4월, 국보·보물을 비롯한 문화재와 거장의 명작 등 시대와 장르를 망라한 수집품 약 2만 3천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에 문체부는 국정과제인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를실현하기 위해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 활용 정책을 수립하고,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현대미술관과 연계한 지역거점 박물관·미술관에서 지역순회전을진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유산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열었고, 이를 토대로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부산, 경남 3개 지역에서 국립광주박물관, 광주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 등 4개 기관과 협력해 지역순회전을 개최했다. 그 결과 관람객 49만여 명이 다녀가 문화 향유에 대한 지역민의 큰 기대감에 부응하는계기를 마련했다. 문체부는 올해도 2월부터 울산, 대구, 대전, 경기, 청주, 전남 6개 지역 7개 기관을 순회한다. ▲ 울산시립미술관(2. 16.∼5. 21.), ▲ 대구시립미술관(2. 21.∼5.28.), ▲ 국립대구박물관(4월∼7월), ▲ 대전시립미술관(6월~9월), ▲ 경기도미술관(6월∼8월), ▲ 국립청주박물관(7월∼11월), ▲ 전남도립미술관(8월∼10월)에서 지역순회전을 개최하고 ’24년까지 지역순회를 이어간다. ’24년 이후에는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으로 더욱 풍부해진 우리 국가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국(워싱턴·시카고)과 영국(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국외 전시를 마련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문화 향유에 대한 국민의 높은 열망을 확인함과 동시에 대규모 기증으로 풍부해진국가문화유산 활용의 확장성을 제시해주는 모범 사례가 되었다." 며 "내년까지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이고품격 문화 현장을 즐기고 기증문화의 교감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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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안동 하회탈·병산탈, 보존처리 완료…박물관 특별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의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은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으로 총 13점이다. 안동의 하회마을과 병산마을에서 조선후기까지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관리하다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후 국립중앙박물관과 안동시립박물관에서 보관·관리했다. 한국의 가면은 대개 바가지나 종이로 만든 것이 많은데 안동 하회탈과 병산탈은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종이를 바른 다음 안료를 칠해 색을 낸 것이 특징이다. 안동 하회탈과 병산탈은 2020년 정기조사 당시 시간이 흘러 표면에 이물질이 두껍게 달라붙어 있거나 일부 안료가 들뜨고 나무가 갈라지는 등 손상이 확인됐다. 이에 기탁자인 하회마을보존회와 협의 하에 2021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정밀 상태조사와 과학적 분석,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X선과 적외선 촬영을 통해 내부 구조를 파악했다. 탈의 표면 오염물을 제거하기 위해 건식과 습식 방법으로 세척을 진행했다. 들뜬 안료 표면에 저농도 아교를 도포하는 안정화 작업, 갈라진 목재의 접합, 결손부 복원의 순서로 보존처리를 했다. 특히 결손부 복원은 열화된 재료를 제거한 후 에폭시 수지를 복원재로 새로 채워 넣었다.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병산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전시하기 위해 3차원 출력(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가볍고 안전한 받침대도 제작했다.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 내용을 담은 보존처리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보존처리를 마친 안동 하회탈과 병산탈은 안동시립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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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81)<br> 백자음각명접시편연구 대상인 것만은 분명한데 이규진(편고재 주인) 광주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를 처음 찾아 본 것은 80년대 후반 어느 해 여름이었다. 광주호 인근에 있는 소쇄원을 탐방하고 광주로 넘어 가기 전에 금곡마을 앞 산자락에 위치한 가마터를 찾아 본 것이다. 그러나 가마터는 대나무가 우거져 있어 구경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 본래의 방문 목적과는 달리 마을 한쪽에 서 있는 정자에 누워 태평스럽게 더위를 피하며 한나절 때 아닌 낮잠을 즐겼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는 나와의 인연이 정답지 않다고 해서 등한이 하거나 소홀히 여길만한 곳은 아니다.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는 196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의해 처음 소개되어 알려진 후 1963년 발굴조사가 이루어 진 후 사적 제141호로 지정이 되었다. 그후 중요성이 인정되어 1991년 다시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 진 후 발간된 조사보고서가 <무등산 충효동 가마터>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또 2013년 발굴조사 5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을 열고 펴낸 도록이 <무등산 분청사기>다. 이 도록을 보면 15C 분청사기의 모든 종류와 기형을 망라하고 있어 왜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가 중요한 곳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특히 도공의 이름 등 이곳에서 출토된 명문들은 그 희귀성이나 자료적 가치로 보아 귀중한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를 생각하면 나는 도공의 이름이 새겨진 도편을 한 점 갖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아무리 도편이라고 해서 원한다고 모든 것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는 그 꿈이 이루어지겠지 하는 바람 같은 것은 갖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 도록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도공의 이름이 있는 도편만은 아니다. 갑발의 저부와 이것과는 달리 또 한 점의 갑발의 측면에 음각으로 숫자와 죽(竹)명이 새겨진 요도구에 눈길이 가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내게는 경기도 광주 상림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백자접시에 음각으로 같은 형식의 명문이 새겨진 도편이 한 점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 광주의 충효동과 경기도 광주의 상림리는 그 떨어져 있는 거리가 얼마나 될까. 따져 보지는 않았지만 아주 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교통도 불편했던 조선조에 두 지역의 거리감은 상당했을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또한 충효동 가마터는 15C 것인데 반해 상림리는 17C 것이니 시기적으로도 선후 관계에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도구인 갑발과 백자접시라는 기형의 차이는 있지만 지역과 시기를 달리 하는 다른 가마터에서 같은 형식의 명문 자료가 보인다는 것은 여간 흥미로우면서도 신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이 두 곳의 연관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경기도 광주군 도척면 상림리를 고향으로 하고 있는 백자접시편은 도립삼각형 굽에 넓직한 내저원각을 갖고 있는 무문의 접시다. 접시 내저에 숫자와 죽(竹)자를 혼용해 음각으로 새기고 있는데 충효동 갑발에서 보이고 있는 음각의 글자의 양식과 배치가 똑 같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충효동 쪽의 도록 설명을 보면 죽(竹)은 그릇을 세는 단위로 10을 의미하는 듯싶으며 생산이나 공납의 수량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숫자와 죽(竹)자의 배열이 일정치 않고 무질서하게 나열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런 추측이 합당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상림리 백자 가마터는 1631년부터 1636년 사이에 활동했던 관요다. 그러니까 17세기 전반경에 활약한 가마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기를 알 수 있는 것은 굽 안에 음각의 간지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백자음각명접시편에서도 굽 안에 간지명인 듯싶은 것이 보이지만 각이 얕은데다 휘갈겨 쓴 것이어서 판독은 쉽지가 않다. 현재 백자음각명접시편에서 보이고 있는 글자는 죽(竹)자 외에 1(一) 2(二) 4(四) 5(五) 6(六) 9(九)다. 이 숫자들이 5개의 죽(竹)자와 어울려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충효동 분청사기 가마터와 상림리 백자 가마터 외에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는 이 음각의 숫자와 죽(竹)자들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재미있는 연구 대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이지만 해답을 얻기에는 학문이 짧고 재주가 없다보니 나로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어려운 과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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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80)<br> 백자청화복자명접시편금사리는 분원리와 더불어 이규진(편고재 주인) 근래 백자청화제자명제기접시 한 점을 구했다. 높은 굽은 각을 치고 접시 중앙에는 청화로 원 안에 제(祭)자를 넣은 18C 전반의 금사리 시기 것이다. 입술 부위에 제살 붙임의 손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구입을 한 것은 그 크기 때문이었다. 지름이 25Cm나 되는 것이니 보기 드문 대형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백자제기접시는 지름이 20Cm만 되어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그런데 무려 25Cm나 되는 것이니 대형 중에서도 대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똑 같은 크기에 청화 제자명도 동일한 것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한 점 있는데 같은 금사리에서 같은 솜씨로 만든 것이 분명해 보이는 것이어서 여간 주목되는 것이 아니다. 백자제기접시는 지름이 조금만 넓어져도 제작의 어려움이 배가되기 마련이다. 백자달항아리는 그 크기 때문에 아래 위를 따로 만들어 붙이는 등 제작과정이 까다롭다. 그래도 달항아리는 둥글다보니 소성과정에서 서로서로 의지하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높은 굽의 백자제기접시의 입술은 지름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허공에 내밀고 있는 빈손처럼 의지할 곳이 전혀 없다. 그런 상태로 불구덩이에서 고열을 견뎌내야 하니 기술적으로 쉽지가 않은 것이다. 지름이 넓은 대형의 백자제기접시를 보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금사리(金沙里)는 금모래가 깔린 마을이라니 이름부터가 아름답다. 그러나 금사리는 이름 못지않게 18C 전반에 아름다운 백자를 구워낸 가마터들이 산재한 곳이다. 화목을 찾아 10년 단위로 옮겨 다니던 관요 가마터를 최초로 정착시켰던 곳이며 순번제로 운영하던 도공들 또한 붙박이로 고정을 시키는 등 개혁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그 못지않게 거의 사라져 버렸던 청화가 다시 살아나는 등 도자의 질 또한 향상되어 가장 한국적인 미감의 백자들을 많이 만들어 낸 의미심장한 명소이기도 하다. 금사리 백자의 특징은 각을 치는 등 기형의 변화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선된 태토와 눈처럼 흰 설백의 색감이다. 두 점의 백자청화복자명접시편 또한 이런 특징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좌측의 것은 손상이 심한 가운데 각을 친 것이 굽에서 몸체로 이어지고 있으며 접지면은 유약을 훑어낸 채 노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접시 중앙에는 청화로 원 안에 복(福)자를 넣고 있고 외면에도 청화의 흔적이 보이고 있다. 비교적 원형이 살아 있는 우측의 것 또한 굽의 각이 몸체로 이어지고 있으며 굽에는 굵은 모래받침 흔적이 역력하다. 이 또한 접시 중앙에는 청화로 원 안에 복자가 들어 있는데 좌측의 것처럼 선명치 않고 흐릿한 편이다. 두 점 모두 태토며 유약이며 색감 등이 전형적인 금사리 도자의 특색들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금사리는 이제 이름처럼 아름답기만 한 마을은 아니다. 팔당댐으로 인해 앞강에 물이 차올라 강변의 금모래는 이미 찾아 볼 수 없게 된지 오래다. 거기다 마을 곳곳에 비닐하우스가 들어서는 바람에 어딘가 모르게 어수선하고 쓸쓸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금사리는 그렇다고 해서 잊어버려도 좋은 마을은 아니다. 벌써 오래 전 일인데 마을 이장을 만나 보았더니 불만이 대단했다. 시기적으로도 나중인 고개 넘어 분원리는 발굴조사도 하고 백자자료관도 생기는 등 관계기관의 지원이 활발한데 비해 금사리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아쉬움의 토로였다. 그래, 금사리는 분원리와 더불어 함께 논해야할 우리 도자문화의 자랑스러운 가마터들이 아니던가. 오래 전 만났던 이장님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의 입가에 함박 미소가 떠오를 수 있도록 금사리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애정은 배가되어야 마땅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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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79)<br> 백자철화호편관요산이라도 17세기 것은 이규진(편고재 주인) '성문영문법'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송성문 회장은 살아생전 국보와 보물 26점을 사심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을 하여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분이다. 그 후에도 송회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또다시 '남한강의 혼'이라고 하는 청풍산 수석을 기증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이 수석 기증에 대해 나름의 감회가 있어 당시 소회를 피력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이 잡지 '수석의 미(2010. 5)'에 실린 바 있다. 요지는 이런 것이었다. 수석은 자연이 빚어낸 자연유산이다. 하지만 자연에 버려져 있던 한 점의 돌이 수석이 되기 위해서는 선택(탐석)을 하고 양석을 하고 연출을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일들 자체가 문화적인 행위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수석도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더구나 문화유산의 최대 집결지인 박물관에서 수석을 기증받았다는 것은 이것을 단순한 자연유산이 아니라 문화유산으로 인정한 결과라는 점에서 나는 수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었다.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 중에 하나가 자연친화적이라는 말이다. 자연에 거슬리지 않고 자연과 가까워 보인다는 것은 결국 인공의 냄새가 비교적 적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튀지 않고 뽐내지 않고 무심해 보이기까지 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은 김환기 화백이 백자항아리의 아름다움으로 꼽은 평범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딘가 모르게 성글어 보이고 여물어 보이지 않은 담백한 맛, 나는 그것이 기술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농익은 손맛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시골 할머니의 손맛에서 나오는 숙성된 장맛 같은 구수함, 그것이 우리 문화의 매력이자 도자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장점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자연유산에서 문화유산이 된 수석처럼 문화유산에서 자연유산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도자기라고 하면 이 또한 지나친 과장일까. 물론 뜬금없는 소리이기는 하지만 우리 도자기에서는 때로 그처럼 자연친화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들이 간혹 보이는 것도 사실인 것이다. 요즘 고미술계는 어찌 된 일인지 도자기에 조금만 금이 가고 조금만 흠이 있어도 타박이 심하다. 천년이나 되는 또는 몇 백 년을 훌쩍 뛰어넘는 세월 속에 작은 상처들이야 어쩌면 당연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싸 안을 포용력이 너무도 안 보여 때로는 안타까워 보일 때가 적지 않다. 그런 와중에 평소 완전하기는커녕 깨지고 부서진 도편에 관심이 많은 후배가 있어 여간 고맙고 반갑지가 않다. 그런데 닉네임을 이웃으로 쓰는 그 후배가 얼마 전 새해 선물이라며 도편 한 점을 갖고 왔다. 17세기 관요 중 하나로 1670년대의 가마인 신대리 것이라는데 백자항아리에 철화가 들어간 것이다. 신대리는 곤지암 건너편 마을로 나도 과거에 답사를 몇 번 해본 적이 있지만 대나무 같은 철화무늬는 보았어도 선물로 받은 도편에서 보이는 문양은 처음이어서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후배에게 우선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백자철화호편은 입술이 안쪽으로 약간 좁아 드는 모양의 입호 형식이다. 어깨는 상당히 부풀어 올라 떡 벌어진 느낌인데 하단으로 내려가면서 좁아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훼손되어 정확한 것은 알 수가 없다. 관요산이라도 17세기 것은 대개가 그렇듯이 유색은 회백색인데 안팎으로 약간 붉은빛의 홍화가 핀 것이 눈에 뜨인다. 백자철화호편의 악센트는 아무래도 몸체를 장식하고 있는 철화다. 붉은빛이 도는 철화가 아니라 검은색이어서 흡사 먹으로 그린 듯한 색감이다. 문제는 철화의 검은 색도 색이지만 문양이다. 아무리 유추를 해보아도 도공이 무엇을 그리고자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일반적인 추상무늬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의 형상을 나타내고자 한 것 같지도 않으니 오리무중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하면 추상이라는 것이 원래 의미를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보면 이 도편 또한 그냥 보이는 대로 무심하게 감상을 하는 수밖에는 별도리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한 해가 저물고 또 새해가 밝았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별다른 느낌은 들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올 한 해 무엇을 해보겠다던가 하는 거창한 계획 같은 것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막연하나마 바람 같은 것이 있다면 오랜 세월 내게 덕지덕지 들러붙은 욕심이며 욕망이며 그런 것들을 덜어내고 이제는 좀 더 육신이 가벼워질 수는 없을까를 생각해 보았을 뿐이다. 그 새해 첫머리에 나를 찾아준 백자철화호편은 무심을 가르쳐 주기 위한 화두라도 되는 것일까. 인공을 가해 만들어진 항아리지만 그리고 그 위에 그려진 철화가 사람의 솜씨이건만 인간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으니 자연유산을 닮은 항아리라고나 할까. 참으로 어느 이름 모를 숲 속이라도 굴러다니다 불쑥 뛰어나온 듯도 싶게 무심하게 생긴 데다 그림 또한 무심의 경지에 이른 백자철화호편을 보면서 이 한 해도 좀 더 세속적인 것을 떠나 세상을 좀 더 무심하게 바라볼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 보게 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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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회, '박물관 특설강좌' 수강생 모집국립중앙박물관회가 올해 46기 박물관 특설강좌(박물관대학) 수강생을 오는 9일부터 모집한다. 박물관 특설강좌는 1977년부터 2022년까지 46년 동안 약 1만6000여명의 수료자를 배출한 박물관 사회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46기 특설강좌에서는 화·목요반 각 200명씩 총 400명의 수강생을 모집한다. 1년간 역사학·인류학·미술사·불교미술·사상사·박물관학 등 인문학의 다양한 주제를 각 반별 최고의 석학 30명에게 배울 수 있다.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직접 설명하는 전시실 교육도 1회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수강생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주제와 강사진을 새로 재편했다. 강좌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1회씩 총 30회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 진행된다. 특설강좌 수료 후에는 박물관 연구강좌 등을 통해 심화된 주제·내용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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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에 장인경 철박물관 관장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에 장인경(63) 철박물관 관장을 임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임기는 이날부터 2025년 12월28일까지 3년이다.장인경 신임 이사장은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본부 집행위원과 국제박물관협의회 아·태평양지역연합(ICOM-ASPAC)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ICOM 부회장과 철박물관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문체부 관계자는 "신임 이사장이 그간 학계와 현장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단의 역할·기능을 강화해 국립박물관 활성화, 국민문화 향유권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박물관의 문화유산을 활용해 각종 박물관 상품을 만들고,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을 기반으로 각종 공연을 기획하는 공공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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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73)<br> 청자철채상감화문편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 이규진(편고재 주인) 세계 3대 스포츠 대회라고 하면 올림픽, 세계육상대회, 월드컵을 꼽는다. 올림픽은 스포츠 전 종목을 망라하는 것이니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세계육상대회만 하더라도 수십 가지 종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른다. 하지만 월드컵은 축구 단일 종목으로 열리는 대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올림픽이나 세계육상대회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으니 대단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년마다 열리는 2022년 월드컵이 현재 카타르에서 진행 중이어서 온 지구촌이 뜨거운 열기로 들썩이고 있는 중이다. 한국도 포르투갈을 꺽고 16강에 진출하는 등 극적인 이변을 연출했으나 브라질이라는 거함에 막혀 안타깝게 꿈을 접어야 하는 등 긴장과 재미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하면 축구는 왜 온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경기 룰의 단순성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축구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도 어려울 것이 없다. 골만 넣으며 이기는 것이니 즐기면 될 뿐 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공은 둥글다 보니 이변이 많이 생기는 스포츠다. 또한 공만 있으면 어디서나 운동이 가능한데다 어려서 골목 축구라도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없다 보니 경험을 통한 친숙함이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래저래 축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고 줄길 수 있는 운동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근래 고미술계가 침체일로요 적막강산이라고 한다. 고미술품 중의 하나인 도자기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원인은 경제 불황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일반인들이 우리 도자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청자가 분청이 백자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의 공예품이자 문화유산이라고 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배웠지만 사실 실물에 대한 공부는 거의 없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말하자면 우리 도자기는 이름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 자신들에게 어딘가 모르게 낯선 존재로 머물고 있는 것이다. 도자기에 대해서만큼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도처에서 떠들고 있지만 막상 이를 체계화 시켜 정리한 도자 전집 하나 없는 것이 그러한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근래 절친한 선배 한 분이 한국도자전집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추진하는 일이다 보니 얼마나 힘들고 고단할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이것이 어찌 개인이 도전할 일인가. 도대체 문화재청이며 국립중앙박물관이며 관련기관들은 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도자기가 우리 자신들에게 어쩌면 낯선 존재인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도자기를 알 만한 사람들 중에도 선호도가 높지 않은 물건들이 더러 있다. 말하자면 흑유 철채 철유 석간주 등이 그것이다. 모두가 산화철이 많이 함유된 유약을 쓴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처럼 산화철이 많이 함유된 유약을 쓰다 보니 색깔이 검거나 짙은 갈색을 보이는데 그러한 유색이 우리에게는 아무래도 익숙지 않고 정겹지도 않은 느낌이다. 하지만 색깔이 다양한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색감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의 도자기를 볼 때 이러한 것들도 소중히 보듬어 안아야 할 우리의 자산들임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전부터 가지고 있는 도편 중에 청자철채상감화문편이 한 점 있다. 청자철채상감은 그릇 전면에 철채를 한 후 문양을 백토로 상감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태토를 긁어내고 여기에 백토를 바르는 방식도 있어 주목된다. 이러한 철채상감은 흔치 않아 강진에서도 사당리 7호 요지에서나 보이고 해남 진산리 요지에서 장고나 합 등에서 보이지만 양식은 조금 다르다. 여하튼 청자철채상감은 청자 중에서도 흔치 않은 방식의 도자기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청자철채상감화문편은 안쪽으로 굽은 모양인데 그대로 드러난 태토가 너무도 깔끔하다. 외면에는 철채를 한 후 백토로 칠을 한 듯한 상감을 하고 있는데 안팎이 모두 깔끔하다 보니 흡사 방금 가마에서 꺼낸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한 쪽 모서리에 작은 청자 편이 붙어 있어 요즘 것이 아님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상감으로 새긴 문양이 역상감이라는 사실이다. 꽃잎이 네 개인 큼직한 꽃 한 송이와 일부만 남은 모란꽃 같은 문양이 역상감의 백토를 배경으로 흑갈색으로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청자철채상감화문편을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종류로는 드물게 아름답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태토며 철채며 상감을 한 기법과 수줍은 듯한 옆에 작게 붙어 있는 비색의 청자편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틀림없는 강진의 사당리 7호 요지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다. 앞서도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우리의 도자기는 중국이나 일본의 다채로은 색감에 비하면 단조로운 편이다. 그렇다고 하면 흑유나 철채 철유 석간주 등 검거나 갈색이라고 해서 등한히 할 것이 아니라 그 의미와 가치를 찾는데 더 노력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청자철채상감화문편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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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72) <br>청자방형대편아득한 세월을 뛰어넘어 이규진(편고재 주인) 중국의 태평노인(太平老人)이 '수중금(袖中錦)'에서 천하제일에 고려 비색(翡色)을 올려놓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면 고려청자에서 비색에 해당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 주장이 있겠지만 자주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가 국보 제94호인 청자과형병(靑瓷瓜形甁)이다. 참외 모양으로 생긴 이 병은 그야말로 고운 색감이 아름다워 고려청자 비색의 기준이 될 만하다. 12세기에 순청자로 만들어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이 청자과형병은 고려 13대 인종(仁宗 1123~1146)의 장릉(長陵)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으로 만든 시책과 더불어 청자과형병 외에 청자방형대(靑磁方形臺), 청자잔과 뚜껑, 청자합, 청동인장, 은제 수저 등이 함께 출토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청자방형대다. 전에 구해 두었던 도편 중에 이와 비슷한 형태의 청자방형대편이 한 점 있기 때문이다. 청자방형대는 사각 받침대라고도 하는 것인데 중국에서는 투합(套盒)이라고 한다. 당(唐)나라 때부터 금속기로 제작되었으며 오대(五代)에는 월주요와 요주요 등에서 청자로 확인되며 북송과 남송에서는 여요와 관요에서도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기물이다. 이런 청자방형대는 주로 황릉이나 태묘 등 권위가 있는 곳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제사 등을 지낼 때 의례 용기로 사용되지 않았을까 추정되고 있다. 청자방형대편은 기본적으로 사각형의 모습인데 높은 굽에 접시를 얹어놓은 형태다. 각이 꺽이는 모서리는 안쪽으로 눌러 전체적으로는 화형의 느낌이다. 내저에는 화형의 물고임도 만들어 놓고 있다. 높이의 대부분을 굽이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접지 부분과 접시와 구분되는 지점에 양각의 돌대를 돌리고 있다. 굽 안쪽 아주 깊은 곳에 유약을 훑어내고 내화토 받침을 한 흔적이 보이며 전체적인 유색은 약간 어두워 보이는 녹청색이다. 청자방형대편은 2019년 인사동에서 구입한 것으로 보아 인연을 맺은 지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용도가 궁금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펴낸 '비색청자 천하제일'이라는 도록에서는 중국의 예로 보아 제사 등을 지낼 때 의례 용기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설명인데 그렇다고 해도 의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여기에 다과 등을 올렸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나로서는 잘 상상이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손상을 입어 일부만 남은 도편들은 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 것이 도편이 지닌 한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자방형대편 또한 손상이 적지 않아 안타까움이 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접시 형태의 윗부분과 높은 굽도 부분적으로 온전히 살아 있어 전체적인 기형과 생김새를 유추해 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이 청자방형대편은 용도가 무엇이었을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청자방형대가 장릉에서 출토되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중국의 경우처럼 이 청자방형대편 또한 제사 때 의례용기로 사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청자방형대편을 보고 있노라면 아득한 세월을 뛰어넘어 고려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꿈을 살펴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케 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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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68)<br>이라보다완편주문다완임을 감안할 때 이규진(편고재 주인) 녹청자를 시중에서는 흔히 이라보로 혼동해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고려다완 중의 한 종류인 이라보다완의 이라보는 녹청자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이처럼 녹청자와 이라보를 혼동하게 된 것은 아마도 표면의 거친 유약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거침의 강도는 사뭇 달라 실물을 놓고 비교해 보면 조금도 닮지 않은 사실을 확연히 알아 볼 수 있다. 녹청자가 처음으로 얄려진 것은 1965년과 66년 국립중앙박물관과 인천시립박물관이 인천경서동요지를 발굴하면서 부터다. 이 곳의 특징은 초벌과 재벌을 거치지 않고 단벌구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형 후 건조 상태에서 재 성분이 함유된 유약을 입혀 산화 번조를 한 듯 갈색을 띠며 유약이 말리는 등 품질이 좋지 않은 편이다. 11세기 후반에서 12세기 전반경 지방 수요를 위해 값싸게 제작된 조질청자로 녹청자라는 이름도 이때 처음으로 붙여진 것이다. 이 인천경서동요지와 비슷한 것으로는 해남진산리요지가 알려져 있다. 조질 청자로 품질은 비슷하지만 철화 안료를 사용한 장고나 합 등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그렇다고 하면 녹청자와 혼동되기도 하는 이라보다완(伊羅保茶碗))의 진면목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여기서 이라보는 그릇 표면의 유약이 어른거린다는 일본말 이라이라의 의성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이라보다완의 공통적인 특징은 연한 노랑빛의 흙에 모래가 섞여 있고 다갈색의 유약은 태토에 밀착되지 못한 듯 거친 느낌이다. 종류로는 황(黃)이라보 고(古)이라보 완형(碗形)이라보 정조(釘彫)이라보 천종(千種)이라보 편신체(片身替)이라보 등이 있다. 이중 황이라보와 정조이라보는 일본인들의 주문에 의해 양산 법기리 창기에서 빚어졌고 그밖의 것들은 부산 왜관의 가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다완 중의 한 종류인 이라보다완편은 양산 법기리 창기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모래가 섞인 약간 노란색의 태토와 거친 다갈색의 유약이 거칠거칠하게 입혀져 있으며 죽절굽의 굽에는 모래받침 흔적이 남아 있다. 굽과 몸체 일부가 남아 있을 뿐 입술 부분들이 모두 사라져 정확한 크기를 알 수는 없지만 주문다완임을 감안할 때 입지름은 14~15Cm 정도의 규격품이 아니었을까 짐작을 해볼 뿐이다. 양산 법기리 창기 가마터를 생각하면 아주 오래 전 추억들이 떠오른다. 고속버스로 부산까지 간 후 물어물어 일반 버스로 갈아 탄 후 범어사를 지나 한 참을 더 가면 국도변 마을인 법기리 창기에서 차를 내릴 수가 있었다. 창기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는데 가마터를 구경하고 서울로 귀경을 하려면 먼 길이다 보니 여간 서둘러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차에 시달리다 보니 이만저만 피곤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그런 열정과 호기심이 넘쳤던 때가 몹시도 그리워진다. 그것은 그때가 아마도 내게 젊음이 충만했던 청춘 시절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어찌 가버린 그 추억들이 아쉽고 그립지 않을 수 있으랴. 이 한 점의 이라보다완편을 통해 시중에서 더 이상 녹청자와 이라보가 혼동되는 일이 없기만을 기대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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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창 의사 자필 선서문 寶物 된다이봉창 의사가 1932년 히로히토(裕仁)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하기 직전 작성한 선서문이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봉창 의사 선서문’은 이봉창(1900~1932) 의사가 1932년 1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하는 의거를 벌이기 직전인 1931년 12월 13일 작성한 것이다.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한 국한문 혼용 선서문으로, 김구가 결성한 독립운동 단체인 ‘인애국단’에 제출됐던 것이다. ‘나는 적성(赤誠)으로써 조국(祖國)의 獨立(독립)과 自由(자유)를 回復(회복)하기 爲(위)하야 韓人愛國團(한인애국단)의 一員(일원)이 되야 敵國(적국)의 首魁(수괴)를 屠戮(도륙)하기로 盟誓(맹서)하나이다’라고 적혀 있다.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한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의미를 지닌 항일독립문서가 지정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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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인류무형문화유산 활용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정성숙)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다양성과 예술적 가치를 대중과 함께 나누기 위한 ‘인류무형문화유산 활용- 우수공연 작품 공모’를 진행한다.‘인류무형문화유산 활용 - 우수공연 작품 공모’는 기존 제작·발표됐던 작품 중 단발성 공연에 그친 우수작품을 재발굴하고 재공연을 지원해 다시 대중 앞에 선보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판소리, 아리랑 등 21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등재하고 있다. 최근 한류 붐과 함께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원형이자, 새로운 문화 콘텐츠 창작의 소재로서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이번 공모는 종묘제례악, 판소리, 가곡, 농악, 남사당, 아리랑 등 인류무형문화유산 중 공연 소재로 적합한 12종목을 활용한 공연을 대상으로 하며, 최근 3년 이내 공연실적을 보유한 민간예술단체가 지원할 수 있다. 공모를 통해 총 4개 이내 작품이 선정되며 공연 규모에 따라 최대 2000만원의 지원금과 공연을 위한 추가 지원을 받게 된다. 선정된 작품은 9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의 우수공모작으로 관객을 만난다.‘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는 아리랑, 종묘제례악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목을 유형 유산의 보고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채롭게 경험하는 축제다. 독특한 한국의 미학이 담긴 원형공연부터 시대상이 반영된 창작공연까지 무형문화유산을 다각으로 즐길 수 있다. 2018년 첫선을 보인 이래 6만6000여 관객이 찾았으며, 유·무형 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정성숙 이사장은 "무형 유산은 세대를 이어가며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여러 창작자들과 함께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또 다른 모습을 찾고자 하니 역량 있는 민간단체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공모 접수는 5월 31일(월)부터 6월 4일(금)까지 진행된다. 공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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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64)<br> 백자청화초화문편17세기 관요 백자의 청화라니 이규진(편고재 주인) 임진왜란은 조선 삼천리강토를 초토화 시켰다. 그 단적인 예가 토지의 변화다. 임진왜란을 전후해 등록된 전국의 토지가 150만결에서 50만결로 급격히 줄어든다. 1769년 조사에서 131만결로 조사되었지만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지는 80만결에 불과했다. 임란 후 150여년이 지난 후에도 임란 전 수준의 경작지를 회복 못했으니 그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었는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1결은 사방 640척의 장방형 농지를 말하며 이는 15,447.5제곱미터가 된다). 변동이 쉽지 않은 농지의 피해가 이럴진대 다른 분야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처럼 임진왜란은 전국 방방곡곡에 그 피해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조선사회를 뒤흔든 엄청난 재난이었다. 왕실 관요 백자 역시 그 피해는 컸다. 그런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이 국가 재정의 고갈로 인한 청화 수입의 어려움이었다. 이전 시기만 해도 사용이 거의 없었던 철화가 그 대용으로 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백자 제작은 경기도 광주의 관요를 중심으로 서서히 재개되는데 17세기 초의 탄벌리를 시작으로 번조를 위한 화목을 따라 가마터를 10년 주기로 옮겨 다니게 된다. 따라서 18세기의 남종면 금사리에 이르기 까지 그 이동경로를 대충 파악해 볼 수가 있다. 앞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국가 재정의 고갈로 인한 청화의 수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17세기 백자 문양은 그 대용으로 사용된 철화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17세기라고 해서 청화가 귀하기는 하지만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백자청화운용문호와 여타의 지석들과 같은 실물이 더러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가마터에서는 이 시기의 청화가 아주 극소수가 보일 뿐이다. 발굴조사보고서를 통해 선동리 2호에서 출토된 원안에 제(祭)자가 들어간 것과 송정동에서 초화문 흔적이 있는 것을 서너 점 볼 수 있을 뿐이다. 간지를 통해 선동리가 1640년부터 10여 년간 운영된 가마로 볼 때 17세기도 중기에 와서야 비로소 청화가 조금씩 재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의 송정리는 현재 송정동으로 바뀌었는데 이곳에는 넒은 면적을 차지 광주시청이 위용을 뽐내며 새롭게 들어서 있다. 이 광주시청 뒤쪽의 주차장 후문을 나서면 바로 소로를 만나게 된다. 야트막하게 뻗어 내린 능선을 절개해 소로를 낸 것인데 절개 부분이 바로 송정리 1호 요지다. 과거 광주시청이 들어서기 전만해도 이 곳은 인근에 농가가 한 채 있었을 뿐 주변에 능선을 뒤로 하고 앞으로 밭들이 널려 있는 한적한 시골 풍경이었다. 소로의 절개 부분은 퇴적층으로 보이는데 여기서는 간지명이 있는 접시나 완편 등이 소로로 흘러내리고는 했었다. 아주 오래 전 일로서 이곳에서 만났던 것이 바로 백자청화초화문편이다. 백자청화초화문편은 크기가 작아 기종이 불분명하다. 입술이 밖으로 둥글게 말린 것으로 보아 푼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해볼 뿐이다. 그런데 이 도편에서 중요한 것은 외면의 청화다. 미처 만개하지 못한 꽃봉오리와 잎인지 줄기인지가 조금 남아서 보일 뿐이다. 청화 발색은 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맑은 고운 빛깔도 아니다. 그러나 사실 색깔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송정동 2호 가마터 발굴조사보고서에서 흔적만 보이는 초화문 청화 보다는 훨씬 의미가 있는 크기이자 문양이기 때문이다. 약간 회색빛을 머금은 백자 바탕에 선명한 청화의 초화문은 남은 부분이 너무도 작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17세기 관요 백자의 청화라니 이 얼마나 놀라운 흔적이랴. 15, 16세기보다도 더 귀할 수밖에 없는 17세기 그 것도 중기의 백자청화초화문편 앞에서는 인연의 소중함과 감사함에 더 이상 할 말을 잃게 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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