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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설뎐(女說傳)- 창작하는 타루의 ‘정수정전’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여성 서사’를 주제로 메인 공연 소리극 네 편, 한옥 공연 창작판소리 두 편이 각각 선보여졌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불의에 맞서 싸운 여자들의 이야기 중, 크라운해태홀에서 펼쳐진 ‘창작하는 타루’의 공연 ‘정수정전’을 관람했다. ‘창작하는 타루’는 전통예술을 근간으로 경계 없이 다양한 소리를 아우르며 자유로운 창작을 하는 단체다. 조화, 울림, 창작을 주요 가치로 삼고 국악 뮤지컬, 창작극 등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영감을 전해 나가고 있다. 비가 많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객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무대에는 좌우로 나뉘어 악기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각 악기의 사운드가 양쪽에서 들리니 더욱 선명하고 풍성하게 합쳐지는 효과가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소리꾼들이 등장했다. 맨 앞에 선 소리꾼이 종을 흔들며 선창을 하면, 그 뒤를 이은 여섯 명의 소리꾼이 부채를 들고 후창했다. 웅장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으로 북과 피리가 중심이 되어 연주했고, 곧이어 주인공 정수정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엄격한 신분사회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소리꾼들은 장면에 따라 각기 다른 역을 맡으며 극을 끌어나갔다. 아버지의 귀한 가르침을 받고 자란 수정이 부모를 모두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게 되는 장면에서부터 극이 끝날 때까지, 송보라 소리꾼이 이야기꾼이 되어 각각의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해 나갔다. 타루의 공연은 늘 그렇듯 이해가 수월하고 유쾌했다. 특히, 대사나 소리의 가사가 자막으로 띄워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알아듣기 쉬워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그들의 ‘작창’에서도 그 매력이 특히 잘 드러났다. 기존 판소리와 몇몇 창작 판소리는 판소리의 어법에 가사를 맞추어 넣느라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안 들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타루의 작창은 무엇보다 ‘대사 전달’에 신경 쓰는 것이 잘 느껴졌다. 예를 들어 계면조로 된 판소리적 선율 흐름에만 치중하여 가사를 넣어 노래하지 않고, 문장의 강세나 어법에 신경 써 자연스럽게 대사가 노래로써 들릴 수 있게 했다. 악기는 극과 어울리는 효과음을 적재적소에 넣고, 분위기를 조성했다. 어둡거나 서정적인 분위기를 잡을 때는 신시사이저의 스트링(String) 사운드를 활용하였고, 관악기 연주자는 피리와 태평소, 리코더, 클라리넷 등의 다양한 악기를 바꾸어 가며 장면에 맞는 선율을 연주했다. 가야금과 피아노는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을 줄 때 다채롭게 활용되었으며, 타악기 또한 유쾌한 장면이나 극적 분위기를 연출할 때 그에 따른 악기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연주되었다. 너무 전통답지도,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은 편안하고 조화로운 음악이 극을 끌어갔다. 부모가 약조해 준 정혼자와의 혼인 약속을 저버리고 세상에서 도망친 수정은 남장을 한 채 무예와 학문을 갈고닦아 대장군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왕 역할을 맡은 공미연 소리꾼은 나머지 소리꾼들과 다르게 경기민요를 가지고 노래를 했다. 그는 재치 있는 입담과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으며, 말투에 경기민요의 소리 어법을 살짝 묻어나게 함으로써 민요다운 대사를 선보여 독특하고 유쾌한 느낌을 선사했다. 국악의 색채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오랑캐들이 쳐들어오는 급박한 장면, 붉은 조명 아래 배우들은 부채를 들고 춤을 췄다. 유려하고 한국적인 몸짓과 자극적이고 긴장감이 조성되는 조명이 어우러지니 더욱 무대가 극적으로 연출됐다. 정수정은 장군이 된 후 어려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때마다, 과거를 회상하며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 주었던 말을 떠올렸다. 전장에서는 상황을 바라보는 눈과 판단력이 필요하며, 나를 지켜야 타인도 지킬 수 있다는 정수정 아버지의 말은 공연을 관람하는 모두에게 함께 위로되었다. 조선 후기 여성 영웅 소설 ‘정수정전’은, 가부장제가 만연하던 시대에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호평받았다고 한다. 영웅적인 활약과 함께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을 탈피하고 고난을 극복한 이 이야기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위로를 준다. ‘여설뎐(女說傳)’은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를 뜻한다. 창작하는 타루는 이 무대를 통해 따뜻한 마음으로 용기 있게 세상과 맞서 싸우는 한 여자를 그려냈다. 판소리라는 장르를 통한 타루만의 전통적 색깔과, 다채로운 캐릭터를 통한 생동감 있는 서사는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엄마 이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정수정’이라는 마지막 대사처럼,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한 사람으로 우뚝 서 나갈 수 있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더욱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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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우리춤 원류 찾기’ 첫 번째 여정 ‘법열곡’오는 5월 25일 오후 5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법열곡’ 공연이 펼쳐진다.이는 한국춤 역사의 맥을 잇는 뜻깊은 공연으로, 1971년 벽사 한영숙 선생이 동시대 예술인들에게 강렬한 영감을 주며 국립극장에서 올린 ‘한영숙춤 법열곡’이 그 첫째고, 20여 년이 지난 1994년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스승의 예술혼을 이은 그의 맏제자인 고(故) 이애주 선생이 펼친 ‘이애주춤 법열곡’이 그 둘째고, 다시 30년이 흐른 2024년 그의 제자들이 스승이 화두로 쫓은 춤의 원리와 승무에 내재한 ‘법열의 미학’을 탐색하고자 준비한 ‘법열곡’이 그 셋째다.인문학자 이두현은 당시 ‘한영숙춤 법열곡’을 보고 "불교의식무의 법통이 조선말의 한성준 옹으로부터 그 손녀인 한영숙에게 이어져 오늘 그 제자들과 더불어 무대화됐다는 것은 감개무량한 바가 없지 않다”고 했다. 또한 민속학자 임동권은 ‘이애주춤 법열곡’에 대해 "좋은 춤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의 감춰진 세계를 밖으로 내뿜는 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평했다.법열(法悅)은 ‘불법(佛法)을 듣거나 생각하거나 행함으로써 생겨나는 가없는 환희’를 뜻한다. 우리 전통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승무(僧舞)가 바로 이 법열을 구현한 우리춤의 정수(精髓)다. 한영숙 선생과 이애주 선생이 나란히 ‘법열곡’을 통해 승무에 내재한 ‘법열의 미학’을 추구했던 과정이 잊힌 지금, 선생의 제자들은 영산재 전승교육사이자 이애주 선생의 법열곡에 함께 출연한 일운스님에게 오랜 기간 작법무를 학습하면서 전통춤의 단순한 복원·계승을 넘어 재창조와 확장의 시도를 보여준다.김연정 예술감독은 "선대 스승님들과 대중들을 모시고 불법을 담는 과정으로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을 쌓아갑니다. 그리고 승무에 다다르게 되죠. 승무는 한 알의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내고 줄기를 세우고 열매를 맺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긴 듯하지만 찰나인 우리의 인생처럼 무상·무아의 생생한 생명 변화의 연속인 우주법계의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불교 작법무를 학습하고 승무를 추면서 몸에서 피어나는 깨달음의 환희, 비워냄으로써 충만해지는 법열 속에서 스승님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라며 ‘법열곡’의 부제 ‘마음 하나에 펼쳐진 우주’의 뜻을 전했다.이번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법열곡’에서는 일운스님과 지허스님, 해사스님, 회정스님, 기원스님이 특별출연해 불교의식무를 함께 공양하고, 이애주 선생의 제자들은 40분에 이르는 한영숙-이애주 류 완판 승무로써 궁극의 평화, 법열의 의미를 새긴다.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이 후원하고 이애주한국전통춤회(회장 윤영옥, 예술감독 김연정)가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3대에 걸쳐 천착하고 있는 ‘우리춤 원류 찾기’,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첫 번째 여정이다.서울남산국악당 홈페이지에서 공연을 예매할 수 있으며 단체, 예술인, 학생 할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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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국악당&서울돈화문국악당, 5월 축제서울남산국악당과 서울돈화문국악당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남산소리극축제’와 ‘돈화문음악극축제’를 개최한다. 국악 전문 공연장인 양 국악당은 소리극과 음악극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와 신규 관객 개발을 위해 우수한 작품을 시민에게 선보인다. 서울남산국악당 ‘남산소리극축제’는 오는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총 6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소리극축제는 2회를 맞이해 여성서사를 주제로 진행된다. 크라운해태홀에서 5월 8일 이화소리의 ‘솔의 기억’을 시작으로 11일 창작하는 타루의 ‘정수정전’을, 14일은 사부작당의 ‘청비와 쓰담 특공대’, 마지막 18일에는 방탄철가방의 ‘배달의 신이 된 여자 배달순’을 선보인다. 또한 올해 처음 시도되는 한옥공연은 야외마당에서 진행되며 9일 김수미의 ‘유관순 열사가’, 16일 우리소리 모색의 ‘별에서 온 편지 김학순 歌이’가 진행된다. 남산소리극축제의 최용석 예술감독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는 그녀들을 보며 희망과 용기를 얻기 바라며, 작년보다 많은 작품과 수준 높은 소리극을 선보이게 되니 많은 관람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돈화문국악당 ‘돈화문음악극축제’는 오는 5월 18일부터 26일까지 2개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음악극 축제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광대생각의 ‘줄 타는 아이와 아프리카도마뱀’이 5월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며, 5월 25~26일은 국립민속국악원의 ‘강강숲에 떨어진 달님’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외에도 국악당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공연 시작 전에 두 작품의 주요 소재인 줄타기와 강강술래를 활용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통문화 전반에 걸친 예술적 소양을 키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을 대상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부스를 함께 운영해 가족 간의 유대와 추억을 쌓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울남산국악당과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서울시의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국악의 발전화 활성화를 위해 프로그램의 기획, 운영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양 국악당이 협력해 공동으로 제작한 한국즉흥음악축제를 2월 개최했으며,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공동기획 및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양 국악당 자체 티켓 시스템 운영을 통해 패키지 티켓 운영, 국악 전문 예매 시스템 확립 등을 추진했다. 앞으로도 양 국악당은 상호 협력을 통해 우수 국악 프로그램을 지속 제공할 계획이다. 남산소리극축제와 돈화문음악극축제의 자세한 내용은 양 국악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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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배우는 국악, 강연 콘서트 '판소리 야학당'서울남산국악당과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가 렉쳐 콘서트 '판소리 야학당'을 개최한다.오는 21일부터 6월11일까지 펼쳐지는 '판소리 야학당'은 강연과 콘서트가 결합한 시민 프로그램으로, 소리꾼 박인혜가 판소리의 역사, 음악, 문화 등을 심도있게 소개한다. 오는 6월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대표 공연인 '오버더떼창: 문전본풀이'를 시작으로 8월에 전통 판소리공연 '판소리 만화경'이, 11월에 신작 공연 '판소리 쑛스토리 Vol.2'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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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학제(制) 새판소리 '마당을 나온 암탉', 내달 2일부터국내 창작동화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프랑스, 그리스, 중국, 일본 등 세계 29개국에 번역·출판 된 황선미 원작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지기학(소리꾼, 창극연출가, 前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창본·작창·연출의‘새판소리’로 재탄생되어 5월 2일(목)부터 4일(토)까지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2020년 ‘올해의 신작’ 전통예술 부문 선정작으로 첫 선을 보였던 <새판소리 마당을 나온 암탉>은 서울남산국악당과 공동기획으로 두 번째 소리판을 열게 되었다. '새판소리 마당을 나온 암탉'의 초연은‘제(制)와 바디 그리고 더늠에 대한 고찰’을 부제로 판소리의 전승을 연행하고, 현란한 무대 매커니즘을 거두어 내고, 1고수, 1 소리광대의 전통 소리판을 자연음향 그대로 재현하여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관객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서연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시대의 급속한 변화로 보아, 지금에 이르러 ‘판소리 창극’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창극 본연의 창극을 제대로 만들어 보지 못한 우리로서는, 늦었지만, 창극의 본격적인 세계를 창조하고, 아울러 창극 제대로의 묘미를 즐기기 위해 판소리 본질에 충실한 창극을 만들어내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시대적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지난 수년간 지기학의 창극을 선호하고 그의 작업을 주목해 왔다”며 지기학 창작의 현실적 의미와 가치를 언급했다. 서울남산국악당과 공동기획으로 선보이는 '지기학제(制) 새판소리 마당을 나온 암탉' 무대에는 김소진과 정승준 두 소리꾼이 올라 공연의 부제인‘나눌分 소리唱_판소리와 창극 공존의 모색’처럼, 판소리가 창극으로 도약하는 단계적 구분으로 분창(分唱)을 시도하며 소리판이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악사들과 함께 선보인다. 채보와 작곡은 김백찬 작곡가가 맡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 첫 출간된 창작동화로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꿈을 찾아 떠난 암탉 ‘잎싹’의 용기있는 도전과 종이 다른 새끼 초록이를 향한 잎싹의 모성애 등 인간의 삶을 투영해 보여주는 진정한 자유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은 지난 20여년간 전 세대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애니메이션, 연극, 국악,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창작 되었으며, 2008년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초연된 창극 '마당을 나온 암탉'에 본 작품의 창작자 지기학이 각색과 연출로 참여한 바 있다. 역사와 무용, 연극을 공부한 창극 연출가이자 소리꾼 지기학은 꾸준히 창극과 판소리 창작 작업을 병행하며 판소리(가)와 창극(가)의 공생공존을 꿈꾸게 되었고, 지난 2018년 초연된 새판소리 <빨간피터이야기>는 그 오랜 고민의 결과이자 새로운 시작이었다. ‘새판소리’는 현대문학을 판소리로 연행(演行)하기 위해 본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노래’인 판소리의 서사적 기능에 집중하여, 전통 판소리의 고어와 한자숙어 대신 어렵지 않은 우리말의 창본(唱本)으로 원작을 각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창(作唱)하여, 서사의 가창과 독백의 재미, 현대적인 연기요소를 적절히 조화시켜 현대적인 소리판으로 구성한 것이다. 새판소리 <빨간피터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창극 <빨간피터이야기>, 새판소리 <마당을 나온 암탉>을 바탕으로 한 창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탄생을 목표로 한 판소리와 창극에 대한 실험과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공연예매는 서울남산국악당 누리집과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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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연희춤협회 문진수 회장,<br> "각 지부 지회 연희춤 공연에 집중한다"2022년에 대한민국 연희춤협회(한국 연희춤협회)가 창립되었다. 전국 20여 개 지역에 지부와 지회가 개설되었고, 얼마 전 캐나다에도 지회가 만들어졌다. 연희춤을 바탕으로 연희춤꾼이 펼치는 꾼들이 모여서 각 지역 연희춤을 전승하고 있는 대한민국 연희춤협회 문진수 회장을 지난 2월 '대한민국 전통춤문화제'가 개최되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만나게 되었다. Q. 지난해 대한민국연희춤협회 전승 활동은 A. 2023년은 전통예술과 연희를 새롭게 해석하며 품격있는 춤과 융합하여 독립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로 재창조하고 연희춤의 지경을 더욱 확장하여,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이며 위상을 높이는 시간이었습니다. 2023년 한 해동안 대한민국연희춤협회의 국, 내외 각 지부, 지회에서도 활발한 공연과 전승활동을 통하여 연희춤의 예술적, 독보적 가치를 선보이고 이를 통하여 전통예술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희춤의 가능성을 보여준 몇 개의 연희춤 공연과 전통춤의 깊은 경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였던 몇 개의 공연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와 기억에 남습니다. 먼저 아시아 1인극 축제에서 선보인 검사 위의 백사(뫼비우스)는 12발 상모춤의 전통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시대정신과 민중 저항성을 반영한 스토리텔링과 전통춤의 아름다움, 역동적인 12발의 기예를 융합하여 하나의 독립적인 공연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민중의 소리를 듣고 예술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 공감을 의도한 작품입니다. 또한 계룡산 국제춤축제에서 초연한 산왕대신기는 뫼비우스의 스토리텔링에 이어 12발상모로 대변되는 두 마리 용과 계룡산의 산왕대신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12발 상모 연희, 신칼대신무 등의 춤, 전통 비나리, 재담을 통해 극적, 예술적으로 풀어가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희적 스토리와 함께 관객과 소통하면서 부정한 것을 정화하며, 인간의 삶과 희망을 대변하여 하늘로 전하고 기원하는 진정한 제(祭)와 굿의 의미를 실연(實演)하여 자연과 삶 속에 녹여내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입니다. 전통춤으로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소리꾼 김보라 선생님과의 콜라보 공연이였던 소고 입춤과 발탈 보유자이신 박정임 선생님의 구음과 함께했던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일이관지_조선춤방] 이동안류 기본무와 팔박수건춤이 있었습니다. 소고 입춤은 소고 연희의 전통적인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소고춤과 문진수류의 입춤을 엮어 재해석, 재창작한 작품으로 다른 류의 소고춤에서는 볼 수 없는 연희춤의 차별성과 품격을 춤과 소고연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박정임선생님과의 국립국악원 공연 일이관지(一以貫之)를 통해서 故 이동안 선생님과 박정임 선생님의 깊은 예술 세계에 경탄하며, 창작과 재창조를 위해서는 전통에 대한 끊임없는 정진을 통한 깊은 고민의 과정을 토대로 해야 함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연희 분야를 현대적 수용을 위해 재해석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무대를 보여주고 있는 문진수 회장은 남사당·승무·발탈·영광우도농악까지 4개의 무형문화재 이수자이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북, 장구) 전수자다. 그는 30여 년간 전통예술을 연마하면서 무용학 박사까지 마쳤고, 최우수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Q. 지난 해 문진수 회장님 개인적 전승활동은 A. 작년에는 코로나도 주춤해서인지 여기 저기 무대에 서는 날이 많아지더군요. 2023.01.27. 코리아그라피 우리소리 추어지다 (서울남산국악당)_ 전통을 복원한 소고춤, 전통입춤, 전통구음의 현대적 해석과 콜라보 2023.03.22 인천 서구립풍물단 심사(인천 서구립)_ 풍물단원 심사 2023.05.03. 전문직업인에게 듣는 진로이야기(의령문화원)_전통연희 진로와 방향 2023.05.11. 2023 정읍무형문화재 합동발표회(동학농민혁명기념제 황토현 특설무대)_ 정읍무형문화재 17호 악기장 전수자 2023.05.20. 통영오광대 정기공연_문진수류 12발 상모춤 초청공연 2023.06.05. 대한민국연희춤협회 정기모임 및 지부, 지회장 임명장(추가) 수여식 2023.06.08. 찾아가는 문화재 발탈 공연(오산)_채상설장구 초청공연 2023.06.10. 김복희교수 대안적 현대박물관학 네트워킹 파티_ 문진수류 설장구춤 초청공연 2023.06.14. 홍주향교 달빛타기_ 문진수류 12발 상모춤 초청공연 2023.06.18. 연희춤꾼 더 문진수의 소고춤 연수회_대한민국연희춤협회 2023.06.24.~6.25. ASIA 1인극제 거창 2023_ 검사위에 백사, 채상설장구 초청공연 2023.06.30. 찾아가는 문화재 공연 발탈(수원)_채상설장구 초청공연 2023.07.15.~16. 대한민국연희춤협회 하계연수회 2023.8.12. 자계예술촌 제20회 산골공연 예술잔치_ 문진수류 12발상모춤 초청공연 2023.08.19. 2023년 국가무형문화제 제3호 남사당놀이 공개행사(운현궁) 2023.08.27. 진해 전국국악대전 풍물심사(진해문화예술회관) 2023.09.15. ART FAIR HONGJU(아리랑뮤직)_문진수류 12발상모춤, 처용무 초청공연 2023.09.16. 대전상설공연(우암사적공원)_ 문진수류 버나놀이(춤), 문진수류 12발상모춤공연 2023.09.17. 2023 세계무형유산 VIRTUOSO_ 문진수류 버나놀이(춤) 2023.09.23. 대전상설공연(대청댐)_ 문진수류 버나놀이(춤), 문진수류 12발상모춤공연 2023.09.23. 아리랑뮤직 음악회_ 문진수류 설장구춤 초청공연 2023.09.24. 2023 대한민국농악축제(강원감영)_ 문진수류 12발상모춤 초청공연 2023.09.26 광양시 농악경연대회 심사 및 축하공연(광양시청)_채상설장구춤 공연 2023.10.09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한글날 경축행사(국립세계문자박물관)_남사당 덧뵈기, 열두발상모춤, 버나놀이 공연 2023.10.11. 아리랑뮤직 음악회(홍성)_채상설장구춤 초청공연 2023.10.14 오대산 문화축전_한강생명시원제(월정사)_신칼대신무, 버나놀이 초청공연 2023.10.19 사)한국국악협회 서울특별시 광진구지부 정기공연(광진나루 아트센터 대극장)_열두발상모춤 초청공연 2023.10.25. 일이관지 조선춤방(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_이동안류 기본무, 팔박수건춤(박정임 구음) 2023.10.21.~10.22. 제28회 계룡산국제춤축제 산왕대신기_문진수류 덧뵈기춤, 소리, 신칼대신무, 12발상모춤, 버나놀이 공연 2023.10.28. 국가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공개행사_문진수류 채상설장구 2023.10.29. 한국베트남 전통문화예술축제(인천시청)_ 이동안류 신칼대신무 초청공연 2023.11.04. 개천사 비자나무숲 음악회(개천사)_버나놀이 2023.11.15. 배꼽마을 치유 축제(청성 장연리)_버나놀이 2023.11.18. 남사당놀이보유자 考박용태선생님 2주기 추모공연(대전 예맥아트홀)_ 남사당 덧뵈기 전과장 시연 및 이동안류 신칼대신무 공연 2023.11.25. 대전1인극 축제_ 화엄무변(문진수류 버나놀이(춤)), 문진수류 12발상모춤 초청공연 2023.12.12. 제44회 정명자 춤의 세계(한국문화재단 민속극장 풍류)_광대소고춤, 열두발상모춤 공연 2023.12.24 .오늘도 X-MAS는 춤춘다(고래문화재단)_버나놀이와 열두발 상모춤 공연 2023.12.27. 남사당과 함께하는 덩쿵~ 흥겨운 버나 놀이_버나놀이와 재담 공연 Q. 대한민국연희춤협회 소개해주세요. A. 2022년 대한민국연희춤협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연희춤에 뜻을 같이하는 국내 및 해외 회원과 함께 2023년 협회창립모임을 통해 국내 및 해외 지부지회를 공식 출범하고 활발한 전승과 보전을 위한 공식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각 지부, 지회는 가(歌), 무(舞), 악(樂), 기예(技藝) 등 다양한 전통연희를 전승하고 활발한 공연과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는 전통연희 전수자, 이수자, 무용가, 문화운동가 등 전통연희와 예술 분야의 재원으로 풍부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회장 문진수, 사무국장 이지원을 비롯하여 국내외 20여 개의 지부, 지회로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Q. 지난해 성과는 A. 연희춤을 통한 새로운 시도를 위해 연구한 작품들이 감사하게도 평단과 관객의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연희를 보시는 관객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전통연희를 연구하는 석학과 문화운동가들에게 연희춤의 훌륭한 가능성과 가치를 선보이며 받았던 좋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전통의 재해석 재창조한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환원하는 예술가로서의 본연의 작업에 정진할 수 있었던 뜻깊은 한해였습니다. 이러한 연희춤을 통해 전통연희를 재해석하고 창조하는 데 뜻을 모으며, 이를 구체적인 전승 활동으로 구현하기 위해 2023년에 연희지도사 및 무형문화유산 지도사 등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Q. 올해 역점 사업은 A. 연희지도사 및 무형문화유산 지도사에 적합한 최적의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한 전승교육과 전승지도사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하며, 각 지부 지회의 연희춤 공연과 전승 활동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예정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전승 활동과 연희춤에 끊임없이 정진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과 만나고 소통하며 연희춤의 무변(無邊)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또 한번 새롭게 조명하는 2024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Q. 국악계에 하고 싶은 말 A.문화의 힘이 곧 국력이자 국가의 100년 자산이 되는 글로벌문화 시대입니다, 전통문화의 흥과 멋, 예술적인 가치와 정신적인 철학을 토대로 현대적 삶에 이를 새롭게 녹여내어 이상적인 가치로 풀어내는 예술가이자 문화운동가로서의 의식있는 연희꾼들의 뜨거운 실천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희꾼 스스로의 예술적 정진, 창조적인 도전과 더불어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과 관리, 전승 교육을 위한 시스템과 재정적 지원 등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전통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예술로서 창조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상생 에너지가 재생산되어 다시 새로운 창조로 이어지며, 예술을 매개로한 정신적 부흥으로 흥과 멋, 정이 흐드러지는 모든 공동체의 기운생동(起運生動), 상생(相生)의 문화부흥 시대를 기대합니다. 문진수 -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 이수자 - 국가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이수자 -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5호 승무 이수자 -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 영광우도농악 이수자 -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북, 장구) 전수자 -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 사단법인 광양버꾸놀이보존협회 부이사장 - 사단법인 국가무형문화재 남사당놀이보존회 이사 - 사단법인 남사당 대전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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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열의 ‘피아노 춘향(春香)’[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15일과 16일 이틀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고영열의 피아노 병창 ‘춘향(春香)’ 무대가 열렸다. ‘피아노 치는 소리꾼’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고영열은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피아노를 치며 소리를 하여 ‘피아노 병창’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클래식, 팝, 재즈, 월드 뮤직 등의 여러 장르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국악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JTBC ‘팬텀싱어 3’에서 ‘라비던스’의 멤버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들의 인지도를 높였으며, 이후 국내외 유수한 국공립 단체와의 다양한 협연 무대, KBS ‘불후의 명곡’, ‘열린음악회’, MBC ‘복면가왕’ 등에 출연하며 국악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3월 21일, 앨범 ‘춘향(春香)’이 발매 될 예정이다. 고영열은 이 앨범에 대해 "피아노와 목소리를 동시녹음하며 제 혼과 춘향과 몽룡의 혼이 담겨있는 앨범”이라고 밝혔다. 또 ‘모두 담지는 못했지만 제가 생각한 가장 의미 있고, 멋있는, 많이 알았으면 하는 대목들로 구성해 보았다’고 전했다. 앨범명과 동일한 이번 공연 ‘춘향(春香)’은 춘향가의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대목)을 한데 모은 앨범으로, 고영열이 선정하고 새롭게 재해석해 구성하였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춘향가를 직접 편곡해 피아노 연주와 함께 노래했으며, 80개가 넘는 춘향가 대목 중 대중적으로 그리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대목의 선율과 가사에 특히 집중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따뜻한 봄 날씨가 싱그러운 주말, 남산국악당에는 많은 관객이 자리했다. 무대에는 피아노 한 대가 우직하게 덩그러니 서 소리꾼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고영열이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본인이 피아노 병창을 하게 된 계기와, 이번 공연, 그리고 춘향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연주를 시작했다. 그는 소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고법을 함께 익혀, 어릴 적부터 스스로 북을 치며 소리를 공부해 나갔다고 한다. 더불어 피아노 연습실에서 피아노를 치며 소리를 얹는 작업을 하여, 자연스레 장단과 화성의 조화 가운데 소리를 연주하는 피아노 병창 소리꾼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이번 공연에서 노래에서 그림이 보여지는 판소리 ‘이면’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과연 그가 해석하고 그가 그려내는 춘향가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관람하였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과 함께 무대가 밝혀지고, 고영열의 목소리로 방자와 몽룡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의 아니리는 일반 판소리 아니리와는 사뭇 달랐다. 마치 시를 읊는 듯 차분하고 잔잔하게 소리의 배경을 전하고, 이야기하며 따스한 감상을 끌어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피아노 선율은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따스한 봄 같았다. 아련한 옛사랑의 추억을 그리는 듯한 그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약 70분간 고영열은 쉬지 않고 피아노를 치며 소리를 했다. 그의 무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가사와 피아노의 조화로움, 그리고 집중도 높은 연기였다. 두 번째로 불린 ‘백백홍홍난만중(白白紅紅爛漫中)’은 낭만적이고 대중적인 피아노 코드와 선율이 덧입혀져 그 아름다운 가사가 더욱 도드라졌다. 하얗고 붉은 꽃이 만발하게 피었다는 뜻의 ‘백백홍홍난만중(白白紅紅爛漫中)’은 춘향이 그네 타는 아름다운 모습이 연상되었다. 또 몽룡이 춘향이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순간이 따스하고 사랑스런 피아노와 고영열의 음색으로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였다. 특히 ‘백백홍홍난만중’ 후렴구를 반복할 때에 반복적인 피아노 패턴을 다이나믹하게 변화 주어 연주함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그의 음악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곡 중 하나인 ‘사랑가’가 불렸다. 3박으로 구성된 왈츠 패턴으로 피아노가 발랄하게 연주되고, 그 위에 고영열의 고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덧입혀졌다. 봄의 왈츠가 연상되듯 리듬을 타다가도, 풍성한 피아노와 질러내는 소리의 반복에 집중력이 더해졌다. 특히 고영열 특유의 낮고 발라드틱한 목소리는 음악에 흠뻑 빠지게 해 주었다. 그는 사랑가를 부를 때 노래 속의 감성을 더 잘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감성은 그의 연극적 연기가 잘 덧입혀져 몽룡과 춘향의 사랑을 그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냈고, 피아노 코드 진행과 노래의 기승전결을 달리 줌으로써 풍성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만들어 냈다. 고영열은 피아노 반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앞서 경쾌하고 따스하던 사랑가가 끝난 후에 불린 ‘이별가’는 슬프고 아린 느낌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몽룡이가 떠나는 장면, 춘향이 ‘여보 도련님 날 데려가오’라며 질러내는 부분은 그가 표현하는 슬픔의 감정이 마음 깊이 전해졌다. 이어 춘향이가 구슬프게 우는 부분은 소리의 전통적 어법을 활용한 구음으로 질러내 슬픔을 구사해 냈다. 이 때 왼손은 피아노의 패턴을 연주하고, 오른손은 연기하듯 뻗어냈는데, 마치 하나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다. 원래는 빠르고 경쾌한 장단으로 불리는 ‘돈타령’은 서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으로 편곡되어 고영열의 새로운 해석 기법이 돋보였고, ‘쑥대머리’는 하행하는 코드 진행을 통해 서정적이고 대중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피아노 연주 구성이 비슷했다는 것은 아쉬웠다. 3박 왈츠 진행과 보이싱(피아노 연주에서 코드의 구성음을 배치하는 방법)은 거의 동일하여 뒤로 갈수록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았고, 같은 선율에 가사만 달리 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색다른 진행을 꾀한 곡도 있었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대부분 뉴에이지 느낌의 서정성을 토대로 연주되었는데, 어떤 곡들은 재즈나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마이너(Minor)코드 진행에 이국적인 그루브를 겸하여 창의적인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 또한 모두 거의 동일한 분위기나 패턴으로 이루어졌고, 장단 요소나 전통 음악적 어법이 피아노에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더 다양한 패턴이나 새로운 화성/리듬적 요소가 가미된다면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무대보다 더 확장된 그만의 독보적인 음악이 되리라 생각한다. 소리꾼 고영열은 2020년 월간객석 인터뷰를 통해 ‘뿌리가 흔들리면 그 어떤 음악도 다양하게 풀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지금도 계속 전통적인 판소리를 연구하고 연습한다’고 전했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들으며 그 모든 게 본인의 자양분이 된다고 밝힌 그의 이번 ‘춘향(春香)’ 공연은, 한 폭의 그림 속 동화 같은 춘향과 몽룡을 마주하듯 꿈결 같고 아름다웠다. 이 시대의 감성이 덧입혀져 새롭게 해석된 고영열의 춘향과 더불어, 앞으로 그가 새롭게 만들어 갈 우리 음악이 어떤 빛을 발하며 감동을 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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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소리꾼' 고영열 "판소리 '춘향가' 특별한 색깔로""전통 판소리 '춘향가'가 오래된 산수화라면, 피아노 병창 '춘향'은 그 산수화 위에 물감으로 색을 입힌 거죠." '피아노 치는 소리꾼' 고영열(31)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판소리 '춘향가'를 새로운 방식으로 들려준다. 15일과 16일 공연기획사 예술숲 주최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공연하는 피아노 병창 '춘향'(春香)에서다. 이번 공연에서 고영열은 '춘향가'를 직접 편곡해 피아노 연주와 함께 노래한다. 이 곡은 오는 21일 앨범 발매도 앞두고 있다. 고영열은 공연을 앞두고 15일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춘향가'의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대목)을 한데 모은 앨범"이라며 "피아노 위에 전통 소리를 얹고, 각 (대목의) 분위기를 새롭게 해석·편곡했다"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이어 "'춘향가'에는 80개가 넘는 대목이 있다 보니 알려지지 못한 것들도 많다"며 "많은 분이 알지 못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대목들의 선율들, 멋진 가사들을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춘향가' 대목 중 '백백홍홍난만중', '박석치'를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가사와 묘한 멜로디에서 오는 고풍스러움이 감동을 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완창할 경우 8시간에 달하는 판소리 한 바탕을 편곡하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고영열은 "기쁜 멜로디에서 슬픈 가사가 나온다거나 표면적으로 빠르다고 해서 신나는 대목이 아니란 점 등 판소리를 해석하는 데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 힘들었다"며 "모두가 아는 '춘향가'인 만큼 특별한 색깔로 더욱 깊이 있게 해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율로만 이뤄진 우리 음악에 화성을 입혔다"며 "앨범 작업 때 피아노와 목소리를 동시에 녹음해 피아노 현들이 목소리 배음에 반응하며 생기는 묘한 매력을 담았다"고 자랑했다. 어렸을 적 수영선수를 꿈꾸다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 판소리를 시작했다는 고영열은 2014년 국악 인재들의 등용문인 온나라 국악경연대회에서 판소리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판소리를 피아노 연주와 함께 선보이며 '피아노 병창'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제시했고, 2020년 JTBC '팬텀싱어3'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춘향가' 중 '사랑가'를 열창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고영열은 "제가 쓰던 연습실에 피아노가 있어 자연스럽게 피아노에 앉아 판소리 연습을 했다"며 "'내가 소리 내는 음은 무슨 음일까'란 생각으로 피아노를 한 손가락씩 눌러보던 게 언젠가부터 열 손가락으로 연주하며 소리를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장 한국적인 노래를 부르며 피아노를 치니 피아노가 스스로 국악기처럼 한국적인 선율에 대응한다"며 "소리꾼이 피아노를 직접 치니 한국적인 박자도 더 잘 살릴 수 있는 것 같다"고 피아노 병창의 매력을 꼽았다. 고영열은 피아노 병창뿐만 아니라 클래식, 팝, 재즈 등 여러 장르의 음악가들과 협업하며 국악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다. 국악 대중화에 남다른 사명감이 있냐는 질문에 고영열은 "사명감보다는 그저 그것이 제 꿈"이라고 답했다. "대중화라는 말이 부끄러울 때가 있어요. '우리의 것을 우리가 모르면 어느 누가 사랑할까' 생각해요. 많은 이들이 한국 음악을 한 번은 더 들어볼 수 있게, 사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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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돈화문국악당 x 서울남산국악당,한국즉흥음악축제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늘 2월 서울남산국악당과 공동으로 기획한 '한국즉흥음악축제'(예술감독 유홍)를 선보인다. 전통음악,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음악적 협업을 통해 자유로운 즉흥음악을 선보이는 공연이다. 음악가와 관객이 가장 가깝고도 순수하게 만날 수 있는 자유지대인 <한국즉흥음악축제>는 신진 즉흥음악 아티스트들을 육성하는 워크숍을 통해 공연을 선보이는 서울돈화문국악당 <프린지 콘서트>를 시작으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즉흥음악의 살아있는 역사와 동시대 현장을 만날 수 있는 <메인 콘서트>, <한옥 콘서트>, <나이트 콘서트>, <넥스트 페이지 콘서트>까지, 총 5개의 공연에서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2023년 첫 선을 보인 <한국즉흥음악축제>는 국악 외에도 클래식, 재즈, 전자음악, 현대무용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이 선보이는 즉흥음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종합예술공연이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관심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2회를 맞이하는 2024년 한국즉흥음악축제는 공연 및 참여 아티스트 모두 보다 확장되어 활발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진행하는 <프린지 콘서트>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신진예술가들이 워크숍을 경험하며 즉흥음악의 이론과 실습 능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표현 방식과 타 장르와의 소통을 통해 만들어지는 음악을 무대에서 선보인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즉흥음악에 경험이 있는 전문 예술가들이 중심이 되어 아티스트가 가진 즉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즉흥음악의 살아있는 역사와 동시대의 활발한 현장을 만날 수 있는 대표 공연인 <메인 콘서트> 외에도, 아담한 한옥에서 자연 음향으로 즐기는 즉흥 공연인 <한옥 콘서트>, 국악기와 일렉트로닉스의 실험적인 무대를 만날 수 있는 <나이트 콘서트>, 전년도 서울돈화문국악당 프린지 아티스트 중 선정된 신진 즉흥 음악가와 즉흥음악계 거장의 합동무대로 선보이는 <넥스트 페이지 콘서트>를 선보이며 더욱 다양해진 볼거리로 찾아온다.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만남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즉흥음악에 대해 고민하며 활동영역을 넓혀온 유홍이 올해에도 <한국즉흥음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유홍은 현대음악 레퍼토리가 많이 없었던 시기에 즉흥음악 연주자로의 존재감을 발현했으며,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발히 연주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감독 유홍은 "이번 축제에서는 한국 즉흥음악씬의 신진부터 거장까지 다양한 예술가가 함께하는 다채로운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소리와 움직임은 우리에게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오직 그 순간에만 만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을 직접 감상하시기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진행되는 <프린지 콘서트>는 즉흥음악가로의 성장을 목표로 약 3주의 기간동안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17명의 아티스트들이 5회의 워크숍을 거쳐 자신의 음악적 상상력을 실현하며 각자의 음악적 개성을 가지고 무대를 꾸민다. 즉흥음악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프린지 콘서트>에서 앞으로의 즉흥씬을 이끌어나갈 신진 즉흥음악가를 발견할 수 있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진행되는 다채로운 공연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 아티스트들의 무대로 꾸며진다. 유홍(대금·예술감독), 강권순(가객), 민영치(타악), 주보라(가야금), 이일우(피리), 박다울(거문고), 서정민(가야금) 등 국악계의 스타 연주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꾸민다. 1세대 프리뮤직의 선두주자인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 피아니스트 박창수, 첼리스트 지박, 가수 하림, 무용 바리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서울남산국악당에 모여 각각의 장르가 가지고 있는 즉흥성을 기반으로 경계를 허문 새로운 무대를 다양한 곳에서 여러 컨셉으로 선보인다. 한국 즉흥음악의 1세대부터 젊은 음악가까지 이번 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24(토)~2.29(목)까지 진행되며 티켓가격은 10,000원에서 20,000원으로 공연별로 상이하다. 공연 예매를 포함한 문의는 양 국악당에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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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문화재단 한일전통음악, 화합 공존하는 신년음악회(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16일, 정효문화재단과 서울남산국악당은 혼조 히데타로와 그의 제자인 혼조 히데지로, 혼조 히데에이지를 초청,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한일신년음악회 '한일전통음악의 흥과 멋'을 개최했다. 혼조 히데타로는 샤미센 혼조류를 창시한 일본 샤미센 연주의 대가이다. 정효문화재단 주재근 대표는 이번 공연을 두고 "2024년 한국과 일본 모두 청룡의 힘찬 기운으로 새로운 도약과 상생을 도모하고, 양국의 우정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특별 기획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나라로, 각국의 전통 예술이 발전하는 데 있어 상호 교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혼조 히데타로가 보여줄 일본 전통문화의 멋을 느끼고, 한국 전통 음악과 어떤 차이나 공통점이 있을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관람하였다. 무대는 총 8곡으로, 혼조 히데타로와 제자들이 연주한 세 곡과, 정재 ‘포구락’, 경기민요 아리랑 연곡, 대금산조, 판소리 흥보가, 설장구 총 다섯 가지 한국 전통 예술 무대로 꾸려졌다. 아쉬웠던 것은 일본 전통 음악으로는 혼조 히데타로와 제자들이 연주한 샤미센, 코큐만 볼 수 있었던 대신 한국 전통 예술은 장르를 나열하는 데에만 애썼다는 것이다. 물론 각국의 전통을 펼쳐내는 느낌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라고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 전통음악이 교류하고 화합한다는 느낌보다는 개개인 발표회처럼 다양성에만 치중된 느낌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전통이 더욱 화합하는 무대로 꾸려졌다면 더 뜻깊은 신년음악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민요 소리꾼 김세윤의 사회로 공연이 시작됐다. 이번 공연에는 국회한일의원연맹(의장 정진석) 의원 39명과 정부 인사가 초청됐고, 일본인 관객도 상당수라 일본어로 인사 멘트를 준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김세윤은 유쾌하고 깔끔한 진행으로 쉽게 설명해 주어 무대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첫 무대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화동정재예술단의 당악정재 ‘포구락’으로 열렸다. 어리지만 절제 있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한국 무용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그 외에도 김찬래의 경기민요 아리랑 연곡과, 민영치의 서용석류 대금산조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 민영치는 재일교포 3세로, 주로 장구 연주자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9년간 서용석 선생에게 직접 사사 받은 서용석류 대금산조를 선보여 대금 연주자로서 매력 또한 드러내었다. 두 번째 무대였던 ‘샤미센-코큐를 위한 "카키로히”’에서는 샤미센뿐 아닌 ‘코큐’ 연주를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샤미센은 일본의 전통 현악기로, 발현악기이지만 손가락으로 뜯지 않고, 바치(撥)라는 채를 이용해 연주한다. 화려함은 덜할 수 있으나 깔끔하고 오묘한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코큐’는 샤미센보다 작은 일본의 찰현악기로, 두 줄로 이루어져 있으며 활을 사용하여 연주해 우리나라 전통 악기인 해금과 비슷하다. 코큐 음색은 일본답기도, 서양답기도 했는데, 바이브레이션이나 다이내믹 부분에 있어서는 마치 바이올린 소리와 비슷했지만,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면서도 끈질기고 동양적인 오묘한 매력이 묻어났다. 신기했던 것은 활로 이어지는 소리를 내는 동시에 현을 뜯어 두 가지 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이하고 다양한 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보며 더욱 일본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 곡은 코큐가 주선율을 연주해 나가고, 샤미센 두 대로 리듬 패턴을 연주하거나 함께 어우러지는 진행이었다. 세 연주자는 긴 천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정성스레 악기를 연주했다. 차분하게 예를 갖추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통해 음악에 대한 그들의 진심을 볼 수 있었다. 곡은 평온하면서도 긴장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샤미센 두 대는 기본적으로 거의 같은 패턴의 리듬 형태를 연주했다. 동일한 음을 함께 연주하다가도, 화음으로 나누어지는 등 다양한 변화를 주었다. 특히 이 무대는 어딘가 음울하고 기묘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요나누키 선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요나누키’는 일본 전통 음악에서 자주 쓰이는 선법으로, 자연 단음계에서 ‘레’와 ‘솔’이 빠진 ‘라,시,도,미,파’의 다섯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엔카’에서 많이 쓰이며 우리나라 트로트에서도 그 음계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 곡에서는 이러한 마이너틱하고 반음계 진행이 많은 ‘요나누키 선법’이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처량한 느낌과 일본만의 특수한 색채를 물씬 느껴볼 수 있었다. 판소리 소리꾼이자 한양대 교수인 조주선 소리꾼의 ‘흥보 박 타는 대목’은 관객들의 환호와 즐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시원하고 신명 나는 소리로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고, 소통하며 ‘얼씨구’, ‘얼쑤’ 같은 추임새가 무대에 가득 차 마치 판소리의 원형인 ‘마을소리 판’에서 다 함께 즐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수현이 이끄는 조선락광대 단원들이 선보인 ‘우도설장구’ 또한 흥겨움을 더해 주었다. 서로 간의 완벽한 호흡과 깔끔한 타법, 섬세하고 화려한 역동적 에너지는 새해를 더욱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편애’는 혼조 히데타로가 테라야마 슈지의 시 ‘열 가지 색의 사랑’에서 영향을 받아 만든 곡이다. 혼조 히데타로의 샤미센 연주 뒤에는 제자 혼조 히데지로의 풍성한 뒷받침이 있었다. 스승의 음악에 누가 되지 않고자, 또한 더욱 좋은 음악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그의 연주에서 확연히 드러났고, 그 덕분에 분명 샤미센 두 대로 연주하는데도 마치 한 대로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곡에서는 특히 혼조 히데타로가 노래하고 시를 읊어 더 인상적이었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마치 영화나 극을 보는 느낌을 받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곡 또한 요나누키 선법이 활용되었고, 그에 더해 반음계를 다양하게 사용하여 더욱 풍성한 울림과 화성적 특징을 드러냈다. 마지막 곡 ‘전심’은 2016년, 혼조 히데타로가 내한하여 국립국악원에서 공연했을 당시 만들어진 곡으로, 한국과 일본의 교류와 양국 전통음악 계승의 발전을 기원하는 작곡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이 무대에서는 민영치가 장구와 소금을 연주하여 샤미센, 코큐와 함께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는 소금의 강한 바람 소리로 시작했다. 한국적 사운드와 주법, 시김새가 사용되었지만 동시에 일본 전통 음계나 긴 호흡의 농음 등이 연주되어 마치 일본 전통 관악기 샤쿠하치가 연상되기도 했다. 샤미센의 낮고 간결한 음의 조합, 코큐의 길고 차분한 호흡, 그리고 소금 연주와 장구의 울림이 어우러져 평화롭고 여유로운 감상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특징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 ‘예(禮)’를 갖추는 숭고한 정신과, 전통 계승 및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명인들의 꾸준한 열정은 각국의 전통 예술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가치였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양국의 전통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무대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화합하고 상생하며 오래된 귀중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그 힘으로, 우리는 더 오래, 그리고 함께 예술로 즐거이, 깊이 있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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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뮤지컬 '한국괴물백과사전' 23일어린이 뮤지컬 '한국괴물백과사전'이 오는 23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막이 오른다. ㈜백두호랑단(대표 조세은, 연출 마성혁)이 주최·주관하는 이 공연은 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창작 작품’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가 후원한다. 뮤지컬 '한국괴물백과사전'은 『삼국유사』,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등 고서에 나오는 다양한 괴물과 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창작된 가장 한국적인 어린이 판타지다. (주)백두호랑단은 한국의 역사와 이야기로 신비로운 판타지 뮤지컬을 만들고자 오랜 시간 준비해 왔으며 '한국괴물백과사전'이 그 결과물이다. 국립창극단 주연으로 활동 중인 서정금, 이광복과 함께 무용수, 어린이 배우 등 총 20명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았고, KBS 국악 대상 작곡상을 받은 김백찬 음악감독과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참여로 풍성한 음악과 노래가 함께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3D 애니메이션 배경, SF 특수분장, 라이브 캐스팅 특수 탈 제작, 괴물들의 특수의상, 마술 효과 등 첨단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무대 구성으로 관객들에게 생생한 현장감과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10세 쌍둥이 건이와 곤이는 난생처음 한국의 할머니 댁을 방문한다. 어느 날 산속에서 들개를 닮은 괴물(수류견 : 중종실록에 나온 괴물)을 만나고, 건이와 곤이는 괴물과 맞서 싸운다. 그러다 곤이가 괴물 수류견들에게 잡혀가고, 건이는 곤이를 구출하기 위해 산속을 헤매고 다닌다. 건이는 마침내 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 도착해 곤이의 행방을 알아낼 실마리를 찾게 된다. 작품 속에는 10세 어린이가 느끼는 분단된 나라의 현실, 점점 파괴되어가는 자연과 환경, 숲을 지키려는 신과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 등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공연 전에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괴물 페이스 페인팅 서비스를 제공하여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어린이 관객들의 기분을 최고조로 높여준다. (주)백두호랑단은 기술과 예술을 접목해 더 빛나는 개인과 사회를 만들고, 더 나아가 예술을 통해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2010년 창단한 문화예술 기획사다. 한국 전통문화를 토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영상물 및 공연물로 작품화해 K-컬처를 세계로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공연은 12월 23일 (토) 오후 2시/6시 두 차례 진행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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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어우러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합공연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18일(토) 오후 4시와 7시 30분에 국립무형유산원(전북 전주시) 대공연장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합공연인 <평롱[平弄]: 그 평안한 떨림(이하 ‘평롱’)>을 (사)정가악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보다 많은 국민에게 우리 무형유산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진행되는 이번 협업공연 <평롱[平弄]>은 종묘제례악, 판소리, 아리랑, 가곡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창작한 음악과 화려한 영상예술이 더해진 국악 공연(콘서트)이다. 2014년 서울남산국악당 상설공연을 시작으로 총 242회의 공연을 통해 수많은 관객과 만났으며, 공연예술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2023 공연유통협력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우수작품이기도 하다. 공연은 ▲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종묘제례악과 한국의 대표 궁중음악 보허자의 일부를 재구성한 ‘아침을 여는 노래’, ▲ 거문고와 판소리정가, 기타와 가야금이 한데 어우러지는 ‘나는 걷는다’, ▲ 궁중음악 수제천과 노동요인 인천 뱃노래의 흥을 담은 ‘나는 그립다’, ▲ 전통 타악기를 중심으로 인간의 혼돈과 갈등의 감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나는 방황한다’, ▲ 한국의 대표적인 성악과 합창인 범패와 판소리가 무속선율, 사물놀이와 어우러지는 ‘나는 소망한다’, 여창가곡 평롱의 가사와 선율을 재구성해 소박한 사랑과 소망을 아름답게 들려줄 ‘나는 사랑한다’, ▲ 모든 연주자들의 독주와 함께 강렬한 마지막을 장식할 ‘다시 별에게 이르는 길’까지 총 6개의 음악으로 펼쳐진다. (사)정가악회의 천재현 연출은 "도시 안의 전통적인 장소와 현대인의 모습, 궁중무용 춘앵무가 장엄한 영상으로 표출되며, 연주 곡목(레퍼토리)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영상을 통해 음악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또한 인생의 시작과 만남, 고독과 방황, 그리움, 소망, 사랑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그리며 곡 사이 사이에 해설을 더해 관객의 몰입을 도울 예정이다.”라고 공연의 관람 요소를 전했다. 공연 예약은 네이버 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974618), 인터파크 티켓 누리집(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3013820)을 통해 가능하며, 전석 1만 원이다. 공연 관련 문의사항은 전화(☎063-280-1500, 1501)로 하면 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전통과 현대, 그리고 음악과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공연을 통해 관람객이 무형유산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무형유산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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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 춤꾼이 만든 '2023 춤&판 고무신춤축제'서울남산국악당과의 공동주최, 한국춤협회가 주최, 주관하는 ‘2023 춤&판 고무신춤축제’가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아트센터 도암홀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개최된다.‘춤&판 고무신춤축제’는 명무들의 전통춤 레파토리를 독무로 볼 수 있는 ‘춤&판(춤앤판)’과 수도권 대학의 한국무용 단체들이 전통춤부터 한국창작춤까지 다양한 작품을 펼치는 ‘고무신춤축제’로 이루어진 (사)한국춤협회의 대표 공연축제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춤&판 고무신춤축제’는 차세대부터 중견 무용가, 원로 무용가까지 전 세대 춤꾼들의 다양한 춤사위를 볼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무신춤축제’는 수도권의 14개의 대학이 참가한다. 공연은 9월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오후 7시에 시작된다. 14일에는 고무신 프로젝트팀 컴바인의 '합쳐진 하나의 그리드' 공연이 펼쳐진다.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그리는 이야기를 담은 창작작품으로 참가 무용수 14명이 공동으로 안무했다. 이어 국민대 '신태평무-비손', 단국대 '울림의 色', 동덕여대 '2023_오래된 R', 상명대 '강선영류 태평무', 한예종 무용원 실기과 '고요한 순환 中 진여에서' 한국체대 '오늘의 의식', 한양대(ERICA) ‘박제(剝製)’ 공연된다.15일에는 고무신 프로젝트팀 컴바인의 '합쳐진 하나의 그리드'가 한 번 더 무대에 오른다. 이어 경희대 '燔我웃', 서경대 '종이달', 성신여대 '23'soul', 숙명여대 '한영숙제 정재만류 승무', 한예종 전통예술원 '춘앵전', 한성대 '향운 香雲', 한양대(서울) ‘숨 쉬는 봄 ver.3'가 공연된다.한국춤협회는 '춤&판 고무신춤축제'가 마무리된 후 춤&판에 참여했던 전통춤꾼 무용가들과 고무신춤축제에 했던 대학생 무용수들이 함께 하는 좌담회를 연다. '춤&판(춤앤판)'은 20~23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공연된다. 20일에는 ▲김유나 '교방굿거리춤' ▲김현태 '선살풀이춤' ▲박은진 '이동안류 진쇠춤' ▲박정한 '정은혜류 대바라춤' ▲손미정 '여울(최현류 산조춤)' ▲유혜진 '강선영류 즉흥무' ▲황규선 '강선영류 태평무'가 선보인다. 21일에는 ▲강연진 '경기검무' ▲김진희 '박병천류 진도북춤' ▲김혜영 '한영숙류 살풀이춤' ▲박연주 '조갑녀류 민살풀이춤' ▲양서윤 '한영숙류 태평무' ▲이미희 '정재만류 허튼춤' ▲장인숙 '김경란작 승무'가 공연된다.22일에는 ▲김선영 '강선영류 태평무' ▲김일환 '신관철류 수건춤' ▲김지영 '춤본Ⅱ' ▲박시종 '진주 교방굿거리춤' ▲임성옥 '살풀이춤_홀연' ▲정관영 '평채 소고춤' ▲정유진 '겹채 장고춤'이 공연된다. 축제의 마지막날인 23일 한국춤협회 초대이사장인 김매자, 명예이사장인 임학선·윤덕경·백현순·이미영, 현 이사장인 윤수미의 무대가 한 자리에서 펼쳐진다. 본 축제의 총예술감독인 한국춤협회 윤수미 이사장은 "한국춤은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있어 우리가 지키고 전승하며 동시에 발전시켜야 할 고유한 문화적 자산이다.”라고 전하며, "이번 2023 춤&판 고무신춤축제를 통해 한국춤의 전통을 잇고, 새로운 한국춤 콘텐츠를 개발하여 한국춤의 전통과 미래를 함께 아우르는 춤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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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춤&판 고무신춤축제', 김매자 '춤본 Ⅱ' 선보인다.'한국 창작춤의 대모' 김매자는 23일 서울남산국악당 무대에 올라 무용 '춤본 Ⅱ'를 선보인다. 14일 개막하는 '춤&판 고무신춤축제'의 일환으로 김매자는 다양한 연령대의 전통 춤꾼이 어우러진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70년 넘는 시간을 춤에 헌신한 김매자는 함께 무대를 꾸미는 후배 춤꾼들에게 울림을 줄 예정이다. 1989년 초연한 '춤본 Ⅱ'는 한국 춤이 담고 있는 신명을 표현한 김매자의 대표작이다. 한예종이 선정한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고전'으로 선정되는 등 춤의 어법을 정리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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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奇譚 夜行2 망혼일 축제’8월 17일(목)부터 19(토)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이야기를 완성하는 신개념 극장 투어형 공연, 남산골 밤마실 ‘기담야행2 : 망혼일 축제’가 펼쳐졌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남산골 밤마실’은 신라 시대 귀신들을 무사히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지냈던 ‘망혼일 축제’를 모티브로 한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망혼일’을 잘치러야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에게 공덕이 돌아가는 것이라 믿었던 옛 전통을 재해석하여 현대적으로 선보인 공연이다. 이 공연의 대본을 쓴 정은영 작가는, 최근 몇 년 동안 좋아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한 것이 이 대본을 쓰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이렇듯 누군가를 놓고 떠나는 자의 망설임과 아쉬움 못지않게 누군가를 잃어본 자들이 슬픔은 이 땅 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잠깐의 소나기가 내렸지만, 공연 시작 직전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맑아진 날씨 덕에 안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관객들은 남산국악당 안쪽 마당에 놓인 캠핑 의자에 하나둘 착석하기 시작했다. 홍보 글이나 리플렛을 통해서는 따로 타겟 층이 확실히 인식되지 않아 몰랐는데, 관객의 절반 이상은 어린이들이었다. 아마 어른 대상의 공연으로 알고 온 관객들은 조금 당황했을 것도 같았다. 공연 시작 전 티켓 배부처에서는 삼색실을 단 사람 모양을 한 ‘넋종이’와 팔찌를 나눠주었다. 팔찌는 빨강, 노랑, 파랑 총 세 가지로 인원수를 나누어 분배해 주었고, ‘넋종이’에는 사랑했던 망자의 이름을 추억하며 쓰라고 하여 관객들은 각자 그리운 이름을 정성스레 종이에 새겨 넣으며 공연의 시작을 기다렸다. 저 멀리서부터 상기된 목소리로 배우들이 인사하며 뛰어나왔다. 이들은 일 년에 딱 하루, 저승의 문이 열리고 구천을 떠도는 혼령들이 이승으로 쏟아지는 날, 귀신들을 무사히 극락으로 보내주는 일을 하는 '삼도천 엔터테인먼트'를 맡은 배우들이었다. 관객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반갑게 인사하는 이들 뒤로 ‘연희점(店)추리’ 연희예술 창작팀이 사자탈을 들고, 음악과 함께 걸어 나왔다. 북청사자놀음의 반주로 사용되는 퉁소 연주와 함께 등장한 이들은 모두 신묘하고 유쾌한 귀신 분장을 한 채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신명나는 음악과 함께 마당놀이 형태로 유쾌한 이야기를 나눈 후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공연은 관객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는 공연으로, 시작부터 다 함께 줄을 지어 남산국악당 건물 안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계단에는 드라이아이스가 깔려 있고, 붉고 푸른 조명과 종이로 된 소품들이 사방에 걸려있어 어딘가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야외 마당이었는데, 이곳에 각자 받은 사람 모양의 종이를 긴 줄에 삼색 실을 이용하여 달았다. 더 이상 이 세상에는 없지만 산 사람들의 그리움이 간절히 담긴 그 이름들은 모두 같은 하늘을 보고 매달려 있었고, 관객들은 함께 서 망자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한옥 마당의 작은 공간, 습한 여름 밤공기와 함께 그 자리에서 그리운 자들을 생각하는 시간. 대금과 징, 장구가 시나위를 반주하는 가운데 누군지 모르는 옆 관객들과 함께, 누군지도 모를 망자들의 이름을 한 공간에서 기억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울림이 있었다. 망자들의 이름을 한 곳에 매단 후 빨강, 노랑, 파랑 팀을 나누어 이동해 간 본 무대의 문은굳게 닫혀있었다. 지난해 한번 망혼일을 넘겨 염라대왕이 화가 나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 이때 붉은 조명과 긴장되는 음향을 활용하고, 굿에 사용하는 방울을 흔들며 대취타 반주가 깔려 어딘가 압도당하는 느낌을 주었다. 관객들은 그 분위기에 푹 빠져 있었고, 삼도천 엔터테인먼트 직원을 연기한 배우들은 그들의 노여움을 풀어주기 위해 혼령들이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하여 그들을 위로하고, 동시에 산자의 불행을 막는 축제를 함께 준비하자며관객들을 팀별로 나누어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다 함께 남산국악당 건물의 계단을 내려오며 도착한 곳은 분장실, 연습실이었다. 공연을 보러 왔는데 연습실까지 오게 되다니. 처음으로 겪는 형태의 공연이었다. 팀별로 나뉘어 연습실에 들어가니 연희꾼이 아기동자 분장을 하고 관객들을 맞았다. 붉은 팔찌를 두른 팀원들은 연습실에 놓인 소고를 들고 아기동자 연희꾼에게 간단한 소고춤을 배웠다. 단순한 동작이지만 장구 반주에 맞추어 소고를 치며 전통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관객들은 즐겁게 소고를 쳤고, 그 후 무대 뒤편으로 이동했다. 무대가 열리기 전, 무대 뒤편에 모두 앉아 무대가 열리길 기다렸는데, 원래 관객석에서만 무대를 바라볼 수 있는 관객의 역할이 무대 뒤와 무대 위를 경험해 직접 공연하는 역할로 바뀌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대가 열리고, 관객석 의자에는 넋종이들이 붙어있었다. 혼령들이 무대를 보러 온 컨셉으로 흥미롭고 재치 있는 연출이었다. 혼령들을 위한 공연으로 관객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 연습실에서 각각 배워 온 공연을 선보였다. 소고춤과 더불어 사자 탈춤, 한삼을 끼고 추는 춤까지.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 혼령들을 위한 무대를 마치고, 성주풀이, 씻김굿 반주와 함께 줄에 매단 넋종이를 한데 모아 다 함께 혼령들이 가는 길을 배웅하며, 다 같이 앞마당으로 나와 인사하며 공연은 끝이 났다. ‘기담야행’은 한옥 형태의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민속적인 정취를 몸으로 느끼고, 무대와 무대 뒤를 경험하며 ‘공간’이 주는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과, 눈앞에서 배우들의 연주와 연기를 생생하게 경험하고 직접 공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공연과는 확연히 구별되어 매우 흥미로웠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타깃(target) 설정이 모호했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배우들의 대사와 연기로 인해 어른들이 마음껏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반면, 망자를 떠올리고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진지한 연출은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는 급작스러운 분위기의 변화로 느껴졌을 수 있다. 다양한 걸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고자 한 것은 좋았으나, 그만큼 공연이 추구하는 전체적인 관객 연령대가 통일되지 않은 느낌이었기에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그에 맞춘 기획이 이루어졌다면 더 확실하고 특색있는 무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던 관객들은, 그리운 이름, 그리운 얼굴들이 가는 길을 배웅해 주며 많은 생각에 빠진 듯했다. 망자를 떠올리고, 추억하며 만나는 시간 가운데 뜨거움과 서늘함이 공존하는 그 여름밤 ‘기담여행’은 모두에게 따뜻하고 그리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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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연희극 단체 광대생각, 환경극 '북극곰 이야기'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어린이 환경극이 선보인다. 창작연희극 단체 '광대생각'의 어린이 환경극 <북극곰 이야기>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얼음이 녹아가는 북극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북극곰 웅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멸종’이란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얘기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어린이와 어른 관객,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공연은 5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티켓은 전석 2만 원으로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2인의 연희자가 일인 다역 연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무대는 인형, 탈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하고 있다.특히 발에 탈을 씌워 노는 전통연희 ‘발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인형이 등장하며, 여기에 생동감 있는 연기가 더해져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초승달 무늬의 반달가슴곰 목걸이, 대나무를 활용한 판다 가면 등 재치 있고 기발한 소품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극 중 사용된 인형은 중고 거래를 통해 마련하고 주인공 ‘웅이’의 의상은 헌 옷을 수선하여 제작하였다. 공연 홍보물은 콩기름 잉크를 활용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최소 수량을 인쇄하여 공연 종료 후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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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탈춤, 현대적 재해석...서울남산국악당 '탈바꿈'한국의 무형문화유산 봉산탈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선보인다. 서울남산국악당은 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보존회와 공동 기획해 오는 7월8일과 9일 '탈 : 바꿈'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운데 더 많은 대중에게 봉산탈춤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봉산탈춤보존회의 젊은 이수자와 전수자 등 보존회원들이 주축이 돼 춤과 재담에 변화를 주고 현대적인 사운드를 접목시켜 확장된 무대를 구현한다.전체 7과장의 봉산탈춤 중 사상좌춤, 팔목중춤, 노장춤, 사자춤 등 4개 과장을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승려라는 공통된 인물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된 과장들로, MZ세대의 시각에서 춤과 재담, 이야기를 풀어냈다. 봉산탈춤의 전통적인 재담도 고어(古語)에서 현대어로 번역,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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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만에 ‘최초의 농악 걸그룹’ 남원 여성농악단, 무대선다최초의 여성농악단인 남원여성농악단의 원조 명인들의 공연 ‘舞(무)風(풍)’이 22일 오후 3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대중들을 만난다. ‘무풍’은 여성농악단의 연희를 복원, 열두 거리( ‘문굿’, ‘만고강산’, ‘풍물굿’, ‘소고춤’, ‘남도민요’, ‘오채질굿’, ‘오방진’, ‘장한몽’, ‘학춤’, ‘민살풀이춤’, ‘팔산장구춤’, ‘채상소고춤’)를 담아낸다. 이 공연의 명장면은 ‘농부가’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2022년) 가을 남원에서 열린 조갑녀 추모제에서 원로 여성농악단의 놀라운 춤판을 시작으로 옛 남원여성농악단의 기록과 보존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판을 준비하게 됐다. 최초 남원 여성농악단의 상쇠 장홍도(1931년생), 장구 배분순(1944년생), 뒤 이은 춘향여성농악단의 소고 박복례(1945년생), 노영숙(1954년생) 명인이 무대에 오른다. 본래 30여 명에 달했던 여성농악단 중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생존자들이다.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e영상역사관’엔 1960년 4월 1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일 축하연 장면이 담긴 대한뉴스 제258호 영상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영상 속엔 장내 이목을 사로잡은 한 여성 무리가 있었다. 탄신연 중 열린 제1회 전국 농악 경연대회에서 말간 얼굴로 장구와 징, 소고를 신명나게 두들겨 대통령상을 받아 이름을 날린 처녀들. 바로 ‘여성농악단’이었다. 젊은 나이의 여성이 중심이 되는 농악패를 결성하기로 한 것이다. 2년 뒤 남원여성농악단이 전국농악대회를 비롯한 각종 경연대회를 석권했다. 이들이 63년의 세월을 거슬러 지난 22일 오후 3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최초의 여성농악단의 원년 단원 4인이 연희단팔산대 여성 예인들과 마지막 여성농악단 소고잡이였던 김운태씨와 함께 마당극 ‘무풍’ 무대에 섰다.여성농악단은 1958년 남원국악원이 기존 남성들로만 꾸리던 전문농악단을 20대 전후반 젊은 여성 중심으로 구성, 창설했고,창단 다음 해 1960년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처음 출전하여 일등을 했다. 1960년 처음 가무를 선보였다. 일찍 결혼해 가사를 책임지거나, 도회지 식모살이가 다수였던 당시 15~20세 농촌 여성들에게 농악의 정수를 전수하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였다. 1970년대 초까지 고공을 찔렀고, 춘향여성농악단 등 유사 단체가 남도에서만 20여 개가 결성됐다. 전후 최초의 농악 걸그룹이었다. 하지만 TV 보급으로 인한 장터 공연 인기 하락, 10·26 계엄령 선포 여파로 1979년부터는 활동을 멈춰야 했다. 이후 잊힌 이들의 기예는 구전을 통해 1995년 복원됐고, 2014년 여성 예인단 연희단팔산대를 창설해 ‘무풍’ 공연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이들은 특히 호남우도농악 계승자들이다. 상쇠의 부포(벙거지 꼭대기에 달린 깃털)와 장구의 춤 맵시, 소고꾼들의 기민한 기예를 조화시킨 판굿이 주특기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연희단팔산대가 공연차 방문한 남원에서 생존한 원로 4인을 만나며 시작됐다. 시 관계자는 "남원여성농악단의 멈췄던 시간을 잇는 이번 공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남원여성농악단의 역사를 알리기 위한 원로 여성 명인농악 인들의 공연을 전통문화의 발전을 위해 3D 중계차로 촬영하고, 자료로 기록해 보존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농악단이 관객들을 오래 눌러앉히기 위해 공연의 첫 순서부터 가장 자신 있는 장기를 펼쳐보이던 ‘앞과장’ 장면도 국내 최초 복원된다. 공연 문의는 연희단팔산대, 1544-8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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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리극, 서울남산국악당 ‘남산소리극축제’ 개최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남산국악당 선보이는 ‘2023 남산소리극축제’가 5월 5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다. 2023 남산소리극축제는 3주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3편의 창작 판소리극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예술과 더 친숙해지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2023 남산소리극축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국내 대표 소리극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축제로, 전통음악과 창작 판소리의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무대를 선보인다.먼저 ‘판소리 트레블러 KA2729’의 ‘아리랑그리랑(5월 5~6일)’은 모든 것이 다른 쥐와 독수리가 음악을 통해 가까워지며 함께 성장하는 어린이 소리극으로, 우리 사회 속의 편견과 차별 그리고 공존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이하 바닥소리)의 ‘닭들의 꿈, 날다’는 꿈을 찾아 양계장에서 탈출한 엉뚱한 닭들의 좌충우돌 비행기를 그린 작품이다.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가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꿈을 떠올리게 하는 감동의 메시지를 담아낸다.‘창작하는 타루’(이하 타루)의 ‘말하는 원숭이’는 욕심쟁이 형과 착한 동생 앞에 나타난 신기한 원숭이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로, 소리꾼이 들려주는 실감 나는 전래 동화와 동서양의 다양한 악기가 생생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2023 남산소리극축제는 공연뿐만 아니라 네트워킹, 워크숍, 좌담회까지 준비하고 있다. 바닥소리 작품으로 만나는 판소리 작창의 과정을 나누는 ‘네트워킹’과 20여 년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타루의 소리극 창작 ‘워크숍’. 국악방송 라디오 ‘바투의 상사디야’ 진행을 맡고 있는 소리꾼 이상화, 김봉영이 사회를 맡은 ‘반상회 - 할 말 있는 소리극 동네 사람들’로 소리극의 모든 것을 담은 좌담회까지 함께한다.최용석 예술감독은 "이번 남산소리극축제를 통해 소리극 분야와 나아가 전통예술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공연 관계자들이 모여, 온갖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실제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축제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공연은 전석 3만원으로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네트워킹, 워크숍, 좌담회는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참석 가능하다. 축제 관련 내용은 서울남산국악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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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국악당, 김숙자 선생 30주기 추모공연 '춤의세계'서울남산국악당과 김숙자춤보존회가 고(故) 김숙자 선생 30주기 추모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오는 19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김숙자 춤의세계'에서는 경기도당굿 무속 예술을 기반으로 활동한 김숙자 선생의 예술적 가치를 담은 다양한 춤을 만날 수 있다.액을 물리치고 축원을 전하는 '비나리'를 시작으로, 무굿의 의식행사에서 처음 행해지는 '부정놀이춤'이 이어진다.김숙자 선생의 부친이자 화성재인청 소속 재인이던 김덕순 선생으로부터 유래된 '승무',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의 '25현 가야금' 연주, 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입춤'의 소고놀이 등을 만날 수 있다. 김 선생의 춤을 담은 영상과 김숙자류 전통춤의 대표 레퍼토리 '도살풀이춤'도 볼 수 있다.김숙자춤보존회에는 김숙자 선생의 딸인 김운선과 제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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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국악당, 청년예술가 창작 지원…30일까지 모집서울남산국악당은 청년 예술가 창작 지원사업인 '젊은국악 단장' 참여자를 오는 30일까지 모집한다. 올해는 음악, 무용, 연희 각 장르별 1팀씩 총 3팀을 선발, 전통예술분야의 창작 활성화를 지원한다. 희망자는 서울남산국악당 홈페이지에서 지정된 양식을 다운받아 이메일 접수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젊은국악 단장'은 2017년 서울시와 크라운해태가 체결한 업무 협약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청년국악 지원사업이다. 올해로 6회차를 맞았다. '붉게 단장한다'는 의미처럼 청년국악인들을 맵시나게 꾸미고 가꿔준다는 의지를 담았다.올해는 청년 예술가를 위한 전문가 멘토링과 리서치 워크숍, 신규 공연콘텐츠 무대화가 지원된다. 작품별 홍보마케팅 뿐만 아니라 국·영문 포트폴리오 제작도 지원, 청년 예술가들의 국내외 축제 진출과 활발한 작품 유통을 돕는다.국악당은 1차 서류심사 후 개별 작품 계획안 발표와 인터뷰 심사를 거쳐 오는 5월 말 최종 3팀을 선발한다. 선정자는 전문가 멘토링과 워크숍을 거쳐 신규 창작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작품은 오는 10월 서울아트마켓(PAMS) 연계 협력을 통한 쇼케이스와 60분 이내의 단독무대를 통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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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음악, 대중성과 예술성의 경계에서 현대의 음악으로2월 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과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공동기획으로 ‘2023 한국즉흥음악축제’가 열렸다. ‘2023 한국즉흥음악축제’는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클래식, 재즈, 전자음악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공존, 확장, 상생의 무대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약 20명의 예술가들이 즉흥음악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자유롭고 대담하게 풀어낸 돈화문국악당에서의 ‘프린지’ 공연과, 현재 예술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음악가들의 새로운 조합으로 펼쳐진 서울남산국악당의 ‘한옥 공연’, ‘메인 공연’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복합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 함께하는 무대 ‘즉흥음악’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4일에 걸쳐 펼친 이 공연의 마지막 날,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마지막 메인 공연을 관람하였다. 전통 국악기와 보이스, 전자음악, 현대무용, DJ 등 매우 복합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으며, 1부는 심은용, 기화, 리차드 두다스(Richard Dudas), 제라드 레드몬드(Jared Redmond), 2부는 박경소, 임용주, 백현진, 김오키, 3부는 왓와이 아트, 모어 모지민, Djilogue(vurt.) DJ의 무대로 펼쳐졌다. 공연을 보기에 앞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은 ‘현장성’과 ‘합’, 그리고 즉흥음악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풀어낼지였다.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여 그 순간의 즉흥이라는 틀 안에서 음악을 만들어 갈 때 서로의 소리를 어떤 식으로 듣고 맞추어 나갈지, 어떤 장르의 즉흥을 선보일지 기대되었다. 즉흥연주의 사전적 의미는 ‘연주자 자신의 감흥에 따라 악곡의 전부나 일부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내어 하는 연주’를 뜻한다. 말 그대로 자유로운 연주를 뜻하는데, 물론 아티스트들끼리 어느정도의 음악적 약속은 존재하겠지만, 음악성과 자유로움을 순간적으로 가장 자유롭게 펼쳐낼 수 있는 ‘즉흥’이라는 장르 안에서 그들의 음악이 어떻게 발현될지 집중하였다. 또한 어느정도의 대중성이나 특수성을 고려하며 연주하는지 초점을 맞추어 관람하였다. 1부 무대에서는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하피스트 기화, 전자 음악을 담당한 리차드 두다스(Richard Dudas), 키보디스트 제라드 레드몬드(Jared Redmond) 세 아티스트가 합을 맞추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하프의 활용이었다. 보통 하프 연주라고 하면 부드럽고 아름다운 아르페지오 기법이 가장 많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하피스트 기화의 연주에서는 하프의 새로운 소리를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다. 가장 특이했던 건 채를 들고 하프의 현을 치고, 긁는 것이었다. 서걱서걱한 투박함과 동시에 하프에서 나는 청아한 음색이 함께 어우러지며 오묘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프와 거문고가 서로 비슷한 느낌을 주고받기도 하고, 함께 같은 선율이나 리듬을 연주하며 합을 맞추는 느낌으로 음악이 진행되었는데, 전자 사운드와 키보드의 신스가 그 중간에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음악을 풍성하게 받쳐주었다. 웅웅대고 깊은 사운드 연출은 마치 동굴 속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느낌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강했다. 음악은 끝날 때까지 선율이나 화성에 매이지 않고 오로지 분위기로 진행되는 느낌이었고, ‘사운드’에 주력하여 이런저런 소리를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전자 사운드가 깔린 상태로 무조 음악(無調音樂), 말 그대로 악곡의 중심이 되는 조성(調性)이 없는 음악처럼 화성 진행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minor chord(단조)의 4음에 #을 붙여 반음계를 활용하는 선법을 연주하며, 동양적이고 묘한 색을 드러내 그들만의 색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아쉬웠던 것은 ‘조’의 개념이 너무 모호하게 느껴졌던 것인데, 완전히 무조성도 아니고, 조성도 아닌 진행으로 흘러가 중심이 되는 음악의 색이 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거문고와 하프를 뜯고, 활로 긁고, 채로 치는 등의 기법을 많이 도입함으로써 신선함은 느낄 수 있었으나,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레퍼토리가 반복되고 악기의 고유한 음색은 거의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부는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타악/전자음악 임용주, 보컬 백현진, 색소포니스트 김오키가 함께 무대를 꾸렸다. 전자음악이 들어가며 어느정도 1부와 비슷한, 어둡고 웅웅대는 분위기와 사운드가 주를 이루긴 했지만, 악기의 구성이나 음악의 진행은 1부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2부 무대는 귀를 찌르는, 어떠한 소음이라 부를 수 있는 어지러운 사운드 안에서 한 줄기의 높은 데시벨의 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높고 낮은 공간음향 한 가운데에서, 굉장히 낮은 음역대의 투박한 색소폰 연주와 튕기는 농현으로 효과를 내는 가야금 소리가 어우러졌다. 악기의 고유 색 자유로이 표현 색소폰과 가야금은 무대가 끝날 때까지 같은 리듬 꼴이나 음의 구성, 효과 등으로 화합하여 연주하는 동시에 각 악기의 고유한 색을 자유로이 표현하여 진정한 즉흥음악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특히 대중음악 장르에서 색소포니스트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오키의 연주는, 지금껏 많이 연주하던 편안하고 멜로디컬한 색소폰 음색과는 조금 다른, 낮고 다채로운 사운드를 들려줌으로 더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박경소 가야금 연주자는 엄청난 파워로 가야금의 최대 사운드를 표출하거나, 리듬 섹션의 강약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동시에 악기 간의 빌드업, 호흡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 나가는 음악적 해석이 돋보였다. 그에 더해져 백현진의 약간의 의문이 드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와 그에 따른 전자 사운드가 얹어지며, 음악은 자유롭지만 체계적으로 흘러갔다. 서로의 연주에 귀 기울이고 호흡하며 각자의 기량을 뽐내는 그들의 무대는 큰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3부 무대는 왓와이 아트, 모어 모지민, Djilogue(vurt.) DJ의 무대로 꾸며졌다. ‘왓와이 아트’ 앙상블은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아티스트 김웅식, 유홍, 강지은, 황진아로 이루어진 한국적 현대음악 단체로, 혁신적인 음악 탐구를 시도하는 팀이다. 무대는 장구 장단의 리드로 대금, 해금, 거문고가 조화롭게 남도제 계면조를 연주하는 시나위(즉흥성이 강한 전통 기악 합주)로 열렸다.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인 즉흥음악인 시나위를 연주함으로써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것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들의 연주에서 장단이나 조의 진행은 기존 전통의 시나위와 동일했으나, 각 악기의 특성을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이했다. 대금은 텅잉 기법(혀를 리드에 대는 것에 의해서 숨의 흐름을 막는 관악기 특유의 연주 기법)등을 활용하여 대금의 바람 소리나 효과를 드러내었고, 해금 또한 농현을 더 짙고 굵게 연주하고 활을 강하게 쓰며 사운드에 강세를 두었다. 시나위가 연주되는 동안 함께 띄워진 영상에서는 무용수가 지하철역이나 거리에서 자유로운 몸짓으로 춤을 추었으며, 음악과 영상의 합이 잘 맞아떨어져 현대의 시나위를 보는 느낌이었다. 시나위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전자음악 사운드가 무대를 휘감았다. 그리고 연주자들이 악기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해금을 눕혀 활로 끼긱대는 사운드를 연출하고, 심벌과 거문고는 전자음으로 비틀어진 소리를 냈다. 점점 기괴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무용수 모어 모지민이 등장했다. 괴로운 듯한 동작과 뒤틀린 몸짓,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연기가 가미된 그의 독무는 관객들 모두의 집중을 이끌어냈다. 그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는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냈으며,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하였다. 음악 또한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특히 대금의 높고 센 바람 소리와 반음계를 많이 활용한 연주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란<Ran, 1985>에서 샤쿠하치가 사용된 음악이 떠오르기도 했다. 무용수의 내면 연기와 자유로운 동작들, 그리고 자유로이 흘러가며 합을 맞추는 연주가 즉흥으로 아름답게 펼쳐지던, 동양적이고 어두움과 환희가 공존하던 그 무대는, 예술 그 자체였다. 동시대 음악, 무한한 상상력 자극 한국즉흥음악축제는 고정된 음악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즉흥음악을 통해 동시대 음악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주최 측은 이야기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무대의 음악은 예술성이 높았으며 연주자들의 실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과연 이 무대가 관객과 음악으로 원활히 소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중적이기보다는 난해함에 가까웠고, 악기가 낼 수 있는 다양성은 많이 볼 수 있었으나 음악적으로 쉽게 듣고 공감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난해하다는 것은 상대적이고 듣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즉흥이라는 장르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익숙한 화성과 리듬을 적절히 조화롭게 섞어가는 등의 시도 또한 존재했다면 더욱 다채로운 무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통과 전통 예술이 점차 주목받고 수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이다. 그럴수록 더더욱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적 방향을 뚝심 있게 가져가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난해하다고 치부되는 현대음악을 넘어서 ‘현대의 음악, 현대의 전통’을 지향하는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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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전통예술단 창단 공연, 우리춤소리극 ‘상춘무’ 첫 공연다음달 1일 오후 5시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우리춤소리극 ‘상춘무(賞春舞)’ 공연이 개최된다. 3·1절 104주년을 기념해 남산전통예술단(대표 배철성)이 주최, 주관하는 첫 번째 무대다. 이번 공연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한 독립투사, 순국선열을 기억하면서 민족의 자주를 뛰어넘어 인류 평등을 지향하는 3·1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 우리춤소리극 상춘무는 제1장 연극 ‘혼·불·꽃’을 통해 김구,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대표적 독립운동가들의 목소리로 3·1 정신을 들려준다. 이들의 목소리는 ‘천상의 춤’으로 형상화되며, 희생된 호국영령을 기리는 제2장 ‘넋의 위로춤’과 산 자들을 위한 춤인 제3장 ‘삶의 춤’으로 전개된다. 이어 모든 인류가 기쁨과 평화 속에서 어우러지는 태평성대를 형상화한 제4장 ‘미래 희망 태평춤’을 추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023년 창단한 남산전통예술단은 우리 고유의 가·무·악을 바탕으로 전통을 널리 알릴 다양한 공연과 교육 활동을 펼치고자 한다. 이번 상춘무 공연은 극과 소리, 춤과 음악을 결합해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 형식이자 창단 기념 공연으로, 앞으로 브랜드화를 거쳐 세계 각지에서 펼쳐질 연례 공연의 쇼케이스다. 이번 공연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입장권 가격은 R석 5만원 S석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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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母 송순단, '무가Ⅱ' 진도씻김굿 전판공연송가인의 어머니인 남도명창에 버금가는 송순단(64) 명인이 오는 11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진도씻김굿 전판 공연을 펼친다. 6일 서울남산국악당에 따르면 송 명인은 이번 공연에서 3시간에 걸쳐 소리와 춤으로 문화유산인 진도씻김굿 전판을 무대에 올린다. 진도씻김굿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들을 잇는 의식으로 씻김굿이라는 명칭도 죽은 사람이 생전에 풀지 못 한 소망이나 원망 등 한이 될 것들을 씻어낸다는 데서 비롯됐다. 마음의 매듭과 슬픔을 풀어 씻겨내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 공동체 구성원 두루 평안하길 바라는 무속의례다.송순단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진도씻김굿 전수교육조교다. 이번 공연에서 진도씻김굿의 '안당', '초가망석', '손님굿', '제석거리', '씻김거리', '희설', '길닦음'을 선보인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이윤선이 해설을 맡아 관객의 이해도를 높인다. 우리소리 바라지, 남원시립국악단 악장 임현빈 소리꾼, 연희컴퍼니 유희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송순단 명인은 무당이었던 어머니 여금순에 이어 31살에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됐다. 2001년 진도씻김굿 보존회의 전수교육조교로 지정, 진도씻김굿을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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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재즈 등 전자음악의 변주…한국즉흥음악축제오는 2월 중순 서울남산국악당과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공동기획으로 ‘2023 한국즉흥음악축제’라는 이색적인 공연이벤트가 마련된다. 2월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펼쳐지는 프린지 공연을 시작으로, 22일과 23일 서울남산국악당의 한옥 공연과 메인공연으로 이어진다.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는 18일과 19일에 ‘프린지 공연’을 선보인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약 20명의 예술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남산국악당의 ‘한옥 공연’에서는 기타와 가야금, 거문고 연주를 들려준다. ‘메인공연’에서는 애듬연주와 전자음악, 현대무용이 어우러진다.이번 축제의 예술감독 유홍은 " 축제는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클래식, 재즈, 전자음악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공존, 확장, 상생의 무대다.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즉흥음악을 통해 동시대의 음악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축제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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