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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이정하(李禎夏/1962~)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서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색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 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추천인: 편집부
‘첫비’는 없다. ‘첫눈’만 있다. 첫눈은 첫 약속이다. 첫 약속은 순결하다. 첫 약속을 상기하는 것,
첫 약속을 떠올리는 것, 일상의 관성을 중단 시키는 것. 첫눈은 첫 약속을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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