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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락을 사랑하신 세종 임금님

편집부
기사입력 2021.05.2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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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별 김덕영/ 한글학회 회원

     

    세종 임금님은 백성들이 어려운 한자를 몰라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딱하게 여겨 우리말에 꼭 맞는 쉬운 글자를 만드셨습니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혀 나날의 글삶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려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창제해내신 글자가 훈민정음입니다. 세종 임금님은 이 글자를 널리 펴기에 앞서서 그틀과 쓰임새를 시험하기 위해 <용비어천가>를 짓게 하셨습니다. <용비어천가> 백스물다섯 장이 다 지어진 뒤에 살펴보시고 크게 기꺼워하시며, 손수 가락을 지어 시를 얹어 부르고 온 백성들과 더불어 즐기게 하였으니,이 가락(곡)이 <여민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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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사랑 운동꾼 한별 김덕영

    <여민락>은 <용비어천가> 125장 가운데 1, 2, 3, 4장과 끝의 125장을 얹어 부를 수 있게 지으신 가락입니다. 나라의 큰 행사에 노래와 춤을 아우른 음악을 연주하여 온 백성과 더불어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평하고 태평스러우며 거문고로 <여민락>을 타면 1시간 30분이 걸리는 큰 곡입니다.여러 가지 악기들—거문고, 가야금, 젓대, 피리, 단소, 깡깡이(해금), 아쟁, 비파, 편종, 편경, 방향, 장구, 북 등이 연주하면 참 멋지고 잘 어울립니다. 

     

    세종 임금님께서는 우리 겨레가 시작된 때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 가락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락을 더하여참으로 우리다운 가락을 지으셨으니 음악에 능통하신 분이셨습니다. 또한 박연 선생, 맹사성 정승 등을 비롯한 많은 음악가와 대신들로 하여금 우리 음악을 정리하게 하셨습니다. 한편으로 그때까지 다른 나라에서음도 잘 맞지 않고 잘 깨지고 비싸게 들여오던 악기들 대신에, 우리나라 안에서 좋은 재료를 찾아서 음도 잘맞고 소리도 좋은 악기들을 새로 만들게 해서, 우리 가락에 꼭 맞는 악기들을 연주에 쓸 수 있게 하셨습니다.무엇보다도 중요한 업적은 모든 악기의 소리를 맞출 수 있는 조율 기준이 되는 편경을 우리나라 안에서 가장좋은 재료를 찾아 만든 일입니다. 편경은 돌을 깎아서 만들어 틀에 열여섯 장을 음 높이대로 아랫단에 여덟장, 웃단에 여덟 장을 매달아 뿔망치(각퇴)로 두드려 연주하는데, 언제나 온·습도에 변함이 없이 한결같은 소리를 갖고 있어서 모든 악기의 소리를 맞추는 데 중요한 악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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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민락 악보

     

    또한 그때까지 전해 오던 여러 가락들과 우리 음악을 체계적으로 잘 적을 수 있는 악보를 학자들로 하여금연구, 창안하게 하여 많은 우리 가락을 남겨주셨습니다. 고려의 음악인 <청산별곡>, <서경별곡>, <가시리> 들도 이 악보에 담겨 전해 내려온 덕분에 요즈음에도 고려 음악을 복원 연주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우리 가락을 사랑하신 세종 임금님한별 김 덕영한글학회 회원2021(단기 4354). 5. 5. | 7노래들이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시용향악보』에이 악보로 기록이 되어 전해지게 되었으니 매우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 악보 이름은 ‘우물 정(井)’ 자처럼 생겼다고 하여 ‘정간보’라 불립니다. 마치 원고지를 세워서 적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한 칸이 한 박이고 노랫말(입소리)은 줄 사이에적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여민락> 악보는서울시 지하철 3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충무로역 계단 유리에 적어 놓아 시민들이 볼 수있게 하였습니다. 이곳에는 악보와 함께 편종, 편경,거문고, 가야금, 장구 등 악기 그림도 그려 놓았습니다. 

     

    세종 임금님께서 새로 지으신 곡은 오늘날 종묘제례악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본디 잔치 음악으로쓸 수 있게 하려고 지으신 것인데, 세조 때에 이르러 조상들이 살아서는 우리 음악을 듣다가 돌아가신 뒤에는 종묘에서 남의 나라 음악을 연주하면 아시겠는가 하여, 그때부터 세종 임금님께서 지으신곡(이 곡은 문공을 기리는 보태평과 무공을 기리는 정대업으로 나뉘어 있음)이 종묘 제례악에 쓰이게 되었습니다. 

     

    종묘 제례는 요즘은 해마다 오월 첫 일요일에 올리는데 댓돌 위와 아래에 악대가 편성되어 제례 절차에 따라 번갈아 연주하며 춤을 춥니다. 황제의 경우에는 8줄에 8사람씩 팔일무 64명이 춤을 추고 임금은 육일무를 추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육일무를 추다가 고종 임금이 황제로 즉위한 뒤부터 현재는 팔일무를 추고 있습니다. 

     

    <여민락>은 해마다 오월 십오일 세종날에 여주시 영릉에서 세종 임금님께 제례를 올릴 때, 국립국악원에서제례 절차에 맞춰 연주하고 춤도 추고 종합예술로 복원 시연하고 있습니다. 세종 임금님은 눈병이 나서 청주초정에 행궁을 짓고 치료하셨으나 큰 효험을 보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신하들이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관정리 상대부에 전의 초수가 있어서 눈병에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니 그곳에 행궁을 짓고 치료하심이 어떠할지 아뢰자, 세종 임금님은 그리하면 백성들에게 큰 괴로움을 끼치게 되니 역말로 아침 일찍 말을 번갈아 타고 물을 떠보내도록 하셨는데, 그 물로 눈병이 나으셨다는 실록의 기록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에서 ‘왕의 물 취수 행사’(세종 임금님 물 뜨기)를 모든 행사에 앞서서 하는데, 거기에 <여민락>을연주하면 세종 임금님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겨레 모두 세종 임금님의 큰뜻을 잊지 말고 우리 가락을 더욱 사랑하고 즐기고 키워서 온 누리에 빛내고 자랑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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