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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회화' 100세 日작가 "사랑·평화 메시지, 韓 관객에 닿길"
日 가게에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 작품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서 '선녀와 나무꾼' 시리즈 등 200여점 전시
올해 100세를 맞은 일본 그림자 회화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일생에 걸친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오사카 파노라마'전이 2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일본어로 가게에(影繪)로 불리는 그림자 회화는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 셀로판지 같은 조명필름을 붙이고 그 뒤에서 조명을 비춰 색감과 빛, 그림자로 표현하는 장르다.
후지시로는 그림을 그리던 작가였지만 태평양 전쟁 이후 물감을 구하기가 어렵던 때 골판지와 전구를 이용해 작업하며 가게에를 시작했다.
전통적인 일본 가게에와는 달리 인도네시아 등의 그림자극(인형극) 등에서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가게에를 주로 작업했다. '울어버린 빨간 도깨비'처럼 그림자극 중심으로 작업하던 그는 40대 이후에는 그림자 회화에 주력하고 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것처럼 단순하게 오려낸 종이들이 빛과 그림자의 조화 속에 환상적인 화면을 만들어낸다.
전시에는 '서유기'나 중국 청나라 고전인 '요재지이' 속 '목단기' 이야기를 주제로 한 단색 그림자 회화부터 환상적인 동화 속 세계를 구현한 듯한 색감의 작품까지 20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작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재는 일본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들이다.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을 비롯해 '첼로 켜는 고슈', '구스코부도리 전기' 등의 이야기가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룬 그림으로 다시 구현됐다. 작가는 "미야자와의 동화와 만나 처음으로 가게에 작가로서 눈을 떴다고 해도 좋다"고 할 정도로 그의 작품에 크게 공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소재로 한 그림자 회화도 눈에 띈다. 1958년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소재로 그림자 회화 5점을 만들었지만 일부 원화가 유실됐던 것을 이번 전시를 앞두고 12개 작품을 새로 만들어 시리즈로 선보인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전시했던 작가는 전시를 위해 휠체어를 타고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번 전시가 한·일 양국의 관계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면서 "사랑·평화·공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한국 관객들의 마음속에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7일까지. 유료 관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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